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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식물

: 속이고 이용하고 동맹을 통해 생존하는 식물들의 놀라운 투쟁기

[ 사은품 : 〈싸우는 식물〉 일러스트 손거울 (포인트 차감) ]
리뷰 총점9.4 리뷰 27건 | 판매지수 6,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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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8년 11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330g | 130*190*20mm
ISBN13 9791186900710
ISBN10 118690071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평화로워 보이는 식물도 사실 치열한 싸움 속에서 살아간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경이로운 식물의 세계로 안내하는
한 식물학자의 흥미로운 지적 탐험의 기록


동물과는 달리 정적이고 수동적으로 보이는 식물의 세계, 과연 보이는 것처럼 평화로울까? 일본의 대표적 식물학자이자 농학 박사인 저자는 식물에 대한 오랜 연구와 깊은 통찰을 통해 “평화로워 보이는 식물도 사실 치열한 싸움 속에서 살아가고 그것이 자연계의 진실”임을 밝히면서 이 책을 시작한다. 『싸우는 식물』은 일본에서 출간 당시 ‘무관심했던 식물에 대한 생각을 바꿔놓은 책’ ‘우리가 미처 눈치채지 못한 식물의 삶의 현장을 발견하게 된다.’라는 평가와 함께 주목을 받았다. 생존의 각축장인 자연계에서 식물이 환경, 병원균, 곤충, 동물, 인간에 이르는 주변의 모든 것들과 투쟁하면서 펼치는 놀라운 전략과 전술을 한 편의 드라마 혹은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주는 매력적인 식물학책이다.

흔히 ‘약자’로 여겨지는 식물이 생존을 위해 다양한 상대와 벌이는 싸움의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담아내고 있다. 식물은 적을 속이고, 이용하고, 배신하고 끝내 동맹을 통해 공생하는 등 다양한 생존 전략을 구사한다. 소나무와 호두나무의 경우, 자신의 성장을 위해 뿌리에서 나오는 물질로 주변 식물의 성장을 막는 보이지 않는 화학전을 벌이는가 하면, 해충의 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개미를 경호원으로 고용하는 식물들이 있고, 병원균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식물 세포는 자폭을 최후의 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배우기 위해 내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평에서 알 수 있듯이 식물의 삶은 흡사 인간사를 들여다보듯 역동적이다.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이 자신의 자리에서 꿋꿋이 살아가며 성공과 균형을 이루어낸다는 사실에 감탄하고 매료될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제1라운드 식물vs식물
평화 없는 식물계와 투쟁하는 식물들


치열한 경쟁 사회|가장 치열한, 햇빛을 둘러싼 경쟁|승리의 열쇠는 성장 속도_나팔꽃 관찰 일기|덩굴식물이 가늘고 길게 자라는 이유|감는 방법도 가지가지|장미의 가시는 방어와 공격을 위한 무기|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서운 살인마|남에게 의지하면 고생하지 않고 빨리 클 수 있다? 25|줄기도 잎도 없이 기생한다|세상에서 가장 큰 꽃의 정체|뿌리도 잎도 없는 악마 32|보이지 않는 화학전|단독 승리는 허용되지 않는다|식물계 힘의 균형은 어떻게 유지되는가

제2라운드 식물vs환경
고난을 이겨내는 싸움의 기술


강자에게도 싸움은 쉬운 일이 아니다|싸우지 않고 승리한다=CSR 전략|악조건을 기회로 삼는 약자의 생존법|선인장에 가시가 있는 이유|터보 엔진으로 파워 업|수분의 증발을 막는다|고성능 엔진 트윈캠의 등장|물이 부족할수록 뿌리가 성장한다|건조할 때 늘어난다|잡초는 약하다|기회는 역경과 시련 속에 있다_잡초의 숙명|역경은 순조로운 환경이다

제3라운드 식물vs병원균
병원균에 대처하는 식물의 방어 태세


식물의 항균물질은 건강 상품의 주역|식물은 생존에 필요한 것만 만든다|어느 날 나뭇잎 위에서 벌어지는 비상사태|유도체를 둘러싼 공방|싸움의 시작|산소는 폐기물이었다|산소가 일으킨 생물의 진화 |식물의 무기이자 방어 체계, 활성산소의 등장|결사적 작전 ‘적과 함께 자폭하라!’|싸움이 끝나고|다양한 효과가 있는 식물의 물질|악마에게 납치된 식물|악마와의 계약|어느 쪽이 조종하는 것일까|식물 자신도 강화한다|싸우며 공생한 균과 식물의 역사|콩과 식물과 뿌리혹박테리아와의 공생 관계|공생에는 피나는 노력이 들어간다|뿌리혹박테리아를 맞이하는 콩과 식물의 자세|보이기 위한 우정|공생
으로 식물이 태어났다|새로운 공생|당신이라는 이름의 생태계

