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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 왠지 클래식한 사람

: 오래된 음악으로 오늘을 위로하는

[ 단독 선출간, EPUB ] [ 크레마 터치, 크레마원 기본뷰어 이용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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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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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8년 1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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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26.99MB?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3.2만자, 약 3.9만 단어, A4 약 83쪽?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거슈윈은 어쩌다 그렇게 흥부자, 리듬부자가 되었을까? 아니나 다를까, 그는 어렸을 때 음악보다 스포츠에 재능을 나타냈다. 그는 음악은 여자아이들이나 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야구, 테니스, 수영, 승마 등 못 하는 운동이 없었다. (중략) 거슈윈은 어느 날 친구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감명을 받아 음악을 시작했다. 그때 들었던 곡이 <유모레스크Humoresques>다. 이 역시 매우 재밌는 리듬이 특징인 곡이다. 이 곡을 이루는 ‘부점리듬’은 앞이 길고 뒤가 짧아서 토끼가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듯하다 하여 ‘깡충리듬’이라고도 불린다. 그 생기 있는 리듬이 어린 거슈윈에게 잠재되어 있던 음악적 끼를 깨워준 듯하다. 그때 친구가 <유모레스크>가 아닌, 느리고 서정적인 곡을 연주했다면 우리가 오늘의 거슈윈을 만날 수 없었을지도 모르니, 참 다행이다.
p.60~61

당시 파가니니도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바이올린 실력을 얻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특히 파가니니가 바이올린의 G현 하나만 사용해서 연주하는 곡을 만들었는데, 한 줄로 연주하는 것이 인간의 솜씨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워서 악마에 관한 루머는 꼬리를 물고 커졌다. 그 G현이 그가 목 졸라 살해한 애인의 창자를 꼬아 만든 줄이며, 그는 사탄의 조종을 받아 연주한다는 소문이었다. 이 괴소문은 언론과 종교계에까지 파다해, 교회를 중심으로 그가 정말 악마라며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세력이 생겨날 정도였다고 한다. 그의 크고 마른 체구와 매부리코, 헝클어진 머리카락도 ‘파가니니 악마설’ 생성에 힘을 보탰다고 하니, 악성댓글로 상처받는 오늘날 연예인들의 심정을 그는 좀 알아주려나.
p.87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곡, 가장 좋아하는 교향곡은 고르기가 참 어려운데, 오페라 중에서는 나에게 가장 강력한 작품이 있다. <카르멘(Carmen)>이다. 프랑스의 작곡가 비제(Georges Bizet, 1838~1875)의 작품으로 스페인의 뜨거운 정열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정말 ‘매력’ 하나로 승부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관능적이고 섹시하다. 무엇보다도 카르멘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은 그동안 익숙했던 여성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이렇게 자신의 욕망과 사랑에 열정적인 여자 주인공이 있었던가? 어릴 때부터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로 가냘프고 공주 같은 여주인공을 봐왔기에, 자유분방하고 당당한 카르멘을 보면서 엄청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쎈 언니’ 카르멘은 소프라노보다 낮은 음역의 메조소프라노가 부르도록 되어 있다. 나는 이것도 신의 한 수, 아니, 비제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쎈 언니’에게는, 종달새처럼 예쁜 고음이 아니라 한층 묵직하고 단단한 목소리가 제격이다.
p.90~91

모차르트는 유난히 익살스럽고 활기찬 장조의 곡을 많이 썼다. 앞서 소개한 파파게노와 파파게나의 아리아처럼 그의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들은 요즘 뮤지컬에 나오는 코믹송들보다도 훨씬 더 재미있다. 그의 기악음악에도 번뜩이는 재치가 가득하다. 피아노를 조금 배웠던 사람이라면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티네와 소나타 중에 몇 곡은 쳐봤을 것이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는 총 19곡인데 이 중에 단조로 된 곡은 단 두 곡, 8번과 14번뿐이다. 매일 밝은 에너지가 가득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 차이콥스키나 슈만 같은 사람보다 더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8번과 14번은 그 우울함이 유난히 지독하다. 당신에게 우울한 음악이 필요할 순간이 있다면, 모차르트의 단조 소나타 중 특히 8번을 꼭 들어보았으면 좋겠다. ‘이거 정말 모차르트가 쓴 것 맞아?’라고 느낄 수도 있다.
p.199

