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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8.3 리뷰 3건 | 판매지수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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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2년 02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158쪽 | 310g | 133*213*20mm
ISBN13 9788955615791
ISBN10 895561579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의 25번째 책. '바벨의 도서관'은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모든 책들의 암호임과 동시에 그것에 대한 완전한 해석인 단 한권의 '총체적인 책'을 찾기 위해 여정에 있는 책들이다. 보르헤스는 이 책들이 혼돈이 극에 달한 세상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저자 조반니 파피니는 매우 비현실적인 이야기들과 배경 가운데 매우 생생한 인물들을 배치함으로서 혼돈에 가까우면서도 매력적인 소설들을 창조해 냈다. 그의 단편 소설 10편이 실려 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인간의 근원적 우수와 쓸쓸함_보르헤스

연못 안의 두 이미지
너무나 부조리한 이야기
정신적인 죽음
병든 신사의 마지막 방문
난 더 이상 지금의 나이고 싶지 않다
넌 누구냐?
추억을 구걸하는 거지
자살 대행
도망다는 거울
돌려받지 못한 하루

작가 소개 조반니 파피니

저자 소개 (2명)

회원리뷰 (3건) 리뷰 총점8.3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파워문화리뷰 (바벨의 도서관) 조반니 파피니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w*******i | 2020.07.0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작가를 알게 되는 경우의 수는 어느 만큼일까 생각해 본다.<장미의 이름>을 읽던 중 '거울'에 관한 묘사가 환상적인 느낌이 든다 싶어 문득 보르헤스 선생의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를 검색해 보게 되었는데 <도망가는 거울> 제목을 보게 된 거다. 작가의 이름은 생소했지만 <미켈란제로 부오나로티> 책에 관심이 가게 되어,조금은 가벼이(?)읽을수 있는 책부터 읽어볼 생각으로 골;
리뷰제목

작가를 알게 되는 경우의 수는 어느 만큼일까 생각해 본다.

<장미의 이름>을 읽던 중 '거울'에 관한 묘사가 환상적인 느낌이 든다 싶어 문득 보르헤스 선생의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를 검색해 보게 되었는데 <도망가는 거울> 제목을 보게 된 거다. 작가의 이름은 생소했지만 <미켈란제로 부오나로티> 책에 관심이 가게 되어,조금은 가벼이(?)읽을수 있는 책부터 읽어볼 생각으로 골랐다.물론 믿고 읽는 보르헤스선생의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 이기도 하지만 말이다.그런데,조반니 파피니가,바벨...시리즈(25번)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었다.

 

총 10편의 단편이 실려있다.특징이라면,단편 중에도 특히 짧은 단편들이라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 난해하고,모호한,환상적인 작품들은 특히 내용이 길어지면,인내심이 필요해지는데,소개된 단편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모호한 이야기조차,그것이 매력으로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사실 '도망가는 거울' 이야기가 궁금해서 고른 책이였는데,이야기가 조금은 평범했다.카프페디엠에 관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지극히 작위적인 느낌으로 전해졌다고 해야 할까..(독자가 너무 오만하게 느낌을 이야기 한 것일수도 있겠고) 무튼,'도망가는 거울' 보다 재미나게 읽혀진 건 '연못 안의 두 이미지' '너무나 부조리한 이야기' '정신적인 죽음' '난 더이상 지금의 나이고 싶지 않다' '넌 누구냐' 가 인상적이었다.  '너무나 부조리한 이야기' 는 소설 자체의 매력이 느껴지져서 좋았다.작가를 꿈꾸다면 써보고 싶은 내용은 아닐지..'정신적인 죽음'은 보르헤스 선생의 해석에 절대 공감했다.궤변처럼 읽혀질 수도 있는 극단적 이야기였지만..작가라면 써보고 싶은 소재일거라 역시 생각했다. '나는 더이상...을 읽으면서는 1인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도 괜찮지 않을까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지금의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살고 싶은 모습은 누구나 조금씩..생각해 보지 않을까 싶어서..그리고 이어 '넌 누구냐'가 실린 덕분에 마치 연작의 느낌마저..들었고,간결하고 쉬운 글인듯 하지만,가장 지금 내게도 필요한 질문인 것 같아 ....지금의 마음에서 인상적이었던 단편이 아니었나 싶다. 올드보이 대사..가 환청처럼 들렸지만,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기인 듯 해서..."나는 사람들 속에서 세상 속에서 혼자라는.치유할 수 없는 외로움을 느낀다우주 한가운데 있는 유일한 영혼인 것 같다. 사실.... ./104쪽 마음에 드는 풍경을 바라볼때의 마음으로 문장을 음미할 수 있었다.