제4라운드 식물vs곤충
정면충돌은 통하지 않는다


막강한 적을 물리치는 유일한 수단, 독살|식물이 만든 화학무기|유럽에서 창가에 꽃을 장식하는 이유|왜 편식하는 곤충이 많을까|독을 이용하는 나쁜 녀석들|철저하게 이용한다|악취도 효력이 없다|약한 독을 사용한다_먹히는 척하면서 쫓아내기|식욕을 감퇴시키는 작전|먹어야 살 수 있다_곤충의 반격|어부지리를 얻은 인간|알로 꾸며 속인다|천적에게 SOS 신호를 보낸다|의도치 않은 영웅의 등장|경호원을 고용한 식물|입주 경호원을 고용한다|해충이 식물의 경호원을 회유하는 방법|적조차도 이용한다|서로 속이는 것이 이득인가

제5라운드 식물vs동물
‘먹고 먹히는’ 관계에서 식물이 살아가는 법


거대한 적, 동물의 등장|식물은 어떻게 공룡에 대항했을까|속씨식물의 확대와 공룡시대의 종언|속씨식물을 먹는 공룡|유독식물이 공룡을 쫓아냈다|새로운 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법|적이 죽길 바라기보단 함께 진화하기|독을 극복한 초식동물의 진화|모든 식물이 유독식물이 아닌 까닭|가시로 자신을 지킨다|악귀를 내쫓는 가시의 수수께끼|독과 가시 둘 다 겸비한 식물|초원에 사는 식물의 진화|초식동물의 반격|자세를 낮춰 자신을 지키는 볏과 식물의 방어 전략|역경을 이용하는 볏과 식물의 비법|먹힘으로써 이용하다|겉씨식물의 등장|새로운 시대의 도래|초록은 멈춰, 빨강은 가라|동료를 엄선한다|레몬의 신맛에도 이유가 있다|독성분으로 독식을 막는다|역시 씨방은 먹지 못하게 한다|사과의 차별화 전략|동물도 이용할 수 있다

제6라운드 식물vs인간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끝없는 겨루기


식물에게 유인원은 어떤 존재였을까|인류의 극적인 발전|볏과 식물은 인류의 아군이다|식물의 보호제인 독성분을 이용하다|아이들이 쓴 채소를 싫어하는 이유|약한 독성분으로 생기를 되찾는다|유독 성분 없이는 살 수 없다|유독 성분은 왜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인간을 감쪽같이 속인 농작물의 음모|끈질긴 반항아의 등장|비슷하게 변화시켜 제초를 극복한다|잡초를 뽑으면 잡초가 증가한다?|인간에게 들러붙어 살아간다|인간이 만들어낸 식물, 잡초|인간과 잡초의 싸움에 종지부를 찍다_제초제의 개발|제초제도 듣지 않는 슈퍼 잡초의 출현|좋은 경쟁자로 싸워나간다

마치며 싸움 속에서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햇빛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식물은 서로 경쟁하며 잎을 펼쳐 햇빛을 받으려고 한다. 모든 식물이 햇빛을 받으려고 잎을 펼치므로, 더 많은 햇빛을 차지하려면 다른 식물보다 높은 위치를 점해야 한다. 이렇게 식물은 서로 경쟁하면서 위를 향해 자란다. 식물이 다른 식물보다 빨리 자라려고 해도 경쟁자도 매한가지로 자라니까 특출하게 자라기는 어렵다. 어떤 식물이라도 최대한 성장을 서두르기에, 결과적으로 도토리 키 재기처럼 어느 식물이나 똑같이 자라는 것같이 보인다. 이것이 바로 ‘그만그만한 키의 현상’이다. 모처럼 새로 난 잎도 위쪽을 향해 잎몸을 펼치지만, 잎이 무성하면 아래쪽은 그늘이 되어 햇빛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아래쪽에 난 잎은 제구실을 잃고 떨어져버린다. 위쪽에 난 잎만 펼쳐가는 상황이 된다. 숲속에 들어가면 마치 지붕이 덮인 것처럼 윗부분에만 잎이 모여 있다. 아래쪽에 있는 잎은 햇빛을 받지 못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잎이 위쪽에만 모여 있는 모습을 수관(樹冠) 또는 초관(草冠)이라고 부른다. 숲 아래서 위를 올려다보면 마치 지그소 퍼즐처럼 다양한 나뭇잎이 얽혀 수관을 이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식물은 햇빛을 둘러싸고 공간을 쟁탈하면서 숲을 형성한다.
---「가장 치열한, 햇빛을 둘러싼 경쟁」중에서