딸의 죽음 이후 말러가 지휘자로 있던 오페라단의 단원들은 그가 수심에 잠겨 먼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을 종종 목격했다고 한다. 말러는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작곡을 한다. 말로 할 수 있다면 왜 구태여 작곡을 하겠는가?’라는 말을 남겼다. 말러의 음악이 그렇다. 말처럼 단순하고 명확한 전달이 아니라, 더욱 깊은 우물에서 힘들게 끌어올린 감정의 덩어리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으로는 풀릴 수 없는 크나큰 감정의 소용돌이가 느껴질 때 말러를 찾게 되는 것 아닐까.
p.231~232

슈베르트의 <도플갱어> 속 청년은 떠난 연인을 잊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보고 공포와 함께 너무나 큰 절망을 느꼈던 것 같다. 어둠 속에서 조금씩 그를 향해 다가가다가 ‘그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었다’라고 하는 부분에서 절규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어딘가 슈베르트의 자기연민도 느껴지는 음악이다. 왜 하필 저렇게 처연한 모습이 나란 말인가 하는 서늘함이 전해진다. 도플갱어에 대한 막연한 공포는 현실에서의 내 모습을 나 자신이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 그 사람들 가운데 나 자신이 제일 무서울지 모른다는 공포가 있을지도 모른다.
p.316~317

무기력에 빠진 라흐마니노프에게 어느 날 그의 숙모가 니콜라이 달(Nikolai Dahl) 박사를 소개해주었다. 그는 최면요법과 심리치료를 하는 정신의학자였고, 음악을 사랑하는 아마추어 비올리스트이기도 했다. 지금도 우울증이 마음의 병이므로 전문가에게 치료받아야 한다는 인식을 하기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니, 당시 라흐마니노프는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에게 찾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다행스럽게도 달 박사와의 만남은 그야말로 신께 감사할 만한 만남이 되었다. 달 박사는 몇 개월 동안 치료실 의자에서 반쯤 잠든 라흐마니노프에게 다정하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은 새로운 협주곡을 작곡할 것입니다. 분명 최고의 협주곡이 될 것입니다.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훌륭한 작품을 만들 것입니다.’
P.328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목차

서문: 쇼팽의 뒷모습을 보다

01. 왠지 클래식한 기쁨
태어났으니 촛불을 불자
영광은 신과 함께
봄의 악보들
당신의 걸음에 축복을
사랑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02. 왠지 클래식한 즐거움
정말 이래도 안 들을래?
파파의 유머
천재의 코믹송
나만 고양이 없을 때 듣는 음악
씹고 뜯고 듣고 즐기고

03. 왠지 클래식한 흥겨움
리듬이 있고, 움직이고 싶다
숨어서 춘 탭댄스
무도장은 오늘도 성업 중
예측할 수 없기에 짜릿한 선율
흥을 싣고 떠나는 기차

04. 왠지 클래식한 열정
52만5600분간의 열정
청춘이여, ‘배틀’하라
악마와 계약한 음악가
‘쎈 언니’의 욕망은 멈추지 않는다
마지막이 된 첫사랑

05. 왠지 클래식한 평화
치과에는 뉴에이지가 흐른다
북유럽식 평화
가장 화려하고 가장 차분한 바이올린
해석하지 않아도 됩니다
푹신한 소파에서 빠져드는 단잠같이

