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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환경주의

: ‘그린’으로 포장한 기업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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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리커버] 『2050 거주불능 지구』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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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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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8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50쪽 | 376g | 148*217*20mm
ISBN13 9788962631890
ISBN10 89626318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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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다국적 기업은 자신들의 행동을 위장하기 위해 어떻게 환경을 이용하는가

환경의 범위는 넓고도 깊다. 그 가운데 현재 가장 뜨거운 주제는 지구 온난화다. 기온을 상승시키는 원인은 수없이 많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온 상승은 장기적으로 인류 생존에 가장 치명적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전 지구적으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그렇다면 그 실패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 책은 이러한 실패의 원인들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찾아 나서는 노력이라고 할 만하다. 바로 환경을 교묘하게 이용해 끊임없이 탐욕을 채우는 다국적 기업과 일부 NGO의 민낯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분석하기 때문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머리말

1 황제가 입은 녹색 옷
2 지속 가능이라는 대재난
3 더 많이 구매하면 바다를 살릴 수 있다고?
4 삼류 극장
5 국가의 그린워싱
6 고기와 피
7 정의로운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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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의 경우

이 책은 세계적인 식품업체 네슬레의 캡슐 커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네슬레는 전 세계 400여 개 매장에서 다양한 커피 캡슐을 팔고 있다. 그 양은 2006년에 30억 개였지만 현재는 100억 개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원두를 1킬로그램에 2달러에 사서 캡슐 커피 1킬로그램에 80유로로 판매하는 것도 문제지만, 환경적으로 더 큰 문제는 캡슐인 알루미늄에 있다. 네스프레소에서 나온 알루미늄 캡슐은 매년 최소 8000톤에 이른다. 그런데 1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하려면 2인 가구가 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필요하고, 이로부터 이산화탄소 8톤이 배출된다. 알루미늄 생산은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의 3퍼센트를 차지한다. 그나마 회수라도 제대로 되면 다행이다.

네스프레소 홈페이지에는 “한 잔의 커피는 긍정적 영향력을 담고 있다. 네스프레소 커피 한 잔은 이를 향유하는 순간만 준비하는 게 아니라, 환경과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우리는 확신한다”고 쓰여 있다. 이처럼 네스프레소는 “긍정의 컵”을 “지속성에 대한 비전”이라고 이름 붙이고 있다. 네슬레는 2020년까지 알루미늄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자 하며 “회수율”을 100퍼센트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알루미늄은 재활용할 경우, 보크사이트에서 알루미늄을 생산할 때 에너지의 5퍼센트만 필요하다. 그러나 네스프레소는 처리와 수거를 오로지 고객에게 떠맡기고 있다. 다시 말해 고객에게 커피 캡슐을 노란색 자루에 넣거나, 노란색 통에 넣거나, 혹은 재활용 수거 통에 넣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면 네스프레소가 캡슐의 재활용 비용을 댄다는 것이다. 그러나 쓰레기통이 아닌 재활용 통에 들어가는 캡슐이 어느 정도인지 아무도 모를뿐더러 네스프레소가 재활용 알루미늄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역시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네스프레소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칸, 노르스크 하이드라, 리오 틴토와 손을 잡고 ‘지속 가능한 알루미늄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도 네슬레처럼 오직 생산을 늘리는 데만 관심을 갖고 있다. 리오 틴토만 하더라도 2006∼2014년 1600만 톤에서 4200만 톤으로 생산량을 늘렸다. 아우디, BMW, 코카콜라, 재규어처럼 환경에 폭탄을 던질 만큼 피해를 입히는 기업은 알루미늄 생산 전(全) 과정의 품질을 관리하고 인증하는 ‘알루미늄 관리 계획(Aluminium Stewardship Initiative)’ 산하에 있다. 심지어 BMW·네스프레소·리오 틴토는 이 알루미늄 관리 계획의 이사진이며, 유명한 환경 단체 세계자연기금(WWF)도 마찬가지다.

스위스의 NGO 솔리다르 스위스(Solidar Swiss)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는 공정하게 거래되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네스프레소는 그와 같은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이른바 “지속 가능한 커피”라는 프로그램을 고안해냈다. 미국 단체 열대우림연맹(Rainforest Alliance)과 함께 ‘네스프레소 AAA 지속 가능 품질’이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그런데 이 열대우림연맹은 치키타, 돌, 리들, 맥도날드처럼 문제가 많은 기업에서 생산하는 바나나, 커피, 차(tea), 종려유, 소고기에 안전 인증을 내주었다. 네스프레소가 개발한 지속 가능 운운하는 프로그램도 친환경적으로 재배하고 공정한 무역으로 거래하는 커피라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마치 친환경적으로 재배하고 공정하게 거래하는 것처럼 들린다.

만약 네스프레소를 처음부터 시장에 출시하지 않았다면, 생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정당하지 않았을까? 당연하다. 하지만 이렇듯 지속적으로 발전한 소비 사회에서는 그와 같은 질문을 아예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다. 그리하여 엄청난 쓰레기를 배출하고, 지나치게 비싼 커피 시스템이 자원을 낭비하고 소농을 착취하는 것이다. 이런 커피 시스템은 생태적 고려를 외면할 뿐 아니라, 심지어 인간과 자연 그리고 기후에 좋은 일을 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다른 기업들의 실상

네스프레소만 유일하게 기이한 행동을 하는 기업은 아니다. 구글에서 ‘지속 가능(nachhaltig)’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라. 1600만 개가 나온다. 영어로 ‘sustainable’을 검색하면 무려 3억 개의 글이 나타난다. 그중 언론 보도, 대기업이나 NGO 혹은 ‘윤리적 소비’와 관련 있는 수많은 포털의 글을 약간만 읽어봐도 금세 알 수 있다. 한때 해롭고 비열하다고 간주했던 모든 것이 오늘날에는 세계를 구원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오징어스테이크, 엄청나게 많은 자동차, 포뮬러 원, 주식 펀드, 비행기 여행, 모피 옷, 에스파냐 남부에서 수입한 채소, 식물 연료, 종려유, 유전자 변형 대두, 석탄 화력발전소, 댐, 북극에서 채굴한 석유 등 이 모든 것이 오늘날 ‘지속 가능한’, ‘환경 친화적’ 혹은 ‘책임감 있는’ 제품으로 제공된다.

