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0년 06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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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59쪽 | 192g | 128*205*20mm |
ISBN13 | 9788932003979 |
ISBN10 | 8932003971 |
포함 도서 1만 5천원↑구매 시, 블랙 보틀머그 증정 (택1/포인트 차감, 한정수량)
발행일 | 2000년 06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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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59쪽 | 192g | 128*205*20mm |
ISBN13 | 9788932003979 |
ISBN10 | 8932003971 |
예전에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을 보면서 기형도 시인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다.
만 스물아홉 생일을 일주일 앞둔 날 급성뇌졸중으로 숨진 시인 기형도, 그가 남긴 유일한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은 지금까지 50만 부 이상이나 판매되며 시집으로는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 글을 읽으며 기형도 시인의 시집을 제대로 읽고 음미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예전에 읽었는데, 집에 기형도 시인의 시집이 있었는데 어디 갔지?, 그런 생각들은 접어두고, 새 마음으로 새로이 기형도 시인의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을 읽어보게 되었다.
시인 기형도씨는 1960년 경기도 연평에서 출생하여 연세대학교 정외과를 졸업했으며 84년에 중앙일보사에 입사, 정치부·문화부·편집부 등에서 근무했다. 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안개」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장한 그는 이후 독창적이면서 강한 개성의 시들을 발표했으나 89년 3월 아까운 나이에 타계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이 시집에서 기형도 시인은 일상 속에 내재하는 폭압과 공포의 심리 구조를 추억의 형식을 통해 독특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로테스크 현실주의로 명명될 그의 시 세계는 우울한 유년 시절과 부조리한 체험의 기억들을 기이하면서도 따뜻하여 처절하면서도 아름다운 시 공간 속에 펼쳐보인다. (책날개 작가 소개 전문)
가장 먼저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시 「안개」가 첫 장에 실려 있다. 꽤 긴 산문시다. 이 시가 나온 지 4년 2개월 만에 기형도 시인은 세상을 떠났으니, 더욱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그의 시는 어둡고 아프고 쓸쓸하다.
고통을 녹여낸 시 속에 피가 흐르는 듯하다.
가난했던 유년 시절, 그때의 상황을 드러내는 시가 있다.
「엄마 걱정」이라는 시를 나는 몇 번이나 읽은 지 모르겠다.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 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 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출처: 기형도 시집 중 「엄마 걱정」 전문)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어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았을 때, 왜 그런지도 모르면서 아프고 외롭고 쓸쓸한 마음이 너무도 잘 표현되어서 가슴이 아려왔다.
널리 알려진 그의 시 「빈집」은 감상하는 시점의 마음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진다.
그가 청춘의 고뇌와 쓸쓸함도 모두 어둠 속에 묻어버렸다는 심정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서 가슴이 저렸다. 한참 행복할 나이에 온갖 고통을 다 겪고 슬픔을 뿜어내는 듯한 글들이 계속 연결되었다.
온전한 아픔으로 청춘을 마감한 기형도 시인, 청춘이 다 끝나기도 전에 생을 마감한 시인, 고통을 호소하며 살다 간 시인, 너무 이른 나이에 요절한 시인……. 더 많은 이야기가 연결될 것 같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해도 다들 공감하며 아파할 듯하다.
예술가들의 삶은 행복한 것보다 고통스러워야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 남는 것 같아 처절하게 아프다.
이 책만 보아도 초판 24쇄 발행, 재판 68쇄 발행되었으니, 기형도 시인의 시는 지금까지도 많이 읽히며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자아내게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형도의 세상은 눈물의 세상이었다. 그 세상을 이 책에서 만나본다. 마음을 울리는 시여서 감상의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직접 구매한 도서입니다
이번에 가을을 맞아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을 읽었습니다. 소설 책과 비문학 책은 많이 읽었는데 시집은 거의 처음 읽는 것이라서 많이 다르기도 하고 언어가 주는 아름다움이 소설과는 다르게 와닿아서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기형도 시인은 많이 들어보기는 했지만 막상 읽어보니까 확실히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읽은 시집답게 시 하나하나가 읽는데 와닿는 의미가 다르고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