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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도쿄

리뷰 총점9.8 리뷰 9건 | 판매지수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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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316g | 128*188*20mm
ISBN13 9791196074425
ISBN10 119607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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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책읽아웃 불현듯(오은) 님 말처럼 "우리는 누군가와 같이 자리를 구성해 나가는구나, 그 자리를 구성하기 위해 함께 애쓰고, 뛰고, 일하고, 서로를 돌보는구나, 하는 것들을 다시 한 번 절감한 책"입니다. "그 사람이 있고 싶은 곳이 제자리라고요."라는 문장이 큰 울림을 전합니다. 겨울과 참 어울리는 표지와 내용이기도 하고요.

이름은 몰랐지만 우리가 이미 본 적 있는 클럽
‘줄리아나 도쿄’


줄리아나 도쿄는 1991년부터 1994년 사이에 일본의 젊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던 클럽이다. 이 시기는 버블경제가 붕괴된 후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 속에 있었다. 이 클럽은 특히 일반 무대보다 높은 단상으로 유명했고, 여성들은 모두가 우러러보는 이 단상 위에 올라가 춤을 추었다. 아마 이름은 몰랐더라도, 이미 이를 본 적은 있을 것이다. 1990년대 가수 이정현의 강렬한 부채춤, 또 최근 송은이, 신봉선, 김신영, 안영미 등이 결성한 여성 그룹 셀럽파이브가 선보인 화려한 군무가 바로 이 클럽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줄리아나 도쿄를 직접 체험한 적 없는, 1980년 이후 태생인 인물들에게 그 흔적만을 쥐여준다. 한주, 유키노, 김추는 각각 식당에서 우연히 본 가요 프로그램, 서랍 속의 오래된 사진 한 장, 어머니의 회상을 통해 이 클럽과 연결된다. 그리하여 눈이 드문 항구도시인 도쿄에 사흘 내내 흰 눈이 쏟아지는 동안, 이들은 꿈같던 한 시기를 추적하고 그 안에서 각자의 의미를 발견한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한주의 이야기
눈의 요정 9
경찰의 전화 17
녹지 않는 눈 24
아사쿠사바시의 꼬치구이 노인 34
르 카페 도토루 45
긴자의 칼가게 52
동거인 57
실종 73
오타루의 집1 유키노의 어머니 이야기 84
오타루의 집2 줄리아나 도쿄 95

2. 유키노의 이야기
상담 #1 빛에 번진 사진 한 장 111
상담 #2 한수를 사랑하는 이유 124
상담 #3 제자리에 있어주세요 139
상담 #4 오타루를 떠나 도쿄로 151
상담 #5-1 좋아하는 것 말하기 163
상담 #5-2 도쿄를 떠나 부산으로 169

3. 다시, 한주의 이야기
유키노, 정추, 김추 185

4. 김추의 이야기
학회장1 주인공이 되고 싶어 195
눈밭의 칼과 아이 204
학회장2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 219
의외의 메일 229

5. 한주와 유키노의 이야기
고백 237
그날 244
이제 길을 건너서 254

번외
눈이 내린다 259

작가의 말 288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누구든 원하는 곳이 제자리인 거 같아서요.” --- p.15

상처는 완전히 잊혀진 듯했다가, 가장 용기가 필요한 순간에 그 존재를 다시 드러내니 말이다. --- p.23

‘무언가를 좋아하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지.’ --- p.43

‘내가 이겨낼 수 있다는 걸, 내게 일어난 일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나는 보고 싶어.’ --- p.92

“분명하게 고르거나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삶에는 훨씬 많습니다. 받아들여야만 하는 일이 인생에는 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걸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 p.103

자리를 끊임없이 선택하지만 그곳에 완벽히 소속되지는 못하는 삶들. 어째서 모든 선택들이 전부 ‘진짜’가 될 수는 없는 걸까.
--- p.18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나도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너에게서 벗어나서.”
사랑에서 겨우 살아남은 한주의 이야기


한주는 사랑이라고 부르는 관계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이다. 지적이고 다정한 연인은 지속적으로 폭력을 가하고, 그때마다 그녀는 그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으며 후회한다. 결국 심각한 폭행으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한주는 그 후유증으로 외국어증후군을 얻고 모국어를 잃어버린다. 이제 그녀가 말할 수 있고 알아들을 수 있는 유일한 언어는 일본어뿐이다. 그녀는 다시 한국어를 배운다면 그동안 잘 하지 못했던 말들, ‘아니오. 싫습니다. 안 하고 싶습니다’와 같은 거절의 말들을 단호하게 내뱉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며 도쿄로 간다. 대학원에서 한국문학을 공부하던 그녀에게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더이상 없었으므로.