석유 생산 대기업 셸은 자사를 풍력발전소로 광고하며, 코카콜라는 가난한 나라에서 모든 샘물이 마를 때까지 퍼 쓰면서 자사를 비축된 세계 지하수를 보호하는 주인공이라고 표현한다. 몬산토는 유전자를 조작한 씨앗과 독성 있는 살충제까지 판매하지만 자사를 기아와 싸우는 데 기여한다고 여긴다. 화학업계의 대기업 헨켈은 에너지업계의 거물들과 손잡고 핵발전소와 석탄 화력발전소가 유지되도록 애쓰면서도 풍력으로 움직이는 터빈에 “재생 에너지에 중요한 기여를 합니다”라는 스티커를 붙인다. 유럽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전기 회사 RWE는 숯가마가 생물 종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고 주장한다. 이유인즉 발전소의 냉각탑에 새가 둥지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레버의 회장 파울 폴만(Paul Polman)은 참으로 진지하게 이렇게 주장한다. “유니레버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NGO입니다.” 그런데 인스턴트 수프와 소스 가루처럼 일상에서 포기할 수 없는 것을 생산하는 이 식품 대기업은 매년 8톤이나 되는 원료(소고기, 대두, 종려유 등)를 소비하는데, 그중 절반은 전 세계에 있는 산림을 파괴해 만든 것이다. 심지어 군수업체조차 환경을 고려해가며 살상 무기를 만든다. 예를 들어 라인메탈(Rheinmetall)은 “자연스러운 삶의 기초를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지극히 중요”하다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으며, 크라우스-마파이 베그만-그룹(Krauss-Maffei Wegmann-Group: 독일의 군수업체)은 “자체 생산 과정에서 품질과 지속 가능성에 큰 가치를 둔다”고 주장한다.

이런 내용을 계속 접하다보면 좋은 느낌이 들기는 한다. 사람들이 의식 있는 회사의 제품만을 선택한다면, 세상을 구하는 데 동참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개인은 이렇게 하고 있지 않은가? 소비자, 산업계와 정치는 같은 목표를 추구하는 게 아닌가? 많은 행동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 좀더 나아지지 않았나?

나아진 측면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환경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는 세계의 다른 편에서는 파괴가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생태 발자국 네트워크(Global Foodprint Network)에 따르면, 전 세계 시민은 마치 지구가 1.6개나 되는 것처럼 살고 있다고 한다. 만일 전 세계인이 독일 사람처럼 소비한다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지구가 3개 이상은 있어야 할 것이다. 글로벌 생태 발자국 네트워크는 매년 이른바 ‘지구 과부하의 날(Earth Overshoot Day)’을 계산한다. 1년을 기준으로 지구 환경이 견뎌낼 수 있는 날, 요컨대 생태적·사회적으로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는 전 세계 모든 자원이 다 소모되어 더 이상 쓰레기와 온실가스를 수용하지 못하는 날을 말한다. 그런데 매년 이날이 앞당겨지고 있다. 2015년에는 8월 13일이었지만, 1년이 지난 2016년에는 8월 8일로 당겨졌다. 그리고 2017년에는 8월 2일이었다. 2000년에는 10월 8일이었다.

1980∼2010년 전 세계적으로 소비한 생물, 광물 원자재 그리고 화석 연료의 양은 400억 톤에서 800억 톤으로 2배 늘어났다. 이제는 석유 생산의 정점을 일컫는 ‘피크 오일’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모든 자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의 ‘Peak Everything’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숲은 1분마다 축구장 36개만큼 파괴되고 있다. 동물은 매년 5만 8000종이 사라지고 있으며, 비옥한 땅은 매년 240억 톤이 유실되고 있다. 굶주리는 사람의 수는 8억 1500만 명으로 증가했다. 역사상 유례없을 만큼 많은 식품을 생산하고 있음에도 20억 명이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 가난한 사람과 부자의 간극은 기괴할 정도로 벌여졌다. 옥스팜에 따르면, 억만장자 8명의 재산이 전 세계 가난한 사람들 절반이 갖고 있는 재산과 같다고 한다. 오늘날 4600만 명이 현대적인 노예처럼 뼈 빠지게 일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매일 최소 350만 톤의 쓰레기가 나오며, 매년 13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또 전 세계가 회의를 거듭하며 기후를 살리겠다고 맹세하지만 온실가스 방출은 늘어만 가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것은 없는 걸까? 사람들은 이 모든 걸 알고 있을까? 물론 이 모든 것은 결코 비밀이 아니다. 풍요롭게 살아가는 서구 사람들의 삶이 그렇지 않은 나라들에 미치는 폐해에 대해 확실한 정보를 제공할 기회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그럼에도 대기업들은 이윤을 남기는 더러운 핵 산업을 녹색 외투 밑에 성공적으로 숨기고 있다. 이런 대기업은 자신들이 원인을 제공해 발생한 문제를 직접 해결할 것이라 약속하면서, 생산량과 법규를 통해 그들의 이윤을 제한할 수 있는 정치의 목을 죄고 있다. 이와 동시에 대기업은 고객에게 양심이라는 부가가치도 판매한다. 이때 그들이 사용하는 전략은 마치 환경을 보호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것인데, 이런 태도를 일컬어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은 1장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2장에서는 역사상 가장 끔찍한 석유 유출을 야기한 2010년 4월 20일 멕시코만 석유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의 폭발에 대해 BP가 어떻게 위장 전술을 썼는지, 3장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사치를 조장한 패션 산업이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통해 바다에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버리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은폐시키기 위해 어떻게 그린워싱을 하는지를 신랄하게 파헤치고 있다.

패션 산업의 그린워싱

“우리 사회는 매년 2억 8800만 톤의 플라스틱을 생산한다. 이 플라스틱은 분해되지도 않고 생물학적으로 해체되지도 않는다. 대신 곧장 바다로 흘러 들어가 동물계와 식물계를 오염시키고 위협한다.” 이런 내용은 〈그린피스 매거진(Greenpeace Magazine)〉에 실리는 게 당연하겠지만, 잡지 〈분테(Bunte)〉의 홈페이지에 실려 있다. 〈분테〉는 대체적으로 절제의 미덕을 옹호하지도 않으며, 우리의 생태 의식에 경고를 하지도 않는다. 반대로 이 잡지는 부자와 연예인들의 사치스럽고 낭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데 여념이 없다. 마치 이런 삶의 방식이야말로 진정으로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플라스틱 재난에 대한 이런 보도에는 죽은 해양 동물(위 속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된)의 사진이 함께 실리지 않았다. 또 전 세계의 바다에서 떠돌아다니는 중부 유럽만 한 크기의 쓰레기에 대한 사진 역시 소개하지 않았다. (27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떠돌고 있다.)

〈분테〉는 오히려 세계적 뮤지션 겸 디자이너 퍼렐 윌리엄스의 사진을 실었다. 그는 유명한 비비언웨스트우드 모자(이 모자를 유행시킨 주인공)를 쓰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 현란한 멋쟁이 신사에게 또 다른 표식이 붙었는데, 바로 세상을 구하는 사람이다. 루이비통 보석과 선글라스 신제품을 디자인하던 윌리엄스가 네덜란드 브랜드 G스타를 위해 “바다에서 건져 올린 미가공의 것”이라는 제품을 고안해냈기 때문이다. 바로 태평양에서 나온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최초의 청바지 컬렉션이다.

