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미리보기 카드뉴스 공유하기

천국보다 성스러운

[ 양장 ] FoP 시리즈이동
김보영 저 / 변영근 그림 | 알마 | 2019년 03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0 리뷰 1건 | 판매지수 162
정가
11,500
판매가
10,350 (10% 할인)
YES포인트
소중한 당신에게 5월의 선물 - 산리오 3단 우산/디즈니 우산 파우치/간식 접시 머그/하트 이중 머그컵
MD의 구매리스트
작은 출판사 응원 프로젝트 <중쇄를 찍게 하자!>
5월 전사
5월 쇼핑혜택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3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198g | 114*189*20mm
ISBN13 9791159922473
ISBN10 1159922470

이 상품의 태그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하늘에서 신이 내려왔습니다
신은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신이 차별주의자라는 생각,
그로부터 시작된 다섯 가지 ‘불경한’ 상상과 압도적 그래픽의 콜라보레이션


광화문 한복판에 신이 강림했다. 사건은 놀라웠지만 신의 형상은 익숙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서 아담과 손가락 장난을 치고 있는 그 남자의 얼굴로, 신은 남자 · 백인 · 이성애자 · 비장애인의 형상으로 내려왔다. 신이 강림한 날, 퇴근 후 서울의 좁은 아파트 부엌에서 허겁지겁 밥을 차리는 영희에게 아버지가 말했다. 그는 방에 드러누워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는 신의 얼굴을 보며, 신의 형상이 저러하니 나를 경애해달라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역시, 신은 남자로구나….”

『천국보다 성스러운』은 치밀한 세계관과 담대하고 전복적인 사고실험, 인간 본성에 대한 존재론적 사유로 한국 SF 팬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김보영 작가가 신앙과 젠더, 종교와 페미니즘이라는 만나기 어려워 보이는 영역들을 신의 강림이라는 기이한 사건 속에서 풀어낸 작품이다. 서울 아파트의 비좁은 부엌 한구석에서 시작된 주인공 영희의 다섯 가지 상상은 광화문의 하늘과 그 아래 혼잡한 광장, 인류가 절멸한 먼 미래를 오가며 한국 사회의 일상화된 모순과 역사를 지배해온 ‘신성한 보편’에 ‘불경한’ 질문을 던진다. 절대자가 차별주의자라면, 우리는 그 절대성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이 책은 ‘적막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작가’로 알려진 변영근의 ‘오프닝 그래픽’으로 시작된다. 태양과 같은 광량을 내뿜으며 현신한 신의 모습을 몽환적 색감의 압도적이고도 서정적인 풍경으로 그려낸 변영근 작가는 소설의 흐름과는 다른, 그래픽으로만 이루어진 짧고 상징적인 또 하나의 서사를 완성했다. 한 권의 소설책 안에 변주된 이야기를 담아낸 만큼, 오프닝 그래픽은 본문 페이지와는 다른 별색 잉크로 인쇄된 색지를 삽입하여 제본했다. 두 작가의 협업은 책으로 묶이기 전 미술관 ‘전시공간全時空間’에서 먼저 공개되며 호평받았고, 『천국보다 성스러운』으로 정식 출간되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천국보다 성스러운
발문_ 신의 이름으로 부정당하는 모든 이를 위하여(김용관)
작가의 말_ 절대자가 차별주의자라면 우리는 그 절대성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무정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그는 신세 한탄을 한다. 요새 세상이 어떻게 되어먹었기에 아내까지 잃은 불쌍한 늙은이 하나 돌볼 사람이 없단 말인가.
그는 채널을 돌리며 구차함을 잊고자 한다. 그는 선한 사람이고 사는 게 별 볼 일 없다는 것도 이해한다. 그러다가도 고작 삼시 세끼 먹기가 왜 이리 서러운가 싶어 울화통이 터지곤 한다.
그는 알지 못한다. 아주 간단히 그 구차함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것을. 가족에게서 괄시 대신 사랑을, 멸시 대신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가족의 화목과 삶의 풍요가 그의 것이 되리라는 것을. 잃어버린 모든 품위와 권위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그가 지금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쌀을 씻어 밥통에 넣고, 냄비에 국을 앉히기만 한다면. 더러워진 옷을 세탁기에 넣어 돌리기만 한다면. 빗자루를 들어 집을 쓸고 걸레질을 한다면.
하지만 그는 영영 깨닫지 못할 것이다. 그의 비천함은 오직 그가 하루를 온전히 홀로 생존하지 못하는 데에서 온다는 것을. 그의 구차함은 오로지 남이 지은 밥을 대가 없이 제 입에 쑤셔 넣는 데에서 온다는 것을. --- p.11~12