개미를 자기편으로 삼으려고 더욱 환대하며 맞아들이는 식물도 있다. 그 식물은 놀랍게도 개미를 회유하고자 음식뿐만 아니라 개미의 가족이 살아갈 집까지 제공한다. ‘개미식물’로 불리는 이들 식물은 가지 안에 공간을 만들고 그 속에 개미를 살게 한다. 물론 개미에게 먹일 음식도 호화롭다. 꿀 등 당분뿐만 아니라 단백질이나 지질 같은 모든 영양소를 개미에게 제공한다. 그 덕분에 개미는 이 식물 위에서 살아갈 수 있다. 그 대신 개미는 나뭇잎을 먹으려고 하는 모충 같은 곤충으로부터 식물을 지켜준다. 유감스럽게도 추운 겨울이 있는 지역에서는 개미가 지하에 둥지를 틀어 월동해야 하기에 1년 내내 나무 위에서 지낼 수는 없다. 그렇다고 개미에게 주거지를 제공하려는 식물이 나타나지도 않을 것 같다. 월동 걱정이 없는 열대 지방에서는 후춧과나 마디풀과, 쐐기풀과, 콩과, 대극과, 시계꽃과, 박주가릿과, 꼭두서닛과, 야자과 등 다양한 과에 속하는 식물이 비슷한 체계 속에서 개미와 공생하며 진화한다. 식물이 와달라고 애원하며 고용한 열대 개미는 염원하던 내 집까지 얻어 마음이 든든하다. 식물에 인간이 다가가도 개미가 적의를 나타내며 습격한다. 얼마나 듬직한 경호원인가?
---「입주 경호원을 고용하다」중에서

열매가 익으면 붉게 물든다. 예를 들어 사과와 복숭아, 감, 귤, 포도 등 나무 위에서 익은 열매는 빨간색, 노란색, 분홍색, 보라색처럼 붉은색 계통의 색채를 띨 때가 많다. 이렇게 붉게 물든 과일은 돋보이게 된다. ‘멈춤’ 신호는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빨간색’으로 정해졌다. 파장이 긴 붉은색 빛은 다른 색 빛보다 멀리까지 닿기 쉬운 성질이 있다. 그렇기에 멀리서도 인식되기 쉽게 열매는 붉은색으로 바뀌는 것을 선택한다. 또한 식물은 녹색을 띠므로 녹색의 정반대 색깔인 빨간색은 특히 눈에 잘 띈다. 덜 익은 열매는 잎과 같은 녹색이어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또한 단맛이 아니라 오히려 씁쓸한 맛이 난다. 이것은 씨가 아직 익지 않았을 때 먹히면 곤란하므로, 쓴맛 물질을 축적해 열매를 지키는 것이다. 예컨대 떫은 감에 함유된 탄닌이나 아직 덜 익은 녹색 여주에 포함된 모모르데신(momordicin)과 카란틴(charantin)은 열매를 지키는 데 쓰이는 물질이다. 이런 열매도 이윽고 씨가 익으면 쓴맛 물질을 제거하고 당분을 축적하여 달콤해진다. 이렇게 맛있게 한 후에야 열매의 색을 녹색에서 붉은색으로 바꿔 제철이라는 신호를 내보낸다. ‘녹색은 먹지 말라.’ ‘빨간색은 먹어달라.’ 이것이 열매의 신호인 것이다.
---「초록은 멈춰, 빨강은 가라」중에서

식물은 자신을 지키고자 많든 적든 독성분을 준비한다. 그런데 인류는 이 식물의 독성분을 좋아한다. 예컨대 녹차나 홍차, 커피, 코코아, 허브티 등 인간이 좋아하는 음료는 각성 작용과 진정 작용을 한다. 모두 식물의 약한 독성분이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향이나 포푸리 등 식물이 풍기는 향기도 역시 인간을 치유하고 회복하게 한다. 숲에서는 다양한 식물이 해충이나 병원균을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물질을 생성한다. 인간은 이런 숲속에서 삼림욕을 한다. 식물의 독성분 등으로 독기 가득한 숲의 공기가 왜 인간에게 좋은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일까? 그 요인 중 하나로 호르메시스 효과를 들 수 있다. 호르메시스란 그리스어로 ‘자극’이라는 뜻이다. 음료나 향료에 들어 있거나 숲에 가득한 식물의 독은 인간을 해칠 만큼 강하지는 않다. 인간에게 자극제가 될 정도로만 작용한다. 즉, 인간의 몸은 약한 독의 자극을 받아 생명을 지키려는 방어 체제에 들어간다. 그 긴장감이 살고자 하는 능력을 활성화하고 우리에게 활력을 준다. 독과 약은 한 끗 차이다. 독도 소량 섭취하면 인체에 좋은 자극을 주어 약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식물이 미생물이나 곤충을 죽이려고 축적한 독성분 대부분을 인간은 약초나 한약의 약효 성분으로 이용한다.
---「약한 성분으로 생기를 되찾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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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햇빛을! 더 빨리, 더 높이!”
환경, 병원균, 곤충, 동물, 인간과의 전투 끝에
식물들이 선택한 ‘함께 사는 길’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약자의 위치에 선만큼 다양하고 지혜로운 생존 전략을 발전시켜온 식물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가는 과학 에세이다. 식물은 주변 모든 생물과 끝없는 전투를 해나가지만, 도덕도 규칙도 없는 자연계에서 상부상조하는 생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기나긴 투쟁 끝에 식물이 선택한 길은 무엇이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식물은 다른 생물과 공존 관계를 구축하고자 자신의 이익보다 상대의 이익을 우선하고 먼저 챙겨줌으로써 서로 이익을 가져오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답한다. 요컨대 식물은 균류와 싸운 끝에, 균류의 침입을 막는 것이 아닌 함께 사는 길을 택했다. 꽃가루를 노리는 곤충은 꽃가루의 운반책으로 쓰며 상리공생의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씨방을 비대하게 하여 열매를 만들고 그것을 동물과 새에게 먹이로 주는 대가로 씨를 옮기도록 했다.