2억 1500만 미국달러의 재산을 소유하고 사치스러우며 트렌드에 민감한 윌리엄스는 바이오닉 얀(Bionic Yarn)의 주주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바다에 떠돌아다니는 쓰레기에 면을 혼합해 인조 실로 재생하는데, 이렇게 나온 천을 윌리엄스가 아름답게 디자인한다. 따라서 ‘바다의 원자재’로 만든 청바지를 선택하는 사람은 패션의 희생물이 아니라, 이를 구매함으로써 바다에서 플라스틱을 건져내는 환경운동가가 된다. 즉 이 제품을 많이 구입하면 할수록 환경에 더욱 좋다는 얘기다. 그리하여 윌리엄스는 ‘윈-윈 상황’을 만들어낸다. 리사이클링은 바다를 오염시키는 원인을 해결하는 데(물론 확인된 결과는 아니며, 주장일 뿐이다) 그치지 않는다. 즉 쓰레기 자체가 패션 산업에 도움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채워지지 않는 원자재에 대한 욕망의 ‘해결책’으로서 ‘지속 가능한’ 원자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매년 전 세계에서 1000억 장의 의류를 생산한다. 그중 절반은 면으로 된 옷이다. 이를 위해 해마다 전 세계 경작지의 2.4퍼센트에서 2600만 톤의 원료(목화)가 생산된다. 그런데 목화 생산량 가운데 겨우 1퍼센트만을 생태적으로 재배하고, 70퍼센트는 유전자 조작을 하고 8000종의 다양한 농약을 살포해 재배한다. 투입하는 모든 살충제의 25퍼센트와 모든 농약 및 제초제의 11퍼센트는 목화를 심을 때 사용하며, 그중엔 맹독성 제초제 파라콰트도 있다. 잡초를 퇴치하는 화학 제품은 토양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물에 독성을 띠게 하고 생물 다양성을 파괴한다. 이런 화학 제품은 목화 재배지에 사는 지역 주민을 병들게 하고, 심지어 치명적인 중독을 일으킨다. 목화 재배만으로 1년에 20만 건 넘는 농약 중독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2만 명이 사망한다.
티셔츠 한 장을 생산하는 데 2700리터의 물이 들어가고, 청바지 한 장을 생산하는 데는 심지어 80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목화 농장의 절반은 인공적으로 물을 댄다. 그 결과가 어떤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중앙아시아의 아랄해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독일 바이에른주만 한 면적이던 아랄해는 70퍼센트까지 물이 말라버렸다. 아랄해로 흘러드는 강들로부터 물을 끌어들여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사막에 있는 목화 농장에 물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한때 세계에서 네 번째로 컸던 내해(內海)가 고갈된 이런 현상은 인간이 초래한 가장 엄청난 환경 재해 중 하나로 알려졌다. 요컨대 섬유 산업에 희생당한 것이다. 무엇보다 섬유 산업은 환경 파괴의 세 번째 주범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런데 이 산업은 잡지 〈분테〉로부터 박수를 받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패션 브랜드가 생태학적 양심을 발견하다”라며 독일 잡지 〈슈테른(Stern)〉이 환호하고 나섰다. 〈슈테른〉은 5쪽에 이르는 라이프스타일 보도에서 ‘그린 리빙(Green Living)’이라는 제목으로 “지속 가능성과 멋은 더 이상 대립하지 않는다”며 바다에서 건져 올린 플라스틱으로 옷을 만드는 기사를 올렸다. 그러나 패션 산업이 바다를 구한다는 이들의 이야기는 녹색 거짓말에 불과하다. 즉 바다에서 건져낸 플라스틱으로 만든다는 운동화는 아디다스가 매년 생산하는 3억 개 이상의 제품 중 0.5퍼센트를 차지할 뿐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아디다스는 해양 환경 단체 ‘팔리 포 더 오션스(Parley for the Oceans)’와 함께 일하고 있다. 전 세계 바다에 있는 플라스틱을 섬유 산업을 위해 수집하는 이 단체는 또한 퍼렐 윌리엄스와 함께 G스타의 “바다를 위한 원자재” 라인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어서 아디다스는 바다 플라스틱을 활용한 운동화를 만드는 프로젝트로 유엔의 축복까지 받았다. 요컨대 이 대기업은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팔리 포 더 오션스와 함께 북극 바다에서 어망에 걸려든 플라스틱으로 만든 운동화 시제품을 소개할 기회를 잡았다. 팝스타 윌리엄스는 아디다스와 협업해 이를 칭송하는 노래를 불렀다. 윌리엄스는 제품을 추천하는 유명 인사이자 디자이너로서 아디다스로부터 많은 돈을 받았으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는 아디다스를 위해 ‘오리지널스 슈퍼 컬러 팩(Originals Super Color Pack)’을 개발했다. 50가지 다양한 색을 띤 운동화다. 이 운동화는 물론 윌리엄스가 새로 내놓은 모델 ‘시그너처 테니스 휴 프라임니트(Signature Tennis Hu Primeknit)’처럼 그야말로 정상적인 플라스틱 제품이다. 아디다스는 이 제품을 진지한 자세로 “인간성에 바치는 오마주”라고 광고했다. 이 대기업은 윌리엄스에게 일하기 좋은 조건을 제시했는데, 아디다스가 아시아와 중앙아메리카에 갖고 있는 공장과 맺은 작업 조건과 비교하면 매우 좋다고 할 수 있다. 제품을 공급하는 공장들과 맺은 조건은 그야말로 끔찍하다. 딱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임금을 주고 일을 시킨다니 말이다. 그렇게 노동 착취를 하면서 마치 바다를 구제하는 과업, 다시 말해 인류에 대단한 봉사를 한다고 떠들어도 되는 것인가?

종려유와 농·축산업이 인도네시아와 아마존의 숲을 파괴한다

4장과 6장은 거의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4장은 유니레버가 종려유를 얻기 위해 인도네시아 숲을 어떻게 파괴하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는지, 6장은 농·축산업이 어떻게 아마존 유역 토착민들에게서 땅과 생명을 빼앗아 가는가를 적나라하게 폭로하는 동시에 이를 교묘하게 미화하는 방법도 드러낸다. 이 두 장은 공통점이 있다. 숲을 파괴하고 토착민을 보금자리에서 내쫓아 저임금노동자로 전락시킨다는 사실이다. 6장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브라질에서 매년 스테이크와 소시지가 되는 소가 4000만 마리라고 한다. 그리고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 육류 생산은 7800만 톤에서 3억 800만 톤으로 4배나 증가했다. 2050년까지 5억 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얼음 없는 지구 표면의 3분의 1과 전 세계 농업용 땅의 70퍼센트를 축산에 사용하고 전 세계 농경지의 33퍼센트에 동물용 사료, 무엇보다 대두를 심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생산하는 대두의 98퍼센트는 사람의 위가 아니라, 동물의 사료 통에 들어간다. 한편 전 세계에서 재배하는 모든 식물의 67퍼센트만이 인간의 식품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사료와 바이오 연료 등으로 가공된다. 미네소타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만일 수확한 곡물을 식량으로 가공할 경우 40억 명에게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OECD 회원국이 고기를 지금보다 3분의 1만 적게 소비해도 독일만 한 면적이 생겨나고, 여기서 인간을 위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거의 10억 명의 사람이 굶주리고 있는 반면, 전 세계에서 도축하고 있는 200억 마리의 동물이 전체 수확 곡물의 절반을 먹어치운다. 사람이 아닌 동물의 사료로 쓰이는, 100칼로리의 열량을 내는 유용 식물은 그와 같은 에너지의 3분의 1만 나오는 육류의 생산에 사용된다. 1킬로그램의 소고기를 생산하려면 7∼16킬로그램의 사료와 60만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그 밖에 직접적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70퍼센트는 동물성 제품의 사육으로 인해 발생한다.

