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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구 삼촌

용구 삼촌

[ 개정판 ] 산하작은아이들-18이동
권정생 글 / 허구 그림 | 산하 | 2018년 12월 0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6 리뷰 10건 | 판매지수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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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40쪽 | 392g | 200*285*15mm
ISBN13 9788976505101
ISBN10 8976505107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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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여서 그런지, 삼촌은 새처럼 깨끗하고 착한 마음씨를 가졌습니다.
특별한 먹을 것이 있으면 우리들 조카들에게 나눠 주고 언제나 삼촌은 나머지만 먹었습니다.
그것이 버릇처럼 되어 으레 삼촌은 찌꺼기만 먹는 사람으로 길들여졌는지도 모릅니다.
새 옷 한 벌 입지 못한 삼촌은 항상 헐렁하고 기워진 바지만 입었고 머리가 덥수룩했습니다.
까만 고무신만 신고 삼촌은 그래도 언제나 웃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서른 살이 넘었는데도 모든 게 서투른 용구 삼촌. 사람들이 하는 말로, 용구 삼촌은 바보입니다. 그런 삼촌이 언젠가부터 누렁소를 데리고 꼴을 먹이러 다닙니다. 하지만 어느 날, 해 질 녘이 되었는데도 삼촌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들마루에 걸터앉아 태연한 척 담배를 피우고, 할머니는 담장 너머 고샅길을 살피며 하염없이 서성입니다. 이윽고 누렁이의 워낭 소리가 들려오지만, 삼촌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버지와 경희 누나와 나는 삼촌을 찾아 나섭니다. 못골 골짜기는 이내 어두워지고, 낙엽송 솔숲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나중엔 마을 아저씨들까지 저마다 손전등을 하나씩 들고 나서서 온 산을 뒤집니다. 마침내 사람들은 참나무 숲 쪽 산비탈에서 삼촌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웅크리고 고이 잠든 삼촌의 가슴 안에는 회갈색 산토끼 한 마리가 함께 잠들어 있습니다. 나는 그만 안도감과 까닭 모를 슬픔에 흐느껴 울고 마는데…….

언젠가 권정생 선생님은 “큰길에서 비켜 사는 사람들을 만나면 참 좋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이 작품에 그려지는 용구 삼촌이 그런 사람일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의 작품에 그려지는 모든 주인공이 바로 그런 모습입니다. 남들이 보기엔 하나도 잘난 것 없지만, 결코 다른 이의 앞자리에 서려 하지 않고, 남의 아픔을 자기 아픔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입니다.
고즈넉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조용한 사건이 뜻밖에도 우리의 마음을 흔듭니다. 있는 듯 없는 듯 우리 곁에 가만히 머무르는 용구 삼촌이 사람다움의 가치를 새롭게 일깨우는 것입니다. 해거름부터 한밤중까지 전개되는 사건의 흐름을 따라 조금씩 고조되는 감정의 물결과 진한 여운을 남기는 결말도 인상적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담아내어 서정의 깊이를 더한 허구 화백의 그림들도 오래도록 우리의 눈길을 끌어당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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