냉혹한 자연계에서 식물은 오직 자신의 안위를 위해 투쟁하지만, 결과적으로 식물이 적과 공생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독 승리가 아닌, 동맹하고 연대함으로써 함께 승리한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큰 깨달음을 줄 수 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다른 생물과 ‘공존’하기를 택한 식물이 옳은지, 다른 생물의 생존을 허락하지 않고 멸종으로 내모는 인류가 옳은지, 정답은 곧 나올 것”이라고 경고를 표함으로써 우리 인류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근본적으로 되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식물은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에 농락되어온 피해자일까?
고정관념을 뒤엎는 식물들의 반란


식물은 포유동물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고자 몸에 독성분을 지녔는데, 이 독마저 이용하는 생물이 있다. 그것이 바로 인류이다. 인간은 독성분 때문에 쓴맛이 나는 두릅나물과 머위, 매운맛이 나는 고추냉이와 겨자를 즐겨 먹을 뿐만 아니라, 커피의 카페인이나 담배의 니코틴 등에 중독되어 의존하기도 한다. 이처럼 식물의 입장에서 인간은 애써 준비한 무기까지 역이용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인간이 우위에서 서서 식물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저자는 “인간은 식물을 이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식물이 인간을 감쪽같이 속여 이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라고 말하면서, 인간과 식물이 서로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상보적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류는 필요에 따라 멋대로 식물을 개조해왔지만, 사실 인간은 식물의 씨를 전 세계로 나르는 지대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식물의 교묘한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조용하고 수동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식물은 그 어떤 생물보다 뛰어나고 합리적인 생존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왔다. 이 책은 인간의 이기에 따른 피해자로만 비치던 식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엎고 재조명함으로써 식물과 자연계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타자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하며 삶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볼 수 있게 한다.

회원리뷰 (27건) 리뷰 총점9.4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싸우는 식물/이나가키 히데히로]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신통한다이어리 | 2018.11.26 | 추천39 | 댓글74 리뷰제목
1, 식물을 보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치유된다. 태양을 향해 나뭇잎으로 펼치며 가지를 뻗어가는 나무 그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화초. 때로 우리는 이런 식으로 자라는 식물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동서고금의 성인들은 식물처럼 사는 유유자적한 삶을 추구하기도 했다.- p.11 나는 지금 슬프다. 이유 같은 건 없다. 때로는 삶이 무기력하다고 느낄 때, 그런 슬픔을 느끼곤
리뷰제목

1,

 

식물을 보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치유된다. 태양을 향해 나뭇잎으로 펼치며 가지를 뻗어가는 나무 그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화초. 때로 우리는 이런 식으로 자라는 식물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동서고금의 성인들은 식물처럼 사는 유유자적한 삶을 추구하기도 했다.

- p.11

 

나는 지금 슬프다. 이유 같은 건 없다. 때로는 삶이 무기력하다고 느낄 때, 그런 슬픔을 느끼곤 한다. 무기력한 삶에서 건져낼 수 있는 건, 바로 그 감정이란 놈에 나를 맡겨야 한다는 사실이다. 식물을 보면,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것처럼, 감정이란 놈은 나를 저절로 치료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슬픔이란 감정은 마치 식물들의 싸움을 보는 것과 같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치열한 투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도, 이 생존과의 싸움에서 치열한 투쟁을 하기로 한다. 이 무기력한 삶에서 처절한 전투의식을 발휘한다. 싸우는 식물은 그렇게 나의 싸움을 부추기기 시작했다.

 

 

2.

가지를 뻗고 우거지게 해서 서로 공간을 빼앗려고 격렬하게 싸우는 식물들. 그러나 식물의 싸움은 지상에서 끝나지 않는다. 땅속에서는 더욱 격렬한 싸움이 벌어진다.