 

"나는 파피니가 잊힌 게 부당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 책 속의 단편들은 인간이 우수에 빠지고 황혼녘의 쓸쓸함에 젖었을 당시 생겨났다.그 우수와 황혼의 쓸쓸함은 사라지지 않고,지금의 예술은 그것에 다른 옷을 입혔다"/14~15쪽  파피니를 소개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작가에 대해 조금 살펴보니 극과 극을 오간 작가인 듯 하다. 해서 저자의 모든 책을 살펴볼 자신은 없으나,적어도,책에 실린 단편들은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미켈란젤로..에 관한 책까지는 읽어볼 생각이다. 환상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했으나.보르헤스선생의 말대로 우수와 쓸쓸함..이 느껴져서인지 환상적으로만 읽혀지진 않았다.오히려 이야기를 재미(적당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게 쓰는 작가라는 생각을 했다. 몇 작품은 잘 맞지 않기도 했지만.(무튼) 매우 짧은 단편들이라 이야기의 뼈대를 시시콜콜 이야기 할 수는 없었지만...쓸쓸함을 이야기에 녹여내는 매력을 느낄수 있었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파워문화리뷰 도망가는 거울 - 조반니 파피니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책*사 | 2017.06.17 | 추천6 | 댓글10 리뷰제목
 환상과 공포의 기묘한 조합으로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면 애드거 앨런 포를 떠올릴 수 있다. 그가 자아내는 환상은 어쩌면 있을법한 가능성과 더불어 좀더 생동감있게 전해지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비슷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가는 바로 보르헤스가 25번째로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의 작가로 선정한 조반니 파피니가 아닌가 생각된다. 1881년;
리뷰제목

 환상과 공포의 기묘한 조합으로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면 애드거 앨런 포를 떠올릴 수 있다. 그가 자아내는 환상은 어쩌면 있을법한 가능성과 더불어 좀더 생동감있게 전해지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비슷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가는 바로 보르헤스가 25번째로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의 작가로 선정한 조반니 파피니가 아닌가 생각된다. 1881년 피렌체에서 태어난 그는 너무나 생소하다. 아마 <도망가는 거울>이라는 그의 단편집을 읽지 않았다면 그의 존재에 대해서는 영원히 알지 못한 채 지나쳤으리라. 이 단편집에 실린 그의 작품들은 인간의 생각만으로도 얼마나 큰 환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마치 우리가 어쩌면 의식 또는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바를 글로 쓴 것 같아서 몇몇 작품들은 마치 과거에 읽었던 기시감마저 느끼게 된다.


