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3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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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4쪽 | 320g | 122*188*30mm |
ISBN13 | 9788950980092 |
ISBN10 | 8950980096 |
발행일 | 2019년 03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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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4쪽 | 320g | 122*188*30mm |
ISBN13 | 9788950980092 |
ISBN10 | 8950980096 |
교토 노포 지도 추천의 글 천년 도시 백년 가게에서 발견한 아주 오래된 미래 프롤로그 교토의 또 다른 얼굴, ‘노포’를 만나는 여행 CHAPTER1 이즈우 입맛 까다로운 교토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 극상품 고등어 초밥집 이즈우 고등어 초밥의 탄생 거래처와 손님, 모두가 이즈우의 재산 “네가 이즈우의 도련님이니?” 가업을 ‘잇는다’는 것 사사키 가의 ‘은혜 갚기’ 고등어길, 물류 아닌 문화 전승의 통로 CHAPTER2 니시키유 역사와 문화가 스며 있는 작은 콘서트홀 같은 목욕탕 ‘좋은 물’이 니시키유의 경쟁력 목욕탕에서 열리는 다양한 문화 이벤트 옛것을 고수함으로써 추억을 지키다 깊은 산속에서의 귀환 CHAPTER3 마쓰이 주조 주식회사 동서양의 문화가 은밀하게 부딪혀 절묘한 맛을 내는 술도가 신화 속 술의 기원과 역할 데릴사위로 마쓰이 주조의 대를 잇다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주조업의 매력 대를 이어 추구해온 ‘좋은 술’에 대한 의지 가모가와 양조장의 부활 일본 술을 통해 미래에 전하고 싶은 것 CHAPTER4 토카사이칸 중국 황제도 사로잡은 전통 베이징요리를 일본에서 맛보다 교토의 근대화 과정과 토카사이칸의 시작 황제를 매료시킨 베이징요리 어릴 적 꿈은 ‘토카사이칸의 후계자가 되는’ 것 중국과 일본의 관계 교류를 위한 노력 토카사이칸, 교토 풍경의 일부가 되다 CHAPTER5 도나미 츠메쇼 일본 불교의 역사가 오롯이 담긴 전통 게스트하우스 교토에 살아 있는 불교 신앙 격동의 시대 히가시혼간지를 지켜낸 문도들의 힘 전란을 극복하고 새출발을 하다 위기를 극복하고 CHAPTER6 프랑수아 찻집 근대 일본의 사상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카페 후지타 쓰구하루와의 교류 어머니 다테노 루시코를 이야기하다 아버지의 길을 따라 걷다 프랑수아호의 여정 CHAPTER7 미나토야 유레이코소다테아메 500년을 이어온 전설 속 사탕 가게 500년 전설 속 사탕의 맛 유령이 되어서도 아이를 지킨다 생명을 이어주는 사탕 가게 대를 잇는다는 의무감의 무게 CHAPTER8 다마루인보텐 추억을 파는 도장 가게 에마도에 걸린 ‘기온’의 문자 도장, 쇠락의 길을 걷는 창작의 예술 아날로그 세계는 부활할 수 있을까? 30년 후, 도장은 건재할까? CHAPTER9 마루젠 출판 불황의 시대에도 무너지지 않는 지식인의 보물창고 마루젠, 교토 근대화 물결의 상징이 되다 마루젠의 상징이 된, 화집 위에 놓인 ‘레몬’ 현대 출판의 위기와 서점의 고민 서점,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모인 ‘지와 문화’의 저장소 CHAPTER10 혼케오와리야 사진작가가 만드는 소바는 어떤 맛일까 동쪽의 소바, 서쪽의 우동? 어릴 적 봤던 풍경과의 만남 노포를 잇는다는 건, 오랜 친구와 관계를 이어간다는 것 꿈은 아직 계속된다 에필로그 교토가 아름다운 또 다른 이유 |
천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한 공간에서 터를 잡고 장사를 영위할 수 있었다는 건 큰 변란을 겪지 않았다는 말이다. 한국에서 천년의 역사를 가진 공간이 몇 개나 될까 단순히 역사서에 기록된 그런 공간이 아니라 지금도 천년 전에 만들어진 건축물이 있고 그 안에서 대대손손 이어가며 장사를 하는 가게가 있다는 걸 전제한다.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그런 곳이 없다. 전쟁의 화마가 훑고 지나가서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이상스럽게도 우리는 좀 오래된 것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는 것 같다.
