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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는 게 다 무슨 소용이람

: 서울을 잠시 잊고 싶었던 도시인들의 스페인 음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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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8년 12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68g | 150*210*20mm
ISBN13 9791189709037
ISBN10 1189709031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스페인 시골 여행에서 얻은 기적 같은 휴식

야근에 시달리며 일에 휘둘리던 매거진 에디터, 밤낮 없는 노동 문화에 지친 푸드스타일리스트, 일에 바빠 병원 갈 시간도 없는 사진가. 세 사람은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렇게 사는 게 다 무슨 소용이람’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고 긴 휴식 여행을 결심한다. 그렇게 떠난 스페인 시골 여행. 바르셀로나나 마드리드 등 유명 관광지가 아닌 올리브와 포도 농장, 와이너리 등을 돌며 현지의 찬란한 자연과 푸근한 사람들, 풍성한 음식을 만난다. 바쁘고 고된 서울 생활에 지친 도시인들의 치유 여행길을 따라 가보자.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작가의 말_ 식구(食口):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

PROLOGUE

이렇게 사는 게 다 무슨 소용이람
20대의 서울을 잊게 해줄 여행지, 스페인
혼밥을 그만하고 싶을 때

- RECIPE BY MILLIE 그날의 요리 -
스페인 사람들의 흔한 아침 메뉴, 판 콘 토마테 Pan con tomate

Chapter 1 하엔 - 반전 매력 올리브

붉은 대지와 춤추는 올리브 나무
우리 일단 밥부터 먹어요
오일 한 방울에서 싱그러운 풀 향기가 났다
하나의 음식은 위인전의 주인공과 같다
파티의 드레스 코드는 로즈메리
스페인의 시간은 낙타처럼 굼뜨다
말라가로 가는 길, 실버 라이닝

- RECIPE BY MILLIE 그날의 요리 -
올리브유에 끓인 새우와 마늘, 감바스 알 아히요 Gambas al ajillo
후안네 해산물 파에야, 파에야 데 마리스코스 Paella de mariscos
감자와 칠리소스, 파타타스 브라바스 Patatas bravas
하몬 롤까스, 플라멩킹 Flamenquin
감자 위에 문어, 풀포 아 라 가예가 콘 파타타스 Pulpo a la gallega con patatas
밀리의 말라가식 감자 샐러드, 엔살라다 말라게냐 Ensalada malaguena

Chapter 2 캄빌 - 염소 치즈와 밍밍한 가스파초

스페인 산촌 사람들
태양의 포옹을 마주하는 순간
모든 생명들이 서로를 키워내는 곳
완벽한 크레셴도를 이룬 저녁
일상 에너지의 원천, 밥심
마음의 허기가 채워지는 것 같았다
보편적 토끼고기와 밍밍한 가스파초

- RECIPE BY MILLIE 그날의 요리 -
마늘향 나는 아몬드 수프, 아호 블랑코 Ajo blanco
양고기 구이, 코르데로 아 라 파리야 Cordero a la parrilla
리마콩과 하몬 볶음, 아비타스 콘 하몬 Habitas con jamon
마늘 하몬밥, 아로스 콘 하몬 Arroz con jamon
토끼 스튜, 귀소 데 코네호 Guiso de conejo

Chapter 3 라만차 - 포도의 마법

라만차의 돈키호테와 인생의 고비론
땅의 선물을 허투루 쓰지 않는 사람들
라만차 농부들의 오랜 새참
포도의 다채로운 얼굴
무엇이든 거기에선 기쁜 맛이 났다
매일 조금씩 반짝이는 마을, 벨몬테
톨레도에서 맛집 검색은 하지 마세요

- RECIPE BY MILLIE 그날의 요리 -
새콤한 아귀 요리, 라페 알 아히요 Rape al ajillo
젬 레터스 샐러드, 엔살라다 데 코고요스 Ansalada de Cogollos
모두를 위한 해산물 해장 스튜, 소파 데 마리스코스 Sopa de mariscos
아스파라거스 달걀 스크램블, 레부엘토 데 에스파라고스 Revuelto de esparragos
올리브유를 곁들인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틴토 데 베라노 Tinto de verano

Chapter 4 리오하 - 와인 숙성의 비밀

스페인 와인, 그까짓 것
가족의 식재료를 직접 만든다는 것의 의미
토레 무가는 도전의 맛
그들의 말을 계속 씹어 삼키다 보면
오래된 것을 지키는 일에 대하여
우리는 매일 숙성 중이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미식 도시, 산세바스티안