살아남았기에 살아가려 하지만, 한주에게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기억은 계속 찾아온다. 예상치 못한 폭력의 순간들, 또 그때 하지 못했던 말―이 관계를 끝내고 자신의 삶을 찾고 싶다는 고백 같은. 특히 낯선 이로부터 호의를 받거나, 친밀한 감정이 도리어 불안해질 때 한주는 마치 고인 시간 속에 놓인 듯하다. 하지만 그녀는 익숙한 불행 쪽으로 자꾸 기울어지는 마음을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옮겨놓으려 애쓴다. 그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존재가 있다. 함께 서점에서 근무하던 동료 유키노다.

“나의 친구 한주의 생일을 축하해. 눈의 요정이 너를 지켜줄 거야.”
마음의 허기를 달래준 유키노의 말들


유키노는 사람들에게 곧잘 오타루에서 도쿄로 왔다는 자기소개와 함께 눈이 내리기 전 눈의 요정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면 대부분은 아름다운 눈 이야기에 감탄하며 그에게 호감을 보인다. 하지만 사실 유키노는 눈도, 그런 반응도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에게 환심을 사고 그 안에 섞여들기 위한 나름의 방식일 뿐이다. 그런데 그에게 처음으로 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답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와는 나이, 성별, 성정체성, 국적 등 많은 면에서 다른 한주다.

두 사람은 “돈을 합쳐 안전과 공간”을 마련하기로 하고 동거인 사이가 된다.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가면서 유키노는 한국인인 한주가 어째서 한국어를 전혀 할 수 없게 되었는지 알게 되고, 한주는 유키노의 그이, “관계에서 생기는 우위가 있다면” 그 모두를 실어주고 싶었다던 연인 ‘한수’를 알게 된다. 그러니까 그들은 서로가 사랑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들임을 알아본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싫어하는 것들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 대신에 의식적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찾아보면서 두 사람의 고인 시간은 다시 흘러가는 듯 보인다.

어느 날 갑자기 유키노가 실종되기 전까지는.

연대의 공복감이 틀림없이 채워질 수 있다고 믿는,
한 소설가의 첫인사를 전합니다


1970, 80년대 여성 노동자들을 통해 자신은 물론, 국적과 세대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고 해석하려는 인물. 분명히 다름에도 겹쳐 보이는 한일의 역사와 그 안의 여성들. 미혼모와 성매매 여성들의 삶. 성소수자와 혐오의 양상. 전공투와 클럽을 나란히 놓고 살펴보는 문화연구자의 시선…… 한 작가가 장편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세상에 건네는 첫인사에는 이러한 것들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중 무엇보다 가장 힘주어 전하고 싶은 것은 마음의 허기를 느끼고, 이것이 든든하게 채워질 수 있다고 말하는 작가의 믿음이다. 선택한 적 없으나 온전히 자신의 몫이 되어버리는 상처의 경험은 그 사람을 과거에 묶어둔다. 누군가와 친밀한 감정을 나누고 깊이 연결되고 싶다는 바람은 불가능한 이상이 되어버린다. 혼자 버티고 각자 알아서 헤쳐나가는 것이 삶이라는 믿음이 지배적인 오늘. 그러나 그런 상태는 허기와도 같아서 영원히 굶주릴 수는 없는 것이다. 연대의 공복감을 알고, 틀림없이 채워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쓰여진 이야기, 스위밍꿀의 세번째 소설, 한정현의 『줄리아나 도쿄』를 함께 읽어주시기를 바란다.

“만약 글이 정말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나아가게 한다면, 그 글은 물론 도서관 서가를 가득 메운 정전들일 수도 있겠지만. 이렇듯 어느 서랍 속 오래된 수첩 안의 메모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지금껏 공부를 해오고 소설을 써왔지만, 이 글을 쓰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저처럼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면, 이 소설이 그 누군가에게 제가 발견했던 오래된 수첩의 메모처럼 어떤 용기가 되기를, 위안이 되기를, 의지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 작가의 말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눈송이로 이루어진 거대한 슬픔의 집. 그게 이 소설의 첫인상이었다. 상처받은 이들은 서로 알아본다. 사소하고 중요한 말을 건네고 그것이 쌓여 용기가 된다. 얼었던 혀가 녹고 목소리가 트여, 마침내 삶의 주인이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이를 가능케 한 다정한 단어를 적어본다. 소금사탕, 도토루 카페, 끄트머리, 눈의 요정. 그러니까 마지막 인상은 이렇게 말해도 좋을 것이다. 슬픔을 녹이고 지어진 목소리의 왕국, 이라고
- 김화진 (문학 편집자)

