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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토마토파이

리뷰 총점8.5 리뷰 9건 | 판매지수 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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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소설 38위 | 프랑스소설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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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28쪽 | 444g | 127*188*30mm
ISBN13 9791189134044
ISBN10 118913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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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나는 언제나 흐르고 있는 시간이 별 쓸모없는 일들로 얌전히 채워지는 나날이 좋았다. 그런 일들이 행위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우리를 차지해버린다.
나는 잠을 많이 잤다. 많은 것을 잊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보냈다.”
장 도르메송, 「 언젠가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떠나리 」


주인공 잔은 아흔 살, 외딴 시골 농가에서 혼자 사는 할머니다. 아흔 번째 봄을 맞던 날, 잔은 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별일 없는 나날 속에서도 그날그날의 기분을 기록하고 문득 떠오르는 추억을 적어보기로 한 것이다. 늙은이의 특권이라면 자유로이 쓸 수 있는 시간이 아주 많다는 것, 잔은 이 넘쳐나는 시간을 자기가 하고 싶은 일로 채우며 살기를 원한다. 그녀는 언제까지나 자기 집 정원에서 꽃이 피는 광경을 보고 싶고. 친구들과 백포도주 한잔을 즐기고 싶다. 유일한 이웃인 옆집 농가 부부의 좌충우돌을 언제까지나 지켜보고 싶고, 벤치에 누운 채 아무 생각 없이 하늘의 별을 바라보면서 내년에도 이 별들을 다시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잔은 자식 손자 들을 위해 냉장고에 맛있는 음식을 채워두기 좋아하지만 혼자 살기를 좋아한다. 이 일 년 동안의 일기는 노년의 소소한 행복,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슬픔을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하는 한편, 우리도 잔처럼 늙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독자는 주인공 잔과 그녀의 정원에 앉아, 함께 카드게임을 하고, 포도주를 마시며 유쾌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질 것이다. 이 소설은 인생을 향한 강한 긍정과 감동이 있으며 유머와 애정이 넘치는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주인공 잔은 씁쓸한 노년의 후회도 없고, 옛날이 더 좋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잔 할머니의 귀엽고 아름다운 이 일상의 소소한 일기는 삶에 대한 진정한 예찬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커다란 안식을 느낄 것이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다들 알다시피, 소설이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histoire)라면 역사(histoire)는 실제로 있었던 소설이다.” 장 도르메송, 「어디서 어디로 무엇을」 --- p.6

우리 나이가 되면 사람이 고목(古木) 같다. 노인네들도 날씨가 좋으면 슬슬 되살아나고 조금은 푸릇해진다. 한 해 한 해가 예전 같지 않지만 말이다. 화창한 봄날은 우리가 천년만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 p.20

나는 의식을 일단 놓아버린 후에 죽음을 맞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아무 자각도 없이 그냥 웃다가 혹은 잠든 사이에 이승을 하직하면 좋겠다. --- p.33

나는 염색을 그만둔 지 벌써 한참 됐다. 딸이 갑자기 열 살은 더 들어 보인다고 무진장 잔소리를 했다. 그래도 상관없다. 어쨌거나,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 p.34

어쨌거나 내가 죽고 나면 골동품 안락의자, 긴 의자, 양탄자, 다탁도 다 걔들 거다. 어차피 자기들 물건인데 곱게 쓰지 않으면 자기들만 손해지! --- p.42

내 나이쯤 되면 포기할 건 포기하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육신을 꾸미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리기 위해 옷을 입어야 한다. --- p.47

립스틱을 칠하거나 어울리지도 않는 짧은 치마를 걸쳐야만 건강하게 사는 건 아니다! --- p.52

나는 이제 예측되지 않는 일이 싫다. 예상 밖의 일이 생기면 당장 나 불편할 걱정부터 앞선다. 무슨 대화를 해야 하나, 하루 일정이 어떻게 꼬이는 건가, 미뤄질 수밖에 없는 십자말풀이 …… 솔직히 내 새끼들이 내일 당장 내려오겠다고 할 때도 귀찮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 p.103