“너 말고 여자 로봇이 시중을 들어주면 좋겠어. 너처럼 두툼하고 깡통처럼 생긴 로봇 말고 말야. 좀 꾸리꾸리하잖아. 냄새도 나는 것 같고. 여자가 옆에서 말벗도 되어 주고 밥도 좀 해주고 사실 그… 육체적인 것도 해주면 좋겠지만 기능이 없다면 어쩔 수 없지. 아무튼 여자 로봇을 불러줘. 너희 중에서 가장 예쁘고 섹시한 친구로. 그거 말곤 난 별로 바라는 거 없어.”
남자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한 뒤 자신의 너그러움과 소박함에 대한 가벼운 찬사라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Al을 보았다.
Al은 정지해 있었다. 숨을 쉬지도 눈도 깜박이지 않는 철로 된 생물(이라고 봐야겠지…)이 동작을 멈추고 입을 다무니 적막의 무게가 달랐다. 남자는 뼛속까지 도로 얼어붙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잘못했으니 그만 도로 냉동실로 돌아가고 싶다고 고백하고 싶어질 즈음 Al이 입을 열었다.
“여자가 무엇입니까?”
남자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인간인데 나랑 좀 다른 인간이야. 가슴이 있고…”
“그러면 로봇 중에는 여자가 없습니다.”
“알아. 그게 아니라 내 말은 여자처럼 생긴 로봇 말이야. 마르고 가슴이 있고 엉덩이가 좀 나왔고 얼굴이 좀 예쁜…”
“제 외모에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남자는 이처럼 간단한 문제에 왜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한지 혼란스러워하며 Al을 앉혀놓고 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설명을 들은 Al은 더 깊은 신학적 혼란에 빠졌을 뿐이었다.
“죄송합니다만 신이시여.”
Al은 신중하게 물었다.
“지금 말씀하시는 여자라는 것은, 말하자면 모델명인지요?” --- p.35~37

최고회의장은 얼음 같은 침묵에 빠졌다. 로봇인류중 최고의 지성만을 모아놓은 자리였건만 신의 이 기이한 주문을 이해할 수 있는 이는 없었다. 그들 중 가장 신앙에 회의적인 원자학부의 Cal이 말문을 뗐다.
“저는 신이 아무리 모순적인 지시를 한다 해도 따라야 한다는 데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신의 주문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좀 황당할 뿐이지요.”
대신관 Al이 변명했다.
“좀 황당한 수준이 아닙니다. CPU도 저장용량도 메인보드도 아니고 가슴과 엉덩이 부품의 크기로 로봇을 분류하고 역할을 나누라는 이 엽기적인 지시는 뭐란 말입니까? 우리를 전선 모양이나 엔진 색깔로 분류하라는 지시가 그보다 덜 황당하겠습니다.”
“신께서 이런 지시를 하신 의도가 뭘까요?”
신전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그래서 대신관에게 호의적인 편인 건축학부의 K가 조심스레 질문했다.
“신의 뜻은 오묘하니 감히 우리 피조물이 가늠하기…” --- p.38~39

