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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키워주는 아이의 말그릇

엄마가 키워주는 아이의 말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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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55g | 128*188*15mm
ISBN13 9788998294496
ISBN10 8998294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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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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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조금씩 여유가 생겨 되돌아보니 아이는 아이만의 힘이 있었어요. 엄마는 흔들림 없이 믿고 기다리면 되었던 거예요. 그동안 연후에게 조잘조잘 건넸던 엄마의 말이 민망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렷하게 사는 것만이 훌륭하다고 생각했었는데 흐르는 대로 지켜보는 것도 아름답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 p. 7

엄마손을 꽉 잡고 있던 아이손이 스르르 힘이 풀리더니 자기 가슴을 쓰담쓰담 하며 중얼거렸다. “갠차나. 갠차나. 엄마랑 가치 이뜨면 갠차나.”
해냈다. 이게 뭐라고. 소름이 돋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답인사를 한 것도 아닌데 기특하고 감사했다. 어쨌든 아이가 불편해하던 상황을 받아들이고 겪어내기 시작한 게 아닌가.
엄마의 말 때문이 아닐 수도 있겠다. 그만큼 아이가 자랐으니 마음도 자란 것이겠지. 그래도 나는 연후에게 계속 수다스러울 것이다.
--- p. 44

아빠는 책을 읽을 때도 엉뚱하게 흘러갈 때가 있다.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 시합을 하다가 뿡 하고 방귀를 뀌었데요” 하는 식이다. 왜 제대로 읽어주지 않느냐고 남편을 타박하려다가 아이가 까르르 웃어 넘어가는 것을 보고 그냥 두었다. 아이는 실컷 웃고 “그러다가 거북이는 뿌지직 똥이 나와버렸데요” 하면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이어 나간다. 엄마와 책을 읽을 때는 글밥 그대로 읽어주어야 하는 아이다. 다른 상상을 유도해보려고 일부러 단어만 살짝 바꾸어 읽어도 지적하던 아이였는데 아빠와는 다른 교감을 나누나 보다.
--- p. 134

나는 항상 아이가 평소 먹는 양보다 조금 더 퍼서 준다. 그러면 어쩜 딱 그만큼을 남기는 아이. 오늘은 웬일인지 반찬에도 골고루 손이 가고 퍼준 만큼을 다 먹고 있다.
“오, 연후. 어쩐 일이야. 엄마가 준 만큼을 다 먹고!”
“엄마, 나는 맛있으면 다 먹어.”
그런 거였구나. 맛있어서 다 먹는 거구나. 아이는 웃고 있는데 나는 차갑게 혼난 기분이다.
--- p.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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