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8년 12월 24일 |
---|---|
쪽수, 무게, 크기 | 384쪽 | 692g | 153*224*30mm |
ISBN13 | 9788960516816 |
ISBN10 | 8960516813 |
출간일 | 2018년 12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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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84쪽 | 692g | 153*224*30mm |
ISBN13 | 9788960516816 |
ISBN10 | 8960516813 |
뉴욕타임스,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 저널, 뉴요커, 뉴욕 리뷰 오브 북스 추천! 유럽의 역사를 바꾸고, 자본주의의 토대를 놓은 역사상 가장 부유한 기업가의 대담한 여정 콜럼버스가 바다를 넘고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리던 바로 그 시대. 모든 방면에서 유럽은 바뀌고 있었다. 군소 가문에 불과했던 합스부르크 가문은 전통의 강자인 프랑스를 밀어내고 스페인에서 헝가리에 이르는 제국을 건설했다. 가톨릭교회는 대금업 금지를 철폐했으며, 면죄부 판매에 반대하여 종교개혁이 촉발되었다. 복식 부기가 확산되고 무역로가 바뀌면서 한자동맹이 붕괴하고 경제 중심지가 이탈리아에서 서유럽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부르주아와 영주의 착취에 시달리던 농민과 노동자들이 투쟁을 전개했다. 그 모든 일의 중심에는 야코프 푸거가 있었다. 이 책은 바로 그 야코프 푸거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고 있다. 격동의 시대에 세계 최대의 부를 쌓았던 한 자본가의 삶과 시대를 잘 담은 평전이자, 근대 국가와 자본주의가 형성되던 근대 초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흥미진진한 역사서다. |
머리말 - 9 1장 여정의 시작 - 17 2장 황제에게 꼭 필요한 존재 - 49 3장 사업의 확장 - 75 4장 금융의 마술사 - 111 5장 상인의 전투 - 125 6장 대금업의 합법화 - 143 7장 종교개혁의 불씨 - 173 8장 황제 선거 - 185 9장 승리 그리고 패배 - 213 10장 자유의 바람 - 239 11장 농민 전쟁 - 271 12장 북소리가 그치다 - 303 맺음말 - 327 후기 - 338 주 - 343 참고문헌 - 352 찾아보기 - 3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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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로 사는 삶에 지쳐 도시로 이사간 할아버지 푸거는 농사 대신 옷감을 만들어 팔아 성공을 거둡니다. 아버지 푸거는 이 사업을 더욱 확장하고, 옷감 장사로 확보한 돈을 바탕으로 금융업에 진출하기로 합니다. 푸거 가문 사업의 금융 부문을 도맡게 된 사람은 아버지 푸거의 7형제 중 막내아들인 야코프 푸거입니다. 처음엔 가문의 여러 사업 중 가장 작고 하찮은 부문이어서 막내아들에게 그 몫이 돌아갔지만, 야코프 푸거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순식간에 유럽 최고의 금융인으로 거듭납니다.
왕들의 토지와 현물자산을 담보로 잡아 대출을 해주며 인플레이션을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회계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사업투명성을 확보했으며, 유럽 전체에 걸쳐 정보망을 구축해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자금을 투자하거나 회수해 재산을 불려나갔으며, 무엇보다도 종교와 구시대적 윤리에 얽매여 금지돼있던 이자라는 영역을 합법화해 현대적 의미의 금융을 만들어낸 사람. 반면 가치관의 혼란이라는 틈을 비집고 들어가 정경유착, 독점, 카르텔 형성, 분식회계 등 온갖 비리와 부정과 꼼수를 동원해 오로지 돈 버는 것 자체만을 추구했던 사람. 일종의 유럽판 허생전이라고 할 만할, 격동의 시대를 자신이 가진 자원과 능력으로 뚫고 나가고자 했던, 어쩌면 지금 우리의 모습과 흡사한 근대적인 또는 현대적인 인간의 탄생과 생애를 볼 수 있는 책이 바로 이것입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이 책의 키워드는 ‘경제사’입니다.