많은 사람이 인용하고 있는 〈미국에서 소고기 생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1977년과 2007년 비교〉에서 ‘보비디바’ 주디스 캐퍼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대두 같은 곡물을 사료로 먹이는 ‘현대적’ 밀집 사육은 풀과 건초를 먹이며 키우던 1970년대의 대량 사육에 비해 토지와 사료 그리고 물을 덜 소비하며, 따라서 훨씬 더 친환경적이다.” 물론 캐퍼는 항생제, 베타 차단제(심장의 부담을 줄여서 긴장을 완화하는 약물) 그리고 호르몬의 사용과 그로 인한 결과는 비밀에 부쳤을 뿐 아니라, 대두 단작과 살충제의 과도한 투입이 식물의 다양성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숨겼다. 단작과 과도한 비료 및 살충제를 투입하지 않고 소규모로 각각의 지역에 맞게 그리고 농업 생태를 생각하며 짓는 농사, 육류를 지금보다 훨씬 적게 소비하는 것 등을 캐퍼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런 것은 캐퍼가 말하듯 생태에 눈먼 낭만주의자들이 아니라, 2008년 전 세계에서 400명 넘는 전문가와 과학자들이 제출한 세계 농업 보고와 남반구에서 활동하는 소농 운동이 제기한 것이다.

“소고기를 먹나요? 먹는다면 어떤 고기를 구입하세요?” 브레이크스루 연구소는 인터뷰 막바지에 캐퍼에게 그런 질문을 던졌다. “그럼요! 내가 미국에 있을 때는 곡물을 사료로 주는 게 보편적이었어요. 다시 영국에 왔는데, 이곳은 또 다른 시스템입니다. 유럽연합에서 호르몬 주입과 베타 차단제를 금지하고 있죠. 그래서 다른 대안이 없어 ‘자연산’ 소고기를 구입하고 있어요.”
유럽 사람들은 베타 차단제와 호르몬을 주입하지 않은 친환경적 소고기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엄청난 스캔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방식으로 물론 세계를 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을 왜곡하고 단편적 사실만 과장해서 얘기하며 결정적으로 중요한 세부 사항은 숨기기. 바로 이런 방식으로 녹색 거짓말이 탄생하며, 산업은 그것을 과학적 증거라면서 세상에 발표한다. 현재의 상태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이른바 녹색 거짓 뉴스의 양산은 전통적 프로파간다를 대체했다. 한때 기후 변화를 거부한 자들이 유행시킨 그 선전 말이다. 캐퍼 같은 사람은 지속 가능한 사업을 한다고 밝히는 육류 산업에서 진정 행운아다. 캐퍼가 지속 가능한 소고기를 위한 세계원탁회의의 외부 고문이자 감시자인 것은 그리 놀랍지도 않다.

2014년 23개 동물 보호 협회와 환경 단체는 지속 가능한 소고기를 위한 세계원탁회의 이사진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 원탁회의의 기준은 “기껏해야 널리 수용되고 있는 칭찬 일색의 희망 사항을 수집해둔 것에 불과하다”는 내용이었다. 원탁회의가 내놓은 목표란 늘 하던 대로 사업을 하면서 그걸 ‘지속 가능’으로 포장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소고기 원탁회의는 항생제를 금지하지 않고, 다만 동물한테 주입하는 의약품을 책임감 있게 투여하라는 지시만 내릴 뿐이다. 호르몬과 베타 차단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으며, 고통을 안기는 뿔 제거와 거세도 마찬가지다. 동물을 “건강하고 정상적 행동을 할 수 있게끔, 그리고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에서 키워야 한다”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정의한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한 사료”를 먹여야 한다는데, 만약 그런 사료가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지속 가능한 사료’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여기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다. 그러면서 소 사육을 늘릴 목적의 나무를 덜 베어낼뿐더러 벌채도 “아예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렇듯 원탁회의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심각한 생태적·사회적 손상을 입혀놓고는 이를 진보라고 자축하며, 그런 진보를 더욱 확장하는 것을 지속 가능이라고 표현하는 게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때 그들이 말하는 ‘효율성’은 가능한 한 짧은 시간 안에 동물을 도살장으로 보내려는 노력이며, 이는 결국 많은 동물을 스테이크로 가공하고자 하는 걸 숨기려는 의도다.

이제야 겨우 기후온난화가 세계 문제가 되었다

6장은 정치가 어떻게 기업을 보호하고 인권을 침해하는지 수많은 예를 들어 폭로한다. 7장은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본다.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페루 안데스산맥의 도시 우아라스에 사는 사울 루시아노 이우야가 독일의 최대 에너지 회사인 RWE를 상대로 벌인 소송 이야기다. 이우야는 관광객을 7000미터 높이의 산으로 안내할 때마다 기후 변화를 목도한다고 보고했다. 그곳에서 그는 얼음이 녹아 생긴 새로운 호수를 항상 마주치며, 더 이상 걸어갈 수 없는 수천 개의 눈밭도 만난다고 했다. 빙하는 계속 줄어들고, 반대로 빙하가 녹아 생긴 호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우아라스에서 북쪽으로 2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는 빙하가 녹아 형성된 팔카코차(Palcacocha) 호수가 있다. 해발 4560미터에 있는 이 호수에는 1700만 세제곱미터의 물이 담겨 있다. 40년 전보다 30배나 늘어난 물의 양은 지금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2003년보다는 4배로 늘어났다. 이런 식으로 계속 불어나면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이우야를 비롯한 5만 명의 주민은 위험에 빠질 것이다. 즉 빙하가 지속적으로 녹고, 흙이 무너지고, 눈과 얼음이 많아지면 호수의 물이 둑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30미터 높이의 물이 도시를 황폐화시킬 수도 있다. 그곳의 호수들을 조사한 텍사스 대학의 과학자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그와 같은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우야는 바로 이런 재난으로부터 자신과 고향을 보호하고 싶었다. 그래서 에너지 대기업 RWE를 법정에 세워 책임을 묻기로 한 것이다.

독일에 있는 RWE의 화력발전소 30기는 2억 5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페루 전체의 교통과 전기 그리고 방출되는 열기를 모두 합한 것의 5배에 해당한다. 유럽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5곳의 갈탄 발전소 중 3곳이 에센(Essen)에 본사가 있는 이 대기업에 속해 있다. 노이라트(Neurath), 니데라우셈(Niederaußem), 바이스바일러(Weisweiler)가 그것이다. 갈탄 발전소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만으로도 RWE 혼자 전 세계 기후 변화의 0.5퍼센트에 대한 책임이 있다. 과학자들은 고소장에 그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 때문에 이우야는 RWE가 그에 상응하는 기후 변화에 책임을 지고 페루 주민이 홍수 방지를 위해 투자해야 할 비용의 0.47퍼센트, 약 1만 7000유로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마다 총매출 460조 유로를 올리는 대기업으로서는 지극히 가소로운 금액이었다. 아마도 이 에너지 대기업이 런던에 본사를 둔 다국적 로펌 프레시필즈 브룩하우스 데링어(Freshfields Bruckhaus Deringer) LLP를 고용하는 데 지불하는 금액과 비교해도 훨씬 적은 돈일 것이다. 하지만 이 재판에서는 돈이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간단하지만 전 세계적 차원의 질문을 제기한다. 예컨대 지구를 오염시키는 일개 기업(여기서는 독일 기업)을 상대로 세상의 다른 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 변화에 대한 보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일까?