“역시, 신은 남자로구나.”
영희는 아버지를 물끄러미 마주보았다.
어쩌면 사람이 이토록 초라한가. 초월자로서의 능력도 지혜도 교양도 후광도 초능력도 거대함도 위엄도 없는 사람이, 신과 고작 단 하나의 닮은 점밖에 찾지 못한 하찮은 피조물이, 고작 그것 하나를 두고 신이 자신과 동류라는 확신에 젖어 말한다.
제 옆에 있는 가족더러 너는 그렇기에 나보다 못한 존재가 아니겠느냐고, 너는 나보다 열등하지 않느냐고, 받아들이고 나를 경애해달라고 애처롭게 눈을 빛내며.
“역시, 신은 남자로구나.”

하지만 TV를 보던 어떤 사람들은 다른 말을 했다.
“역시, 신은 백인이었어.”
그들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친구, 동료, 애인, 아내를 벅찬 얼굴로 바라보았다. 자신의 신성함과 우월성을 확신하며 동시에 상대의 열등함을 확인하는 얼굴로.
말은 계속 이어졌다.

“코카서스 인종이야.”
“남방계인데.”
“역시 노인이로군.”
“장애인이 아니야.”
“이성애자일 줄은 알고 있었지만.”
“얼굴에 여드름도 없지.”
“대머리도 아니고.”
“역시 키가 커.”
“근육질이야.”
“관상학적으로 태양인이네.”
“귓불이 넓어.”
“복점 있는 것 봤어?”
“유태인 전통 복장을 입고 있잖아! 역시 신은 유태인이었어!”
--- p.56~5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절대자가 차별주의자라면,
우리는 그 절대성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알려지며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시나리오 자문을 맡기도 했던 김보영 작가가 이번에는 성소수자와 페미니즘을 정면으로 다루는 소설을 펴냈다. 유난히도 노을이 붉은 저녁, 과학이 지배하지 않는 시절이었다면 신관들이며 점쟁이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신의 계시라며 호들갑을 떨 만큼 짙은 핏빛으로 하늘이 물든 그날, 광장의 하늘에 신이 내려오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첫 번째 이야기인 인류 역사에 대한 짧은 우화는 남자와 여자를 가르고 그 차이를 성역화한 기나긴 과정이 신의 이름으로, 신의 의지를 빌려 자행되었음을 간추려 보여준다. 남자는, 백인은, 이성애자는, 비장애인은 필요할 때 자신을 닮은 모습으로 신을 소환하지 않았던가. 두 번째 이야기에서 인간은 미래의 신이 된다. 인류가 절멸한 미래에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을 멸종한 신으로 떠받들고 부활시키려 한다. 그러나 시도는 번번이 실패한다. 신전에 모인 로봇들은 회의를 거듭하지만 신의 비합리성을 납득할 수 없다. 잠시 엔진을 달구며 전자두뇌를 맞댄 그들은 고심 끝에 설마 하는 마음으로 한 가지 다른 방식을 시도한다. 인간에게는 당연한 일일지 모르나, 로봇에게는 믿을 수 없는 방식을.

