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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폴의 하루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폴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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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10g | 128*188*20mm
ISBN13 9791160261059
ISBN10 116026105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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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희는 밤이 되면 오랫동안 창밖을 내다보곤 했다. 십 대 때 떠난 한국을 사십 대에 접어들면서 돌아온 이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불분명한 것들이 오히려 진실 같았다. 캔 맥주나 방금 내린 커피가 손에 들려 있는 날은 더 오래 창밖을 바라보았다. 황사인지 미세먼지인지 모를 밤안개가 자욱한 날들이 이어졌다. 도시의 불빛이 희미하게 깜박였다. 모든 것이 흐릿한 가운데 그녀의 의식만이 분명했다. 한국도 미국도 아닌 현재 서 있는 곳이 그녀가 존재하는 곳이었다. 딱히 공간성도 시간성도 없는 원초적인 그리움 같은 게 뭉실뭉실 피어오르다 사라졌다. --- p.33~34

“어디야, 올케? 안 와?”
“네? 어디를요?”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듯한 올케의 목소리가 내게 어떤 아득함을 불러일으켰다. 변기통의 오물과 치약이 가득 묻어 있는 채로 굳어 있던 칫솔과 바닥이 시커멓게 타버린 냄비들과 세탁기 안에 꾸덕꾸덕 말라가던 빨래들이 내게 살려달라며 달려드는 것만 같았다. 엄마가 혀를 끌끌 차며 돌아섰을 때도 누구에게나 있는 건망증이라고 애써 태연한 척했었는데, 모두 내 탓인 것만 같았다.
“연희야!”
나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올케의 이름을 부르며 주저앉았다. 엘에이 한복판에서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이름이었다. --- p.87

로사는 먼발치에 서서 언덕 위를 올려다보았다. 남의 집인 듯 스치고 지나온 제집을 바라보는 거였다. 푸른 저녁 빛이 여전히 집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창가에서 흘러나온 연주황 불빛들이 환했다. 불빛들은 잠자리 날개처럼 투명했다. 하나하나가 꽃잎 같은 창이었다. 어디에서 봐도 완벽하게 제 모습을 갖추고 있었는데, 하나도 변한 게 없는데 예전의 집이 아닌 것만 같았다. 그녀는 이 모든 게 농담 같았다. 그 어떤 설렘도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설렘은 사물이 만들어내는 감정이 아닌 것만 같았다. 집이 아니라, 절대적인 아름다움이 사라진 쓸데없이 큰 흰 박스가 그녀 앞에 놓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로사는 뭔가에 단단히 속은 기분이었다. --- p.137

양아버지는 그걸 보고 많은 생각을 했었대요. 미국으로 데려가 달라는 말인가? 공부를 많이 시켜달라는 뜻인가? 그래도 의문이 풀어지지는 않았나 봐요. 흔히 적어놓을 법한 한국 이름이나 출생일은 없었고요. 마치 손으로 꾹꾹 정성 들여 쓴 글씨처럼 보여 함부로 버리지도 못했대요. 그러다 양아버지는 오랜 생각 끝에 나의 이름을 그렇게 지어달라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대요. 그래서 Abcd라고 써놓고 ‘압시드’라고 발음해보았더니 꽤 괜찮더래요. 그렇게 나는 한국에서부터 영문 이름을 갖게 되었지요. --- p.190

“서울이 곧 한국이야. 중심이고 전체라고.”
남자가 폴의 표정을 살피며 말했다. 자기 말을 이해했냐는 눈빛이었다. “네가 한국 사람이 아니라 몰라서 그래.” 남자가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을 또 건넸다. 폴은 이해할 필요가 없는 문제라고 여겼다. 평소에도 ‘중심’이라는 말은 자본과 힘에 의해 만들어진 정의라고 생각했다. 정작 그의 온 신경은 타인이 바라본 엄마의 사회적 위치에 가 있었다. 어쩌면 그게 더 정확히 엄마 삶의 현주소를 폴에게 설명해줄지도 모를 일이었다. --- p.217