식물은 뿌리를 뻗으면서 뿌리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을 방출한다. 그럼으로써 주변의 식물에 피해를 주거나 다른 식물의 발아를 방해하며 다른 식물을 격퇴한다. 이처럼 화학물질을 통해 다른 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현상을 '타감작용' 혹은 '알렐로파시'라고 한다. 알렐로파시는 그리스어로 '서로 감수한다'라는 뜻의 조어다. 따라서 본래는 식물끼리뿐만 아니라 식물과 미생물 혹은 곤충끼리나 미생물끼리 등 모든 생물 사이의 간섭 작용을 의미한다.

-pp. 34~35

 

보시다시피, 『싸우는 식물』은 식물들의 격렬한 싸움을 예고한다. 식물들끼리도 싸우고, 식물은 동물과도 싸우며, 심지어 인간과도 식물은 싸우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싸움은 서로에게 유익하기도 하다. 그러니까, 식물의 싸움은 자신을 지키이 위한 이기적인 마음에서 시작되긴 하였으나, 이타적인 마무리로 끝이 나는 것이다. 훈훈한 싸움이다.

 

3.

사실 모든 식물이 많든 적든 뿌리에서 화학물질을 방출해 주위 식물을 공격한다. 이렇게 서로 화학물질을 뿜어내는 화학전쟁은 늘 벌어진다. 그러나 어떤 식물이 내보내는 화학물질에 다른 식물이 쉽게 당한다면 싸움이 되지 않으니 주위 식물은 그것을 방어하는 구조로 무장해 피해를 막는다. 이렇게 공방의 균형이 잡히면 겉보기에는 타감작용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에서 양미역취외 싸우면서 진화를 거듭해온 주위 식물은 양미역취가 뿜어내는 독성분을 방어하는 구조가 발달했다. 이렇게 해서 균형이 잡혔으니 양미역취만이 땅을 독차지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 P.38

 

식물들은 혼자서 독식하지 못한다. 어떤 식물이 혼자서 독식하려 애쓴다면, 그 혼자서 독식하려 애쓰는 식물을 공격하는 식물 또한 존재한다. 그러므로 식물들의 싸움은 어찌보면 공평하다. 치열한 감정싸움 같은 거, 그런 거, 슬픔과 기쁨이 공존할 때,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 매일, 날마다 기쁘기만 한 인생, 그거 별로 행복하지 않은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적어도, 내 생각으로는!

 

 

4.

질경이와 별꽃에는 사람에게 밟히는 일이 더는 역경도, 견뎌야 하는 고난도 아니다. 사람에게 밟혀야 종자를 퍼뜨릴 수 있으므로 밟히지 않으면 오히려 곤란해진다. 길가의 질경이와 별꽃은 도리어 지나가는 사람이 밟아주길 원한다.

- P.62

 

때로는 사람과 부딪혀야 할 때도 있다. 항상 내 맘에 드는 사람들만 만날 수는 없다. 그런 만남이 잦아진다면, 더 이상 사람을 만나는 일이 역경이나 고난이 될 수는 없다. 물론, 그 만남을 현명하게 대처했을 때에만. 그런 현명한 만남을 가지고 난 후에는 오히려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는  도전의식이 작용하기 시작한다.  식물에게서 배우는 인생의 의미까지도 『싸우는 식물』은 보여준다. 식물의 세상은 우리가 사는 세계와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다.

 

5.

인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정면으로 충돌해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막강한 적을 힘없는 자가 물리칠 수단이 하나 있다. 독살이다. 막강한 권력자가 의문스러운 죽임을 당할 때는 역사책에 기록되지는 않지만 그 뒤에는 독살이 있을 때가 적지 않다.

식물이 선택할 수 있는 수단도 인간과 마찬가지다. 힘이 없는 식물이 막강한 적인 해충을 쓰러뜨리려고 먼저 생각하는 방법이 독살이다. 따라서 식물은 온갖 독성 물질을 조합해 자신을 지킨다.

- P.112

 

사람이 위기에 처해 있으나, 힘은 없을 때, 그때는 그 사람이 어떤 짓을 할 지 모르므로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보일 필요도 있다. 식물이 독성을 품기 시작했을 때, 그것을 그냥 무작정 먹거나, 무작정 없애려고 하다가는 더 큰 화를 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독성을 어르고 달래서 적당히 순화시킬 때, 식물의 독은 약이 되기도 한다. 그 약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모든 생물을 치료하기도 한다.

 

 

6.

자연계에 상부상조하는 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생물도 자기 좋은 대로 이기적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경위야 어떻든 서로 득이 되는 관계가 구축되면 나쁠 것은 없다.

