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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신혼여행

기묘한 신혼여행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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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4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552쪽 | 620g | 135*195*35mm
ISBN13 9791187433149
ISBN10 118743314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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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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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리 둘은 육체관계를 가졌다. 그래서 신혼여행의 첫날밤이란 그다지 특별한 의미가 있을 리도 없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이미 나오미를 안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나는 화장실로 가서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고 심호흡을 여러차례 하고 침대로 돌아왔다. 나오미는 여전히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는 나오미의 옆에 앉아 조용히 양손을 나오미의 목을 향해 뻗었다.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가 손끝에 닿았다. 그대로 가만히 있자 나오미가 눈을 게슴츠레 떴다. 나오미는 금방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았지만 이내 불안감에 내 눈을 보았다.
“왜 그래요?”
나오미의 목소리는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내가 손끝에 조금 힘을 넣자 나오미 얼굴에 공포의 기색이 번졌다.
“대답해 줘.”
나는 스스로도 오싹할 만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기묘한 신혼여행」중에서

“당신을 때린 인물 말인데요, 누구 짐작 가는 사람이 없습니까?”
이와미는 힘없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뇨 갑자기 뒤에서 당한 일이라.”
“그때 부인은 아무런 위험을 알리지도 않고 잠자코 보고만 있었
던 겁니까?”
“네.”
“그렇다면 부인이 당신을 기습한 범인과 공범이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군요.”
“설마, 그럴 리가― 그놈에게 협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따랐던 게 아닐까요.”
이와미는 아내를 감쌌지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당신이 아까 말한 대로 시체의 다리 주인을 배우 마키 도시히코로 가정한다면 왜 그의 하반신이 이 방에서 부인의 상반신과 맞붙여진 모양으로 발견되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짐작 가는 일은 없습니까?”
“글쎄요. 범인이 어딘가 다른 곳에서 그를 죽여 이 방으로 데려 온 것은 아닐까요. 무엇 때문에 그렇게 복잡하게 했는지 짐작은 가지 않습니다만 침실 꼴을 보아하니 분명 머리가 뛰어난 변태의 소행임에 틀림없어요.”
“그래요?” ---「겹쳐서 두개」중에서

“가파른 계단이야. 발이 미끄러졌나봐. 내가 보기에는 목뼈가 부러진 것 같아.”
“안경이 떨어져 있어요.”
시체에서 1미터 정도 떨어진 장소에, 부서진 렌즈 조각들과 함께 안경이 떨어져 있었다.
“이 사람 것입니까?”
“예, 아오키 군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와시마는 수긍하면서 말했다.
“위로 올라가서 말씀 나눠도 괜찮겠습니까? 이런 일은 처음이라……”
“아, 그렇군요. 좋으실 대로 하시죠.”
유키코는 함께 남아 잠시 시체를 보고 있더니 이윽고 나를 보며 말했다.
“어떻게 된 일이죠?”
나는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유키코는 몸을 굽혀 시체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이 빛나고 있었다. 뭔가 기묘한 비밀을 만났을 때의 흥분이 그녀를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한 여학생이, 지금은 탐정으로 변해 있었다. ---「곳에 따라 비」중에서

여자의 얼굴은 쇼지로가 좋아하는 통통한 타입이었다. 다음에 쇼지로가 미요다에게 이끌려 간 곳은 이층 침대가 있는 조그마한 방이었다. 이곳은 흡혈귀의 시중들이 쉬는 곳으로 쇼지로 일행이 자는 곳은 이보다 훨씬 큰 방이었다.
“오늘 밤은 여기서 쉬도록 하세요. 당신에게 아직 일이 남았어요.”
미요다는 쇼지로를 침대 위에 누이고 부드럽게 어깨를 두드렸다. 모두에게는 비밀로, 미요다도 피를 빨려는 것으로 쇼지로는 생각했다. 쇼지로는 미요다에게 피를 빨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흡혈귀에게 빨릴 때만큼은 아픔이 느껴지지 않지만 아주 묘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었다. 미요다는 복도 밖으로 나가더니 30분 정도 지나 돌아왔다. 벽에는 낡아빠진 둥근 괘종시계가 걸려 있었다. 시계는 막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 시각은 온 나라의 흡혈귀가 요동을 치는 시간이다.
“어때요, 기분이 좀 좋아졌어요?”
미요다가 차가운 손에 뜨거운 우유와 버터를 듬뿍 바른 토스트를 가지고 돌아왔다. 쇼지로는 먹을 것에 정신없이 달라붙었다. 그동안 미요다는 쇼지로의 하의를 벗기는 것이다. ---「노란 흡혈귀」중에서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남자는 품에 안을 여자로서 그녀를 보고 있었다. 죽이는 쪽과 죽임을 당하는 쪽이기 이전에 안는 쪽과 안기는 쪽인 것이다.
그것이 사내를 편하게 해주었다.
“글쎄 몇 명일까요?”
사이를 두고 여자가 대답했다.
접대부.
사내의 머리에 그런 생각이 스쳤다. 아마도 ‘선생님’으로 불리는 거물이 거느리는 그룹에서 몸으로 접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가 불필요해졌고, 살아 있으면 곤란한 일이 생겼던 것일 게다.
죽이기 전에 안아야만 한다. 그 의뢰에는 이상야릇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사내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깊이 생각한다 해도 죽이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고, 죽일 상대에게 흥미를 가지면 실패의 원인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사내는 침묵했다.
여자는 다시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이윽고 일어서면서 말했다.
“침실은 저쪽이에요. 먼저 들어가 있을 테니 부를 때까지 기다리세요.”
여자는 왼손으로 등받이를 쓰다듬으며 사내에게 등을 보였다. ---「막다른 골목의 여자」중에서