나는 미국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들은 노르망디에 상륙해서 우리나라를 위해 큰일을 해주었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우리에게 전해준 어떤 것들은 미국에만 있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 생각한다. --- p.272

이따금 저녁에 불을 끄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 오늘 밤 잠들어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내일은 내가 세상에 없는 하루가 될지도 모른다. 실은 나도 그렇게 갔으면 좋겠다. 잠을 자다가, 꿈을 꾸다가 훌쩍 세상을 뜨고 싶다. --- p.298

수십억 별과 행성이 쉬지 않고 도는 어둠의 세상. 우리의 지구는 그 세상에서 푸른 구슬 한 알에 불과할 뿐 …… 하느님은 어디에 계실까? 천국은 어디 있을까? 르네, 에드몽드, 르포르 부인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어디로 갈까? --- p.106

리본을 두른 상자 두 개 옆, 밤케이크 위에 10살짜리 큰 초 9개와 1살짜리 작은 초 1개를 꽂았다. 10개의 초. 난 오늘 열 살이다. --- p.353

겨울을 끝까지 버텨내려면 의지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권태롭더라도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은 아닐지 모른다고 생각해야만 한다. --- p.365

나는 운이 참 좋았다. 아름다운 한 생을 살았으니까.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다. 조금 더 나누고 살 수도 있었을 텐데. 기력이 그나마 있을 때 헐벗은 이들을 도우며 살 것을. 그래서 기도를 빙자하여 용서를 구할 때도 많다. --- p.375

차츰차츰, 모두 떠나간다. 벗들의 빈자리는 영영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 누가 내 친구들을 대신할 수 있을까? 나는 이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 내가 처음 보는 사람을 붙잡고 무슨 얘기를 한단 말인가? --- p.403

나는 쪼그라든 말, 뒤틀리고 무너져내린 언어를 듣고 싶지 않다. 쭈뼛쭈뼛 나를 힘들게 하면서 끝날 줄 모르는 이 이야기가 싫다. 상처도, 고통도, 의존적인 삶도 더는 알고 싶지 않다. --- p.414

사람마다 취향과 욕망이 다른 법이니 이 사람의 결정이 저 사람의 추억을 훼손할 수도 있다. 무심코 베어버린 나무 한 그루가 비극을 부른다. 수풀 하나를 밀면서 누군가의 어린 시절마저 밀어버릴 수 있다. --- p.422)

각자가 보내는 인생의 단계가 다르고 각자가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다르다. --- p.423

내일부터 봄이다. 마침내 다 지나왔다. 강 너머, 다시 소생하는 삶의 지대가 보인다. 내일이다. 그래도 수평선은 여전히 부옇고 멀게만 보이리라. 너울을 뒤집어쓴 것처럼 색깔이 흐릿하고 빛은 희끄무레하다. 내가 저 끝까지 갈 수 있을까? 내 걸음은 느리고 나는 너무 지쳤다.
--- p.425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토록 정감 넘치는 놀라운 이야기라니!”
- 프시콜로지

“일상의 작은 행복을 맛보게 하는 책.”
- 마리 프랑스

“흐르는 세월을 유머와 애정으로 이야기하는 놀라운 텍스트.”
- 파주 데 리브레르

“이 아기자기하고 예쁜 책이 서점가에 오래오래 머물기를 바란다.”
- 르 파리지앵

회원리뷰 (9건) 리뷰 총점8.5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일상을 돌아보게 하는 잔 할머니의 일기장_001 (체리토마토파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J*y | 2022.01.01 | 추천6 | 댓글4 리뷰제목
   내 이름은 잔이다. 나이는 아흔 살이다. p.11   아흔 살의 잔 할머니의 일상은 어떨까? 프랑스의 작은 시골마을에 살고 계시니 나와는 사는 곳도 또 환경도 달라 낯설지는 않을까? 책표지가 눈길을 끌어 구입하긴 했는데, 막상 400페이지가 넘는 할머니의 일기장을 받아들고 보니 조금 염려스러워졌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웬걸 잔 할머님;
리뷰제목

