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사실 그전에 다이어트를 조금 한답시고, 집근처 요가원을 기웃거리곤 했지만,
열정적으로, 신실한 마음 가짐으로 운동을 대했던 적은 그전에 없던 일이었다.
아무래도 학교 생활을 하면서, 점수를 매기는 그런 교육을 받으며 스스로를
'운동은 못하는 사람' 이라고 낙인찍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책 만드는 에디터로, 어렷을 적부터 밖에 나가 뛰어 노는 것보다 책 읽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그녀와 내가 경험했을 학교 교육은, 교육과정만 조금 달랐을 뿐 똑같았을 것이다.
".. 졸업을 한 뒤에도 육체 활동과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정신노동자로 살았다.
... 무의식적으로 신체 활동과 정신 활동을 분리하는 이원론적인 사고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본격적으로 제대로 된 '운동' 을 시작한 것은, 호주에서 공장 노동자로 지내기 시작했을 때였다.
내가 자리를 잡은 역할은 회전벨트에 올려진 베이컨을 진공팩에 담는 일이었는데,
단순해서 어렵진 않았지만 오랜 시간동안 서서, 그것도 비슷한 동작만 반복적으로 했다.
이렇게 일'만' 하다가는 몸이 고장날 것 같아서, 요가스튜디오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국에선 배워보지 못했던 빈야사 요가를 알게 되었고, 그것은 새로운 세계였다.
아직까진 혼자서 요가를 자유자재로, 넘치는 의식 한 가득으로 하지는 못한다.
아무래도 '나는 혼자서 못한다.' 라는 생각이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마흔에 운동을 시작했지만, 철인 3종 경기까지 도전했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너무도 매력적으로 들렸다. 나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 채로 소극적으로 사는 마음가짐이 여전해서다.
하지만, '해본 사람' 만이 안다고.
아무리 철학적인 문장을 읽거나, 자극적인 자기 계발서를 읽은다한들,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그건 오로지 내 뇌회로 속에 잠시 번뜩! 였다가 사라지는 상상의 메모리로만 존재하게 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자극을 많이 받긴 했지만
아직 내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내가... ?"
하지만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면
얍! 깜짝 박수를 치고, 푸쉬업 5개라도 하면 어떨까.
그러다보면, 나는 생각할 시간 없이 뭔가를 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는 현명하면서도 강한 존재로 태어났다.
따라서 육체와 정신 활동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
특히 정신노동자에게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행위는 누락하거나 천대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나는 아직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모른다.
그래서 오늘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며, 부지런히 움직여볼 따름이다.
마라톤.. 을 도전해볼까. 우선 런닝부터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