뒤뜰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어린 날의 범과 명 같았다. 둘은 지붕 상태를 보기 위해 나무 위로 올라가려고 애쓰는 것 같았다. 진은 범이 사는 시애틀, 명이 살아가게 될 뉴욕, 그리고 자신이 사는 하와이를 떠올렸다. 댈러스가 그 모든 지역의 중간지점이었다. 엄마가 걸어왔던 모든 길의 중간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엄마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곳에 표석을 다시 세우기로 결정했을 것만 같았다. 진은 여전히 엄마가 선택한 엄마의 집이라고 믿고 싶었고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엄마의 공간처럼 느껴졌다. 진은 얼굴을 유리창에 더욱 바짝 붙이고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엄마라는 존재가 여전히 그녀를 놀라게 해 다행스러웠다.
--- p.247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히어 앤 데어(Here and There)
한국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동희에게 사람들은 묻는다. 왜 이곳을 떠났으며 왜 이곳에 다시 돌아왔느냐고. 동희는 그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결과보다는 그 이유다. 자신들의 삶의 잣대로 듣고 이해하고 개입하고 싶어 하는 그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사람은 동희뿐만은 아니다.

동국
남편의 감전 사고로부터 비롯된 동국의 불행은 사고로 인한 딸의 죽음과 피폐한 삶을 사는 아들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다. 혈연으로 맺어진 친척들마저 불행으로 휘감긴 자신을 외면하는 현실에서 동국은 그간 부정해온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로 결심한다.

라스트 북스토어(The Last Bookstore)
동생 부부가 사는 미국에 다니러 온 나는 타향에서의 삶이 녹록지 않은 동생 부부를 지켜보는 것이 심란하다. 헌책방에서 우연히 판소리 LP판을 발견한 나는 왈칵 반가움을 느끼고 나에게 불쑥 한국말로 말을 건넨 여자를 지켜보며 미안하리만치 깊은 위안을 받는다.

천천히 초록
어정쩡하게 미국에서 살다가 어정쩡하게 한국으로 돌아와 사는 나는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부모의 흔적을 되짚는다. 총성과 엄마의 노랫소리가 공존하는 고향 마을에서 유년의 기억을 되짚어보며 나는 불안 상태에서 조금씩 벗어난다. 지난날의 기억을 오늘날로 끌어들여 자기 삶과 접합시킨 덕분에.

로사의 연못
무지개가 자주 뜨는 신비한 하와이의 마을, 마노아에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진 부부는 인고의 세월을 지나 마침내 그 소원을 이룬다. 하지만 그토록 갈망하던 것을 얻은 부부는 행복하지 않다. 게다가 내심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마주하며 절망한다.

분홍에 대하여
남편과 이혼한 뒤 ‘다른’ 언어를 쓰는 곳을 찾아 미국으로 건너온 꽃집 여자 세레나는 소통 부재의 일상적 삶을 살아간다. “우리는 서로의 말을 깊이 이해하는 사람들이었어. 그러니까 사랑이지.” 사랑으로 맺어진 남편과의 소통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언어권에서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세레나에게 언어란 과연 무엇일까?

압시드(Abcd)
어린 나이에 미국에 입양된 압시드는 네 개의 알파벳을 나열해 놓은 데 불과한 자신의 이름이 창피하다. 그러나 그 이름이 생부가 건넨 쪽지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된 압시드는 더는 자기 이름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 이름 덕분에, 나는 한 번도 내가 버려진 아이라는 느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생부가 준 가장 큰 선물인 셈이지요.” 압시드는 소설 속 소년의 이름이자 임재희 소설의 언어가 발화된 지점의 지명이기도 하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폴의 하루
한국인 엄마를 둔 폴에게 한국인의 삶은 팍팍하게 비친다. 한국어보다 영어가 익숙한 폴에게 한국은 많은 외국 중 하나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작 알 수 없는 것은 자신의 마음이다. 그 모든 것들이 남의 일처럼 무심하게 지나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폴은 그런 사람들과 자신이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는 감정을 떨쳐버릴 수 없다.

로드
둥지를 떠나 저마다의 방식대로 살아가던 세 남매는 댈러스에 있다는 ‘엄마의 집’을 향한다. 비행기를 타지 말고 굳이 자동차로 오라는 엄마의 당부대로 셋은 자동차 안에서 긴 시간을 같이 있게 된다. 그러는 동안 엄마가 그들에게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집이 아니라 집으로 가는 긴 여정을 생각하는 시간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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