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베스트셀러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 김서령이 남긴 ‘조선 엄마의 레시피’

리뷰 총점9.8 리뷰 23건 | 판매지수 1,530
베스트
음식 에세이 17위 | 에세이 top100 4주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478g | 152*214*20mm
ISBN13 9791156121299
ISBN10 1156121299

이 상품의 태그

술술 글쓰기 마법책 1 : 시작책

술술 글쓰기 마법책 1 : 시작책

10,800 (10%)

'술술 글쓰기 마법책 1 : 시작책' 상세페이지 이동

일간 이슬아 수필집

일간 이슬아 수필집

15,300 (10%)

'일간 이슬아 수필집' 상세페이지 이동

묘사의 힘

묘사의 힘

11,520 (10%)

'묘사의 힘' 상세페이지 이동

NEW 일본어 상용한자 기초 마스터 1026 쓰기노트

NEW 일본어 상용한자 기초 마스터 1026 쓰기노트

9,000 (10%)

'NEW 일본어 상용한자 기초 마스터 1026 쓰기노트' 상세페이지 이동

매일 아침 써 봤니?

매일 아침 써 봤니?

15,120 (10%)

'매일 아침 써 봤니?' 상세페이지 이동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13,500 (10%)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상세페이지 이동

쓰담쓰닮 요한복음

쓰담쓰닮 요한복음

9,900 (10%)

'쓰담쓰닮 요한복음' 상세페이지 이동

문장 교실

문장 교실

14,220 (10%)

'문장 교실' 상세페이지 이동

백세 일기

백세 일기

13,320 (10%)

'백세 일기' 상세페이지 이동

팔리는 책쓰기 망하는 책쓰기 기획과 마인드 편

팔리는 책쓰기 망하는 책쓰기 기획과 마인드 편

15,120 (10%)

'팔리는 책쓰기 망하는 책쓰기 기획과 마인드 편' 상세페이지 이동

내 이름의 책 한권

내 이름의 책 한권

14,400 (10%)

'내 이름의 책 한권' 상세페이지 이동

무기가 되는 책쓰기

무기가 되는 책쓰기

12,600 (10%)

'무기가 되는 책쓰기' 상세페이지 이동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생속의 반대말은 썩은속이었다. 속이 썩어야 세상에 관대해질 수 있었다. 산다는 건 결국 속이 썩는 것이고 얼마간 세상을 살고 난 후엔 절로 속이 썩어 내성이 생기면서 의젓해지는 법이라고 배추적을 먹는 사람들은 의심 없이 믿었던 것 같다. --- p.17

고춧가루가 겸허했다면 부빈 고추는 도도했다. 맑은 국엔 수더분한 촌아낙처럼 어물쩡한 고춧가루가 아니라 귀부인처럼 쌀쌀맞고 도도한 부빈 고추를 써야 제 격이었다. --- p.25

이기심과 탐욕과 분노와 공포 같은 걸로 흐려진 인간성의 밑바닥에 가라앉은 선하고 고운 그 무엇, 썩은 감자 속에서 길어 올리는 매끄러운 녹말 같은 그 무엇, 어쩌면 인仁이거나 사랑이거나 자비라도 불러도 좋을 그 무엇, 바로 그것을 대면할 수 있는 가장 가깝고 너그러운 장소가 저 산꼭대기 선방이나 성균관의 명륜당이 아니라 부엌이라고 나는 확실히 믿는다. --- p.30

엄마가 내 입에 깨소금국수 한 오라기를 넣어준다. 부드럽다. 고소하다! 나는 눈을 뜨지도 않고 그 맑고 히수무레하고 수수하고 슴슴하고 조용하고 의젓하고 살뜰한 것을 씹는다. 그리고 꿀컥 삼킨다. --- p.50

밥이 부르륵 끓어오를 때쯤 베 보자기를 깔고 그 위에 별의별 이파리와 열매를 얹는 것이 여름 밥솥의 풍경이다. 우선 아까 딴 호박잎을 얹고, 숭덩숭덩 썬 애호박을 얹고, 길쭉한 가지를 얹고, 밀가루 묻힌 풋고추를 얹고, 콩가루 묻힌 부추를 얹고 들깻잎, 콩잎을 켜켜이 있는 대로 얹었다. 밥물이 잦아들면 그것들도 따라서 익었다. 가루 묻힌 것은 각자 알맞은 양념장에 무치고 이파리 찐 것은 그냥 접시에 담아 쌈으로 먹었다. --- p.58

‘늙은 호박’은 보통명사다. ‘익은’이 아니라 ‘늙은’이란 관형어가 이토록 원숙하고 의젓한 의미로 통용되는 예가 호박 말고 또 있을까. 늙은 오이가 ‘노각’으로 대접받기도 했지만 호박과는 견줄 바가 못 됐다. 원래 호박은 곡식이 아니라 채소다. 그러나 늙은 호박을 채소라고 부르는 건 영 난처하다. 일단 늙기만 하면 호박은 곡식과 비슷한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채소가 곡물의 단계로 격상한 것이니 그건 단연 시간의 힘이었다. --- p.61

흰 사발에 담겨 검은 소반 위에 올려진 한 그릇의 냉잇국, 그것은 우주 운행의 질서를 함축하는 상징이었다. 한 숟갈 입안에 흘려 넣으면서 우리 식구들은 아아, 신음했다. 봄, 봄이 오는구나. 암만 추워도 머잖아 봄이 오는구나……. --- p.74

엄마는 찔레 맛을 ‘배릿하다’고 말했다. 배릿하다는 것은 아직 제 맛을 찾지 못한, 모든 어린 것들의 맛이다. 어리고 여린 것들이 굳고 거친 것들을 순화하고 정화한다. 그러려고 해마다 봄은 오고 해마다 찔레는 돋는다. --- p.79