   내 이름은 잔이다. 나이는 아흔 살이다. p.11

 

아흔 살의 잔 할머니의 일상은 어떨까? 프랑스의 작은 시골마을에 살고 계시니 나와는 사는 곳도 또 환경도 달라 낯설지는 않을까? 책표지가 눈길을 끌어 구입하긴 했는데, 막상 400페이지가 넘는 할머니의 일기장을 받아들고 보니 조금 염려스러워졌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웬걸 잔 할머님 너무 귀여우신거 아니야?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하나, 둘 떠나가는 사람들과 변해가는 환경을 마주하며 마음 아파하거나 새로운 기계들에 짜증을 내기도 하는, 또 그러다가도 어쩔 수 없지, 하며 하루를 씩씩하게 시작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만나니, 몇 해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도 나고, 또 신문물(!)에 종종 한숨을 내쉬시는 엄마도 떠올랐다.

 

   나의 작은 세상은 서서히 횅해진다. 주의 사람들이 하나둘 저세상으로 떠나고 빈집이 늘어난다..(중략)..몇 년 전에 영감들이 하나둘 먼저 떠났다. 이제 혼자 살던 노파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한다. p.33

 

   페르낭과 마르셀이 떠나는 날이 오면 내 인생에서도 한 부분이 완전히 멎어버릴 것이다. 삶은 죽음과 함께 어느 날 갑자기 멎어버리는 게 아니다. 삶은 훨씬 일찍부터 한 조각 한 조각씩 우리를 떠나간다. p.335

 

   우리는 마치 두 갈래 강 사이에 사는 것 같다. 산 자들의 강이 한 갈래, 죽은 자들의 강이 또 한 갈래. 어쩌면 떠나간 사람은 그렇게 멀리 가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 사람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다. 저 멀리 어딘가에 그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아주 멀지만은 않은지도 모른다. 우리도 차례가 오면 그 사람에게로 갈 것이다. pp.151-152

 

   나의 청춘이 흐려지고 색이 바랜다. 나의 지난날은 물이 쏟아진 수채화 같다. 그렇게 어떤 이름이 나에게서 도망가고 어떤 추억이 사라진다. 어떤 날짜, 어떤 나이...... 바로 이런 순간에 세월의 무게가 여실히 느껴진다. p.289

 

   미치겠다. 오븐이 작동이 안 된다..(중략)..나는 버튼이란 버튼을 죄다 눌러본다. 삐삐삐 소리는 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계속 0000만 깜박거리고 작동은 안 된다..(중략)..바보 같지만 울고 싶다. 그래서 주방 식탁 앞에 앉아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엉엉 울어버렸다. pp.42- 43

 

그렇게 잔 할머니가 일기장에 빼곡하게 적어내려간 일상을 읽으며, 삶과 죽음이 얼마나 가까이 공존하고 있는지 또 그렇기에 지금 내 앞에 놓인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어찌보면 작년 이맘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 새해 첫날도, 봄이 와서 꽃망울을 터트리는 들꽃들도 그리고 알록달록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물들인 단풍과 또다시 시간이 지나 만날 첫눈까지, 매년 반복되는 듯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새롭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자갈들은 아직 낮의 온기를 머금고 있었지만 바람이 한결 상쾌했다. 나는 6월의 기나긴 저녁을 좋아한다. 낮이 길어서 하늘이 아직 환한데도 첫 별이 보이곤 하는 저녁. p.114

 

   늘 보는 경치인데도 지팡이를 짚고 주위를 둘러보면 경치에 싫증 날 틈이 없다. 바다처럼 새파란 하늘 아래 자연이 불타오르는 것 같다. 이 아름다운 광경도 오래가지 않을 테니 지금 즐겨야 한다. p.235

 

   매년 시월은 풍경을 새로 그린다. 매년 나는 이렇게 고운 색을 전에도 본 적이 있었나 싶다. p.236

 

