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9년 04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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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44쪽 | 640g | 130*200*35mm |
ISBN13 | 9791189938642 |
ISBN10 | 1189938642 |
출간일 | 2019년 04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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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44쪽 | 640g | 130*200*35mm |
ISBN13 | 9791189938642 |
ISBN10 | 1189938642 |
젊은 몸을 조종하며 욕망을 채우는 노인과, 자신을 지키려는 청년의 사투가 펼쳐진다 한국 사회의 묵시록적인 조종과 감시를 은유하는 스릴러 걸작 김호연의 네 번째 장편소설로,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묵시록적인 조종과 감시, 젊음과 노욕이 충돌하는 현실을 은유하며 숨 가쁘게 펼쳐지는 스릴러다. 노인들이 거액의 돈을 지불하면 각자가 원하는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을 선택해 그들의 인생을 조종하며 대리만족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회. 이들의 관계는 파우스터와 메피스토 시스템이라는 지하시장에서 거래된다. 누군가를 감시하고 조종하는 것을 즐기는 늙은 권력자의 욕망은 끝까지 활활 타오르고, 이에 맞서는 청년의 저항 또한 필사적으로 펼쳐진다. 인간의 자율의지와 개인의 의미를 깊숙하게 파고들면서, 마지막까지 독자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의 매력을 지닌 소설이다. |
나는 나로서 존재한다. 내 인생은 내가 컨트롤해왔다. 놈이 어떤 영향을 주었건 난 아무것도 대체하지 않는다. p.136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코앞에 둔 야구선수 박준석은 경기에서 여느 때처럼 좋은 기량을 보여줘 승리를 했다. 차를 몰아 집으로 향하던 준석은 자신의 차를 향해 돌진하는 트럭에 받혀 사고가 나 의식을 잃었다. 깨어난 그는 병원에 있다는 걸 깨닫고 몸 상태 먼저 확인했다. 트럭에 받힌 것치고는 몸은 멀쩡했다.
준석은 곧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자신을 쳐다보는 여자를 보고 깜짝 놀란다. 세상을 떠난 연인 지수와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었다. 최경이라는 이름의 그녀는 준석의 사고를 자신이 계획한 거라 말했다. 준석이 놀라서 따지기도 전에 경은 MRI 사진을 내밀며 그의 머릿속에 거머리가 있다고 했다. 준석의 뇌에 연결체를 심어 그의 감각을 자신의 것처럼 느끼며 때로는 준석을 입맛에 맞게 조종하기까지 하는 노인 "파우스트"가 있다고 말한다. 코웃음을 칠만큼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믿을 수밖에 없게 만든 이유는 경의 아버지인 선진그룹 최 회장이 파우스트였고, 파우스트 최 회장과 파우스터였던 지수의 죽음에 대한 말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준석은 경과 은밀히 접촉하여 자신의 파우스트가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애를 쓴다.
명동 사채업계의 큰 손 백남선은 친구 동광의 소개로 메피스토에 입성했다. 오로지 돈만 보고 달려오느라 청춘과 사랑은 물론 가족까지 없었던 그녀의 지난 세월에 아쉬운 게 딱 하나 있었다. 젊은 아름다움으로 대학 생활을 누려보고 싶은 마음에 남선은 메피스토에 100억의 가입비를 내고 파우스트가 됐다.
그녀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미술을 포기하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 애를 쓰는 스물다섯 살의 예쁜 미대생 차은민을 파우스터로 선택한다. 남선은 메피스토의 운영 가이드에 따라 넛지와 백업을 오가며 은민이 전념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생활을 마련해 주었고, 은민의 삶에 접속할수록 그녀를 더욱 우아하고 가치 있게 만들어주고 싶다.
그 덕분에 남선은 메피스토 라운지 쇼에서 메피스토 코리아를 있게 한 이태근의 파우스터 준석을 위협할 정도의 높은 점수를 받는다.
나는 다시 태어났다가 다시 죽었다.
죽음이야말로 속죄의 시작이다.
영원한 젊음을 탐한 대가로 끝없는 속죄가 시작될 것이다.
순간이여 멈추어라, 너 정말 추악하기 그지없구나. p.137~138
메피스토펠레스는 미국에 본사가 있는 메피스토로, 영혼을 파는 게 아니라 돈으로 앞날이 창창한 청춘을 사들인 노인들은 파우스트로, 아무것도 모른 채 파우스트의 조종을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 착각하는 마리오네트가 된 젊은이들은 파우스터가 됐다. 기술이 발전된 시대답게 파우스터의 뇌 속에 연결체를 심고 안마의자 같은 것에 몸을 맡기면 아픈 데가 없는 싱싱한 젊은 몸으로 세상을 보고 느끼고 맛볼 수 있는 새로운 삶이 펼쳐졌다. 어마어마한 기술과 국가 기밀에 가까운 보안 때문에 부와 권력을 가진 최상위 노인들만 가입할 수 있었다.