빈티지니 복고니 해서 지난 추억에 감상을 더하며 접하지만 지속적이지 않다. 그것도 눈앞에 놓여진 현혹될만한 뭔가가있는 경우에 한한다. 건물을 예로 들어 600년 넘은 서울 역사에서 오래된 한옥등의 건축물은 헐고 고층 건물을 짓는게 돈도 되고 남는 장사라는 마인드가 팽배하다. 정작 그런 개발주의자들은 서울 사람들도 아닌 경우가 많다.
파괴는 쉽다. 때려부수고 그 안에 정주해왔던 사람들을 내쫒으면 그만이다. 그렇게 되면 건축물과 사람들은 어디론가 떠나게 마련이고 그 안에서 이어져 오던 인문은 어느덧 사라지고 만다. 그건 값어치로 환산할 수 도 없고 한 번 사라지면 다시 환원시킬수도 없다.
일본 교토는 한국 경주에 비견된다고 하는데 시작된 역사야 경주가 더 오래되었지만 경주엔 백년 이상된 가게조차 남은 게 없다. 이 책에서 교토의 10군데 노포들이 소개된 걸 보면 오래된 뭔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단지 그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이윤이 생겨야 그곳도 계속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게 외면당하면 존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개된 업태들을 들여다 보면 고등어초밥집, 목욕탕, 술도가, 북경요리집, 민박집, 양식카페, 사탕가게, 도장가게, 출판업, 소바집등인데 얼핏 봐서 언제 사라져도 그만일 것 같은그 가게들이 수 십년, 수 백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책은 그저 가게의 역사와 지금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들의 인터뷰도 실려있다. 물론 위기도 보인다. 물려 받을 후계자 문제다. 이는 한국의 좀 오래된 가게들의 문제이기 한데, 한국과 다른 건 부모 세대가 고생한 걸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지와 달리 조상대로부터 내려온 걸 어떻게 내 대에서 끊기게 하겠냐는 사명감이 강해 보였다.
하나의 가게를 하고 안하고는 주인의 생각과 현실이지만 누적된 이야기들은 이렇게 책이 되고 누군가에게 느낌이 된다. 그게 인문이고 역사가 된다.
죽은 엄마가 아이를 살리기 위해 매일 사탕가게에 들렸다는 다소 무서운 전설를 갖고 있는 미나토야 점포의 주인의 말을 전해본다.
"이 가게가 이어져 내려오는 동안에도 힘들었을 때가 많았을 겁니다. 어머니도 마찬가지였겠지요. 여기서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당신대에서 무너져 버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을까요?"
일본은 집안 일을 대대로 이어서 하기도 한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집안에서 하는 일이 있으면 그 집 자식은 어릴 때부터 마음 한쪽에 언젠가 자신이 그 일을 이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 집안에서 하는 일이 아니어도 아버지나 어머니가 하는 일을 자식이 보고 자라고 하기도 한다. 그건 일본만 그런 건 아니구나. 어느 나라 사람이나 부모 등을 보고 자라니 부모가 하는 일을 자식도 하는 경우 드물지 않겠다. 오래 이어온 기술을 잇거나 가게를 잇는 건 쉬운 일이 아닐 듯하다. 오래되면 오래될 수록 부담스러울 듯하다. 집안 대대로 한가지 일을 하는 건 대단한 느낌이 든다. 그게 싫어서 다른 걸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다른 걸 하다가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겠다.
교토에 가지 않고 교토 이야기를 여러 번 보는구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 두권과 이다혜가 쓴 《교토의 밤 산책자》 그리고 이번에 만난 《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다. 아마 교토가 배경인 소설도 조금 봤을 거다. 교토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말은 천년이나 수도였다는 거다. 천년은 그리 짧은 시간이 아니다. 천년 뒤에 수도를 바꾼다고 했을 때 말이 많지 않았을까. 영원한 건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오래전에 교토에 살던 사람은 언제까지나 교토가 수도겠지 하는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한국 수도가 서울이지만, 이것도 바뀔 수 있을 거다. 예전에 수도 옮긴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는데 그때는 잘 안 됐구나. 교토와 비슷한 곳은 경주다. 교토에 문화유산이 많은 것처럼 경주에도 문화유산이 많다. 그런 게 앞으로도 남을지.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일어나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요새 난 기후변화를 자주 생각하는구나. 이렇게 되고 몇해 지난 듯하다.