어느밤 운전을 하다가 길을 잘못 들어 속상해 하면서도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서는, 십자말 풀이를 좋아하는 잔할머니의 이야기는 그렇게 잔잔한 여운으로 한동안 내게 남을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이 왜 체리토마토파이가 되었는지 갸웃거리던 나의 궁금증을 풀어준 할머니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

(, 이건 스포일 수 있으니, 이 책을 읽으실 분이라면 눈을 감아주세요^^)

 

   파이는 금갈색으로 잘 구워졌고 체리도 탱글탱글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나는 늘 하는 대로 조심해서들 먹어, 혹시 체리씨가 남아 있을지도 몰라.”라면서 파이를 내놓았다. 모두들 큼지막하게 한 조각씩 가져갔다. 우리는 파이를 먹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표정이 확 변했다. 아주 희한했다. 사실, 파이는 전혀 맛있지 않았다. 내가 냉동실에서 토마토를 체리로 착각하고 꺼낸 것이었다. 우리 정원에서 자라는 알이 아주 작은 토마토, 일명 체리토마토 말이다. p.252

 

그렇게 체리와 체리토마토를 헷갈린 잔 할머니이시지만, 어깨를 으쓱하며 덧붙인 한마디가 나를 웃음짓게 만들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을 달래본다. 어차피 옛날에도 없던 정신, 이제 와 잃을 일은 없겠구나. p.252

 


 

*기억에 남는 문장

우리 나이가 되면 사람이 고목(古木) 같다. 노인네들도 날씨가 좋으면 슬슬 되살아나고 조금은 푸릇해진다. 한 해 한 해가 예전 같지 않지만 말이다. pp.20-21

 

나는 의식을 일단 놓아버린 후에 죽음을 맞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아무 자각도 없이 그냥 웃다가 혹은 잠든 사이에 이승을 하직하면 좋겠다. p.33

 

질베르트와 나는 모든 것을 함께 했다..(중략)..이 친구도 에드몽드처럼 나보다 먼저 가버리면 어떡하나? 나에게 그런 몹쓸 운명을 남기고 간다면? 60년 추억이 이렇게 사라져버리면 그 어마어마한 빈자리를 어찌하라고  p.39

 

남의 죽음은 필연적으로 우리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게 한다. p.153

 

아름다운 음악이 있는 장례 미사였으면 좋겠다. 슬프고 처지는 분위기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바이올린보다는 첼로가 듣기 좋으면서도 약간 진중함이 느껴질 것 같다. 오르간만 아니면 된다. 오르간은 소리가 침울해서 싫다..(중략)..관은 뭘 쓰든 상관없다. 외장재는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을 생각해 너무 조악하지 않은 목재를 쓰더라도 안쪽을 누가 들여다보겠는가? 안쪽에 호박단을 대든, 새틴이나 면을 대든, 무에 그리 중요하랴. 좋은 천을 푹신하게 대어봤자 내가 아는 것도 아닌데 쓸데없는 낭비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p.154

 

마땅히 읽을 만한 책이 없으면 애거서 크리스티를 다시 펼쳐든다.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아서 늘 범인 이름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다시 읽어도 괜찮다. 가끔은 막바지로 갈수록 범인이 생각나지만 그래도 긴박감은 어디 가지 않는다. pp.175-176

 

별을 쳐다볼수록 마치 허공에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온몸이 스르르 풀어지고 정신이 빠져나가 저 혼자 방황하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중략)..막막한 우주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가 비워진다. 흡사 내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이제 시간도, 공간도, 두려움도 없다. 접이의자에 누워 여름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처럼 내가 거대한 전체에 속해 있음을 절감한 적은 없었다. p.180

 

나는 여기 시골 생활이 여름은 여름답고 겨울은 겨울다워서 좋다. 아들은 낯익은 풍광에서 벗어나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갈수록 낯선 곳이 싫어진다. 나에게는 내게 익숙한 지표들이 필요하다. 내가 아는 장소를 알아보고, 내가 아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게 마음 편하다. p.182

 