06. 왠지 클래식한 위로
영국 삼촌들의 속 깊은 노래
어머니는 기도하신다
걱정 말고 편히 자요
차라리 낯선 것이 위로가 될 때
결국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07. 왠지 클래식한 몽환
강물만이 알고 있다
무중력의 음표들
귓가에 뿌려진 짙은 향수
최면을 거는 리듬의 마술
오리엔탈 판타지

08. 왠지 클래식한 슬픔
클래식보다 오래된 슬픔
엘레지를 아시나요
폐허 위의 발라드
젊은 브람스의 슬픔
웃음 속의 눈물 한 방울
반도네온, 애수의 주름

09. 왠지 클래식한 우울
죽음을 부르는 멜로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한평생의 우울
낙천가라고 해서 우울을 모르겠는가
우울 속의 카타르시스

10. 왠지 클래식한 불안
한순간 타올라 재가 되더라도
음정불안 위에서
9번 교향곡의 저주
전쟁 속의 예술
나는 다른 혹성의 대기를 느낀다

11. 왠지 클래식한 그리움
가슴에 묻은 그리움
말로 할 수 있다면 왜 굳이 작곡하겠는가
뻥 뚫린 마음 그대로 두고
너무 먼 당신
친구를 잃은 그해 가을에
나의 브라질 오렌지나무

12. 왠지 클래식한 고통
은퇴를 선언하는 지친 목소리
어떻게 하면 삶을 견딜 수 있죠?
손을 다쳤던 연주자들
고통보다 괴로운 고통
예술이라는 자갈길 위에서
840번 반복할 것

13. 왠지 클래식한 고독
이방인의 독백
풍요 속 고독
겨울 나그네의 발자국을 따라가면
언어를 잃고도 남은 시간
죽음보다 고독이 무서웠던 여인

14. 왠지 클래식한 분노
미친 시인의 노래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모든 것이 내 탓이오
오케스트라의 싸움

15. 왠지 클래식한 공포
익숙하지 않은 소리
무서운 이야기 해주세요
롤러코스터 못 타는 사람?
왜 하필 저게 ‘나’란 말인가
진화하는 공포

16. 왠지 클래식한 감사
살아 있는 동안, 빛나라
따뜻한 말 한마디
고마워요, 질문하게 해줘서
이제 슈베르트보다 늙어가지만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백 년쯤 된 것이 아니라면 안심할 수 없어요”
세상이 무섭게 변해도 마음은 한자리에 고여 있었기에

더 이상 클래식하지 않은 시대에도 여전히 클래식한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오랜 역사를 지나오면서도 꾸준히 사랑받은 곡들을 신뢰하고 그 단단함에 의지한다.
- 본문 중에서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이 살아온 한 감정이 존재했다. 그리고 감정이 있는 곳에는 음악이 흘렀다. 그렇게 전해진 음악 가운데 유난히 긴 세월을 살아남은 것들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클래식이라 부른다. 클래식을 만든 세기의 작곡가들은 흔히 ‘차원이 다른 천재’로 여겨지지만, 그들도 우리처럼, 도무지 마음대로 안 되는 ‘마음’을 어쩌지 못해 음악을 만들었다.

기쁨, 평화, 열정 같은 긍정적인 감정부터 우울, 불안,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까지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르내리는 마음의 격랑을 그들도 겪었다. 그들은 백 년쯤 어린 우리에게 속삭인다. 지금 네 기분이 실은 이 음악에 가깝지 않으냐고. 세상이 무섭게 변해왔어도 지금 네 마음은 그 옛날 누군가의 마음과 같다고. 16가지 감정에 얽힌 고전음악과 작곡가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는 왠지 클래식한, 당신의 ‘오늘’을 위로할 것이다.