야구선수 준석의 시점으로 시작된 소설은 그의 파우스트 태근, 신입 회원 남선, 남선의 파우스터 은민을 오가며 진행됐다. 소설의 초반엔 네 사람이 현재 어느 위치인지 보여줬고, 파우스트 시스템에 관한 설정도 설명해 주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설정 덕분에 초반부터 소설에 몰입할 수 있었다.
준석은 자신도 모르게 파우스터로 살아온 지 10년이 됐다는 사실을 알고 놀람과 동시에 파우스트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오른다. 처음에 준석은 너무 허무맹랑한 소리라 믿을 수가 없었지만, 죽은 연인 지수가 언급되자 조금은 다르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인생이 꽤 오랫동안 누군가의 조종의 결과물이었다면 얼마나 큰 충격일까 싶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그동안 가깝게 지내온 동료 등 주변 사람들마저 믿을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돌아가신 준석의 할머니마저 파우스트가 뻗은 마수의 몇 단계를 거쳐 있었다. 사람을 손바닥 위에서 가지고 노는 파우스트를 쉽게 찾을 수 없는 건 당연했다. 죽음까지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력자였기 때문이다.
이제 막 파우스터가 된 은민은 막막하던 앞길에 믿지 못할 기회가 열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온전히 손에 넣으려고 했다. 꿈이 있고 재능도 있지만 가난이라는 현실 앞에 애써 마음을 다잡던 은민은 이내 행운에 적응해나가고 있었다. 전시회를 열 정도로 자신의 행운을 만끽했지만 은민의 뒤에 남선이 존재하리라곤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두 사람은 파우스터라는 공통점이 있었으나 파우스터로 살아온 세월에 현저한 차이가 있었기에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달랐고, 이후 파우스트에 관련된 모든 비밀을 알게 된 후에 행동하는 모습 역시 차이가 있었다. 처음엔 서로를 알지 못했던 준석과 은민이지만 나중엔 상대방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모습을 보였다.
파우스터는 자식들이 해줄 수 없는 모든 것을 대체해 준다. 파우스터는 새로 태어난 나다. 내가 되고 싶었던 청년이고 내게 없었으면 하는 것들을 제거한 젊음이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그를 부림에도 거기에 대한 저항이나 반감이 없다. 무엇보다 나 혼자의 것이다. 자식은 아내와 함께 만들고 간섭을 받아야 하지만 파우스터는 온전히 나만의 것이고 그 누구도 끼어들 수 없다. p.244~245
그녀는 나의 아이이자 나의 청춘이자 나의 분신이다. 나는 그녀의 후원자이자 절대자가 되고 싶다. 아니 그녀가 나고 내가 그녀가 되고 싶다. p.299
삶을 잠식당한 가여운 청춘들과 달리 파우스트 태근과 남선은 악마처럼 탐욕스러웠다. 명예, 돈 같은 것을 이미 가진 그들이 원하는 건 살아보지 못한 삶, 한 번쯤 꿈꿔본 삶이었다. 그런 꿈을 늙은 제 몸뚱어리 대신 가능성 있는 청춘들에게 접속해 혈기왕성하게 젊음을 누리고 마치 아바타처럼, 성장 게임처럼 제 뜻대로 제2의 삶을 살 수 있게 해준다는데 마다할 리가 없었다. 이 늙은 악마들은 파우스터에게 접속하는 시간, 기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들을 향한 독점욕이 늘어갔고, 지배력 또한 주체할 수 없었다. 살아있고 존재하는 젊은이들을 제 것인 양 굴며 손바닥 안에서 가지고 놀았던 태근과 남선이 정말 꼴도 보기 싫었다. 이런 인간들은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방식은 다르지만 실제로도 있을 같아 몸서리를 쳤다.
그래서 준석과 경을 응원하며 소설을 읽었지만 늙은 악마들의 존재를 알아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더 끔찍했던 건 2장이 끝나갈 무렵 마지막까지 함께 하리라 예상했던 캐릭터들이 무너져 준석이 혼자의 힘으로 싸우고 버텨야 했던 것이었다. 그 누구도 믿어줄 것 같지 않은 미친 상황에 제정신을 차리고 생활하는 게 너무 어려울 것 같았지만, 준석은 이겨야겠다는 승부욕과 복수심으로 꿋꿋하게 버티며 파우스트 태근을 향해 한 발자국씩 나아갔다.
"유리 수조에 갇혀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유리벽에 머리를 박아댔던 거예요. 주인들은 그 금붕어를 한심하다 여기겠죠? 가만있으면 먹이 잘 주고 물도 갈아줄 텐데…… 쟤는 미친 금붕어라고 생각하겠죠?"
"미친 건 그들입니다."