아마 이 방송을 들으시는 학부모 청취자분들께는 역사라는 단어의 의미는 거의 정치사와 일치할 것입니다. 고려니 조선이니 왕조 이름이나 왕 이름을 달달 외우고 집권세력의 교체와 관련된 사건을 시험에 나오는 중요한 사건으로 배우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새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 교과서는 그 차원을 약간 벗어나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진행된 역사라는 개념에 대한 학계의 관점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 경제, 문화, 일상, 소수자 등 아주 다양한 영역이 역사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학생 청취자분들께는 공부할 거리가 늘어나서 조금 안타까운 현상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폭넓은 역사의 영역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중요한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경제사입니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의 종류와 생산 및 거래 방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아는 것만큼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가장 잘 꿰뚫어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특히 경제사 연구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국내총생산이나 통화유통량 같이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경제지표로 과거를 재해석해내는 것입니다. 그 시대의 기록을 그야말로 영혼까지 끌어모아 당시 경제상황을 재구성하고, 짧게는 200년에서 길게는 500년에 이르는 경제지표 장기통계를 작성합니다. 몇 년 전 화제를 일으켰던 경제학 책인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도 이런 장기통계를 분석한 결과물이었죠. 경제사 연구는 지금까지 역사 과목에서 소홀했거나 보지 못했던 부분을 밝혀줄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시대의 경제 현상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유용한 교훈을 주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역사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고 대학에서 깊게 공부해 볼 만한 분야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푸거가 살았던 르네상스 시기는 이러한 현대적 의미의 경제체제가 잡히는 시기, 다시 말하면 현대적인 의미의 경제사가 시작되는 시점입니다. 법적으로 이자가 허용되며 금융업이 시작되고, 이익 자체가 최고의 목적이 되는 행위 양식 즉 투자라는 행위와 그 주체인 기업-기업가가 탄생하고, 종교에서 비롯된 도덕적 독단을 벗어난 세속적 인간이 등장하면서 경제적 행위가 역사의 전면으로 나오는 순간이죠. 야코프 푸거의 일대기는 이 순간을 대표하는 이야기로 손색이 없습니다.
이렇게 ‘경제사’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여담을 하나 해보자면, 이런 ‘경제사의 시작’의 정점인 세계적인 무역 네트워크의 형성 즉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과 유럽인의 동아시아 진출이 아이러니하게도 야코프 사후 푸거 가문의 몰락을 재촉합니다. 푸거 가문의 부는 유럽 내에서 은 광산을 모두 독점한 데서 나왔는데, 남아메리카와 일본에서 은이 쏟아져 들어와 은값이 폭락했기 때문이죠. 당시 전세계의 은 생산량 가운데 2/3는 볼리비아의 포토시 은광에서, 1/3은 일본에서 나왔다고 하죠. 이렇게 일본의 은 생산이 폭증한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조선에서 대접받지 못한 제련업자들이 일본에 기술을 수출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조선의 기술이 유럽 최고 부자의 몰락의 원인이라니, 이것이야말로 현대적 의미의 경제가 시작됐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 아닐까요?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애드온 서비스,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콘텐츠는 제리 브로턴의 <르네상스>입니다. 푸거가 살았던 시기를 우리는 흔히 르네상스라고 부르는데, 이 시기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유럽 몇몇 지역의 미술사나 사상사쪽에 치우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 빈치, 미켈란젤로, 마키아벨리는 다들 아시잖아요? 그러나 이 격변의 시기를 살펴보기 위해선 더 넓은 맥락과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너무 두꺼운 벽돌같은 책이 부담스럽다면, 이 <르네상스>라는 책이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에서 내는 “아주 짧은 입문서” 시리즈는 우리 수요독서의 전 시즌에서도 두어 권 다룬 적이 있는데, 이 시리즈 중 한 권입니다.
자본가의 탄생
자본은 어떻게 종교와 정치를 압도했는가
경제에 관한 강의를 듣다보면 언제부터 자본주의가 시작됐고
중세시대든 언제든 어떻게 시작 됐는지 궁금해 진다.
그리고 자주 듣게 되는 이름 '야코프 푸거'
언젠가 어떤 강의에서 야코프 푸거에 대해서 듣고 나서
어떻게 살았는지 그의 삶이 궁금해 졌다.
자본의 탄생에서는 야코프 푸거에 대해서 소설 형식으로
딱딱하지 않게 야코프 푸거의 삶을 이야기 한다.
이전에 유럽사 강의를 한번 들어놔서 그런지
여러모로 공부도 되고 흥미로운 책이다.
권력 위에 자본이 있다는 말을 실감할 때가 잦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목에 한껏 힘을 주고 다닌다. 그들은 잘못을 저질러도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무엇인지를 만천하에 알리며 위풍당당함을 뽐낸다.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위정자들 위에 군림하기도 한다. “‘헬조선’이라고 해도 돈만 있으면 살기 참 좋은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말을 들으면서 그 놈의 돈이 대체 무언지를 묻는다. 자본이라 하면 산업혁명이 떠오른다. 생산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상품 판매에 혈안된 사람들은 새로운 시장 개척에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다. 서구 사회와 우리 간에 다른 점이 있다면 과정 진행에 외세의 힘이 다분히 많이 개입했으며 통제력을 상실할 정도로 짧은 순간 동안 모든 변화가 행해졌다는 점 정도다.