오래된 가게는 교토에만 있지는 않겠지. 이 책에서는 교토에서 삼대 이상 이어온 가게 열곳을 말한다. 앞으로도 이어질 만한 곳도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를 곳도 있다. 사람이 사는 게 달라지니 예전에 많았던 게 지금은 줄어들기도 한다. 예전에는 일본에 대중목욕탕이 아주 많았는데 지금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이건 한국도 마찬가진가. 한국은 대중목욕탕이 많이 없어지고 찜질방이 생겼구나. 요새는 찜질방 어떨까. 난 한번도 못 가 봤다. 교토에서 1927년에 문을 연 대중목욕탕 니시키유는 지금 3대째다. 3대 주인 하세가와는 나이가 많다. 다음에 누가 대를 이을지. 하세가와는 대중목욕탕에서 여러 가지 행사를 해서 사람을 끌어들였다. 지금은 관광객이나 다른 나라 사람이 간다. 교토는 관광객이나 다른 나라 사람이 많이 가는 곳이다.
만화영화 같은 걸 보면 음식이나 무언가를 만드는 기술을 바로 가르쳐주지 않고 훔치라고 한다. 그건 어느 나라나 비슷할까. 어깨너머로 배울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을 듯한데. 재능이 있는 사람은 보는 것만으로도 익힐까. 가르쳐줘야 하는 사람이 말하기 귀찮아서 자신이 하는 걸 보고 배우라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고등어 초밥집 이즈우는 230년이나 되었다. 먹을거리는 앞으로도 찾는 사람이 있고 7대 사장 뒤를 이을 사람도 있다. 이제 7대 사장은 뒤로 물러나고 가게 일을 아들한테 맡겼다. 그렇다고 7대 사장이 아무것도 안 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7대 사장은 그동안 신세진 사람한테 그걸 갚는 걸 했다. 오래된 가게는 가게 사람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는 하다. 한 가게가 오래 이어오려면 여러 사람 도움이 있어야겠지. 여기에서 말하는 열곳은 거의 그렇다.
별나게 중국사람이 이어온 가게도 있다. 전통베이징 요리를 하는 토카사이칸이다. 전통베이징 요리기는 해도 일본 사람 입맛에 맞게 음식을 만들겠지. 그곳에 찾아오는 다른 나라 사람한테 맞추기도 한단다. 아주 오래된 사탕 가게도 있다. 아이를 가진 여자가 죽은 다음에 아이를 낳고 그 아이한테 주려고 여자는 밤마다 가게에서 사탕을 사 갔다. 그곳이 마루야고 그 사탕 이름은 ‘유레코소다테아메’다. 유레는 유령이고 코소다테는 아이 기르기고 아메는 사탕이다. 유령(귀신)이 아이한테 사탕을 먹여 기른다고 하면 될까. 처음에는 사탕 이름 왜 이렇게 길어 했다. 그런 전설이 있는 사탕이 있다니 재미있구나. 그 사탕 어떤 맛인지 먹어보고 싶다. 먹어보기 어렵겠구나. 내가 일본 그것도 교토에 갈 일은 없을 테니. 도장은 한국에서도 이제 잘 안 쓸 것 같다. 요즘은 도장을 사람이 파지 않고 컴퓨터가 파는 것 같다. 그건 일본도 다르지 않겠다. 그래도 여전히 손으로 도장 새기는 사람 있다. 다마루인보텐은 도장 가게다. 여기서는 도장만 새기지 않고 그림이나 캐릭터를 새기기도 한다. 연하장에 찍을 그림을 새기기도 한단다.
오랫동안 이어진다고 해서 그게 그대로는 아니다. 바뀌는 세상에 맞추기도 한다. 오래된 곳과 새로운 곳이 어우러지면 더 괜찮겠지.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