항고심 재판정에서 원고 측에서 초대한 독일기후조합의 회장이자 로마클럽 독일 회장이기도 한 유명한 기후 연구가 모이프 라티프(Mojib Latif)는 “RWE가 발생시키는 오염 가스는 한정된 수준이지만 기후에 확실한 영향을 미치고, 기온 상승에 기여하는 부분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롤프 마이어(Rolf Meyer) 재판장은 베노 무크단(Benno Mugdan)의 《민법전을 위해 수집한 자료》(1899)를 인용했다. “무엇보다 먼 곳까지 미치는 영향을 특정 부분에만 한정하기는 힘듭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인간이 하는 행동은 멀리까지 뻗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만일 그와 같은 대기 오염을 허락하거나 불허하는 것을 결정해야 한다면 이웃만을 고려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모든 사람에 대한 권리로 정해야 할 것입니다.”

마이어 판사가 이우야 측 변호사의 의견을 수용했다는 사실이 분명했다. 재판정에 앉아 있던 청중은 큰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쳤다. 이날 바로 이 재판정에서 두 세계가 서로 충돌했다. 하나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전 세계에서 저지르는 불의를 합법화하려는 부자 나라 북반구의 세계였다. 다른 하나는 이와 같은 불의가 실제로 일어나는 현장을 더 이상 참지 않으려는 남반구의 세계였다. 이우야는 이와 같은 고소를 통해 기후 변화를 세상의 중요 관심사로 부각시켰을 뿐 아니라, 외형화 사회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살아가면서도, 다른 국가로 하여금 북반구 국가들의 경제 활동으로 인해 생기는 결과와 식민지적 삶의 방식을 당연한 듯 짊어지게 만드는 외형화 사회 말이다. 재판정에 바이에른 출신이나 바덴뷔르템베르크 출신 혹은 유럽의 부유한 나라 출신 고소인이 앉아 있지 않고, 페루 출신 고소인이 앉아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마이어 판사는 말했다. “유럽이었다면 당연히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했을 테고, 안정적인 댐이 분명 있었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여러 지역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언급한다.
“대량 사육 시설과 산업화한 농업에 반대하고, 물을 비롯한 공공 자원의 사유화에 반대하는 시민 행동에 참여할 수 있다. 자동차 없는 도심을 위해 투쟁하고, 시민의 손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석탄 광산과 자유 무역 그리고 노동 착취를 반대할 수 있다. 사회적·생태적 정의를 위한 전 세계의 투쟁에 참여하는 노동조합, 인종 학대적 원조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 활주로와 항구의 새로운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지지할 수 있다. 우리의 음식을 독점적 손아귀에 넘겨주는 거물 기업(바이엘과 몬산토 같은)의 합병을 막을 수 있다. 이런 모든 것이 사회의 권력 관계를 무너뜨리고 전 세계의 정의를 구축하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데 도움을 준다.”

회원리뷰 (9건) 리뷰 총점9.7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위장환경주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코* | 2019.01.19 | 추천33 | 댓글23 리뷰제목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 나가기 두려운 날이 많습니다. 마스크를 써도 이게 어느 정도로 효과가 있을지 의심이 가기도 하고, 마스크 자체도 너무 비싸고, 또 실내에 들어가면 보통 마스크를 벗는데 실내도 미세먼지 수치가 밖과 그다지 차이가 없다고 해서 점점 될대로 되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이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우리는;
리뷰제목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 나가기 두려운 날이 많습니다. 마스크를 써도 이게 어느 정도로 효과가 있을지 의심이 가기도 하고, 마스크 자체도 너무 비싸고, 또 실내에 들어가면 보통 마스크를 벗는데 실내도 미세먼지 수치가 밖과 그다지 차이가 없다고 해서 점점 될대로 되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이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중국을 욕하곤 합니다. 인구도 많고 환경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는 중국이 우리나라에 피해만 준다면서요.


 하지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중국의 그 많은 미세먼지의 원인입니다. 물론 중국은 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난방만 생각해도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하겠죠. 하지만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수많은 물건들을 생산하는 공장들을 매일 돌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수많은 값싼 물건들은 전부 중국, 인도, 베트남 등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서 공장들을 전부 중국, 인도, 베트남 등으로 옮겨 물건들을 생산하면서 그로 인한 부작용도 그곳에 외주화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노동 환경도 그렇지만 여러 폐기물들과 대기오염 및 수질오염 등의 환경 문제도 그렇습니다. 심지어 자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도 수출해 눈앞에서 치워 버립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작년에 중국이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하자 큰 문제가 일어났죠. 우리나라는 비교적 분리배출에 대한 인식이 높은 나라여서 다들 그렇게 배출하면 재활용이 잘 될 줄로 알고 있었을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정말 미미한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고 전부 다른 나라로 치워 버렸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과연 중국의 환경 문제가 그들만의 문제일까요?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고 골치 아픈 문제들은 다 밀어 놓고서 이제와서 환경 문제는 그들의 잘못이라고 손가락질할 자격이 우리에게 있는 걸까요?


 서구의 소비 사회 구성원은 모든 게 지금처럼 돌아갈 것이라는 말을 듣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그린워싱이 잘 작동한다. 마음껏 소비하면서 살고 있는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데 한몫할 것이라는 말을 듣기 좋아하는 까닭이다. (...) 뮌헨 루트비히-막스밀리안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슈테판 레세니히 교수는 저서 《우리 옆에 노아의 홍수》에서 외향화 사회라는 개념으로, 서구의 복지는 근본적으로 못사는 다른 나라를 희생시킴으로써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왜냐하면 경제 성장과 소비로 인해 발생하는 생태적이고 사회적인 비용을 못사는 나라들에 전가해야 하는 까닭이다. 달리 얘기하면 "우리는 우리의 조건으로 살지 않고, 다른 나라의 조건대로 산다. 우리 서구인은 잘 사는데,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은 잘 못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난과 부당함의 원인을 그것이 크든 작든 다른 곳에 있다고 말한다". (p.27-28)