남 부러울 게 전혀 없을 인물을 만났다. 종교와 정치를 압도한 이 인물을 다룬 책의 제목은 <자본가의 탄생>이었다. 원제(‘The richest man who ever lived’)가 ‘역사상 가장 부유했던 인물’ 즈음에 해당하는데, 이를 ‘자본가’라는 단어를 사용해 번역한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주인공의 이름은 야코프 푸거다. 메디치, 로스차일드, 록펠러를 압도할 정도로 막강한 부를 지녔던 인물이라던데, 내게 그의 이름은 너무나 낯설었다. 그보다 더 짐작이 어려웠던 건 그가 살다 간 시대였다. 1459년생. 지금은 없어진 국가인 신성로마제국이 등장했고, 교황과 십자군, 튀르크 등에 얽힌 이야기도 있었다. 그야말로 중세였다. 나는 중세를 종교가 모든 것을 장악한 암흑기와도 같았다고만 알아왔다. 대체 이 상황에서 어찌 행동을 하면 자본가로 불리는 게 어색함이 없을 정도일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신분이 고결하진 않았다. 옷감을 내다 팔아 부를 축적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조건만을 놓고 본다면 삶은 험난함에 가까웠다. 아버지는 일찌감치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가 일곱 아이를 건사하느라 쉴 틈 없이 일을 했다. 부모의 뜻대로였더라면 그는 성직자가 되어야 마땅했지만 그가 열네 살이 됐을 무렵 어머니는 돌연 마음을 바꿔 그에게 상인으로서의 삶을 허락했다. 이후 그가 이룬 성공은 자수성가에 해당했다. 머리도 물론 비상했지만 운명을 개척하려는 의지도 어찌나 강했던지 모른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거침없이 행하겠다던 그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의 말에 책임 지는 삶을 살았다.
참으로 많은 부분에 영향을 끼쳤기에 흐름을 일일이 좇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야기 속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 절대자가 없어 대혼란에 가까운 질서가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우선적으로 긴장의 끊을 놓을 수가 없었다. 푸거는 합스부르크 가문을 지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으로의 성장을 돕지만 관계의 기본은 돈을 빌려주고 돌려 받는 것이었다. 막시밀리안과 카를, 푸랑수아 등은 푸거를 배척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끊임없이 들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이면 어김없이 그에게 손을 빌렸다. 책에서는 심지어 그가 포르투갈의 원정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내용까지 등장한다. 중세하면 떠오르는 종교 영역에서도 그는 막강한 힘을 과시했다. 교회 개혁을 부르짖으며 혜성처럼 루터가 등장한 것으로 보아 그의 시대에 교황은 이미 자신의 영향력을 잃지 않고 싶어 전전긍긍하는 상태였던 듯하다. 푸거는 신앙적으로 교황파에 가까웠는데, 교황을 교묘하게 줘락펴락하는 모습은 믿음 차원이라기보단 하나의 투자와도 흡사해보였다. 그에게 돈은 전부와도 같았다. 그 시절 그는 오늘날의 자본가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했고, 광부 등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그를 시위의 대상으로 여기기도 하였다.
반면 오늘날까지도 유지되고 있다는 ‘푸거라이’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그가 무척이나 모순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최초의 사회 공동 주거시설인 이 곳에는 여전히 개설 당시와 마찬가지로 1라인굴덴, 약 0.88유로만 지불하면 1년간 머물 수 있다고 한다. 그가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식을 지니지는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드는 것과는 별개로, 이는 오늘날 기업들이 펼치는 사회공헌 활동을 연상시켰다.
그는 그 옛날에 복식부기로 자산을 관리했고, 이는 그가 각종 위험을 감수해가면서 공격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가 일군 부 덕에 푸거 가 후손들은 이후 더는 돈 버는 일에 흥미를 느끼지 않아도 딱히 어려움 없이 생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귀족 작위까지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자신감 또한 야코프 푸거가 뿌린 씨앗이 거둔 열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토록 거대한 파장을 일으킨 인물이 이제껏 베일에 둘러싸였던 이유가 무얼까. 그의 생이 다른 이들과 비교했을 때 덜 알려졌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한 편으로는 ‘낭중지추’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1525년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 그의 삶은 50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난 오늘날에도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