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래도 나에겐 내가 있다 나는 당신이 아니랍니다 │ 이만 원짜리 딸기 │ 우정도 변화한다 │ 나를 위한 주문 │ 재미없어도 재미있을 수 있어 │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완벽해진다 │ 생일엔 밥 │ 하나도 안 변한 내 모습에 안도함 │ 자기계발서 읽는 작가 │ 본전 생각 안 나는 호의 │ 내가 지은 내 이름 │ 나에게 좋은 사람
#2 게으르게 산다는 건 멋진 일 휴일엔 맥모닝 │ 외모에 대해 말하지 않겠습니다 │ 월간 김신회 │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것들의 귀여움 │ 루틴을 만들자 │ 몸이 악을 쓰고 있다 │ 부모님의 기대는 꺾으라고 있는 것 │ 작업의 마음가짐 │ 금기 미니멀리즘 │ 기분이 안 좋을 때를 조심하자 │ 반성보다 연민 │ 사과의 타이밍
#3 나에게 상냥하게, 남에게 유연하게 때로 감정은 정당성을 필요로 한다 │ 숨 쉬는 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 암울이와 동네 친구들 │ 선물은 파자마 │ 악플에 대응하는 무플 │ 엄마가 될 수 없을 것 같아서 │ 잘하는 걸 해 │ 아빠랑 다시 시작하기 │ 솔직함이라는 방어막 │ 안 써요, 미래 일기 │ 십 년 만의 파리 │ 감정은 느끼는 것, 상처는 드러내는 것
#4 나를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영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 간접화법의 늪 │ 에세이 덕후 │ 이제는 내 피부를 받아들일 때 │ 동네에서 맛있는 떡볶이집을 찾았다 │ 엄마를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아 │ 여기 온 거 후회 안 해요 │ 마흔의 미혼을 위한 질문 │ 두 번째 독자 │ 거절하는 연습 │ 나를 사랑하는 것에 대하여
내가 먼저 나를 인정하기로 했다. 내가 느끼는 감정들에 낯선 감정은 있을지언정 나쁜 감정은 없다고 믿으려 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과 고민으로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툭하면 지치고 무기력해질 때에도 이런 시간도 있는 법이라고 여기려 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향해 혀를 차고 한숨을 쉬는 버릇이 불쑥 튀어나와 당혹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 시간 역시 나를 돌보는 과정이라 여기고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 그럼으로써 내가 어떤 상황에 있건, 어떤 마음을 갖건 그저 나로서 만족하고 살아가는 것이 목표다. 더 나은 내가 될 필요는 없다. 그저 나라는 사람이 세상에 한 명 있는 것이다. 그거면 된 거 아닌가. ---「프롤로그 억지로 얻은 긴 휴가」중에서
잘하려다보니 긴장한다.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조바심을 낸다. 하지만 그런 다짐과 마음가짐이 우리를 바른 길로 이끈 적이 얼마나 있었던가. 그래서 무슨 일을 하기에 앞서 생각한다. ‘그냥 하는 거야’라고. 그러고 나면 어떤 결과 앞에서도 담담해질 수 있다. 이미 그려놓은 계획표가 없고 상상해둔 결과가 없다면, 실망할 일도 비교할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그저 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나 기쁨이 다가올 수도 있다. 예상치 못한 고난과 불행도 찾아올 수 있다. 그렇다면? 그때도 다시 그냥 하면 된다. ---「나를 위한 주문」중에서
살아갈수록, 내 인생이지만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건 얼마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할 수 있는 일은 줄어들고 하고 싶은 것도 사라져가는 시기에 스스로에게 영어 이름 하나 선물하는 일은 생각보다 폭신한 즐거움을 전해주었다. 이름은 누군가가 붙여줘야만 하는 거라고 믿었지만 그렇지 않다. 내 이름은 내가 직접 지을 수 있다. 그러고 나면 사람들은 그 이름으로 나를 불러준다. 그 사실만으로도 내 인생이 온전히 내 것인 것 같아 마음이 조금 넉넉해진다. ---「내가 지은 내 이름」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의 나이를, 결혼 적령기를, 임신 가능성을 염려했고 몇 명의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예비 신랑감을 구해주겠다며 혈안이 되기도 했다. 때로는 웃음이나 심드렁한 말투, 발끈하는 표정으로 대응해왔지만 그들의 애정 어린(!) 조언과 참견이 반가웠을 리 없다. (중략) 지금 여러분 곁에 있는 수많은 싱글 여성들은 결혼 안 한 사람이기도, 언젠가는 결혼할 사람이기도 하지만 결혼이라는 말 없이도 충분히 설명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결혼이나 나이 말고도 생각할 것들과 걱정할 거리들을 잔뜩 안고 있는 사람들이며, 무엇보다 결혼과 나이에 관련되지 않은 다양한 질문에도 잘만 대답해낼 사람들이다. ---「마흔의 미혼을 위한 질문」중에서
매일 거울을 보며 이야기하고, 나를 쓰다듬으며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일 없이도 조금씩 내 모습에 대한 초조함을 덜어갔다. 나는 대단한 걸 이루지 않아도 쓸모 있는 사람이며, 앞으로도 그 쓸모를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 모든 과정은 남들과 비교하기를 멈추고 나서야 발견한 것들이다.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게 만드는 불특정다수를 의식하는 한, 진정한 나를 대면하고 사랑하기란 쉽지 않다. 유난히 약해서 그런 게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을 의식하며 사느라 이미 충분히 지쳐 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누구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기로 했다. 그때 내가 느낀 감정, 기분… 그것만큼은 틀린 게 아니므로.