 제가 이번에 읽은 『위장환경주의』는 "'그린'으로 포장한 기업의 실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네슬레, BP, 셸, 유니레버, H&M과 자라를 비롯한 다양한 패스트패션 기업들, 코카콜라 등 대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본인들을 의식 있는 기업으로 포장하면서 세상에 해를 끼치고 있는지 그 실상을 알려주는 책이죠.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대기업들을 속으로 욕하면서, 이들이 얼마나 겉과 속이 다른지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겉과 속이 다른 것은 저 자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값싸고 예쁜 옷과 물건들을 시도때도 없이 사고 버리며 편리함과 욕망은 누릴 대로 누리면서, 쓰레기 분리배출 좀 성실하게 하고 가끔 에너지를 절약한다고 스스로를 의식 있는 세계 시민이라고 생각하고 온갖 문제는 다른 곳으로 떠넘겨 왔던 제 모습을 이 책을 읽으며 볼 수 있었습니다. 대기업들이 이 책에 묘사된 것처럼 못된 짓들을 하면서도 승승장구하는 것은 우리가 눈감아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일의 피해가 당장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니면, 특히 그 피해가 나와는 관계 없어 보이는 먼 나라에서 일어나는 것이라면 우리는 슬쩍 눈을 감고 좋은 면만 바라봅니다. 화려한 광고 속의 새롭고 뛰어난 제품들에 금세 홀딱 반해서 지갑을 열면서요.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 대기업들의 잘못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이 모든 일들이 나중에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돌아올까 생각하니 정말 무서웠습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후손들의 피해는 미세먼지 가득한 공기 속에서 숨을 쉬거나 미세 플라스틱에 오염된 해산물을 먹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넓은 우주 속에서 기적같은 삶을 살 수 있는 행운을 앞으로도 계속 물려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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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환경주의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m****h | 2021.05.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제대로 된 책이 나왔다. 이 책은 독일 기자 카트린 하르트만의 고발이다. 영화로 만들 모양이다.  이 책은 환경을 교묘하게 이용해 끊임없이 탐욕을 채우는 다국적 기업의 민낯을 소개하고, 환경보호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제시한다.  지은이는 대기업들이 자신들이 원인을 제공해 발생한 문제를 직접 해결할 것이라 약속하면서, 생산량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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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책이 나왔다. 이 책은 독일 기자 카트린 하르트만의 고발이다. 영화로 만들 모양이다.  이 책은 환경을 교묘하게 이용해 끊임없이 탐욕을 채우는 다국적 기업의 민낯을 소개하고환경보호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제시한다.

 지은이는 대기업들이 자신들이 원인을 제공해 발생한 문제를 직접 해결할 것이라 약속하면서생산량과 법규를 통해 그들의 이윤을 제한할 수 있는 정치의 목을 죄고동시에 고객에게 양심이라는 부가가치도 판매하는데이때 그들이 사용하는 전략은 그린워싱(Green washing)으로이는 마치 환경을 보호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라 말한다.

 

환경보호를 위해 우리는 대량 사육 시설과 산업화한 농업에 반대하고물을 비롯한 공공 자원의 사유화에 반대하는 시민 행동에 참여할 수 있다자동차 없는 도심을 위해 투쟁하고시민의 손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석탄 광산과 자유 무역 그리고 노동 착취를 반대할 수 있다사회적생태적 정의를 위한 전 세계의 투쟁에 참여하는 노동조합인종 학대적 원조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활주로와 항구의 새로운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지지할 수 있다우리의 음식을 독점적 손아귀에 넘겨주는 거물 기업(바이엘과 몬산토 같은)의 합병을 막을 수 있다.’ 고  그의 주장은 마치 조정래 작가의 천년의 질문에 나오는 대목과 아주 비슷하다. 시민들이 더 이상 참아서도 안되고 참을 필요도 없다. 대놓고 이야기 하자, 시민운동의 방식도 너나사모(너와 나 나라사랑모임)로 하여 1000원씩, 내는 회원이 1000만 명, 100개의 시민단체를 만들자는 주장이다. 

  그렇다. 환경의 범위는 넓고도 깊다그 가운데 현재 가장 뜨거운 주제는 지구 온난화다한편 지구 기온을 상승시키는 원인은 수없이 많은데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온 상승은 장기적으로 인류 생존에 가장 치명적인 것으로 판명되었다그래서 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전 지구적으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그렇다면 그 실패의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안일한 태도다. 먹고 살기 바쁜데, 언제.... 스웨덴은 인구 900만에 시민단체 25만개, 그렇다면 시민 36명당/1 단체라는 계산이다. 열명이 모이면, 조직이 되고, 100명이 모이면 연합이 되고, 1000명이 되면, 당이 되는 것처럼, 십시일반 주머니 돈을 떨어가면서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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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녹색 거짓말 [사회-위장환경주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책****벤 | 2019.11.07 | 추천3 | 댓글6 리뷰제목
이럴 줄 알았다. 그동안 완전히 믿지 못하는 마음에 꺼림칙했던 것들의 실체가 확실하게 드러나 있다. 작가가 대단해 보인다. 이런 글을 쓰는 작가는 늘 죽음에 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데, 책 속에도 실제 그런 사례가 나오기도 하는데, 목숨을 내놓고 쓰는 글이라니, 그럼에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쓰는 글이라니. 기자 혹은 작가의 다른 차원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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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다. 그동안 완전히 믿지 못하는 마음에 꺼림칙했던 것들의 실체가 확실하게 드러나 있다. 작가가 대단해 보인다. 이런 글을 쓰는 작가는 늘 죽음에 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데, 책 속에도 실제 그런 사례가 나오기도 하는데, 목숨을 내놓고 쓰는 글이라니, 그럼에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쓰는 글이라니. 기자 혹은 작가의 다른 차원을 보는 느낌이다. 가만히 앉아서 읽고만 있기에는 그저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던 것은 '그래서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었다. 덜 쓰고 덜 사야 한다는 것. 이렇게 하면서도 내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에 더 이상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것. 상품을 팔기 위해 제시하는 모든 조건들을 의심하고 숨긴 의도를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그 상품이 무엇이든.

 

완벽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길은 멀다. 어차피 각각의 사람들은 저마다 할 수 있는 만큼 실천하게 되겠지만 마음은 무겁다. 조금 더 할 수 없다는 것에, 조금 더 참여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방해 요건이 주변 환경이든 각자의 얕은 의지든,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면 불편하고 거북해서 마음둘 바를 모르게 된다. 이게 비로소 시작이 되는 지점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최근 쓰레기 처리 문제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태우는 쓰레기는 봉지에 담아 동네 길가에 내놓으면 되는데 재활용 쓰레기를 내놓는 게 영 불편해졌다. 예전에 살던 지방과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에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무엇보다 아주 시골인 탓에 원칙대로 처리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탓이다. 일단 재활용 쓰레기를 갖다 둘 장소가 보이지 않고, 겨우 두 군데 찾아낸 곳은 소형 아파트 단지 앞이다. 남의 아파트 앞에 내 쓰레기를? 혼날 것 같다. 쓰레기가 무서워 물건을 사지 않게 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주 잘 알게 되었다. 