기생벌은 식물을 도울 생각이 추호도 없지만, 결과적으로 식물이 SOS 신호를 내보내면 해충을 퇴치할 정의의 아군이 달려오는 구조가 되었다. 식물에게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 P.141

 

모든 사람은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나는 이타적이야, 다른 사람이 누군가를 향해, 저 사람은 남을 위해 사는 사람이야, 라고 말할지라도, 그 사람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의 이익이다. 이익의 범주에는 물질적 이익만 있지는 않다. 감정적인 이익도 이익의 범주에 속한다. 식물은 누군가를 도우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의 이익을 추구할 뿐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식물은 그렇게 함으로서 모든 생물을 도와주고 있다. 그 도움의 범주에는 인간도 포함되어 있다. 이 얼마나 오묘한 삶의 법칙일까!

 

7,

꽃은 곤충에게 꿀을 제공하고, 곤충은 그 대신 꽃가루를 운반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공생 관계인가? 그러나 자연계는 눈 감으면 코 베어 가는 세계다. 서로 도와야 한다는 도덕심은 아예 없다. 반드시 우직하게 돕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곤충을 속여 꽃가루를 옮기게 하는 식물도 있다. 곤충은 꽃향기를 맡고 찾아온다. 향기가 난다는 것은 거기에 꿀 같은 먹이가 있다는 곤충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향기만 풍기고 꿀은 없는 식물이 있다. 그 예로, 좋은 향기를 풍기는 천남성은 파리에게 꽃가루를 운반하게 한다. 천남성에는 암그루(자주)와 수그루(웅주)가 있는데 암그루는 꽃가루를 옮겨온 파리를 꽃으로 유인해서는 파리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구조 안에 가둔다. 그러면 갇힌 파리가 출구를 찾아 날뜀으로써 수분하는 것이다. 공생과는 거리가 먼 잔혹한 처사다.

- p.150

 

정말로, 끔찍한 처사다. 결국, 파리를 납치해서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식물이 있다는 것 아닌가! 사람 사는 세상을 보는 듯한 느낌은 여전하다. 어쩌면, 식물의 세계에서는 끝나지 않을 인간과의 교감을 위해 그들만의 법칙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8.

어린아이들은 달콤한 과일은 좋아하지만, 쓴맛이 나는 피망이나 여주는 대부분 싫어한다. 이것은 생물로서는 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달콤한 과일은 식물이 먹으라고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달콤한 설탕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해가 되지만, 자연계에 있는 단맛은 위험한 것이 없다. 또한 인간은 식물이 만들어낸 독성분을 '쓴맛'으로 감지한다. 마찬가지로 어린아이들이 쓴 채소를 싫어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이야기다. 먹히고 싶지 않은 식물과 먹고 싶지 않은 어린아이 사이의 이해가 서로 일치하는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어른들은 어떠한가. 식물이 일부러 만들어낸 독성분인 쓴맛을 즐겨 먹는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쓴맛이 있는 채소를 남기지 말고 먹으라고 강요한다. 이러한 어른의 취향을 식물이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p.210

 

내가 쓴맛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이 비정상이 아니라는, 이 희망적인 말씀. 고로 나는 쓴 채소도 먹지 않는다. 다만, 쓴 맛이 나지 않는 채소는 먹는다. 그러니까,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는!  

 

 

9,

식물은 꽃가루를 옮기려고 곤충에게 꿀을 제공하고, 씨를 운반해주는 새를 위해 달콤한 열매를 준비했다. 인간에게 맛있는 채소와 과일을 준비하는 일쯤은 어렵지 않다. 인간이 식물을 마음껏 개량해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쩌면 인간에게 더 먹히려고 식물 자신이 진화해온 것은 아닐까? 인간은 식물을 이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식물이 인간을 감쪽같이 속여 이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P.218

 

어떤 누군가는 누군가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 안간힘을 쓰며,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낼 것이다. 그러나, 그 경우의 수에 포함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변수라는 것이다. 그 변수에는 사람의 감정, 신의 능력, 인간의 놀라운 힘,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영적인 힘 같은 것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누군가를 이용하려 하면 할수록 스스로 함정을 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바로, 저 식물의 기막힌 반전처럼.

 

 

10.

살벌한 자연계에서 동맹을 맺기 위해 식물이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식물은 균류와 공존 관계를 구축하고자 먼저 자신의 체내에 균류를 불러들였다. 곤충과 공존 관계를 쌓으려 꽃가루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곤충의 먹이인 꿀까지 준비했다. 그리고 새와 동물에게 씨의 운반을 부탁하고자 과일이라는 매력적인 선물을 먼저 주었다.

다른 생물과 공존 관계를 구축하려고 식물이 한 일, 그것은 자신의 이익보다 상대의 이익을 우선하고 먼저 챙겨줌으로써 서로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식물은 이 가르침을 설파한 예수가 지상에 나타나기 훨씬 이전에 이 진리를 깨닫는 경지에 이르렀다.