공부하는 클래식이 아닌,
마음을 포개는 클래식

카페나 식당에서 음악이 흘러나와 옆 사람에게 ‘이 노래 뭔지 알아?’ 물어봤을 때, ‘마이클 잭슨’ ‘라디오헤드’ 같은 대중음악이라면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간다. 그런데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오, 대단한데?’라고 반응한다. 이것이 클래식에 대한 또 하나의 편견이다. 왠지 클래식 음악을 듣기 전에는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할 것 같고, 작품번호 정도는 구분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는 편견.

창작 뮤지컬 작곡가로 <줄리 앤 폴>, <붉은 정원> 등의 작품을 통해 ‘클래식하면서도 대중적인’ 음악의 접점을 고민해온 저자 김드리는 모차르트나 베토벤, 나아가 바그너 또는 말러와의 첫 만남이 두려운 독자들에게 말한다. 그저 편안하게 그들이 ‘어떤 인상’을 가진 사람이었을지 상상해보라고. 낙천적이었을지, 우울했을지, 부유했을지, 가난했을지, 생전에 명예를 누렸을지, 늘 고독했을지, 아픈 곳은 없었을지, 다툼은 없었을지. 그들 또한 지금 당신과 똑같은, 매일을 아등바등 살아가는 사람이었기에.

이 책은 그들과의 ‘첫 번째 만남’을 주선한다. 낯선 여행지에 갔을 때 꼭 역사적인 지식이 없어도 그저 예쁜 건물과 풍경 앞에서 즐겁게 사진을 찍듯, 클래식 음악도 유럽 어느 마을에 산책을 가듯이 만나도록 유도한다. 그렇게 이 곡 저 곡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곡이 있으면 좀 앉아 머무르게 한다. 독자는 그 낡은 벤치에서 잠시 고된 일상을 잊고, 백 년을 거슬러 올라가 자신의 마음을 포갤 수 있을 것이다.



하이든의 위트, 말러의 불안, 사티의 기행…
그들의 ‘어떤 마음’이 악보를 쓰게 했을까

《왠지 클래식한 사람》은 우리가 중?고등학교 음악시간에 고전파 또는 낭만파 등으로 구분 지으며 외웠던 작곡가들이 다만 ‘한 인간으로서’ 어떤 성향을 가졌으며, 생의 희로애락을 지나며 무엇을 느꼈는지에 우선 주목한다.

서글서글하고 유머러스했던 하이든은 그를 후원한 귀족이 여름 휴가지에까지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데리고 가 ‘초과 근무’를 시키자, 마지막 악장에서 단원들이 하나둘씩 연주를 멈추며 악기와 함께 퇴장하는 퍼포먼스를 음악에 넣었다. 강박적으로 완벽을 추구했으며 불안에 시달렸던 말러는 베토벤, 슈베르트, 드보르자크 등 선배 작곡가들이 교향곡을 9번까지 작곡한 후 사망한 것을 의식해, 자신의 9번째 교향곡의 제목을 ‘Symphony No.9’이라 붙이지 않고 다른 이름으로 발표했으나, 거짓말처럼 10번째 교향곡을 쓰다가 세상을 떠났다. 또 괴짜 중의 괴짜였던 에릭 사티는 한 짧은 피아노곡에 ‘840번 반복할 것’이라는 지시어를 적어놓고, 그걸 다 연주하면 무려 18시간이 걸리도록 했다.

저자 김드리는 흥미로운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작곡가 선배들이 겪은 경험담을 전하듯, 지금 우리에게 남은 위대한 클래식 음악이 한 인간의 ‘어떤 마음’에서 출발했는지 조곤조곤 풀어낸다. 그리고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저마다의 이유로 감정의 부침을 겪을 때, 그 진폭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 그 옛날의 ‘마음들’에 가만히 기대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역사 속 음악가들이 지나갔던 감정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쏟아낼 곳 없어 위태로웠던 마음의 파도가 차츰 가라앉을 것이다. 그리고 유행하는 가요나 팝을 찾듯이 문득 협주곡과 교향곡, 오페라 아리아를 검색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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