 

 쓰레기 문제로 궁리하던 중에 만난 이 책. 대기업이나 세계 단체나 선진국의 정치 세력이나 다 같은 부류의 바람직하지 않은 존재라는 것, 그게 바로 자본주의의 본성에서 비롯된 조직이라는 것을 확인한 책. 순진한 개인들은 자신의 순진함을 믿고 얼마나 자주, 얼마나 깊이 속고 있는 것인지. 특히 나는 그 중에서도 얼마나 많이 모자란 사람인 것인지. '지속 가능'이나 '녹색'이라는 말에 마음을 빼앗기고 산 물건들을 생각하니, 한심하다 못해 처량해지기까지 했다. 내가 쓰레기를 쉽게 처리하지 못하게 된 게 다 그 어리석음의 벌을 받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제는 소비 심리가 위축되어 국가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말도 의심스럽다. 뭘 얼마나 더 쓰게 만들고 얼마나 쓰레기를 더 만들어내어야 국가 경제가 활발해진다는 걸까. 적절하게 쓰고 쓰레기를 줄이는 쪽으로의 변화로 사람들의 의식을 이끌어 가야 할 텐데. 그건 대기업에도, 대기업과 손잡고 있는 정부 세력에도, 그런 정부들이 연결되어 있는 세계 무슨무슨 단체들에도 전혀 이로운 방향이 아닌 탓이겠지.   

 

이 책을 읽기 전에 자그마한 책장을 하나 사려고 이리저리 찾아보고 있었다. 간단히 접었다. 그리고는 예스24 바이백으로 13권을 보내 버렸다. 갑자기 거대 자본 세력들을 향한 화가 깊은 곳에서부터 솟는다. 내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고작해야 플라스틱을 집안에 들이지 않는 것(굳이 안 사도 될 것들은 이제 안 사야지, 이제야?) 정도? 있는 것들을 쓰레기로 처리할 때는 더욱 섬세하게 분리할 것. 책은? 정녕 갖고 싶은 종이책들(검증된 소설과 시집)만 구입하고 도서관을 이용할 것(내가 주민세를 얼마나 잘 내고 있는데).

 

타이핑을 하면서도 변명을 만들어내고 있는 스스로를 보았다. 내가 또, 이렇게 변명거리 하나를 더 만들고 있구나. 책을 읽고 타이핑을 하고 마음을 잡는 것으로 그럴 듯한 소비자, 그럴 듯한 북반구의 한 사람이 된 것으로 착각하려 하는구나. 의식을 바꾸고 실천에 이르기까지의 길은 왜 이렇게도 나를 시험에 올리는가. 되도록 오래오래 걸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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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수익을 고려해 안전 대비책을 깡그리 무시한 파렴치한 대기업의 역사일 뿐만 아니라, 위험을 앞에 두고도 눈을 감아버린 무분별한 정부의 역사이기도 하다. 또한 기술에 대한 위험하고도 순진한 믿음,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오만방자한 환상의 역사일 수도 있다. 규제 철폐, 부패와 로비, 대기업의 권력, 그리고 정치권의 관리 부재의 역사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채우기 어려운 욕구, 이를테면 에너지에 대한 과도한 욕구로 인해 빚어진 드라마틱한 역사의 결과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는 지나치게 풍요로운 삶의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산업이 내미는 녹색의 약속을 믿고 있다. 그리하여 산업은 당연하다는 듯 석유와 가스의 탐색과 채굴을 위해 점점 위험한 지역(심해와 북극 지방)으로까지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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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정말 자주 반복하면, 이것이 결국 진실로 받아들여진다. 예전부터 거짓말도 그런 식으로 단순하게 작동했다. 패션 산업이 바다를 구한다는 이야기도 녹색 거짓말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바다에서 건져낸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운동화는 아디다스가 매년 생산하는 제품(3억 개 이상) 중에서 0.5퍼센트를 차지할 뿐이다. H&M의 경우에는 재활용으로 만든 제품의 수가 더욱 적다. 다른 한편으로, 모두가 알고 있듯 진실은 매우 간단하다. 다시 말해 옷과 플라스틱을 적게 생산하고, 적게 소비하고, 덜 버리면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만드는 현상과 섬유 산업이 생태계와 사회적 불평등에 미치는 폐해를 멈출 수 있다. 아니, 적어도 아주 많이 줄일 수는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와 패션 사이에는 단 한 가지 분명한 관계가 있다. 요컨대 패션은 순간적이지만 플라스틱 쓰레기는 그렇지 않다. 플라스틱은 500년 동안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컬렉션 사이사이에 출시하는 모든 신제품은 미래에 바다의 쓰레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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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순진한 질문을 던져보자. 도대체 인류란 누구를 말하는가? ‘인류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개념은 인류세 이론으로부터 나왔다. 인류세는 인간이 지구의 생물 및 지리와 대기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현재의 지질 시대를 말한다. 이 시기를 설명하기 위해 노벨상 수상자 파울 크뤼첸은 2000년 인류세라는 개념을 최초로 끌어들였다. 과학자들은 201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국제지질학회에서 인류의 시대라는 개념의 도입을 옹호했다. 산업화 이후부터 인간의 영향력을 전 세계에서 입증할 수 있고 부분적으로 그 영향력을 다시는 되돌릴 수 없게 되었다면서 말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인류세 개념은 행동할 동기를 부여하고, 기후 변화에 맞서 싸우기에 불충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자극을 주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한다. 물론 이 개념은 원주민에게 불을 지르겠다며 위협하고 약탈하는 그 인류는 아닐 것이다. 자본주의의 핵심인 북반구에 사는 세계 인구의 소수, 남반구와 비교할 때 어마어마한 원자재와 에너지를 소비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산업 사회에서 살지 않는다. 엄청난 원자재와 에너지를 소비한 결과를 떠안는 사람도 미래 세대혹은 우리의 손주들은 아니다. 지금 바로 현재 남반구에 사는 사람들이다. 가난, 굶주림, 토지 강탈, 기후 변화, 전쟁과 위기, 생물의 다양성을 잃고 있는 바로 그 사람들 말이다.

 

89

녹색으로 소비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쾌감은 반계몽주의적일 뿐 아니라, 비정치적이거나 반정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런 쾌감은 우리가 어떻게 지구에서 옳고 정당하게 함께 살 수 있느냐와 같은 중요한 사회적 질문을 순전히 경제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로 바꿔버리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세계를 구하고자 하는 노력이 창의적 아이디어 경쟁으로 부패해버리는데, 이러한 경쟁은 많은 아름다운 스토리를 만들어내 결국은 모든 게 좋아진다는 인상을 불러일으킨다.

 

91

이런 행동을 과도한 선전, 다시 말해 프로파간다라고 부른다. 과도한 선전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람들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통제하고 비판을 방해하기 위함이다.

사람들은 제안한 내용이 좋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봉지를 포기하는 것은 좋지요. 바다가 온통 플라스틱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요.” 놈 촘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막강한 조직이나 단체가 어떤 제안을 하면서 그것이 얼마나 좋은 생각으로부터 나온 것인지 설명하면, 당신은 그걸 거절해야 합니다. 제안은 인정하되 프로파간다는 받아들여선 안 됩니다.”

