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준한 지형이 펼쳐진 불모의 황무지 화성 땅에 고립된 한 남자…
아직 그는 삶을 포기할 수 없다!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그의 끈질긴 모험은 계속된다!
궤도 역학, 화성의 물리적 환경, 우주비행의 역사, 식물학 등
풍부한 과학적 지식이 빛을 발하는 천재 작가의 경이로운 데뷔작!
『마션』은 나사가 추진하는 화성 탐사 계획을 통해 인류의 야심 찬 노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제껏 수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왔으나 쉽게 집필할 수 없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화성 탐사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고려되는 것은 화성 직행 시스템이라는 것인데, 이온엔진을 통한 지속적인 가속과 더불어 탐사 후 궤도로 재진입할 때 이용할 화성 상승선을 미리 보내놓는 것이 포함된다. 화성 표면에 오랜 시간 머물면서 추진에 사용할 연료를 충전하기 위한 것이다. 이후 수 개월이 지나 우주비행사들은 본격적으로 화성 표면에 착륙하여 막사를 짓고 탐사를 시작하게 된다. 바로 이 책 『마션』의 배경으로 언급되는 부분이다. 작가 앤디 위어가 소설 속에서 얼마나 과학적으로 정확하고 전체적으로 실현 가능한 우주 여정을 펼쳐 보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식물학자이자 기계공학자인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가 있다. 화성 탐사의 세 번째 계획인 아레스 3 탐사에 참여한 마크는 동료들과 함께 화성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한 후 막사를 짓고 본격적으로 탐사에 나선다. 하지만 단 엿새 만에 예기치 못한 모래 폭풍이 휘몰아치면서 임무는 중단되고 궤도로 복귀하라는 항공우주국의 지시가 떨어진다. 폭풍 속도가 화성 상승선의 한계를 벗어나리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우주비행사들은 서둘러 복귀에 나선다. 하지만 뜻밖의 사건과 맞닥뜨린 마크 와트니는 죽음의 위기를 겪고 홀로 고립된다. 마크의 생체 신호가 멈춘 것을 확인한 동료들이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화성 표면을 떠난 것이다. 이제 마크는 어딘가로 떠날 수도, 지구에 구조 요청을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삶을 포기할 수 없는 그는 과학자 고유의 감각으로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식량을 키우고,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지구와의 교신을 시도한다.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천성적으로 긍정적 사고와 유머 감각을 타고난 그의 끈질긴 모험은 계속된다.
“아무래도 좆됐다”는 문장으로 시작하여 이 모든 상황이 첫 일곱 페이지 내에서 긴박하게 펼쳐지는 『마션』은 뛰어난 과학소설로서 손색없는 작품이지만, 기존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과학소설과는 거리가 먼 작품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사고를 당하면서 우주복 장비가 망가진 채 의식을 잃은 마크 와트니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하지만, 깨어나자마자 다시금 죽음이 여러 차례 닥칠 수 있는 가혹한 현실을 깨닫는다. 이제 그에게는 미션이 생겼다. 죽음을 피하기 위해 생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자조적 유머가 섞인 입담으로 사건을 풀어내는 작가 고유의 문장 감각과, 괴짜 과학자 마크 와트니가 본능적으로 죽음을 피해가는 고유의 생존 감각이 환상적인 조합을 이뤄낸 『마션』은 강력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책의 8분의 7이 지날 때까지 과연 마크가 구조될 수 있을지, 생존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없는 가운데 초반 긴장감이 마지막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막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산소 발생기, 동력 추진기, 물, 음식, 통신, 탐사 등 꽤 많은 문제들을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과학적으로 정확하고 상세한 기술도 기존 작품들과는 전적으로 차별화되는 요소다. 작가 앤디 위어에게 ‘천재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이기도 하다.
읽는 이에게 마치 우주 장비 없이 화성 땅에 선 것 같은 감각을 선사하는 『마션』은 매 페이지 무서운 속도감을 부여하며 숨 쉴 틈 없는 생존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그리고 작가 앤디 위어와 주인공 마크 와트니의 재능과 용기에 연달아 감탄사를 토해내는 경험을 선사한다. 앞으로 수년이 지나도 이 책 『마션』은 작가 앤디 위어와 함께 끊임없이 회자될 경이로운 수작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