- RECIPE BY MILLIE 그날의 요리 -
와인 소금, 살 데 비노 Sal de vino
비네그레트를 곁들인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에스파라고스 블랑코 Esparragos blanco
아티초크 튀김, 알카초파 프리타 Alcachofa frita
산세바스티안의 핀초 Pintxos
- 모둠 버섯 볶음, 온고스 아 라 플란차 Hongos a la plancha
- 연어 무스 핀초, 무스 데 살몬 Mousse de salmon
- 데친 대구알, 우에바스 데 메를루사 Huevas de merluza
- 앤초비와 마늘, 안초아 알 하이요 Anchoa al ajillo

Chapter 5 엑스트레마두라 - 온기를 담은 하몬

도시의 공기가 켜켜이 쌓여 완성된 햄
박찬욱과 K에게 배운 것
바람 부는 이베리코의 놀이터
여전히 살아 숨 쉬는 하몬
간이 아주 적당해서 모든 게 완벽했던 날
스페인 식구들이 모여 만든 빛의 맛, 웃음의 맛

- RECIPE BY MILLIE 그날의 요리 -
화이트 상그리아, 상그리아 블랑코 Sangria blanco
초리조 감자 스튜, 소파 데 초리조 이 파타타스 Sopa de chorizo y patatas
캔 문어 & 마늘 파스타, 피데오스 콘 풀포 알 아히요 Fideos con pulpo al ajillo
와인에 졸인 서양배 디저트, 페라 알 비노 Pera al vino
멜론과 하몬, 멜론 콘 하몬 이베리코 Melon con jamon iberico
하몬 만체고 샌드위치, 샌드위치 데 하몬 이 퀘소 Sandwich de jamon y queso
하몬 피자, 피자 데 하몬 이베리코 Pizza de jamon iberico

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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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 됐다. 다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그때부터 스페인은 내게 환상의 자연을 품은 땅이 되었다는 것이다. 피레네 산맥 너머로 펼쳐지던 광활한 대지와 이제껏본 적 없던 짙은 녹색의 숲, 눈부시게 빛나던 하늘과 구름들. 대체 저 너머엔 무엇이 있는 걸까. 무 엇 때문에 그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이리도 풍요롭고 넉넉한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꼭 한 번 스페인 땅을 밟아보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그 땅이 키워낸 것들을 만나보고 싶었다.
그토록 찬연한 자연이 만든 것들은 도대체 어떤 맛일지, 그것을 먹고 자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궁금했다. 스페인의 땅과 바람, 비와 해의 맛을 느껴보고 싶었다. 그런 곳이라면 그동안 서울이라는 치열한 삶의 터전에서 살면서 얻었던 마음의 생채기들을 보듬고 새살이 돋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곳의 자연과 그런 자연을 닮아 조건 없이 환대해주는 사람들이 상처에 특효약인 마데카솔처럼 끈적한 연고가 되어 줄 것 같았다. --- p.16

이들이 먹는 방식은 훨씬 과감했다. 이것이야말로 현지인들과 함께 먹는 식사의 메리트. 우리는 그때 비로소 올리브유를 대하는 아주 새로운 방식에 대해 눈을 떴고, 그들의 방식대로 먹어보기로 했다. 거친 바게트 위에 오일을 부었을 뿐인데 그런 바게트는 처음이었다. 아니, 그런 올리브유는 처음이었다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오일 한 방울에서 싱그러운 풀 향기가 났다. 갓 짜낸 오렌지나 사과도 떠올랐다. 이것은 오히려 과일 주스에 가까웠다. ‘생생하다’, ‘싱그럽다’는 맛 표현은 응당 이런 음식에 써야 할 것 같았다. 향기롭고 고소한 것이 실로 처음 경험해본 맛이었다. 끝 맛이 약간 맵고 알싸하게 퍼졌는데 그마저도 싫지 않고 신비롭게까지 느껴졌다. 고작 빵과 오일이 나왔을 뿐인데 우리는 벌써 흥분해버렸다. 처음 접하는 올리브유의 맛에 취해 허겁지겁 먹었고 금세 배가 불러왔다. --- p.31