세 번째 이야기부터 영희의 상상과 현실은 뒤섞이기 시작한다. 유난히도 노을이 붉은 저녁 광화문 하늘에서 신이 내려온다. 어떤 미치광이가 장난으로 만든 홀로그램일까? 어쩌면 첨단 기술로 빚어낸 새로운 홍보물일까? 신의 형상은 답하지 않는다. 그러나 생김새만으로도 신은 아주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신을 본 사람들은 모두들 신과 자신의 공통점을 찾아내려고 혈안이다. 신의 강림이라는 새로운 조건에 처해진 인간의 반응이란 실로 그럴 것이다. 우선 두려워할 것이고, 절대자의 의중이 궁금할 것이며, 말없이 외형을 매개로 메시지를 전하는 신으로부터 자신과의 공통점을 찾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쩌면 신이 강림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자신과 성별, 성적 취향, 세대, 피부색, 민족이 같은 신을 소환하여 자신의 주장과 존재의 정당성을 얻으려는 사람들은 역사를 통틀어 늘 있지 않았나. 신과 닮지 않은 자들의 역사는 늘 지워졌고, 그 사실은 광화문 광장의 하늘에 신이 내려온다 한들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기이한 사건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삭제되지만 영희는 무언가를 깨닫고 행동하기 시작한다. 영희의 마지막 상상은 먼 미래가 아닌, 우리 세대의 한 순간이다. 그것은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불가능한 ‘천국’과 같은 세계가 아닌 가능한 다른 세계로서의 우리가 디딘 ‘지상’이다. 신을 소환하지 않는, 천국보다 성스러운 지상을 만드는 일은 스스로가 온 세상에 뿌려진 신의 한 파편임을 지각하는 사람들의 몫일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모든 문학은 질서를 갖춘 공상, 즉 상상의 힘으로 이룩된다. 과학의 힘으로 미래를 회상하는 과학소설이야말로, 이런 의미에서, 궁극의 예술 형태 중 하나를 이룩한다. 그림의 매혹이 글의 힘과 어우러질 알마의 FoP 시리즈가 한국소설의 미완의 조각을 아름답게 완성해 주리라 기대한다.
- 장은수 (이성과감성 콘텐츠연구소 대표)

마침내, 라고 외쳤다. ‘알마’라는 이름에서 나는 이미 수많은 SF를 보았기 때문이다.
- 김현 (시인)

한국 SF출판의 다크호스가 뜬다! 다른 색깔, 다른 감성. 기대가 크다.
-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알마 SF 시리즈 FoP가 시대의 어둠을 뚫고 Science Future를 여는 활화산이 되길 바랍니다.
- 이명현 (과학저술가, 천문학자)

회원리뷰 (1건) 리뷰 총점7.0

혜택 및 유의사항?
천국보다 성스러운 - 영리하고 허무한 배반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내*자 | 2019.07.18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7.8  어느 날 신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남자에다가 백인이고 장애인이 아니며 이성애자인... 아무튼 절대자가 모든 차별 받는 존재를 적대하는 듯한 모습으로 내려오자 대부분의 차별주의자들이 미쳐 날뛰기 시작한다. '역시 신은 남자였구나......'란 대사는 소름 끼칠 정도의 불안감을 선사한다. 나는 이 대사로 비롯될 터인 세계의 변화가 작품 속에서 어떻게 그려졌을지 너;
리뷰제목

7.8







 어느 날 신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남자에다가 백인이고 장애인이 아니며 이성애자인... 아무튼 절대자가 모든 차별 받는 존재를 적대하는 듯한 모습으로 내려오자 대부분의 차별주의자들이 미쳐 날뛰기 시작한다. '역시 신은 남자였구나......'란 대사는 소름 끼칠 정도의 불안감을 선사한다. 나는 이 대사로 비롯될 터인 세계의 변화가 작품 속에서 어떻게 그려졌을지 너무나 기대됐다.

 소설은 나의 이러한 기대를 영리하고 허무하게 배반한다. 페미니즘과 연동한 SF를 쓰라는 의뢰를 김보영 작가는 정면돌파를 감행하며 완수해낸 셈인데 그 분명한 목적성이 처음부터 끝까지 짙게 깔려 있어 읽는 재미 자체는 은근히 떨어지는 편이었다. 비교를 하자면, 소설보단 다큐 같았다는 이유로 비판을 좀 받은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도 <천국보다 성스러운>에 비하면 대단히 은유적이라 느껴질 정도라는 것이다.


 신의 이름을 빌린 차별주의자들이 태초에 성별에 따라 남녀를 차별해 세상을 개판으로 만든 도입부, 먼 미래에서 깨어난 남자가 대뜸 여자를 찾으면서 보이는 무척이나 미개한 모습, 어느 날 신이 모습을 드러낸 현재, 이 작품은 중편의 분량임에도 그 안에서도 더욱 간략한 단편들로 이뤄져 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들이 아까도 말했듯 매우 명확한데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애당초 작가가 그런 글을 의뢰받았고 작가는 그대로 썼을 뿐이니까.