2017년 봄, 놀에서 출간한 에세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올해의 책에 선정되며 스테디셀러 에세이로 자리매김하였다. 십년 동안 서툰 어른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에세이스트 김신회가 만화 <보노보노>를 읽고 아직도 서툴기만 한 우리들을 위로해줄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독자들은 김신회 작가의 ‘웃픈’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고 위로받았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이후 출간한 김신회 저자의 신작 에세이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는 ‘나에게 관대해지는 법’에 대한 책이다. 그 누구보다 나에게 야박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기댈 데 없는 나를 제대로 돌보는 법을 하나씩 실행해나가는 시행착오 속에서 독자들은 더 큰 공감과 위로를 느낄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이 쉬어야 한다. ‘내가 이러고 있어도 될까?’라는 의문은 늘 애매하게 쉬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도 편안한 얼굴로 일터로 향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쉴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누구보다 먼저 자신을 돌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내 맘 같지 않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의 몸과 마음, 기분과 생각을 스스로 돌볼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상황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도, 그 안에 있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나는 나니까. 잘 지내든 그렇지 않든 나는 나와 평생 같이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_프롤로그 중
주어진 일을 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 것처럼 조바심 내지 않는지. 누군가의 기대를 채우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고, 관계 속에서 휘둘리는 느낌을 받고 있진 않은지. 만약 당신이 그러하다면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를 통해 자신을 몰아세우는 가장 큰 적이 바로 내 안에 있음을 깨닫고, 오늘부터 스스로와 친하게 지내는 노력을 시도해보게 될 것이다.
세상에 내 편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을 때, 저자는 자신이야말로 끝까지 자기편으로 남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나를 몰아세우는 다그침보다 연민하는 법이 필요했다고, 나를 돌보기로 다짐하니 남도 돌볼 수 있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의 고백을 듣다보면 정작 나에게 가장 인색한 사람은 바로 내 안에 들어앉아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언젠가부터는요. 그냥 나를 먼저 생각해요. 이를테면 내가 왜 지금 기분이 안 좋지? 내가 그 말에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이렇게 내 감정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면 거기엔 늘 분명한 이유가 있더라고요. (중략) 그래서 언니 저는요. 이제 무슨 일이 생기면 나를 먼저 생각해요. 내가 느낀 감정, 기분, 그것만큼은 틀린 게 아니더라고요. _「 우정도 변화한다」 중
바쁜 하루를 버텨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끔의 폭식과 조그만 사치가 당신이 내일을 버텨낼 수 있게 한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널브러져 보내는 게으른 휴일이 당신을 살게 하는 동력이 된다. 내일도 모레도, 나를 계속해서 살아나가게끔 하는 방법을 오늘부터 찾아보면 어떨까. 이 책을 통해 당신은 오늘부터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법을 하나씩 깨우쳐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들이 ‘이 사람도 이러고 사는구나’를 넘어 나를 아끼고 싶은 욕심을 갖게 한다면 참 좋겠다.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기를 바란다. 그럼으로 인해 각자가 세상의 시간이 아닌 나만의 시간을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_에필로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