 <정신적인 죽음>은 우리 주위에서 너무나 쉽게 일어나고 있는 자살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자살 방법을 경멸하면서 '위대한 자살'이라는 다소 모순적인 방법을 찾는 주인공에게 한 남자는 자신의 색다른 자살 방법을 들려준다. 제목처럼 정신적인 죽음에 다다르는 방법. 그것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은 읽을수록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동조로 바뀌게 된다. 삶의 의지를 포기하고, 죽음만을 갈망하면서 정신적으로 서서히 죽어가는 그 색다른 자살 방법을 보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일반적인 자살을 저급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러한 '정신적인 죽음'을 언급하는 것은 파피니 자신의 고독한 상황에 대한 자조적인 생각일 수도 있으며, 삶과 죽음은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하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러한 파피니의 생각은 독특하기 보다는 분명 우리 역시 해봄직한 것들이기에 읽으면서 감탄과 함께 전율하게 된다. <너무나 부조리한 이야기>와 <추억을 구걸하는 거지>는 글쓰기와 관련된 것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짧은 내용 안에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만든다. 자신의 작품에 대하여 평가를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읽기 시작한 내용은 바로 비평가 자신의 이야기라는 사실과 그 사실에 대하여 전율하는 비평가의 모습은 잊고 있었던 자신의 과거의 삶과 현재의 모습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드라마틱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제목과 같이 부조리한 이야기처럼 형편없다고 말하는 비평가의 모습과 그것에 충격을 받고 강물에 뛰어드는 작가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온 삶에 대한 부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추억을 구걸하는 거지> 역시 비슷한 내용이다. 이번에는 오히려 주인공이 글을 쓰기 위하여 제목과 같이 사람들의 추억을 구걸하기 시작한다. 사람의 삶이란 결국 추억의 연속이기에 추억에 대한 글은 결국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 믿고 있는 작가는 타인의 추억을 얻으려고 노력을 하고 우연히 만난 한 남자로부터 드디어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나, 그 남자는 너무나 평범한 자신의 일상을 말할 뿐이고 이를 듣는 작가는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그 공포감이란 무엇일까? 시쳇말로 평범하게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이 시대에 오히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많은 추억으로 점철되어 있으리라 생각한 보통 사람의 삶이 글로 옮길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평범하다는 사실은 삶에서 드라마틱한 요소를 기대하던 작가에게는 커다란 재앙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이 작가가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에서 추억을 구걸했다면 아마도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기 쉽지 않은 우리의 현실에서는 그가 원하는 내용들이 많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20세기를 전후로 하여 활약한 조반니 파피니의 작품들이 오히려 21세기의 현실에서 왠지 더 공감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보르헤스 역시 그를 지목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난 더 이상 지금의 나이고 싶지 않다>와 <넌 누구냐?>라는 작품은 오늘날 현대인의 심리와도 연관지어 읽어볼 수 있기에 그러한 생각에 더욱 공감하게 된다. 존재하기 싫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 존재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픈 절망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중략)자네는 다른 사람이 되려고 애쓰고 있어. 하지만 누구도 품지 않은 갈망을 품은 사람은 이미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현재의 것에서 벗어날 가장 좋은 길 위에 서있는 거야. 자네는 자네 영혼의 문턱에 있네. 누가 아나? 밖에 있는 어둠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만 않는다면 그 문턱을 넘어갈 수 있을지.

- p. 87 : <난 더 이상 지금의 나이고 싶지 않다.> 中에서 -


 <넌 누구냐?>는 타자를 통하여 자아를 인식하는 것이 너무나 심화된 오늘날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이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 보다는 타인의 시선과 관계를 통하여 자신을 인지하는 현대인을 떠올리며 그러한 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게 하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왜냐하면 이 작품의 주인공 역시 어느날 갑자기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진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느날 갑자기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자신을 처음 보는 사람인 것처럼 대하는 상황에서 혼란을 겪는 그의 모습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우리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파피니는 그를 통하여 그러한 혼란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나는 하나 뿐인 존재이고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거나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어떤 방법으로도 얻어 낼 수 없는 증거였다. 사람들은 더 이상 나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나는 삭제되지 않았다. 나는 자신을 재발견했고, 이제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다른 사람들을 인정할 수 있었다. 더는 두려움 없이 말이다.

 - p. 103 : <넌 누구냐?> 中에서 -

 극단적으로 타인을 통한 자기 존재를 의식하는 우리에게 자신이 존재에 대하여 먼저 생각하기를 권하는 그의 말이 귓가에서 쉽게 떠나지 않을 것 같다.