휴대전화가 없던 옛날에도 다들 잘만 살았다. 지금은 언제 어느 때고, 아무 데서나, 전화 건 사람이 누구든, 당장 전화를 받아야만 한다. 이 빌어먹을 휴대 장치 때문에 우리는 이제 자유롭지 않다. 우리의 자취가 언제라도 추적당할 수 있다니 끔찍하다. p.243

 

이따금 저녁에 불을 끄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 오늘 밤 잠들어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내일은 내가 세상에 없는 하루가 될지도 모른다. p.298

 

나는 소액이나마 매년 빈민 구제, 학술 연구, 기아 문제에 힘쓰는 단체나 재단에 기부를 하고 있다...... 영원히 만날 일은 없겠지만 지구 반대편에 내가 후원하는 어린아이들도 있다. 그 아이들은 내 덕분에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할 수 있다고 편지를 보내곤 한다. 그런 편지를 받으면 정말로 기쁘다. 내가 아직도 조금은 쓸모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 늙은이들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노인은 사회의 짐이다, 이런 소리를 얼마나 자주 듣는지 모른다. 그래서 내 딴에는 가급적 가벼운 짐이 되려고 애쓴다. p.299

 

파리에는 계절이 없다. 그들은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외출하고, 모임에 초대하고, 쇼핑하고, 공연을 관람한다. 하지만 시골 사람들은 낙엽이 떨어질 때부터 봄에 새싹이 돋을 때까지 아무것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p.316

 

아무라도 안녕하세요!”라고 말해주면 좋겠다. 아무 일이라도 일어났으면. 여기저기 전화를 돌릴 핑계라도 있었으면. 놀라운 모험담, 재미있는 우스갯소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상대가 없다. p.391

 

나는 결국 생드니 성당을 보지 못할 것 같다......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너무 많이 흘려보냈다. p.397

 

산들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간다. 창문을 열어두었나 보다. 눈을 감는다. 잠의 안개가 나를 감싸기 싲가한다. 나를 맡긴다. 어느새 나는 배에 올라와 있다. 아주 작은 돛단배다...... 갑판에 누워 구름 없는 하늘로 솟은 돛대를 바라본다. 바람은 상쾌하고 소리 없이 서서히 움직인다. 나는 겨울과 함께, 나의 마지막 겨울과 함께 잠들리라. 계절의 끝에서, 햇살을 받으며, 종려나무 가지를 높이 든 채로. 르네가 나를 보고 미소 짓는다. p.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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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185 체리토마토파이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숲*래 | 2021.10.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숲노래 책읽기 2021.10.12. 인문책시렁 185   《체리토마토파이》  베로니크 드 뷔르  이세진 옮김  청미  2019.3.20.       《체리토마토파이》(베로니크 드 뷔르/이세진 옮김, 청미, 2019)는 할머니 이야기입니다. 할머니가 어떠한 마음과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는가를 찬찬히 옮겼다고 할 만합니다. 할머니가 손수 이녁 삶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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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0.12.

인문책시렁 185

 

《체리토마토파이》

 베로니크 드 뷔르

 이세진 옮김

 청미

 2019.3.20.

 

 

  《체리토마토파이》(베로니크 드 뷔르/이세진 옮김, 청미, 2019)는 할머니 이야기입니다. 할머니가 어떠한 마음과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는가를 찬찬히 옮겼다고 할 만합니다. 할머니가 손수 이녁 삶자취를 글로 적을 수 있고, 할머니를 좋아하는 젊은이가 할머니 삶길을 눈여겨보거나 귀여겨듣고서 글로 옮길 수 있습니다.

 

  우리 곁에는 늘 할머니가 있습니다. 아기도 아가씨도 아저씨도 할아버지도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다 다른 사람들은 다 다르게 맞이하는 하루를 다 다르게 노래하면서 살아갑니다. 푸른돌이가 할머니처럼 살지 않고, 할아버지가 푸른순이처럼 살지 않습니다. 아줌마가 어린돌이처럼 안 살고, 어린순이가 아저씨처럼 안 살아요.