- P.233

 

이제 드디어 『싸우는 식물』의 마무리에 왔다. 식물의 싸움을 보다가, 나의 감정도 차분히 가라앉았다. 감정과의 사투는 그렇게 끝나간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먼저 상대에게 유익한 일을 먼저 하라는 식물의 싸움은 예수님의 진리로 귀결된다. 내일의 내가 잘 사는 길, 누군가를 먼저 생각하고 그 사람의 유익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는 길이다. 나눔을 실천함으로서 생명을 보존하고 끝없이 발전을 거듭해온 식물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 누군가의 유익을 위해 글을 올린다.  이 글을 쓰는 것이, 1차적으로는 누군가를 위한 글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나를 위한 길이라는 것을, 양심 있게 밝히면서!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이 아닌, 도서관에서 빌린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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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지상에 군림하는 식물들의 세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세쯔 | 2019.03.2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어린아이들은 달콤한 과일은 좋아하지만, 쓴맛이 나는 피망이나 여주는 대부분 싫어한다. 이것은 생물로서는 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달콤한 과일은 식물이 먹으라고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중략) 먹히고 싶지 않은 식물과 먹고 싶지 않은 어린아이 사이의 이해가 서로 일치하는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어른들은 어떠한가. 식물이 일부러 만들어낸 독성분인 쓴맛을 즐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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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은 달콤한 과일은 좋아하지만, 쓴맛이 나는 피망이나 여주는 대부분 싫어한다. 이것은 생물로서는 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달콤한 과일은 식물이 먹으라고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중략) 먹히고 싶지 않은 식물과 먹고 싶지 않은 어린아이 사이의 이해가 서로 일치하는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어른들은 어떠한가. 식물이 일부러 만들어낸 독성분인 쓴맛을 즐겨 먹는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쓴맛이 있는 채소를 남기지 말고 먹으라고 강요한다. 이러한 어른의 취향을 식물이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p. 210)?

 

 

 

예전에 읽었던 <매혹하는 식물의="" 뇌="">와 <나무 수업="">과는 또 다른, 식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싸우는 식물="">.

 

앞의 두 책이 식물들이 주변 식물들이나 동물들과 맺는 관계를 주로 다뤘다면(가물가물하지만),

이 책은 식물들이 세포 단위로 맞서야 하는 세균들 수준부터 이런저런 곤충들과의 관계, 나아가 공룡시대 공룡들과의 관계까지 아우르고 있다.

(공룡으로 대표되는) 생명체들의 진화와 멸종이 어느 한 가지 이유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식물들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의 밑바닥에서도 지속된 변화의 한 흐름의 결과이기도 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식물들의 치밀하고도 현명한 적응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책에서 읽고 놀라워 한 바가 있다. 그저 세상을 둘러싸고 있는 병풍 수준으로 여기고 있던 식물들 역시 자기네들만의 세계를 이루고 그 안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협력하며 살아나간다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면서도 꽤나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새삼스레 몇 번이고 다시 감탄해버렸다.

 

 

뿌리혹박테리아가 공기 중의 질소를 추출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간다. 그 에너지를 만들어내려고 뿌리혹박테리아는 산소호흡을 한다. 반대로 질소고정에 필요한 효소는 산소가 있으면 활성을 잃어버린다. 즉, 산소는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산소가 있으면 곤란해진다.

그러므로 호흡에 쓰이는 산소를 운반하고, 여분의 산소는 재빨리 제거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콩과 식물은 대량의 산소를 효율적으로 운반하는 레그헤모글로빈이라는 물질을 몸에 지녔다. 우리 인간의 혈액 속에 있는 적혈구에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물질이 있어, 폐에서 체내 세포에 효율적으로 산소를 운반한다. 콩과 식물에 있는 레그헤모글로빈은 인간의 헤모글로빈과 유사한 성질이 있는 물질이다.

놀랍게도 콩과 식물의 신선한 뿌리혹을 잘라보면 피가 번진 것처럼 약간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다. 이것이 콩과 식물의 혈액, 레그헤모글로빈이다.(p. 96)

 

 

식물은 자신을 침범한 세균을 세포 내에 가두고 그 세포를 비롯 주변 세포까지 사멸시켜 세균이 몸 전체로 퍼지지 않게 힘쓴다.

외적으로는 곤충이나 동물의 먹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 특유의 독성 물질을 생산해 내뿜는 동시에 가시를 세우고 잎 자체를 뾰족하게 하는 등의 방어수단을 갖췄다.

 

또한 생식을 위해 곤충을 유혹하는 향기를 내뿜어 자신이 꿀을 품고 있다고 알리거나 꿀이 없으면서도 있는 척 향기를 풍겨 곤충을 속이고 꾀어 이용하는 등 각종 지능적인 방법을 개발해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식물들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독성물질이나, 포식자를 유혹해 이용하기 위해 내뿜는 향기와 꿀이 최종적으로는 인간에 의해 갈취당한다는 것이 재미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식물들 입장으로서도 억울하지 않은 것이, 인간에 의해 더 많이 재배되기 때문에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릴 수단으로서 인간을 이용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사실 자연은 각 개체의 삶의 질이 어떻게 되든 관심을 갖지 않는다.