 <도망가는 거울>에 실린 많은 작품들은 어쩌면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한 심리와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들이 꽤 많이 실려 있다.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은 <돌려받지 못한 하루>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따라서 조반니 파피니의 이 단편집은 어쩌면 인간의 심리 또는 정신분석학과 연계하여 읽을 수 있는 작품들로 대부분 구성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하여 알게 된 조반티 파피니의 작품들을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에도 그의 걸작이라 일컬어지는 <예수 이야기>를 비롯하여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와 같은 그의 해석을 거친 전기문 형식의 작품들도 찾아볼 수 있다. 문득 슈테판 츠바이크가 그랬던 것처럼 조반니 파피니 역시 자신만의 생각과 연관지어 각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썼던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도망가는 거울>을 통하여 조반니 파피니에 대하여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수확임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댓글 10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모던한, 너무나도 모던한 주제를 심플하면서도 기이하게... 도망가는 거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i | 2012.07.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보르헤스는 파피니가 잊힌 게 부당하다고 말한다. 책에 실린 파피니의 단편 소설들을 보고 있자면 보르헤스의 이러한 판단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백 년이라는 시간의 텀을 두고 있지만 파피니가 구사하는 소재나 주제는 전혀 고루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지금 시대에 더욱 어울리는 이야기들이라고 보여진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부정이나 삶에 대한 회의라는 꽤나 모던한 주제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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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는 파피니가 잊힌 게 부당하다고 말한다. 책에 실린 파피니의 단편 소설들을 보고 있자면 보르헤스의 이러한 판단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백 년이라는 시간의 텀을 두고 있지만 파피니가 구사하는 소재나 주제는 전혀 고루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지금 시대에 더욱 어울리는 이야기들이라고 보여진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부정이나 삶에 대한 회의라는 꽤나 모던한 주제가 심플하면서도 의미심장하게 서술되고 있다. 짧은 분량의 단편들이지만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가진 이야기들이니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돌이켜보건대 한창 마음이 떠들썩하던 문청 시절, 파피니의 글을 읽었다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았으리라 여겨진다.


“파피니의 인물들은 허구 밖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계속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 같아서 우리는 파피니를 책망할지 모른다. 이것은 우리의 작가 파피니가 치명적인 시인이었고, 수많은 이름으로 그려진 그의 영웅들이 그의 자아의 투사물이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나는 파피니가 잊힌 게 부당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 책 속의 단편들은 인간이 우수에 빠지고 황혼녘의 쓸쓸함에 젖었을 당시 생겨났다. 그 우수와 황혼의 쓸쓸함은 사라지지 않았고, 지금의 예술은 그것에 다른 옷을 입혔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연못 안의 두 이미지」.
자신이 살았던 도시로 다시 돌아온 나는 그곳 연못에서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 넌 네 영혼의 가장 예민한 부분을 이 연못에 남겨 두고 갔잖아. 이 영혼을 가지고 난 지금까지 살았어... 나는 예전의 네 모습이야...” (p.22) 그렇다. 나는 나의 과거인 남자와 마주친 것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그 도시에서 함께 시간은 보내게 되는데, 점점 나는 그 남자와 함께 하는 시간들에 지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어쩔 수 없는 선택에 이른다.


「너무나 부조리한 이야기」.
어떤 남자가 나타나 자신이 쓴 소설을 들이민다, 만약에 그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즉시 목숨을 끊을 것이라는 비장한 각오와 함께... 그런데 그렇게 듣게 된 그 남자의 소설은 ‘나의 내면과 외면의 삶을 정확하고 완벽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의 소설이 책으로 발간되기를 원치 않는다. 결국 나는 나의 삶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는 셈인 것이다. 그리고 그 남자와 나는 집을 나서 함께 길을 걸었고, 그 남자는 나에게 읽어준 소설과 함께 불어난 강물로 뛰어든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나는 이미 죽은 사람 같았다.’ 라고 느낀다.


「정신적인 죽음」.
어느 날 나는 구매한 책에서 ‘스스로 조금씩 자신의 생명을 부정하고 파괴해애 한다.’라는 자살의 방법이 적힌 메모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책에 찍힌 인장을 보고 그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드디어 메모의 주인인 크레슬러를 만나고 그에게서 죽음에 관한 이런저런 말을 듣게 된다. “... 우리가 순간순간 열심히 살아간다 해도 삶은 천천히 죽어 가는 것이며, 모든 희열은 긴 죽음의 고통의 수많은 경련과 헐떡임들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p.61~62) 라거나 “... 살기 위해서 우리는 계속 살기를 원합니다. 죽기 위해선 점점 삶의 욕망을 줄이고, 살고 싶지 않다고 원하면 됩니다. 삶 전체는 노력의 산물입니다. 어떤 것을 위해서도 어떤 방법으로도 더 이상 노력하지 않는다면 삶은 비어가고 점점 부풀어 오르게 되어 있죠...” (p.63) 와 같은 말들을 말이다. 삶에 대해 이토록 회의적인 소설과 마주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병든 신사의 마지막 방문」.
모두에게서 ‘병든 신사’라고 불리었던 남자로부터 그가 사라지기 전 날 들은 이야기를 적어 놓은 소설이다. “... 나를 꿈꾸는 어떤 이가 있기 때문에 나는 존재합니다. 잠자면서 꿈을 꾸고, 그 꿈속에서 내가 행동하고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내가 이 모든 말을 하는 것을 또한 꿈꾸고 있습니다. 이 어떤 사람이 나를 꿈꾸기 시작했을 때 나의 존재는 시작됩니다. 극 잠에서 깨면 나는 존재하기를 멈출 겁니다...” (p.72) 아마도 <나이트메어> 프레디의 백 년 전 버전이지 않을까.