 

  모든 이야기는 삶자리에서 태어납니다. 다른 사람 삶이 아닌, 우리 삶을 들여다보기에 비로소 이야기를 얻고 펴면서 누립니다. 스스로 아팠기에 이웃이 아플 적에 어떻겠구나 하고 어림합니다. 스스로 자전거를 타며 바람을 갈랐기에 동무가 자전거를 타며 휙 바람을 가를 적에 어떻겠구나 하고 헤아립니다.

 

  느긋이 살아가기로 해요. 서두르지 않아도 아기는 어린이로 크고, 푸름이로 자라며, 시나브로 철이 들면서 어른이라는 길에 섭니다. 서둘러 죽어야 할까요? 빨리 늙어야 할까요? 시골에서나 서울에서나 숱한 분들이 먼저 버스나 전철을 타려고 우르르 달려들거나 새치기를 하더군요. 아이를 툭툭 밀치면서 새치기하는 분 뒷통수에 대고 “빨리 죽고 싶어서 빨리 타야 하니 아이를 막 밀치고 다니시는군요?” 하고 으레 한마디를 합니다.

 

  시골에서는 시골버스를 타는 사람이 뚜벅이랑 어린이·푸름이하고 할매할배하고 이웃일꾼(이주노동자)입니다. 시골버스를 타며 가만히 보면 어린이·푸름이가 자리를 내줄 적에 “고맙다”고 말하거나 “그대로 앉으렴” 하고 말하는 할매할배는 아주 드뭅니다. 예전에는 제법 있었으나, 갈수록 이처럼 말하는 할매할배가 자취를 감춥니다. 우리 삶터에서 ‘어른스러운’ 길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나이만 먹은 사람인지, 철이 들며 생각이 깊어 가는 사람인지, 언제라도 찬찬히 생각하면서 오늘을 지을 노릇이라고 봅니다.

 

ㅅㄴㄹ

 

살짝 걱정스러운 심정으로 애들을 지켜보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아직 자전거를 탈 수 있으려나? (63쪽)

 

혼자 살아도 심심할 겨를이 없다. 할 일은 늘 있다. (172쪽)

 

살 만큼 살아 봤고 허다한 고뇌와 번민을 겪어 본 우리도 끝은 아직 모르기에. 우리의 끝, 이승을 떠나 빛으로 나아간다고 믿더라도 죽음은 늘 어둠과 결부된다. (216쪽)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이제 나는 나 아닌 사람들의 괴로움을 살피려고 충분히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 (274쪽)

 

애들은 오늘 저녁을 먹고 올라갔다. 애들은 파리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밤참을 먹을 거다. (3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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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체리토마토파이. 베로니크 드 뷔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우*선 | 2020.09.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책을 읽기 전에 주인공의 나이를 살핍니다. 인물과 만나기 전 마음가짐을 다지는 시간이랄까요. 어린 주인공이 나오면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 지나가면 괜찮아.'하고 추억에 빠지거나 응원하게 되고, 동년배를 만나면 같은 나이라는 것만으로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40대 후반을 지나고 있는 등장인물들을 모아서 동창회를 열고 싶어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에서 에벌린이 말한;
리뷰제목

책을 읽기 전에 주인공의 나이를 살핍니다. 인물과 만나기 전 마음가짐을 다지는 시간이랄까요. 어린 주인공이 나오면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 지나가면 괜찮아.'하고 추억에 빠지거나 응원하게 되고, 동년배를 만나면 같은 나이라는 것만으로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40대 후반을 지나고 있는 등장인물들을 모아서 동창회를 열고 싶어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에서 에벌린이 말한 것처럼 '늙었다고 하기엔 너무 젊고, 젊다고 하기엔 너무 늙은' 친구들을 한데 불러서 이야기를 나누면 재밌을 듯.. ㅋ

반면, 나이 많은 노년의 주인공은 솔직히 부담스러워요. 그들은 대부분 아프거나, 지나온 인생을 후회하거나,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엄청난 말폭탄을 던지기 때문이죠. 70대 이상은 다 울 엄마 아빠 같아요. 그래서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합니다. 부모님이 현재 지나고 있고, 나도 언젠가 지나야 할 노년의 이야기. 거기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잔 할머니의 일기장을 읽기 전까지는.