이튿날은 삶은 나물이 마르기 좋도록 봄볕이 다글다글 내리쬐었고 바람결엔 종일 취의 향기가 화르륵 화르륵 날아다녔다. 세상에 꽃이란 꽃은 있는 대로 피어 삶은 취나물 검은 가닥들 위로 새암하듯 하얗게 내려앉았다. --- p.81

아침저녁 빈소에 상식상을 지어 바치는 시어른 삼년상이 끝나고 여든이 됐을 때 고모는 내게 말하셨다. “야야 살아보니 인생이 참 허쁘다.”. --- p.87

“입 가진 군정(사람)들이 모이면 어예든동(어떻든) ‘군입거리’가 있어야 해. 입이 굼풋하믄(궁금하면) 좋은 소리들이 안 나와!”. --- p.91

형태가 드러나지 않을 만큼 결이 고와야 하지만 젓가락으로 집히지 않아서는 안 된다. 혀 위에서 녹아들어야 하지만 가루가 돼서는 안 된다. 짜지 않아야 하지만 싱거워도 안 된다. 고소한 향이 풍겨야 하지만 기름기가 입에 걸려서도 안 된다. 그게 보푸름이 앉아 있어야 할 정밀한 좌표였고, 그 지점을 가장 섬세하게 맞출 줄 아는 사람이 엄마였다. --- p.108

사랑에 손이 오신 기척에 나면 소금 단지에 오래 묻어놔 짜디짠 고등어를 얼른 물에 담가 소금기를 빼냈다. 싱싱하지 않으니 구울 수는 없고 무를 깔고 쪘다. 고등어는 상에 올리고 안식구들은 고등어 기름이 인색하게 배어든 무를 아껴 베어 물었다. 그 황홀한 맛을 어디다 비할까. --- p.112

무와 콩을 길러낸 척박한 땅에 비치던 은은한 햇볕과, 땅속 깊이 인색 하나 달디 달게 숨어 있던 지하수와, 눈물이 돌 것 같은 겸허와, 수도승같이 맑은 인내와, 텅 빈 밭이랑 위로 불어오는 바람결 같은 가난과, 그 가난과 짝을 이룬 꼿꼿한 자부와 자존심이 슴슴한 익지 맛 안에 모조리 담겨 있었던 것만 같다. --- p.121

정성, 거기에 대해 나는 할 말이 너무도 많아졌다. 젊어서는 주변에 널려 있는 하염없는 정성들을 비웃었다. 나는 남들에게 저렇듯 헛된 정성을 바치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기까지 했다. 나이든 지금은 우습게도 정반대가 되었다. 인간이 제 안에서 뽑아낼 수 있는 최대 가치는 정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 p.145

햇장은 흡사 봄에 부는 바람결이었다. 묵은 매화 등걸에서 막 개화한 매화송이였다. 그런 아취를 가진 장이었다. 햇장을 뜨다 고개를 돌리면 장 단지 위로 매화 꽃잎이 휘리릭 날아와 앉았다. 날이 더 길어지면 솔[松]에도 아련하게 꽃이 피었다. 송화는 더욱 적극적으로 낙화해 제 가루를 장 단지 위에 노랗게 흩뿌렸다. --- p.151

가을이 되어, 햇살과 바람 속에 서서 그 푸른 무를 한 입 와사삭 깨물어 먹는 일, 그런 순도 백 퍼센트의 기쁨이 또 있을까. 사람은 그런 순수하고 완벽한 순간에 영원에 닿는다. 그런 순간을 만끽하는 이들만이 우주와 생명의 비밀스런 뜻을 포착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 p.177

생각해보면 나는 오래전부터 ‘말없이 반짝이고 글썽이는 것들’에 매혹돼왔다. 반짝이지 않거나 글썽이지 않거나 말이 없지 않거나 하면 내 마음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반짝이는 것은 재주이고, 글썽이는 것은 슬픔이고, 말없는 것은 수줍음 혹은 고요라고 할까? 아름다움의 개념을 왜 그런 쪽으로 규정했던지 스스로도 해명할 길은 없다. --- p.196

조약과 깨꾸리는 제사를 위해 시루떡 위에 괴는 ‘웃괴이’ 떡이고, ‘미리지’는 순전히 맛을 즐기기 위해 손으로 밀어 만드는 매끄러운 흰 떡이다. 그런 떡들의 이름 또한 나는 오랫동안 잊고 살았고 제 이름조차 잊어버린 내게 그런 떡들이 나타나줄 리도 없었다. 연변과 조약과 깨꾸리 대신 핫케익이니 피자니 카스테라니 도넛들이 널렸으니 굳이 그것들이 그리울 리도 없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름을 부르지 않아서 그리운 것을 몰랐을 뿐이었다. --- p.208

깔끔한 것, 해말간 것, 투명한 것, 무언지 얄팍한 것, 은근히 냉정한 것, 그리고 살짝 인색한 것, 그것이 내가 직면한 서울적인 것이었다. 서울식혜는 딱 거기 적당한 음료였다. --- p.221

분이 팍신 나게 삶은 감자 한 알을 입에 넣는다. 이 맛을 설명할 단어가 내 어휘사전에는 없다. 달지도 않고 고소하지도 않다. 새콤한 것도 향긋한 것도 아니다. 반가운 맛이라는 게 있다면 그쯤에 가깝다. 안락하고 반갑고 무언지 추억이나 근원 정서를 불러일으킬 것 같긴 한데 굳이 찾아내자면 그저 덤덤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 p.23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4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9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