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가는 지혜에 대해 여러 사람이 조언한다. 예금 잔고를 챙겨라, 근육 잔고를 위해서는 운동해라, 집에 앉아 있으면 안 된다, 밖으로 나가라, 사람들과 어울려라, 잘 노는 방법을 연구하고 연습하라, 나이 들수록 활발한 사회생활을 하라, 이것을 먹어라, 저것을 먹지 마라. 과연 이 모든 조언을 따라야 할까?
나답게 나이 들어가는 것이란 자기의 형편과 성격과 상황에 맞게 생활해나가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람의 생김이 각양각색이듯이 살아가는 모양도, 패턴도, 태도도 다르지 않겠는가. 다른 사람들의 말에 얇은 귀 기울이지 말고 가장 나답게 나이 드는 법을 각자 연구하자. ---「나답게 나이 드는 법」중에서
100세를 사신 김형석 선생님은 “이제 내가 나를 위해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씀하시며 더불어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이타적인 삶을 강조하신다. 그림책 작가 타샤 튜더는 미국 동부 볼티모어에 집을 짓고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며 92세까지 살았다. “불평하고 슬퍼하기에는 인생은 너무 짧아요”라고 말하며 매순간 꽃과 나무와 강아지와 그림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았다.
노년이여 부디 평안하자. 부디 행복하자. 부디 기뻐하자. 그렇게 나답게 나이 들어가자. ---「나답게 나이 드는 법」중에서
시드니 그린버그의 「노인과 청년의 차이」라는 글이 생각났다. 그에 따르면 인생이 뜻대로 안 된다고 꿈을 포기하고, 공상만 하고,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고독만을 묵상하고 있다면 노인이라고 했다.
우리는 늙었기 때문에 놀 수 없어진 게 아니라 놀지 않다 보니 늙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즐길 것을 즐길 줄 알고, 아직도 꿈을 꾸고 있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아직도 사랑을 찾고 있다면 청년이다. ---「올해는 당신의 생애 최고의 해가 될 것입니다」중에서
특강을 갈 때마다 나는 하프타임 이야기를 한다. 내가 누구인지 나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걸 깨닫고 난 후 후반전 삶에서 나는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하라고 목청을 높여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하프타임은 기대수명 70세라고 35세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100세시대가 됐다고 50세까지 기다려서 하는 게 아닙니다. 깨달은 바로 그때 하는 것입니다. 20대도, 70대도 하프타임 할 수 있습니다.” ---「50대 은퇴하는 동생에게」중에서
세상을 사는 태도에 관한 한, 나는 플라시도 도밍고를 무척 존경한다. 다시 말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며, 자신의 일을 열정적으로 끊임없이 해나간다’는 점에서 그렇다. 뿐만 아니라 성악가로, 지휘자로, 예술 행정가로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이어가는 그의 현명함이 정말 마음에 든다. (중략)
그는 인터뷰 때마다 말한다. “목소리가 나는 한 나는 은퇴할 수 없습니다.”
BBC 뉴스와 한 인터뷰 때도 이 말을 반복하며 “마지막 연주회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대부분의 연주가들은 고별공연을 위해 순회연주를 계획합니다만, 나는 그럴 생각은 없어요. 어느 날, 그것이 어떤 연주회가 될는지 모르겠지만, 청중 앞에서 그냥 이렇게 말할 겁니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공연이었습니다’라고요.”
그렇다. 누구에게나 인생 모토가 있다. 그것이 그의 삶을 이끌어간다. ---「쉬면 녹슨다」중에서
아름다움이란 눈으로 보는 젊음만은 아닐 것이다. 몸에 병이 생겨도 굴하지 않고 나아가는 용기, 나이가 들어도 주름살쯤은 아랑곳하지 않는 당당함, 잠깐 살다 떠나갈 이 세상의 가치보다는 영원히 썩지 않을 가치에 집중하는 고귀함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죽으면 썩을 자기 몸 하나에 올인하기보다는 돌보고 사랑해야 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아름다움. 그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의 가치가 아닐까. ---「아름다움의 가치」중에서
제 나이만큼의 속도로 인생은 달린다고 하는 말에 이제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숨 가쁘게 살아야 했던 스무 살에도 이른 나이는 나에게 힘이 되었고, 잘 익은 과일 같은 서른에도 내 나이가 나를 안아주었다. 시속 60킬로로 달리는 지금 내 삶도 푸근하다. 꽤 능숙해진 나의 운전 실력이 60킬로로 달리는 이 삶을 충분히 감싸 안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에필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