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8년 12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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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16쪽 | 248g | 110*180*20mm |
ISBN13 | 9788934983910 |
ISBN10 | 8934983914 |
발행일 | 2018년 12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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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16쪽 | 248g | 110*180*20mm |
ISBN13 | 9788934983910 |
ISBN10 | 8934983914 |
프롤로그_ 실례합니다, 박요셉입니다 #1 있는 그대로 봐주세요 일종의 배려 달리는 것의 즐거움 11시 방향의 머리카락 사물의 온도 마지막 잎새 아니라고요 냉정한 사회 노는 것은 즐거워 아저씨의 세계 기억의 무늬 음식은 위대한 거야 사소한 약속 돋보기안경 고양이의 사냥 그래, 너는 틀리지 않았어 그런 느낌 아니 글쎄 끼잉끼잉 연봉 협상 합리적인 사람의 기분 #2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 물소와 호구 우주적 순간 즉석 만남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아이가 바뀌었어요 고성의 남작 박제 쟈카드 돗자리 사소한 일 옷을 입는 순서 코끼리 코 이석증 비누의 영혼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감각과 온도 달걀말이와 파스타 네코지타 해달과 수달 천장의 얼룩 설거지 달의 뒷면이 궁금한가요? #3 금수저입니다, 멘탈 금수저 묘한 위화감 가만히 눕는다 프로의 맛 바람이 많이 불어서 모모의 생일 빼빼로데이 어머니와 배추밭 야키소바 어른의 칭찬 집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볼트와 너트 흐릿한 결말 소매치기 인생은 결국 혼자인가요? 고무나무 아내의 일교차 이름 모를 벌레 꿈의 시작 사랑하면 닮는다 계절과 계절 사이 #4 없어 보이지만 있어요, 미묘한 차이 수박 예찬 미래를 선물받다 넓적부리황새 페어플레이 소음의 음계 미묘한 차이 여름 감기 형사와 디자이너 직업 형태 겨드랑이와 건자두 볼 빨간 중년 말의 고환 아마추어의 기쁨 애호박과 빨간 새우 연극이 끝나면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할 때의 대처법 조그만 혓바늘 주제에 부들부들 사실은 그게 아니라 모두에게 사랑받는다는 것 많이 그려보세요 |
책을 읽다 보면 묘하게 마음에 안정을 주는 책이 있다
아무 때나 아무 곳이나 들춰지는 대로 눈길 가는 곳에서 읽어도 매번 새롭게 즐거움을 주는 그런 책.
그림 위주가 아니고
그렇다고 글이 많이 쓰인 것도 아닌 거 같은
시집처럼 작고 앙증맞은 이 에세이는
집에서 고요히가 아니라
들고나가서 약간 소란스러운 백색소음이 가득한 카페 구석 자리에 앉아 킥킥거리며 읽어야 제맛일 거 같다.
글을 쓰는 사람은
저마다의 표현법이 있다.
이 책에도 존재한다.
숨겨 놓은 듯 뜻하지 않은 곳에서 어이없게 웃게 만드는 하나의 표현들이 이 책의 매력이다.
겨드랑이에서 건자두 냄새를 떠올릴 수 있는 작가의 표현력이 매 글마다 한 문장씩 들어 있어
그 문장들 앞에서 나도 모르게 킥킥거리고 있는 나를 보는 기분이 유쾌하다.
요즘 웃을 일이 없는데 허를 찌르는 웃음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 이 책 때문에 즐거웠다.
누가 시간을 돈으로도 살 수 없다고 했나. 나는 시간을 벌기 위해 일하고 있다. 그림 그릴 시간을 벌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니.
모두가 각자의 인생을 제멋대로 살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면 괴로운 일들도 박제화되어 영광의 트로피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해졌다.
어지럼증과 구토가 함께 오면 뇌 관련 증세라던데... 아직 마치지 못한 그림책과 어제 그리다 만 그림들이 떠올랐다. 그런 개떡 같은 것을 유작으로 남기다니 왠지 분했다.
비슷한 일상을 아주 조금 다르게 보는 시선이 이토록 재미있는 일임을 잊고 있었다.
2019년 1월에 읽은 에세이가 건자두여서 왠지 좋은 출발을 한 기분이다.
앞으로도
일상의 소소함을 개성 있는 관점으로
그리고 써주시길 바랍니다.
소소한 일상의 느낌
’겨드랑이와 건자두’ 박요셉 저
‘일러스트레이터’는 많은 작품을 창조해내는 예술가라고 생각해왔다. 무언가를 새로이 만들어내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단순히 생각해도 멋있다. 그래서 그랬을까. 책의 종류보다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쓴 책이라길래 흥미롭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은 저자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냥 담백하고 차분하게 자신의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직업상 사람들과 부딪혀야 하는 안타까움도 나타나고, 가족의 이야기, 자신의 생각들을 하나의 일러스트같이 만들어낸다.
“결국 나를 이끈 것은 모두 쓸모없고도 충실한 시간들이었는데 말이죠” 6p
“언제나 나는 나로서 있기만 하면 되는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문제” 207p
일반적인 일상 속의 저자의 모습은 여느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책을 읽으며 웃음을 주는 부분도 있고, 자신의 고뇌와 힘듬을 고백하는 부분도 있다. 짤막한 단편 수십개로 이어진 이 에세이는 저자 자신의 인간적인 모습이 진하게 드러난다. 여유로울때도, 바쁠때도 있지만 예술가 특유의 감성적인 모습을 담아내 상당히 대단하다고 느껴진 것은 우연이 아닐 터.