‘거짓말이에요, 거짓말! 이 남자가 무죄라니! 이 남자는 내 애인을 죽였다구요, 틀림없어요! 모든 사람이 그것을 알고 있어요. 게다가 이 남자 자신도 그걸 인정했단 말예요! 그런데 무죄라뇨! 어떻게 그런, 그런 일이……’
하지만 그녀는 큰소리로 절규하지는 않았다. 방청석의 방책을 뛰어넘지도 않았다.
그녀는 등을 꼿꼿이 편 채 그곳에 앉아 있었다. 양손은 무릎 위에서 꼭 쥐고 있었다. 그리고 눈은 앞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피고석을 향하였다. 그곳에 서서 법정 경관에게 좌우를 포박당하고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재판장의 판결문 낭독을 얌전히 듣고 있는 인물을 쳐다보고 있었다.
여자의 눈은 지금 당장이라도 불타오를 것 같았다.
만약 눈이 화염방사기나 레이저 광선 방사기 같은 역할을 한다면, 피고석에 앉아 있는 남자는 곧바로 검은 잿더미로 변해 버릴 것이 틀림없었다. ---「피고는 무죄」중에서

“그 문제는 확실히 했니?”
이번에는 이토코가 물었다. 이토코에게 만큼은 대강의 사정을 털어 놓았었다.
“응. 여자가 임신한 것은 확실한 것 같아. 친정 오빠가 흥신소에
부탁해서 알아 봤거든. 벌써 직장도 관두고 나가노의 원룸 맨션에 살고 있대. 임신 4개월인데, 당연히 낳을 생각인가 봐. 나도 이번엔 각오 단단히 하고, 흥신소에 조사해 본 건 모른 척 하고 있어. 남편도 막바지에 내게 요청할 심산일 거야.”
“요청하다니?”
“물론 이혼이지.”
“그럼 넌 어떻게 할 생각이니?”
“당연히 응해 줄 수 없지. 단…….”
“?”
“여차할 땐 막대한 위자료와 그 후의 내 생활비를 보장 받을 거야. 그 정도는 당연하잖아. 일방적으로 상대가 이혼의 원인을 만들었으니까.”
“그래. 이 맨션 정도는 받아도 될 거야.”
“아, 이건 어차피 부부 공동 재산으로 균등 분배되는 거고, 이 정도론 도저히 승복할 수 없어.” ---「한마디에 대한 벌」중에서

마리에는 맥주와 안주가 나오자 평소와 같은 어투로 내게 물었다.
“가지노 씨는 어느 신문을 보세요?”
“마이니치인데 왜요?”
“그럼 봤겠네요, 미도리 씨에 대한 기사요.”
“미도리 씨라뇨?”
“시치미 떼지 마세요.”
마리에는 양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노려보았다.
“기타하라 미도리 말예요. 그 여자 어제 살해됐어요.”
“잠깐, 잠깐만요. 기타하라 미도리가 누군지 난 알지 못하는데.”
“세상에. 가지노 씨가 수영장에서 귀고리를 찾아 준 여자잖아요.”
“아하, 그 여자가 기타하라 미도리. 그런데 그 여자가 살해 됐다고요?”
“그래요. 그게 신문에 났어요. 오늘 아침 마이니치에요.”
마리에는 핸드백을 열어 신문에서 오린 기사를 보여주었다.
아직 해가 남아 있어서 기사를 읽을 수 있었다.
어젯밤 세타가야 구내의 맨션에 사는 주부 기타하라 미도리(32) 씨가 칼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퇴근한 남편(38)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는 기사였다.
“허, 세상에.”
나는 양팔을 문질렀다. 기사를 읽는 순간 소름이 끼쳤던 것이다. 지금까지 살인 사건 기사를 본 적은 있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 살해당한 것은 처음이었다. ---「좋은 사람이지만」중에서