읽는 동안 이양지의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유희」를 생각했다. 그는 어느 나라에도 속할 수 없는 재일한국인의 방황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한정현은 언어, 국가보다 상처를 통한 정체성 탐구에 집중한다. 모국어를 잃은 한주는 도쿄로 와 삶을 이어가고, 유키노와 마음 깊이 연결된다. 이는 두 소설 사이에 놓인 삼십 년이라는 시간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을 향한 시선의 근본적 다름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을 지금의 독자들과 함께 읽고 싶다.
- 와타나베 나오키 (무사시대 교수, 한국문학)

회원리뷰 (9건) 리뷰 총점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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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줄리아나 도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호* | 2021.10.0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요. 트라우마에 대해서 굉장히 섬세하고 면밀하게 다루신다는 점이 좋았어요. 여러 화자들의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묘하게 이어지는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예상치 못한 연결점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나니 저도 오늘 한번 살아보려고 합;
리뷰제목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요. 트라우마에 대해서 굉장히 섬세하고 면밀하게 다루신다는 점이 좋았어요. 여러 화자들의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묘하게 이어지는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예상치 못한 연결점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나니 저도 오늘 한번 살아보려고 합니다. 참담한 슬픔 속에서도 빛나는 것들을 찾아내는 이야기... 너무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소금사탕, 눈의 요정 ...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구매 불투명한 일본 문화의 잔상들이 소환되는 모호한 연결 통로들... 한정현, 줄리아나 도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 2021.05.0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90학번 후배가 있다. 그를 몰랐다면 아래의 설정을 그저 소설적 상상력의 일환이라 치부했을 것이다. 후배는 글을 쓰고 싶어 했고 (발표 여부와 상관없이) 글을 썼다. 마지막으로 나를 찾아왔을 때 후배는 말했다, 형 저는 글을 쓰고 있으므로 작가예요. 시간이 흘러 그가 난독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다른 후배로부터 들었다. 어느 날 꿈에 후배가 나타났다. 나는 몇몇 후;
리뷰제목

  90학번 후배가 있다. 그를 몰랐다면 아래의 설정을 그저 소설적 상상력의 일환이라 치부했을 것이다. 후배는 글을 쓰고 싶어 했고 (발표 여부와 상관없이) 글을 썼다. 마지막으로 나를 찾아왔을 때 후배는 말했다, 형 저는 글을 쓰고 있으므로 작가예요. 시간이 흘러 그가 난독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다른 후배로부터 들었다. 어느 날 꿈에 후배가 나타났다. 나는 몇몇 후배를 거치는 수소문 끝에 후배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의사는 희귀한 경우이지만 의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했다. 인간의 뇌는 모국어와 외국어를 각기 다른 영역에서 관장한다. 한주는 의식이 돌아오며 모국어를 담당하는 부분이 열리지 않았다. 다만 남겨진 건 일본어였다...” (p.25)


  밤의 꿈을 이야기하며 걱정을 드러냈다. 내가 앞서 난독증인 후배의 상황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 참에 후배가 먼저 내게 나아진 상황이 있다고 알려왔다. 자신이 어떤 글도 읽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여전하지만 얼마전 영어로 된 텍스트는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영어로 된 뉴스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찾아본다고 했다. 다행히 후배의 전공은 영문학이었다. 다행스럽지 못한 것은 후배는 집밖 출입을 하지 않는 부류의 인간이 되어 있었다.


  “자, 내 이름은 유키노, 태어난 곳은 미타 공업지구, 어린 시절 살았던 곳은 오타루, 그곳에서 함께 살았던 사람은 어머니, 오타루를 떠나 살았던 곳은 도쿄, 그곳 도쿄에서 함께 살았던 사람은 한주, 한주가 태어난 곳은 서울, 한주가 죽었던 장소는 부산 호텔의 어느 욕조 안. 특이사항은... 특이사항은, 어머니와 한주, 모두 내가 속였고 내가 떠나야만 했다는 것이다.” (p.138)


  후배와 전화 통화를 한 것은 십여 년 전이다. 선후배를 통해 그 후배가 서울을 떠나 천안(이던가 여하튼 중부지방)으로 거처를 옮겼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삼년 전쯤 후배와 통화를 했다는 선배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전과 비교하여 나아진 것 같다는, 아주 희미한 신상을 전달받는 데에 그쳤지만, 그래도 누나랑 연결이 되어 대화를 나눴다니 다행이에요, 라며 안도하였다.


