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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우리가 참 아끼던 사람

: 소설가 박완서 대담집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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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6년 01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412g | 153*224*16mm
ISBN13 9791158160227
ISBN10 115816022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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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
사랑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들을 수 있어요

2016년 1월 22일은, 박완서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난 지 5주기가 되는 날이다. 하여 이곳에 계실 때 남기신 말씀을 한데 묶었다. 그동안 선생님의 후배 문인들이나 문학평론가들이 선생님을 찾아뵙고 나눈 대화의 결과는 참 많았다. 그 많은 기록 중에서 우리는, 서강대학교 국문과 김승희 교수,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이사, 장석남 시인, 최재봉 한겨레 선임기자, 김연수 소설가, 정이현 소설가, 씨네21 김혜리 편집위원, 신형철 문학평론가, 박혜경 문학평론가, 이렇게 9명이 진행했던 대담을 추렸고, 5주기에 부치는 이병률 시인의 새 글을 보태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대담집을 펴내며 미처 물어보지 못한 물음들 -호원숙

사람다움을 위한 ‘다정한 회초리’ -김승희
바스러지는 것들에 대한 연민 -조선희
상처가 아물기 전에 딱지를 뜯어내며 써야 하는 소설 -장석남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최재봉
우리에게 다녀가는 것들을 만나고 돌아온 봄날 -김연수
어떤 하루 -정이현
그 살벌했던 날들의 능소화 -김혜리
우리들의 마음공부는 계속됩니다 -신형철
미움이 아닌 사랑으로서의 글쓰기 -박혜경
5주기에 부쳐 당신은 참 아직도 여전히 예쁘세요 -이병률

작가 연보

저자 소개 (5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 자 소 개
김승희:작가,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조선희: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장석남:시인,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최재봉:한겨레신문 문화부 선임기자
김연수:소설가
정이현:소설가
김혜리:씨네21 편집위원
신형철:문학평론가,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박혜경:문학평론가
이병률:시인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현대처럼 정신적 가치가 붕괴되고 믿을 만한 질서와 규범의 밑받침이 없는 사회에서 살려면 많이 타협해야 하는데 ‘마지막 사람다움’을 짓밟는 힘에 대해서는 ‘오기’를 부려야 할 것 같아요. 이러한 사회 속에서의 이상형은 ‘수치를 알고도 당당한 사람, 즉 부끄러움과 오기를 다 갖춘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김승희, [사람다움을 위한 ‘다정한 회초리’]」중에서

“6·25는 내 운명을 완전히 바꾸어놨어요. 학업을 잇지도 못하게 했고 내가 꿈꾸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했죠. 전쟁 때문에 다 망쳐버렸다는 생각을 가끔 했어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운명에 놓인다는 것은 폭정에 시달리는 것보다 더 굴욕적인 것이지요. 아버지 안 계시고 오빠와 남매가 자랐기 때문에 굉장히 서로 아껴주었는데 오빠가 죽고 빨갱이로 몰리고 수모와 굴욕을 당하고 밑바닥까지 가는 가난을 겪을 때 나는 이 전쟁을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당하는 것들, 이길 수 없는 현실을 언젠가는 소설로 갚아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요. 그것은 그런 수모와 굴욕 속에서 최소한 자존심을 구하기 위한 자위행위이기도 했습니다.”
---「조선희, [바스러지는 것들에 대한 연민]」중에서

“소설이 무슨 거창한 어떤 것이라기보다는 역사의 수레바퀴에 밟힌 제 자신의 울음에서부터 시작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시원한 울음에는 일종의 감미로움이 있듯이 그 소설이라고 하는 것에도 감미로움이 있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장석남, [상처가 아물기 전에 딱지를 뜯어내며 써야 하는 소설]」중에서

“어머니는 이야기를 아주 잘하셨죠. 어머니는 시골에서 드물게 글을 읽는 여자였습니다. 필사본 책을 많이 가져다 읽으셨어요. 어린 시절 방학 때 시골에 내려가면, 자다가 깨서 보면 어머니의 얘기가 계속되고, 또 자다가 깨서 보면 계속되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풀지 못한 게 한이 되어서 가슴에 무언가가 생겨서 죽었다는 얘기라든가, 맺혔던 말을 풀어놓았을 때 행복해하던 모습 같은 게 잊히지 않습니다. 고향 마을로 시집온 지 얼마 안 된 여자들이 어머니에게 편지 대필을 부탁하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등잔불 밑에서 붓글씨로 그 여자들의 사연을 받아 적던 어머니 모습이 생각납니다. 물론, 그 여자들이 문장을 완성해서 부르는 건 아니었고, 엄마가 살을 많이 붙여 썼죠.”
---「최재봉,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중에서