“처리해 달라고 했다고?”
“네.”
“처리하라는 게 어떤 의미지?”
“그건 죽여라, 그런 말 아닌가요?”
“그럴까? 상대방 남자는 뭐라고 대답을 했지?”
“‘언제까지?’라고 물었어요. 그러자 ‘오늘 중으로 처리해 줘.’ 하고 말했어요.”
“그리고?”
나는 말을 재촉했다.
“‘알았어.’라고 대답했어요.”
“넌 그 두 남자를 보았니?”
“아뇨, 얘기를 듣고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신사 마루 밑바닥에 가만히 있었거든요.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신사 밖으로 나가는 것은 언뜻 보았어요. 하지만 키가 크고 마른 남자라는 것 이외에는 모르겠는데요.”
나는 잠시 골똘히 생각했다. 소년은 불안한 표정으로 내 모습을 살피고 있었다 ---「소년을 본 남자」중에서

“네?”
도키코는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그걸 오늘 아침 응접 테이블 위에 놓은 채 학교에 갔다 왔더니 없어져 버렸단 말이야!”
“저……저는……”
“그 사이 방에 들어온 사람은 이 방을 청소한 너 뿐이야.”
“저, 그런…… 몰라요, 저는. 방에 놓여 있는 물건에는 아무것도 손대지 않았어요.”
자신이 커다란 의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도키코는 어쩔 줄 몰라 울먹이면서도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기 위하여 필사적으로 반박했다.
“그럼 정말 이상하군, 이 방엔 너 이외엔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는데 다이아몬드 반지가 사라져 버렸으니, 마치 반지에 날개라도 달린 듯이 말이야.”
“하지만…… 하지만 저는 모르는 일이예요.”
“네가 정말 모르는 일이라면 어째서 그렇게 겁에 질려 있지?”
“저…… 그런…… 너무하세요!”
“너무하다고? 너야말로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백만 엔도 넘는 반지를 훔친 주제에, 뻔뻔스러운 건 오히려 너야.”
“설마, 설마…… 아니에요!”
도키코는 그만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단위의 정열」중에서

“행복해, 아키히로 씨.”
가즈미가 얼굴을 붉히며 속삭였다
“이대로 죽어도 좋을 만큼.”
아키히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가즈미의 목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관자놀이를 떨며 다시 한 번 노파 쪽을 쳐다보았다.
위胃의 밑바닥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 같았다. 역시 그 여자다, 하고 그는 확신했다. 그 여자의 엄마가 틀림없다.
옛날에 들었던 말이 되살아났다.
“당신을 평생 원망할 겁니다. 생애를 걸어서라도 난 내 딸의 복수를 하겠어요.”
그는 가즈미의 허리를 감싼 팔에 힘을 주었다. 가즈미가 부드러운 고양이처럼 몸을 기대어, 그의 목에 팔을 감아왔다. 그것을 본 친구들이 주위에서 휘파람을 불며 저마다 괴성을 질러댔다.
핏기를 잃은 얼굴을 누군가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아키히로는 가즈미의 보석 장식으로 빛나는 머리에 될 수 있는 한 강하게 뺨을 파묻었다. ---「결혼식 손님」중에서

작년의 일입니다만, 가게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모르는 남자가 뒤따라와 굉장히 무서웠습니다. 도움을 구하려고 해도 밤길에 통행인이 없어 어떻게 해서든 뿌리치려고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만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잰걸음으로 따라와 그야말로 제정신이 아니였습니다. 드디어 어깨를 잡히는 듯해 큰소리를 질렀습니다. 하지만 주택가 길인데도 누구 한 사람 도움을 주러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소리에 놀라 그 남자는 사라져 별일 없었습니다만 그때 저는 과연 도시인의 무관심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보잘것없는 체험을 적은 것은 히사다 씨의 체험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히사다씨는 불량스런 청소년이 아파트에 침입한 사건으로 적었습니다만 혹시 누군가가 라커룸으로 끌려 들어가 폭행을 당할 뻔한 사건은 아니었을까요. 그 소리가 ‘목을 비트는 듯한 비명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소리였다, 라는 점이 저는 마음에 걸립니다. ---「예절의 문제」중에서

“으흠, 그것만으로는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한데.”
“그래서 여러 가지로 물어 보았더니 정말로 그 사건을 자세히 알고 있었습니다. 범인이 아니면 도저히 거기까지 알고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되는 것도 많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그날 피해자가 자고 있던 모기장 밖 책상 위에 달맞이꽃이 꽃혀 있었다든가, 방으로 들어갈 때에는 덧문 아래쪽을 잡고 열었는데 작업용 장갑을 끼고 있었기 때문에 지문이 묻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든가.”
헛소리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듣고 있던 나에기도 마침내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 본인은 시효가 지나 죄가 되지 않는다면 자수하겠다고 하던가?”
“네, 자수하고 싶다고는 하고 있습니다만, 만일 시효가 안되었다면 큰일이라서 제가 신세를 진 변호사 선생님께 조사를 부탁한 다음에, 그러고 나서…….”
“음, 만일 그 사람이 진범이라면 반드시 자수해야만 해. 시효가 끝났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내가 책임지고 조사해 보지.”
마지막으로 범인이 어떤 사람인지 물어봤지만 이와모토는 그 이름만은 세차게 머리를 저으며 말하지 않았다.
---「살의의 축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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