프랑스 시골 마을에 사는 잔 할머니는 올해 90살입니다. 남편은 몇년 전에 죽었고 아들 딸은 파리에 살아서, 지금은 넓은 시골집에 혼자 살아요. 취미는 십자말 풀이, 텃밭 가꾸기, 친구들과 브리지 게임하기, (손주들 주려고) 케이크 구워서 냉동하기. 이 책은 잔 할머니가 아흔 살이 되는 해 3월 20일부터 다음해 3월 19일까지 1년에 걸쳐 쓴 일기예요. 회고록이라면 별로 안 궁금한데, 일기라고 하니 호기심이 동합니다. 과거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니까요. 아흔 살의 하루하루는 어떤 모습일까? 어떤 게 행복하고, 무엇이 두려울까? 부모님의 일기장을 엿보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어요.

나는 조금 이른 시각에, 한 정오쯤에 점심을 먹기 좋아한다. 애들이 집에 오면 오후 2시에야 겨우 식탁에 앉기도 한다! 그러면 나의 생활 습관은 다 어그러진다. 시간의 흐름이 여느 날 같지 않고, 산책을 나가면 벌써 태양의 위치가 다른다. 애들에게 뭐라고 한마디 하면 별걸 다 트집을 잡는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사람이 변했다, 소리나 듣는다. 나는 트집쟁이가 된 게 아니라 나이를 먹었을 뿐이다. (27)

나는 염색을 그만둔 지 벌써 한참 됐다. 딸이 갑자기 열 살은 더 들어 보인다고 무진장 잔소리를 했다. 그래도 상관없다. 어쨌거나,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34)

지금은 애가 몇 살이든 간에 어디서나 어른들과 동석을 한다. 그러니 아이는 지루해서 엄마 치맛자락을 붙잡고 떼를 쓰든가, 긴 의자나 루이 16세풍 안락의자에 맥없이 널브러져 있다. 식전주를 마시는 자리에도 아이들을 동석시키고 오렌지주스나 코카콜라를 나눠준다. 나중에 보면 양탄자는 음식 부스러기 천지, 다탁은 아이들 컵 놓은 자리가 끈적끈적, 안락의자는 아이들이 뭐 묻은 손가락을 닦아서 얼룩투성이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뭐라고 하면 안 된다. 그랬다가는 내가 한소리 들을 거다. 그리고 내가 그 아이들을 정말 좋아하고 나중에 또 우리 집에 오기를 바라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어쨌거나 내가 죽고 나면 골동품 안락의자, 긴 의자, 양탄자, 다탁도 다 걔들 거다. 어차피 자기들 물건인데 곱게 쓰지 않으면 자기들만 손해지!(42)

나는 이제 예측되지 않는 일이 싫다. 예상 밖의 일이 생기면 당장 나 불편할 걱정부터 앞선다. 무슨 대화를 해야 하나, 하루 일정이 어떻게 꼬이는 건가, 미뤄질 수밖에 없는 십자말풀이...... 솔직히 내 새끼들이 내일 당장 내려오겠다고 할 때도 귀찮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자기네 먹을 음식은 자기네가 다 싸온다고 해도 소용없다. 결국은 늘 뭐가 없다고 난리다.(103)

시골생활에도 루틴이 있고, 그것이 깨지면 짜증이 난다는 것. 손주들이 예쁘지만 모든 행동이 마냥 귀엽지만은 않다는 것. 잔 할머니의 일기를 읽는데 담양에 계신 아버지가 계속 생각났어요. 손주들이 한바탕 어지르고 간 집을 치우면서 툴툴거리는 걸 들은 적이 있거든요. 식사시간이 늦어지는 걸 싫어하는 것도, 정원의 화초와 텃밭의 농작물을 자식처럼 아끼는 것도, 작은 물건 하나에 문득문득 옛 추억에 빠져드는 것도 닮았어요. 무엇보다 마음이 찡했던 건 죽음을 늘 염두에 두고 산다는 거였어요.