“소설 쓸 때는 특히 그렇죠. 소설이란 내가 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그 세계가 바로 나를 받아들여준다면 그게 재미가 없을 거예요. 힘껏 두들겨서 간신히 들어가는데 그게 잘 되지 않죠. 스토리가 다 짜여졌다고 쳐요. 아까도 연애소설 얘기했지만, 주인공의 성격과 외모를 다 만들었다고 해도 그 사람이 노는 무대가 있어야만 하잖아요. 그게 내게 아주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써져요. 내가 구상한 세계니까 빤히 들여다보이는 것 같지만, 막상 들어가려고 하면 단단한 껍질을 둘러친 것 같아요. 그걸 간신히 뚫고 들어가는 것인데, 그런 일이 쉽게 이뤄질 리가 없죠.”
---「김연수, [우리에게 다녀가는 것들을 만나고 돌아온 봄날]」중에서

“선생님, 소설 하나하나가 다 재미있었어요.” 이렇게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말솜씨가 원망스럽다.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이신다.
“나는 쓰면서 내가 재미있지 않으면 못 쓰는걸.”
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했다. 나는 왜 문학이 고통의 다른 이름이라고만 여겨왔을까. 낡은 빨랫감 쥐어짜듯 영혼을 사정없이 비틀어 짜려고만 들었을까.
---「정이현, [어떤 하루]」중에서

“우리는 대가족인데다가 어휘가 풍부한 집안이었어요. 수다스럽진 않았지만 가족끼리 많은 말을 주고받았죠. 그리고 또 중요한 점은 아이의 말을 끊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바삐 살다보면 아이가 어른에게 부당하게 야단맞는 경우가 있잖아요. 덮어놓고 큰아이를 때린다거나. 그런데 저는 부당하다 싶으면 참지 않고 이건 이랬고 저건 저랬다 말대답을 했어요. 우리 엄마는 그것을 끝까지 들어주셨고 작은어머니는 “아유, 계집애가 저렇게 말대답을 하는데 놔두면 어쩌냐”고 엄마한테 뭐라 하셨죠. 나는 아이들이 자기 논리를 세워 말하도록 끝끝내 들어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봐요.“
---「김혜리, [그 살벌했던 날들의 능소화]」중에서

“소설은 너무 어려우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그 소설에 담겨 있는 뜻은 심오하더라도, 뭐 심오할 것까지야 없지만, 아무튼 잘 읽히게 써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쉽게 읽힌다고 해서 쉽게쉽게 썼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역시 글은 아름다워야겠지요. 제가 집 짓는 일에 더러 비유를 하는데, 집이라는 게 기능적이면서도 아름다워야 하잖아요. 글이라는 것도 그래야 하겠지요. 덧붙인다면 들어가고 싶은 집이기도 해야겠지요. 이를테면 서두 같은 데서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형철, [우리들의 마음공부는 계속됩니다]」중에서

난 억압의 관계가 싫어요. 평등의 관계가 좋죠. 남성 우월주의도 싫지만 여성 상위도 싫어요. 여성을 흔히 물에 비유하잖아요. 여성은 부드럽다든가 약하다든가 말하는데, 남성의 강하고 씩씩한 면과 여성의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루는 게 좋죠. 여성성과 남성성은 완전히 동등한 거고 그게 서로를 보완하고 조화를 이룸으로써 행복을 추구하는 거지, 여성이 남성화되거나 여성이 남성을 닮아가거나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박혜경, [미움이 아닌 사랑으로서의 글쓰기]」중에서

그래요. 선생님한테는 사늘함이 있어요. 서늘한데 따뜻한. 따뜻한 것은 오래 남는 모양새라서 알겠는데 그 따뜻한 사늘함은 유리병에 저장된 채로 진하고 또 진해요. 그 병을 들이켜면 속이 후련해지는 것이죠. 그것이 아직도 우리가 당신 소설을 읽는 이유이며, 아직 우리 옆에 당신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맞아요. 건배를 할 때마다 매번 그러셨어요. “행복하자!” 사늘한 말투였어요. 그럴 때마다 행복의 감각은 폐부를 휘감았더랬습니다.
---「이병률, [당신은 참 아직도 여전히 예쁘세요]」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당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
사랑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들을 수 있어요

2016년 1월 22일은, 박완서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난 지 5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소식을 전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아마도 “벌써 그렇게 되었어?” 하며 놀랄지 모릅니다. 그만큼 선생님의 부재(不在)가 주는 허전함은 크지 않았던 탓이지요. 선생님은 ‘여기’ 계시지 않지만, 선생님의 흔적은 ‘여기’ 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여기’ 계시지 않지만, 대신 ‘거기’ 계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비단 저만의 사정은 아닐 겁니다.