자연이 중요히 여기는 것은 유전자가 꾸준히 이어지고 확대되는 것뿐이므로 식물과 인간의 기묘한 공생도 동물이나 곤충과 갖는 식물의 공생과 별다를 바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해머오키드라는 난초의 한 종류는 꽃 모양이 말벌의 암컷과 비슷하다. 가짜 암컷에 이끌려 찾아온 수컷 말벌이 짝짓기를 하려고 하면 말벌에게 꽃가루가 붙게 되어 있다. 즉, 해머오키드는 꿀도 꽃가루도 말벌에게 주는 일 없이 성공적으로 꽃가루 운반을 완수하는 셈이다.

한편 곤충도 꽃가루를 운반해야 하는 의무는 없다. 그렇게 진화를 거듭한 것이 나비다. 나비는 긴 다리로 꽃에 앉아 긴 빨대 모양의 주둥이로 꽃꿀을 빨아 먹는다. 그 때문에 꽃가루가 나비 몸에 붙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아름다운 나비를 사랑스럽게 보지만, 식물 처지에서 보면 식물과 곤충의 공생 관계를 배반한 나비는 꿀 도둑이나 다름없다.

물론 계약을 맺은 것도 아니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자연계는 무슨 일이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런 의리 없는 자연계에서도 곤충을 속여 꽃가루를 운반하게 하는 방법이 주류는 아니다. 눈 감으면 코 베어 갈 것 같은 자연계에서는 모든 생물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데도 많은 식물과 곤충이 서로 도와 공생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금 속여 단기적으로 이득을 얻기보다 정직하게 서로 돕는 쪽이 양측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결론을 내린 셈이다. (p. 150)

 

 

먹히지 않기를 수동적으로 바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방어하는 법에 이어 적을 이용하는 법까지 개발해낸 식물들의 끈기와 생명력은 과연 식물이 지구상의 진정한 패자인 이유라 할 만하다. 과연 식물과 곤충, 동물 모두를 손에 틀어쥐고 뜻대로 하려는 인간이 멸망으로 향해 가는 지금의 길에서 벗어나 식물처럼 함께 서는 법을 배울 수 있을지 두렵고도 궁금하다.

 

이 책은 내용이 무척이나 재미있고 흥미롭지만, 고작 한두 페이지마다 소제목이 무수히 붙어 있기 때문에 읽다가 자꾸 맥이 끊기는 듯한 느낌이 들어 불만스러웠다. 하지만 이 점은 읽다가도 아무때나 중단할 수 있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빠져들어 읽다보니 내용이 너무 흥미로워 불만스러웠던 점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짧은 것보다는 거슬리지 않을 정도의 길이가 가독성에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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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싸우는 식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산바람 | 2019.01.11 | 추천3 | 댓글4 리뷰제목
<싸우는 식물>은 식물의 시각에서 세상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식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들여다보게 하고, 자연계의 공존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내용은 6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1. 식물 vs 식물에서 투쟁하는 식물들을 다루고, 2. 식물 vs 환경에서는 고난을 이겨내는 싸움의 기술을. 3. 식물 vs 병원균에서는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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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식물>은 식물의 시각에서 세상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식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들여다보게 하고, 자연계의 공존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내용은 6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1. 식물 vs 식물에서 투쟁하는 식물들을 다루고, 2. 식물 vs 환경에서는 고난을 이겨내는 싸움의 기술을. 3. 식물 vs 병원균에서는 식물의 방어태세를 설명하며, 4. 식물 vs 곤충에서는 정면충돌은 통하지 않는다. 5. 식물 vs 동물에서는 먹고 먹히는관계에서 식물이 살아가는 법을 설명하며, 6. 식물 vs 인간에서는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끝없는 겨루기를 내용으로 하여 설명하고 있다.

 

메꽃의 성장 속도는 나팔꽃보다 더 빠르다. 나팔꽃은 두 개의 떡잎이 나온 뒤 본잎이 나오고 나서 덩굴부터 뻗어간다. 그러나 메꽃은 다르다. 놀랍게도 쌍떡잎이 나온 후 본잎이 나오기도 전에 먼저 덩굴부터 뻗는다. 경쟁 식물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성장하려고 먼저 덩굴을 뻗는 것이다.(p.16)” 잎이나 줄기 못지않게 땅속에서 벌이는 보이지 않는 싸움은 치열하다. 식물은 물과 영양분을 빨아들이고자 땅속으로 뿌리를 뻗는데, 마찬가지로 다른 식물도 살아남고자 뿌리를 뻗는다. 한정된 땅 속의 수분과 영양분을 서로 빼앗으려고 경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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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동물에 비해 정적으로만 느껴졌던 식물에 대한 편견을 확실하게 깨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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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in | 2018.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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