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9년의 스코틀랜드 북부 어느 마을.
아홉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이 세 사람을 죽였다.
소년은 범행 후 도망가지도 않고 붙잡힌 채로 범행을 인정한다.
이쯤되면 궁금해진 것은 단 하나다.
소년이 범인인 것은 이미 밝혀졌으니, 범행 동기와 범행 수법일 것이다.
거기에 주변 사람들이 보는 소년의 평은 아주 좋았다.
예의 있는 소년이었는데, 오히려 소년이 피범벅이 된 걸 봤을 때는 어디 다친줄 알았다고...
학교 선생님마저 소년을 두둔한다. 똑똑하고 범죄를 저지를만한 아이는 아니라고...
그에 반해 교회 목사와 지역 주민 한 사람은 소년의 범행을 당연하다는 듯이 말한다.
악한 면이 있었고, 동물을 괴롭히는 것도 서슴없이 행하던 아이라고.
누구의 말이 진실인가?
재판이 진행되면서 검사, 변호사, 의사, 학자들의 의견은 제각각이다.
이 책의 소개 글을 읽었음에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는 못했었다.
추리스릴러의 분위기를 풍기지만 실제로는 그와 조금은 거리가 멀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도 실제 재판의 분위기를 그대로 풍기는 게 매력적인 작품이다.
소년이 왜 그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하나하나 밝혀질 때마다, 놀랍고 무섭다.
인간이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가 다양할 테지만,
그 다양한 범죄의 이유를 다 이해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소년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언급되는 심신미약이나 소년법 같은 이야기들.
답답하게 만든다.
나이를 떠나서, 범죄는 범죄로 판단하고 판결해야 맞는 거 아닐까?
많은 생각을 남기는 소설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