그래도 뵙고 싶은 마음만큼은 어쩌질 못하여, 선생님께서 이곳에 계실 때 남기신 말씀을 한데 묶었습니다. 그동안 선생님의 후배 문인들이나 문학평론가들이 선생님을 찾아뵙고 나눈 대화의 결과는 참 많았습니다. 그 많은 기록 중에서 우리는, 서강대학교 국문과 김승희 교수,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이사, 장석남 시인, 최재봉 한겨레 선임기자, 김연수 소설가, 정이현 소설가, 씨네21 김혜리 편집위원, 신형철 문학평론가, 박혜경 문학평론가, 이렇게 9명이 진행했던 대담을 추렸고, 5주기에 부치는 이병률 시인의 새 글을 보태었습니다.

그리하여, 1980년부터 2010년까지, 박완서 선생님의 30년이 여기에 모였습니다. 1980년이면 『나목』으로 문단에 데뷔하신 지 정확히 10년이 지났을 때이고, 2010년이면 영면에 드시기 꼭 한 해 전입니다. 그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박완서 선생님은, 첫째 따님께서 이 대담집을 엮으며 하셨던 말씀처럼 ‘변함이 없었지만 지루하지 않았고, 끊임없이 변화했지만 요란하지 않’(7쪽)은 모습이셨습니다. 거기에 5주기에 헌정하는 글까지 보태어졌으니, 이 한 권의 책만으로도 선생님을 우리 역시 여러 번 만나고 온 것에 다름이 아닐 겁니다.

박완서 선생님은 6.25를 몸소 겪어내고 또 그 이후 가족을 잃는 상처와 아픔을 딛고 『미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미망』을 비롯하여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켰음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그 엄숙하고 거룩함이야 거듭 말해 무엇할까요. 다만 이번 대담집을 통해, 다소 생경하지만 아름다운 우리말 어휘의 사용(135쪽), 어디 하나 걸림이 없이 매끈하게 읽히는 문장의 맛(137쪽), 결핍감으로부터 생겨난 문학적 상상력(191쪽) 등 소설의 깊숙한 부분에 대해 육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새로 개봉하는 영화를 찾아서 보거나(138쪽) 손녀딸을 얼러 재우며(31쪽), 또 무작정 집 앞을 찾아온 독자마저도 살뜰히 챙기고(119쪽), 살구를 따다 잼을 만들어 주변에 나누는(207쪽) 등 소소한 일상의 모습까지 모두 고스란히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선생님은, 사람다움을 짓밟는 힘에 맞서 갖춰야 할 부끄러움과 오기(21쪽), 여성으로서 느껴야 할 한계는 없다는 선구자적인 생각(26쪽), 그러면서도 집안일과 소설 쓰기를 잘 병행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한 불편한 지적(134쪽), 늘 새로운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대하는 태도(43쪽), 세대를 넘나들어 모든 동시대인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166쪽) 등을 이야기함으로써, 우리에게 선생님이라는 인생의 나침반이 계시다는 기쁨과 동시에 어머니처럼 포근하게 감싸안아주는 위로로 작용했습니다.

우리는 선생님을 흔히 ‘한국문학의 어머니’라 부르기도 하지만, 그런 선생님의 어머니 역시 훌륭하신 분이셨을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다른 아낙들의 연애편지를 대필해주실 정도로 이야기를 좋아하며 따뜻한 휴머니즘이 있고(82쪽), 강인하고 현명하셨던(209쪽) 선생님의 어머니. 이를 통해 선생님 또한 한 가정에서도 얼마나 훌륭한 어머니였을지는 얼핏이나마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선생님과 우리는 동시대를 통과했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 지나왔지만,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커다란 역사를 선생님은 통과했으며, 작금의 어지러운 속도의 세상에 우리는 선생님 없이 당도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당대를 똑똑히 바라보고 기록하고 작은 실바람을 만들어내셨던 것처럼, 우리도 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우리에게 주어진 당대를 또 열심히 바라보아야겠습니다. 그것이 선생님과 우리가 떨어져 있는, ‘여기’와 ‘거기’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길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제목 『우리가 참 아끼던 사람』에서 말하는 ‘우리’는 이들 10명의 필진이기도 하지만, 선생님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모두이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 생전에 종종 말씀하셨던 “죽는 날까지 현역 작가로 남고 싶다”는 소망을 자주 기억합니다. 선생님의 소설은 곧 선생님이어서, 이 한마디가 이토록 가슴에 맺혀 있습니다. 선생님이 ‘거기’로 건너가신 지 5년이 되었지만, 감히 말씀드리건대 선생님은 영원한 현역 작가입니다. 선생님을 향해, 제가 가진 두 개의 엄지를 모두 치켜올려보고 싶어요. 오늘만큼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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