그때가 새벽 한 시를 넘긴 시간이었는데, 테이블 위에 올린 촛불에 의지하며 너덧 명의 가족들이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 물론 마히나 산의 아저씨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의 얼굴에서도 지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못 말리는 하엔 사람들. 그들은 그렇게 함께,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날의 광경을 마주한 이후, 나는 종종 밝고 열정적인 스페인 사람들의 힘의 원천이 함께 먹는 밥상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루 한 끼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 사람들이니 적게는 세 끼, 많게는 다섯 끼를 매일 완벽하게 먹게 되면 적어도 하루에 세 번씩은 꼭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일 테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스페인 사람들에게도 분명 ‘밥심’이 존재한다. 맛있는 것을 함께 먹고, 함께 먹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때 좋은 기운을 얻으며 그것이 곧 일상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식구의 위력, 밥심 말이다. --- p.97

맛집에서 겪은 대참사 이후 우리는 ‘진짜 여행은 함께 밥을 먹는 것’이라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만일 우리가 현지 농장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먹지 않았더라면 그 나라 사람들의 식문화와 먹는 방식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을 것이고, 그저 관광지 식당에서 주는 대로, 왜 그런지 이유도 모른 채 옆 테이블이 먹는 것들을 힐끔거리며 따라 먹다가 떠났을 것이다. 여행지의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것을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지를 안다는 것은 아주 사소해 보이지만 쉽게 얻을 수 없는 보물 같은 정보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는 물론 현지 사람들의 일상을 경험하며 한층 더 깊고 넓은 여행이 될 수 있게 해준다.
그날 이후 우리는 절대 맛집 검색 따위는 하지 않기로 했다. 느낌이 좋은 레스토랑을 그저 감으로 찾아갔고, 잘 모를 때는 테이블에 올리브유가 올라와 있는지, 상태는 어떤지 먼저 확인을 하고 자리를 잡았다. 그런 기준만으로도 대체로 레스토랑 선정에 실패하는 일은 없었다. --- p.161

우리는 매일 숙성 중이다. 부패하지 않고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 자기에게 맞는 환경을 찾고, 환경으로부터 성장의 양분과 일상의 자극을 받는다. 그런 경험들이 하나둘씩 쌓여갈수록 우리는 더 깊이 생각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물론 그 환경이 비단 ‘좋은 것’일 수만도 없고 꼭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환경 속에서 무언가를 경험하면서 시간의 한 토막을 넘어간다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다. 그래서 숙성을 위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재료가 바로 시간인 것이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겪은 얼마간의 일들은 이전의 나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결국 더 깊은 맛이 나게 한다.
--- p.20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치열한 도시 생활에서 얻은 마음의 생채기를 보듬어준 찬연한 자연, 조건 없이 환대해주는 사람들, 풍성한 음식들
스페인 시골에서 다친 가슴에 연고를 바르고 오다


여행자 세 사람은 일 때문에 한자리에 모였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며 일에만 매달리는 매거진 에디터, 호주 멜버른에 살다가 한국에 와 밤낮 없는 노동 문화를 접하고 지칠 대로 지친 푸드스타일리스트, 몸이 아파도 병원 진료를 받을 시간도 없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사진작가. 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세 사람은 어느 새 일상의 피로와 치열하고 고된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결국은 어떤 질문에 다다른다.
‘이렇게 사는 게 다 무슨 소용이람?’
질문은 한 가지 결론을 이끌어냈다.
“우리 잠깐 좀 쉬어요.”
그렇게 시작된 세 사람의 휴식 여행. 기왕이면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자연이 살아 있고 함께 밥을 먹으며 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사는 곳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결정한 여행지가 스페인. 그것도 바르셀로나나 마드리드 같은 유명 관광도시가 아니라 스페인 시골 농장이었다. 올리브 재배로 유명한 하엔과 캄빌, 돈키호테와 포도의 고장 라만차, 스페인 대표 와인 ‘토레 무가’로 유명한 와인의 고장 리오하, 이베리코 돼지 사육과 하몬 제조로 유명한 엑스트레마두라까지. 스페인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세 여행자는 유명 여행지에서는 만날 수 없는 보물들을 만나게 된다. 눈부시게 찬란한 스페인의 자연과 푸근한 인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현지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풍성한 음식들이 그것이다.