희한하게도 세월이 갈수록 죽음 앞에서 초연해진다. 심지어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의 죽음조차 그렇다. 사별도 많이 겪어보면 익숙해지는 걸까. 추억에 눈물이 나고 가슴속에는 고독이 점점 더 두텁게 한 겹 한 겹 깔린다. 고독이 우리를 에워싸고 세상과 괴리시킨다. 우리는 마치 두 갈래 강 사이에 사는 것 같다. 산 자들의 강이 한 갈래, 죽은 자들의 강이 또 한 갈래. 어쩌면 떠나간 사람은 그렇게 멀리 가지 않았는지도 모른다.(152)

이제 다음 차례는 누구일까? 어쩌면 나 아닐까? 제일 골골대던 사람이 제일 먼저 가라는 법은 없더라. 남의 죽음은 필연적으로 우리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게 한다. 오늘 아침 내가 침대에 틀어박혀 골몰했던 생각도 그런 것이었다. 머리와 발치에 구리 창살이 있는 이 침대는 분명히 나의 임종 침상이 되리라.(154)

지인들의 부고를 계속 들어서일까, 며칠 전부터 침대머리 탁자 서랍에서 수첩을 꺼내어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이나 잊고 싶지 않은 일들을 적는다. 기억에 남는 문장이라든가, 어디서 주워들은 좋은 말이라든가, 하느님께 하고 싶은 말도 적는다.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365)

이제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다. 자식들이 한 번씩 왔다가 갈 때마다 내가 저 아이들을 또 볼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 나는 미래와 현재가 뒤죽박죽이다. 이 나이에는 미래를 생각한다고 해서 현재가 더 견딜 만해지지 않는다.(376)

내가 노년의 이야기를 꺼렸던 이유가 결국 '죽음'과 마주해야하기 때문이었어요. 지인들의 부고를 듣고, 몸이 날로 쇠약해지는 걸 느끼며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는 마음이 어떨까? 잔 할머니는 자신의 장례식을 기획하고, 누구에게 무엇을 남겨줄까를 궁리합니다. 죽음이 두려워 피하기보다 차분히 맞이하려 하죠. 90세까지 장수한 분의 여유일 수도 있겠지만, 삶의 과정으로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숙연했어요.

나는 왜 이 기나긴 생의 끝자락에서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생활을 글로 적어두는가? 마지막으로 눈을 감은 후에도 완전히 사라지고 싶지는 않다는 욕구 때문인가? 일기는 할머니가 아니라 아가씨가 쓰는 거다. 나는 이제 일기장에 털어놓고 싶은 비밀 이야기가 없다... 정말로 일기를 썼어야 했던 나이에는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잔 할머니는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생활이라고 했지만, 제 눈엔 다 특별해보였어요. 집안에 들어온 말벌을 쫒아내는 것도, 밤길을 운전하다 낯선 도로를 헤매는 것도, 노루가 화단을 망쳐버린 것도, 치매에 걸린 이웃 이야기도.. 특히 60년동안 한번도 실패한 적 없는 나무딸기잼을 망치고서 절망에 빠지는 모습은 (할머니에겐 죄송하지만) 넘 귀여웠어요.ㅎㅎ <체리토마토 파이>라는 책 제목도 요리부심 강한 할머니가 망신당하는 에피소드에서 나왔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일기를 꾸준히 써야겠다는 결심을 다졌어요. 작은 다이어리에 그날의 단상을 짧게 남기고 있는데, 쓰기 싫을 때마다 잔 할머니의 일기장을 펼쳐보렵니다. 일기 뽐뿌 책으로는 최고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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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8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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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선물하고픈 책~ 읽는동안 너무나 기분좋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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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7 | 2022.02.14
구매 평점4점
잔 할머니의 일상을 통해 만난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 그리고 새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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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J*y | 2022.01.02
구매 평점5점
그냥보기만해도 예쁜책, 소장하고싶어서 구매 딸에게줄예정 내용도표지도 너무예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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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 |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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