“세상에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 많다” 145p
이러한 일상 에세이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여타 다른 책들보다 분명 편안하게 읽히지만 더불어 공감이 된다는 게 기분이 좋아질 때도 있다. 우리의 삶이라 봐도 무방한 일상인데, 타인이 살아가는 또다른 일상을 알아보는 것은 흥미로우면서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볍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의 자발적 일상 표류기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 대한 동경이 있는 터라 글을 쓰는 작가의 에세이와 더불어 그림을 그리는 이들의 이야기는 꼭 읽어본다. 문장에 있어서 만큼은 작가의 이야기가 더 내밀하고, 풍성하지만 일러스트레이터나 화가,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는 묶여있지 않는 자유로움이 있다. 박요셉 일러스트레이터의 에세이 역시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제목만큼이나 이전에 보지 못했던 그림이 날큼하게 나를 쳐다보고 있고, 색지를 더해 책은 마치 수박을 베어 물듯한 디자인에 그의 내밀한 일상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있다.
요즘에는 무거운 이야기 보다는 가벼운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보니 책의 물성이 잘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다. <겨드랑이와 건자두>는 자발적으로 집에서 작업을 하지만,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고 있는 한 일러스트레이터의 이야기를 일상과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위트있게 그려냈다. 엽편처럼 짧게 짧게 그려진 이야기지만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가 얼마나 자신이 그려낸 결과물에 대해 자신감과 클라이언트들과의 약속을 중요시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반면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것에 대해 침범을 당하면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과감하게 일을 중단하는 지도. 많은 이들과의 일이 손쉽지 않지만 누구보다 열정을 다해 일을 하는 그의 모습들이 멋있게 느껴졌다.
그의 이름에 대해서는 몰랐지만 그의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작업했던 브랜드들이 낯이 많이 익을 만큼 화려하다. 아모레퍼시픽을 시작으로 미샤, 오설록, 설화수, 해피바스, 현대카드, 아디다스등 브랜드들이 그의 작품들과 콜라보한 작품들이 많았다. 독특한 그림체의 일러스트와 그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다른 색감을 나타내는 글이어서 더 특색있게 느껴졌다. 군더더기 없는 그의 글이 좋았고, 많은 글을 쓰지 않아도 그가 그러내고자 하는 색깔과 약속,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읽다가 싱긋 웃기도 하고, 유난히 뜨거운 것을 못 먹는 것에 대해서는 '고양이 혀'라는 이름을 명명해 주어서 고맙기도 했다. 남들은 뜨거운 것도 잘 먹는 반면 나도 뜨거운 것을 잘 못먹다 보니 음식이 나오면 조금 식힌 후에 먹게 된다. 물론 뜨거운 국물을 목에 넘기면 오~시원하다고 느끼지만 남들보다는 빨리 느끼지는 못하는 편이다.
금도끼와 은도끼처럼 매체에서 수저론에 대해 많은 언급을 하다보니 이제 식상하게 느껴졌지만 '멘탈 금수저'라는 그의 이야기가 건강하게 들린다. 멘탈이 강한 이의 이야기라 더 건강한 느낌이 들었고, 쾌활하면서도 긍정적인 마인드의 이야기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느낌표 가득한 글이나 감성적인 이야기가 아닌 그가 보내온 시간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좋았던 책이다. 다음에는 짧은 엽편의 이야기가 아닌 조금은 긴 이야기로 그의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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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의 무늬
여행은 돌아온 시점부터가 시작이다. 시작이 지날수록 불필요한 기억들은 다 떨어져 나가고 좋았던 , 혹은 인상적이던 기억들이 서로를 끌어당겨 결국엔 완벽한 하나의 아름답고 단단한 여행으로 남는 것이다. 그러고는 그 기억의 무늬를 하나하나 더듬으며 마음껏 탐하다 지루해질 즈음에 다시 떠남으로써 비로소 여행은 마무리된다. 어쩌면 여행은 떠난다는 행위 자체는 거대한 여행과 여행 사이에서 잠시 쉬어 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다. -p.32
나는 내게 시작이 많으면 대단한 작업을 할 수 있을 줄 알았지, 타성에 젖어 꼼짝도 못 하는 나를 볼줄은 몰랐다. 당분간은 근본적인 질문에 집착한 예정이다. 우선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부터 어떤 식으로 사물을 인식하는지까지도. 그리고 그것들을 바탕으로 좋은 이야기를 쌓아가고 싶다. 남의 이야기를 돌보느라 미처 살펴보지 못한 나의 이야기들을. 누구에게나 시간은 공평하게 흘러간다. - p.66
# 네코지타
유난히 뜨거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데, 오늘 책을 읽다가 우연히 '고양이 혀'라는 일본식 표현을 발견하고는 뛸 듯이 기뻐했다. '네코지타'라고 하던가. 그동안 바보 같은 혀라고만 생각했는데 엄현히 그것을 지칭하는 이름이 있다니! 남들처럼 얼큰하고 뜨뜻한 짬뽕을 한입에 들이켜진 못해도 '나는 고양이 혀니까 괜찮아'라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