스페인에서 만든 식구들,
여행자를 반기는 식탁에는 그들의 ‘밥정’이 가득했다


식구(食口). 사전적 의미로 함께 살며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많은 현대인들은 식구를 잃어가고 있다. ‘혼밥’ ‘혼술’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혼자 먹기가 유행 중이다. 물론 혼자 하는 식사가 필요할 때가 있다. 바쁘고 부산스럽게 살다보면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관계를 다지고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밥을 먹는 시간만이라도 혼자가 되어 조용히 보내고 싶어지니까. 그러나 누구나 처음부터 ‘혼밥’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삶에 지치다 보니 함께 식사를 한다는 행위조차도 부담스러워졌을 뿐. 그래서 더더욱,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는 현지 사람들과 어울려 식사를 하고 싶었다. 스페인의 시골 농장을 찾아가 자연의 맛을 경험하고, 여행객들로 가득한 관광지 주변에 있는 그저 그런 식당이 아닌 진짜 스페인 사람들의 식탁을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마주한 스페인의 식탁은 즐거운 충격의 연속이다. 간장종지 만한 그릇에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를 섞어 빵을 ‘찍먹’할 줄만 알고 있던 필자들은 빵 위로 황금색 올리브유를 후두두둑 부어 먹는 올리브유 ‘부먹’을 알게 된다. 뿐인가. 스페인 사람들은 어찌나 함께하는 식탁을 좋아하는지 해가 질 때쯤 시작한 식사를 새벽 한 시까지 이어가기도 한다. 야근에는 익숙해도 한밤중까지 식사를 즐기는 데는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들로서는 끝까지 식탁을 지키고 있기도 힘들 지경이다. 스페인 시골에는 ‘빨리빨리’가 없다. 지나가는 이웃과 인사를 주고받을 때도 가던 자전거나 걸음을 멈추고 안부를 묻는다. 목적이나 방향을 정해놓지 않고 걷는 걸음은 느리다. 눈 코 뜰 새 없이 바삐 사느라 그저 빠르게 한 끼를 때우고 몸이 아파도 바로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살고 있던 한국 도시민들에게는 그 느린 걸음이, 밤까지 이어지는 식탁이 그렇게 호사스러워 보일 수가 없다. 마음의 여유가 넘치는 사람들이 준비하는 음식에는 ‘밥정’이 넘친다. 한 점이라도 더 먹으라 투박하게 썰어주는 치즈와 소시지를 받아먹을 때의 기분은 엄마가 손으로 쭉 찢어 입에 넣어주던 김치를 받아먹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래 먹고, 즐겁게 먹는다. 그렇게 여행자들은 서울에서 잃어버렸던 ‘식구’를 머나먼 스페인에서 만난다.

올리브, 포도, 와인, 하몬….
스페인의 국민 음식이 만들어지는 현장에 가다


풍요로운 식탁은 땅에서부터 시작된다. 농장과 와이너리를 오가며 만나는 스페인 사람들은 자연과 전통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자연의 흐름을 따르며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을 참고 기다려야 의미 있는 맛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 땅이 준 선물을 하나라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유용하게 사용하고 바르게 쓰기 위해, 그리고 다시 땅에 돌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땅과 자연을 해치지 않는 방법으로 결실을 얻어야 한다는, 공고하게 다져진 공감대를 어느 농장에서나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키워 수확한 식재료들은 어느 것이나 진하고 깊은 맛이 나고, 복잡한 조리를 하지 않아도 입에 넣는 순간 마음을 충만하게 만들어준다.

올리브와 하몬은 스페인의 국민 음식이다. 포도 또한 발사믹 식초나 와인의 재료로 쓰이므로 스페인 사람들의 필수 식재료라 할 만하다. 이 세 가지 식재료가 만들어지는 현장이 곧 스페인 음식의 출발점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느리고 정성스레 키운 식재료를 이용해 짙고 풍부한 맛의 음식을 만든다. 그 음식을 여러 사람이 모여 오랜 시간에 걸쳐 먹고 마시며 즐긴다. 뭐든 ‘빨리빨리’ 하는 것이 미덕인 한국 도시인들에게 스페인 식탁은 그 느린 속도만으로도 치유의 식탁이었다. 이들이 스페인에서 맛보았던 풍성한 음식들은 그저 이름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진작가 이과용이 찍은 맛깔 나는 음식 사진과 푸드스타일리스트 밀리가 정리한 레시피로 만나볼 수 있다. 당장 스페인에 가기는 힘들더라도 스페인 식구들과 나누어 먹은 음식들을 우리의 식탁에 재현해보는 것은 어떨까. 때로는 구하기 힘든 재료도 있을 것이고 현지와 똑같은 맛을 내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스페인 사람들과 같은 느리고 여유로운 마음이다. 빨리, 정확히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푸근한 마음으로 요리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오래오래 시간을 들여 식사를 즐겨보자. 알게 모르게 상처받았던 마음에 새 살이 돋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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