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닌 다른 무엇’이 되라고 강요하는 세상에서
단단하게 나를 지키는 방법
지나치게 빠르고 피곤하고 소란스러운 시대다. 그 반작용으로 조용히 내 삶에 집중하며 살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쉬고 싶지만 완전히 떠날 수도 없고 그 속에 있자니 너무 피곤한 사람들. 그렇다면 이 모든 스트레스와 불안, 불편함과 거리를 두면서 내 고유한 삶을 잔잔하게 지키는 현실적인 방법은 없을까?
프랑스의 선불교 승려이자 명상 수련 지도자, 치유사로 활동하는 캉쿄 타니에가 이런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것들을 놓아버리는 마음 수련법’을 알려 준다. 『고요를 배우다』는 인간관계뿐 아니라 감정, 생각, 습관 등 평소 나를 힘들게 했던 모든 것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침묵의 힘’을 설파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짚어 준다.
내면의 평화를 가져오는 고요의 힘
저자는 침묵이 단순히 ‘말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수시로 나를 뒤흔드는 내면의 부름과 욕망을 들여다보고 내적 긴장을 가라앉히는 시간, 고되고 지친 현대인이 휴식하고 치유받기 위해 반드시 가져야 할 시간이며 궁극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지키는 훈련이라고 말한다.
『고요를 배우다』는 집 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늘 분주한 사람들, 소란함에 시달리고 쫓기느라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챙길 겨를이 없는 사람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에 늘 동동거리고 감정이 조절되지 않아 괴로운 사람들에게 불안을 없애고, 편안한 관계를 맺는 요령을 전달한다. 신경언어학과 최면 치료를 공부하고, 15년 이상 명상 수련을 실천해 온 저자는 책에 고요를 배우고 실천하는 방법을 서른 가지 이상 소개함으로써 나쁜 것은 흘려보내고 좋은 것만 남긴 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나와 관계 맺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변의 소음을 음소거하고 단순한 삶으로 들어서다
그렇다면 침묵은 우리의 내면을 어떻게 치유할까? 책은 크게 눈, 말, 몸의 침묵을 통해 평온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눈은 스마트폰, 인터넷, 텔레비전에서 쏟아지는 각종 영상과 이미지의 포로가 되어 있다. 머리는 작은 뇌 안에서 끊임없이 재잘거리며 근심을 토해내는 내면의 목소리에 붙들려 있고, 몸은 불쾌한 감정을 곱씹는 감각에 줏대 없이 흔들리고 있다. 침묵 수련법을 통해 눈을 ‘통제하고’ 목소리를 ‘잠재우고’ 감정을 ‘놓아버리면’ 불안, 분노, 상처, 고통, 스트레스 등 일상을 어지럽히고 존재를 뒤흔드는 부정적인 에너지에서 벗어나 평화롭고 고요하고 단순한 세상에 들어설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고요를 배우는 방법들, 즉 숨어 있기, 침묵하기, 머물기, 눈 감기, 죄책감 뛰어넘기, 내면의 목소리와 놀기, 관찰하기, 많이 듣기, 흘러가게 두기, 가라앉히기 등은 실로 창의적이며 다양하다. 이것을 하나하나 따라 하다 보면 독자는 감정과 상황에 지지 않고 나를 지켜내는 힘을, 본래 내 안에 존재하고 있던 나의 거대한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침묵과 명상이 가진 선입견을 깨는 책
저자는 이 책에서 독특하고 재미있고, 간단하지만 효율적인 심신 단련법을 소개한다. 침묵하며 밥 먹기, 마음껏 지루해하기, 혀와 턱의 긴장 풀기, 디지털 기기를 끄고 온전히 휴식하기, 걱정 놓아버리기, 불쾌한 감정을 유쾌한 감정으로 바꾸는 법, 머릿속 작은 목소리를 서서히 줄이는 법, 시선을 제어해 뇌의 통제권을 가져오는 법 등 집, 회사, 지하철 어디서든 짧게는 30초 길게는 20분 정도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수련법이다. 독자는 이 다양한 수련법 중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골라 실천할 수 있다.
‘명상은 새벽에 일어나 해야 한다’ ‘일부러 짬을 내야 한다’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다’ 등 침묵과 명상을 바라보는 기존의 편견을 깨는 이 책은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고요 속에서 완전히 치유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걱정과 불쾌한 감정 속에서 빠져나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한층 단단해진 나와의 만남을 선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