 

118

사람들의 기후 행진은 정치적 요구를 하지 않았다. ‘윗분들이 기후 변화를 막는 시도를 해야 한다는 진부한 외침 외에는 말이다. 하지만 윗분들도 직접 이런 시끌벅적한 행사에 참여했다. 이를테면 반기문 총장은 당시 유엔 기후보호담당관이던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옆에서 산책을 했다. 그 어떤 연설도 없고, 적도 없고, 바리케이드도 없었다. 시위는 유엔 본부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모두가 동의할 수 있고, 누구도 아프게 하지 않는 시위는 시위가 아니다. 이런 시위는 이의를 제기하고 저항하고자 하는 행동의 의미를 흐려놓기만 한다.

 

147-148

기업은 생산성을 올리는 데 몰두한다. 오늘날 전 세계 경제 수장들 모두가 지속 가능성 없는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맹세한다면, 이는 거짓말이 아니다. 그와 같은 맹세에는 사회적 정의와 생태적 정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인간과 자연을 가능한 한 오랫동안 착취하는 데 필요한 만큼만 보호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

 

167

기후, 환경, 건강을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독일 정부는 남반구에 있는 나라에서 그 어떤 국가보다 인권 침해를 많이 저지르고 있으면서 이를 합법화하고 심지어 재정 지원까지 해주고 있다. 이것이 바로 외향화 사회가 가진 본질적 요소에 해당한다.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 독일의 하늘이 오염되지 않도록 하고, 겉으로 보기에 환경과 기후를 보호하는 것 같은 기술로 인해 발생하는 불이익은 모조리 남반구로 전가한다.

 

183

요컨대 지구상의 농지 가운데 4분의 3을 육류 생산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목초지와 사료 재배를 위한 땅으로 말이다. 이른바 대두 벨트’, 다시 말해 아르헨티나부터 볼리비아, 브라질과 파라과이를 거쳐 우루과이까지 펼쳐진 이 벨트는 독일,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를 모두 합친 땅보다 더 넓다. 이곳에서는 오로지 단작만 한다. 대부분의 대두는 유전자 기술로 조작한 것이고, 따라서 아주 많은 양의 살충제가 필요하다. 이런 농지에 뿌리는 대기업 몬산토의 종자를 라운드업레디 대두라고 한다. 여기서 자라난 대두는 다른 모든 잡초를 죽이는 제초제 글리포세이트에 면역력을 갖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이와 같은 라운드업레디 종자가 경작지의 절반을 차지하고, 브라질에서는 적어도 단작의 70퍼센트가 바로 그런 종자다. 아르헨티나만 하더라도 농장에 최소 2억 리터의 글리포세이트와 3억 리터 이상의 살충제를 뿌려댄다. 그중엔 독성이 매우 강한 엔도술판과 D-2.4 같은 제초제도 있다. 왜냐하면 이미 글리포세이트에 내성을 가진 잡초가 아르헨티나에는 7, 브라질에는 5종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점점 많은 독성 물질을 뿌려야 한다면, 화학 제품과 농업 관련 대기업의 주머니는 두둑해질 것이다. 그러나 재배 지역 사람들에게는 독성은 고통과 죽음을 의미한다. 독성 안개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암 발병률은 다른 지역에 비해 4배나 높다. 또한 유산과 사산율이 늘어나고, 아이들은 뇌 손상 또는 조직의 손상을 입은 채로 태어난다. 호흡기 질환과 피부 질환도 널리 퍼져 있다.

 

192

산업계에서 하는 얘길 들으면, 모든 것이 지속 가능하다는 말뿐입니다. 고기, 대두, 사탕무. 이런 점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소니아?” 내가 물었다.

소니아는 미소를 지었다. “고기는 토착민의 피로부터 나와요. 그리고 단작은 땅을 파괴하죠. 우리는 수천 년 전부터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숲에서 먹거리를 얻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지켜왔어요. 이런 행동에 어떤 이름도 붙이지 않았죠. 하지만 갑자기 모두가 지속 가능이니 녹색이니 하는 말을 하고 있네요.”

 

194-195

우리를 향한 이런 증오와 분노는 돈과 탐욕하고 연관이 있어요. 자본주의가 이 모든 폭력을 몰고 왔습니다. 우리는 우리 마을에서도 안전하지 못하고, 매 순간 우리를 착취하려는 무리로부터 공격을 당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우리의 삶의 방식을 수용하려 하지 않죠. 그들은 우리를 처리해버리려 하고, 그러려면 비용이 들죠. 우리는 평화롭게 우리 땅에서 멋진 삶을 영위할 수 없습니다.” 소니아가 말했다.

멋진 삶이란 게 뭐죠, 소니아?”

이번에도 미소가 전염될 것처럼 흘러 나왔다.

우리에게 멋진 삶이란 자동차나 좋은 집을 소유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에게 소유는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는 때 묻지 않은 자연을 밟지만, 그들은 다른 생각을 하죠. 그들은 땅을 착취하려 해요. 우리는 나무를 심고 더 좋은 공기를 위해 그것들이 자라도록 내버려두죠. 하지만 그들은 나무 한 그루를 보고, 그 나무의 가치가 얼마일지 의문을 던집니다. 우리에게 멋진 삶이란 우리 땅에서 자유롭게 살고, 땅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을 누리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이 땅이 우리 것이라는 보장을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225-226

세상을 생각하는 사람은 하지만 공범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광기의 세상을 감지 못하는 무능함으로부터 많은 사람을 해방시켜야 한다. 우리는 환경을 언급하면서 경제를 성장시키고, 복지를 이루고, 세계를 구하겠다는 약속 따위의 녹색 거짓말을 힘을 합쳐 물리쳐야 한다. 우리는 무엇보다 이와 같은 녹색 거짓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 거짓말을 유포하는 것은 사악한 대기업뿐만 아니다. 녹색 거짓말은 시스템이다. 녹색 거젓말은 파괴적인 기업을 선한 기업으로 둔갑시키는 희망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기업은 어떤 인식을 얻고 윤리적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양심적인 존재가 결코 아니다. 기업은 권력이 집중적으로 뭉쳐 있는 곳이다. 오로지 우리만이 이와 같은 권력을 깨버릴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좋은 삶이라는 유토피아를 개발해야만 하는데, 이런 유토피아는 특권을 가진 자들도 정치적으로 넘어뜨리기 힘들다. 정당하고 공정한 변화는 결코 권력자들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항상 사회의 밑바닥에서,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그리고 남반부 같은 못사는 나라의 주변인들로부터 나온다.

만일 지구상에 있는 모든 존재가 품위 있는 삶을 영위해야 한다면, 그리고 모든 존재가 조화롭게 균형을 맞춰야 한다면 우리는 진지하게 자본주의를 극복해야 합니다.” 아스코타의 말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자본주의 내부에서 해방된 대안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독립적이고 해방된 대안을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기초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위장환경주의
댓글 6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한줄평 (3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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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내용은 유익한데 책값 왜이리 비쌈? 이윤추구하는 건 도긴개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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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 2019.11.02
구매 평점5점
꼭 읽어보세요. 세상사람들이 모두 읽었으면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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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 | 2019.09.30
구매 평점5점
에코포르노그래피-친환경 마케팅의 진실에 대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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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 | 201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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