 소설의 메시지가 명확히 드러난다는 게 그렇게 치명적인 단점이라 할 순 없을 듯하다. 물론 직설적이다 보니 오히려 공허하단 느낌을 받았던 건 부정할 수 없다. 같은 얘기라도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야길 풀어나갔을 때 사람들은 신선해하면서 더욱 그 이야기에 설득당하기 마련인데, 이 작품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얘기를 요약하듯이 풀어낼 뿐이라면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제아무리 속뜻이 좋더라도 말이다. 난 소설은 가급적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할수록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비단 그렇지만 않다는 걸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됐다. 굳이 말하자면 마뜩찮은 깨달음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다시 말하지만 그렇게 치명적인 단점은 아니다. 내가 이 소설을 다 읽고서 정말로 아쉬웠던 부분은 사건을 수습하는 방식에 있다. 이 책의 소개글을 읽었을 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던 이유, 차별주의자 신이 등장한 이후에 변모할 세계의 모습이 어떤 디스토피아를 이룩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지 못했던 게 이 작품의 치명적인 단점이다. 설정은 참신하나 그 설정이 야기할 모든 상황을 간단하게 수습해버리는 전개와 결말에서 허무함을 느끼지 않을 독자는 적을 것이다. 나의 경우엔 아예 낚였다고 생각했다. SF는 현실과 다른 형태의 세계를 상상하는 것에 특화된 장르라고 생각하는데 그에 걸맞은 모양새는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까. 물론 결말의 수습 방식에 대한 떡밥을 초반부터 뿌렸기에 개연성이 아주 없진 않았지만 그래도 낚였다는 기분을 떨치기는 쉽지 않았다. 좀 맞지 않는 얘길 수 있는데 꼭 중편이어야 했나? 차라리 각 잡고 상상해서 풀어냈으면 분량을 더 늘여서라도 변화한 세계를 풀어낼 수 있었을 텐데... 어차피 작가가 의뢰를 받은 게 중편소설이니까 소용없는 가정이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작품 본편에 대한 아쉬움이 적잖다 보니 책의 일러스트며 가격 등도 눈에 안 들어오거나 불만스럽기 그지없었다. 일러스트의 경우엔 소설 본편 중간중간에 삽입되는 형태였으면 더 효과적이었을 듯하고 가격의 경우엔 100쪽이 넘을까 말까한 얇은 소설이 11,500원이나 한데 살 때도 그랬지만 읽고 나선 더 황당하다. 물론 종이의 재질이나 일러스트가 들어간 비용을 생각하면 그 가격이 과한 게 아니겠지만 그래도... 어지간하면 책을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결국 본편이 아쉬우니까 가격마저 곱게 보기가 힘들다. 차라리 확 별로였으면 시원하게 욕이라도 할 텐데 단지 아쉬울 뿐이라서 자꾸 말을 아끼게 되는 게 더 답답하다. 최소한 분량이라도 길었다면 이런 느낌은 안 들었으려나?



인상 깊은 구절


이백 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지. 사람은 때로 백 년을 살고, 백 년간 백 년 전의 풍습을 지키는 데에 골몰하다가 가는 거지. 변하지 못하고, 자라지 못한 채. - 28p


인간이 비합리적이 되는 것 외에 저놈들을 사멸시킬 방법이 있겠어? - 78p


신의 의지는 언제나 신의 이름을 입에 담지 않는 사람들에게 있었다. - 88p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9.6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4점
흥미롭네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d*********e | 2020.07.15
구매 평점5점
엄청난 기획에 답한 더 훌륭한 결과물.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b***e | 2020.01.30
구매 평점5점
김보영 작가님 응원합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f********l | 2019.08.23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0,350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