  “한주는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자신이 석사논문에 썼던 여성 노동자들, 그 시절 여성들의 이야기 말이다. 남자에게 그렇게 당하고도 자신과 함께해줄 남자를 기다리고, 그들과 가정을 꾸리기만을 고대하며 고단한 환경을 참아내는 것으로 귀결되던 여성들의 이야기. 남자에게 맞으면 그것 역시 자기 잘못이라고 자책하며 마치 죗값을 치르듯이 자신을 파괴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한주는 자신이 그 여성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었는지 말해주고 싶었다. 그들은 자신만의 가족을 가지고 싶었던 것이다... 그들이 원했던 가족은 그저 서로의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주고 감싸주는, 좋은 일을 함께 나누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p.107)


  모국어를 잃고 일본어만 겨우 사용할 수 있는 소설 속 한주를 읽으며 곧바로 후배를 떠올리고 말았다. (후배는 한국어로 말할 수는 있다. 한국어를 읽을 수 없을 뿐이다.) 소설 속 한주의 암울한 상황은 십여 년 전 내가 꾸었던 어두운 꿈만 같아서 다시금 후배에게 연락을 취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한주는 한국의 남자 친구로부터 연속되는 구타를 당하였고, 어느 날 인간의 초점이 어그러졌다. 한국어를 잃고 일본으로 건너 왔다. 


  “경찰의 검열로 줄리아나 도쿄의 단상은 그 환상적 성격을 잃어버린다. 작업복을 벗고 과감한 무대 의상을 입음으로써 전혀 다른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었던 여성들은 복장 단속과 함께 다시 현실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는 스스로에 대한 검열로 이어졌으리라. 전공투의 검열은 얼핏 자기반성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김추는 그 정체성을 닫아두고 무리하게 외부로 옮겨놓으려고 했다는 점이 기만적이라고 생각했다. 남성 엘리트의 자기반성의 한계는 아닐까. 김추는 두 공간의 좌절이 그런 외부적 힘에 대한 대응에서 온다고 생각했다.” (pp.224~225)


  한주는 일본에서 한 노인의 선의를 거쳐 서점에서 일하게 되었다. 서점에서 유키노를 만나고 유키노와 함께 기거하게 된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유키노는 게이인데 잠시 사귀었던 한국인 한수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해왔다. 한주는 유키노를 위해 애를 썼지만 한수를 막지 못한다. 유키노도 그 사실을 알고 있고, 그래서 스스로 몸을 옮기는 것으로 여러 사람을 구하고자 한다.


  “나는 오빠의 방 문을 여는 걸 항상 두려워했다. 커튼을 닫고 불도 켜지 않는 오빠가 있는 방. 그나마 위로가 되었던 건 방문을 열었을 때 흘러나오던 모리타 도지의 가을날 공기 같은 목소리. 모리타 도지는 전공투였던 친구가 목숨을 잃자 그때부터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 번도 무대 위에서 선글라스를 벗지 않았고 결코 웃은 적이 없는 사람.” (p.277)


  소설에는 캬바쿠라, 줄리아나 도쿄, 전공투, 모리타 도지 등등 다양한 일본 문화의 잔상이 등장한다. 이제는 희미한 60년대와 80년대와 90년대의 일본이 한국과 연결되고 있다. (여성 노동자, 미혼모, 데이트 폭력 등을 통하여 접근하고자 하는 어떤 사실들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것은 이러한 연결의 통로 또한 모호하다는 것이다. 지금 (《줄리아나 도쿄》는 2019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다) 소환되어 의미를 갖기에 불투명한 잔상들이 그만큼이나 애매한 소설의 형식 안에 흩뿌려져 있다.

 

줄리아나 도쿄 / 한정현 / 스위밍꿀 / 291쪽 / 201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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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n********e | 2021.02.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야기 전개가 궁금해서 속도를 좀 내서 읽은 탓일까? 책을 덮고서도 많은 단어들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다. 가라 앉을 시간이 좀 필요한 책 같았다.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일들, 그것을 선택이라고 부르는 세상. 나 역시도 선택이라고 믿으며, 때로는 선택이라고 오해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좀 답답했다. 시간이 좀 흐른 뒤에 다시 한번 읽어 보;
리뷰제목
이야기 전개가 궁금해서 속도를 좀 내서 읽은 탓일까? 책을 덮고서도 많은 단어들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다. 가라 앉을 시간이 좀 필요한 책 같았다.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일들, 그것을 선택이라고 부르는 세상. 나 역시도 선택이라고 믿으며, 때로는 선택이라고 오해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좀 답답했다.
시간이 좀 흐른 뒤에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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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3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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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시험 끝나고 다시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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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w****4 | 2022.04.24
구매 평점3점
일부러 겨울에 읽으려고 아껴놓았던 건데, 조금 아쉬움이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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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l****a | 2021.12.14
구매 평점5점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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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 |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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