「넌 더 이상 지금의 나이고 싶지 않다」.
자신의 존재를 지우고자 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 지금의 내가 아니고 싶은 나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나의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갈망에 대해 말해주는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 누구도 품지 않은 갈망을 품은 사람은 이미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현재의 것에서 벗어날 가장 좋은 길 위에 서있는 거야. 자네는 자네 영혼의 문턱에 있네. 누가 아나? 밖에 있는 어둠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만 않는다면 그 문턱을 넘어 나갈 수 있을지.” (p.87) 그리고 이런 조언을 듣게 된다.


「넌 누구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배달되던 편지가 단 한 통도 배달되지 않은 날, 그리고 그 이상한 날 이후, 그렇게 자신과 친했던 친구들조차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 나는 혼자였다. 하지만 로빈슨이나 조난자처럼 구출의 희망을 갖고 혹은 집으로 돌아갈 꿈을 안고 섬이나 뗏목에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대도시 한가운데, 수많은 사람들 한가운데, 나를 밀쳐 내고 부정하며 자신들 삶에서 떼어 버리려는 사람들 가운데 홀로 있는 거였다.” (p.100) 하지만 이 외로움 혹은 기이한 경험은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는 것과 상관없이 스스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인정을 하는 순간 사라지게 된다.


「추억을 구걸하는 거지」.
“어떤 사람이든지 아무리 평범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삶 전체를 서술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쓰인 가장 위대한 소설들 가운데 하나를 저술하는 것이다.” (p.108) 분명 어디선가 읽은 글귀인데, 그러한 글귀를 소설 안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이 또한 기이한 경험이다. 이 글귀는 소설 속 주인공의 생각인데, 그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누군가의 추억을 구걸하는 거지가 되어 거리로 나서게 된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생각은 거리에서 만난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순간 무참히 깨어지게 된다.


「자살 대행」.
서른 세 살, 예수가 극한 고통을 받으며 죽은 나이를 언급하며 쓸모없는 친구가 새로운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친구 대신 자살을 하겠다는 친구를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지...


「도망가는 거울」.
“... 여러분, 당신들의 삶은 당신들의 희생으로 당신들 자신이 만들어 내는 잔인한 사기입니다. 악마들만이 자꾸 도망가는 거울을 향해 질주하는 여러분을 보고 차갑게 웃을 겁니다!” (p.138) 아마도 지난 세기 초, 지금과 비견될만큼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 그리고 그 사회에 적응해 가기 위해 애를 쓰는 인간에 대하여 작가는 지금의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불안해했을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생각을 읽고 나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


「돌려받지 못한 하루」.
내 젊은 날의 시간을 누군가가 사겠다고 한다면... 그 젊은 날의 시간을 누군가에게 팔았고, 내가 늙은 이후 그 누군가로부터 그 젊은 날의 시간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면... 늙은 내가 그 누군가로부터 나의 젊은 날을 조금씩 돌려받아서 그 시간만큼 젋은 나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런데 그렇게 돌려 받을 젊은 날도 점점 줄어들게 되고, 결국 다시는 젊은 날을 경험할 수 없는 나이든 나로서만 살아야 한다면... 이 작가의 상상력은 너무나도 현대적이다. 그러니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조반니 파피니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 이승수 역 / 보르헤스 세계문학 컬렉션 바벨의 도서관 - 25 도망가는 거울 / 바다출판사 / 159쪽 / 2012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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