"그래도 난 어떻게든 수조 밖으로 나갈 거예요." p.425~426
후반으로 갈수록 소설을 읽기에 속도가 붙었을 만큼 흥미진진, 스릴 만점이었다. 준석이 이기느냐 태근이 이기느냐가 가장 큰 줄기였고, 태근과 남선의 신경전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에 관한 건 또 다른 재미였다. 그러다 이대로 끝나는 건가 싶은 순간에 어마어마한 비밀로 뒤통수를 그냥 후려쳤다. 그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소름이 돋았다. 너무 충격적이라 끔찍했고 동시에 꼴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말엔 스케일이 엄청 커져서 준석과 은민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었는데 권선징악으로 끝이 나 다행이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프로 쓴 소설 <파우스터>는 21세기형 파우스트라고 볼 수 있었다. 요즘 세상은 실재하는지 아닌지 모르는 악마라는 존재보다 탐욕스러운 인간이 더 악마 같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기술이 조금 더 발전할 가까운 미래에 진짜로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날로 발전하고 인간의 욕심은 언제까지나 끝이 없을 테니 말이다.
소설을 다 읽고 영화로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작가의 이름과 책 제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어려울 것 같은 예감이 팍팍 드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미루지 말고 올해 안에는 꼭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일본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소설만 읽다가
국내작가책은 김진명 작가것만 읽다가 처음으로 도전을 해보았다.
책 내용은 SF쪽인데 원래 이런 류의 영화나 책을 싫어하는것도 있고 초반에는 책을
어느정도 읽었으나 책을 읽다가 이해되지 않는 장면들도 많이 나오고 우여곡절 끝에 책을 읽긴
하였으나 힘든 책이었다
이 책은 젊은사람의 육체를 구매하여 조종하는 내용에 관한 책인데
능력이나 재능있는 육체를 마음대로 하는 어른들의 탐욕이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젊은 주인공은 유망한 야구선수인데
이 젊은 야구선수의 육체를 산 늙은이는 마음대로 조종을 하려고 하고
주인공은 그것을 알아 차린 뒤에 처절한 저항을 하게 되는데 마지막 반전은
이 책을 끝까지 앍은사람만이 알수 있을것 같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는 메피스토에게 영혼을 넘기고 젊음을 얻는다. 그 젊음으로 최고의 미녀인 헬레나와 사랑도 하고, 부자도 되고, 권력도 얻는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상하게도 파우스트가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음도, 돈도, 권력도 다 가졌지만 그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영혼을 잃었기 때문이었을까. 괴테는 소설의 끝을 이렇게 마무리 한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다.’라고.
<파우스터>에는 또 다른 파우스트가 존재한다. 젊은이의 뇌에 심은 칩으로 침투해 기생충처럼 그들의 삶에 기생해 살아가는 파우스트가. 파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부와 권력이 있어야만 한다. 부와 명예로 파우스트 클럽의 일원이 되면 젊은이의 뇌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파우스트에게 강제로 경험과 감각을 공유당하는 젊은이들을 ‘파우스터’라 부른다. 파우스터에는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야구선수, 전도유망한 아름다운 화가, 유명 개그맨 등등이 있다. 이 들은 자신의 경험과 감각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때론 조종당한다는 사실을 모른채 살아간다. 그러나 어느 날 한 파우스터에 불과했던 야구선수 ‘이준석’이 자신이 파우스터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소설은 전개된다.
파우스트들은 파우스터라는 존재를 통해 자신이 채울 수 없는 결핍을 채운다. 젊음의 감각, 미국 진출, 불우했던 젊은 시절의 보상 등등. 결코 성공할 수 없어보이는 파우스터의 인생에 끼어들어 그들의 감각을 공유하고 때론 조종하면서 자신들의 결핍을 채우기 위한 방향으로 그들을 이끄는 것이다. 마치 롤플레잉 게임의 캐릭터를 키우듯이.
사람에게는 누구나 결핍이 있다. 결핍은 언제나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의 자리는 불에 덴 것 같이 쓰라려서 누군가가 근처를 스쳐지나가기만 해도 아프다. 그래서 모두 그 결핍의 자리를 동여매고 산다. 나에게도 결핍의 역사가 있다. 중학교 시절, 자존심으로만 똘똘 뭉쳤던 나는 아버지의 사업실패를 아무에게도 티내지 않았다. 급식비가 밀려도, 무너지는 가족에 속이 뭉개져도, 아무 티를 내지 않았다. 티를 내는 순간 무너져버릴 것만 같아서. 혹시나 티가 날까 친구들에게 거리를 두었다. 조용하고 차분하게 공부만 하는 아이. 그 아이가 나였다. 속으로는 ‘내가 아픈 것 좀 들여다봐줘’라고 외치면서 장학금을 받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장학금을 받아야만 학비를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교사가 된 나는 구김살 없이 자라는 아이를 보면 그냥 부럽다. 걱정없이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아이들이 그냥 예쁘다. 그 나이로 살아가는 것만 같아서. 반면 그때의 나와 같이 이를 악물고 살아가는 친구들을 볼 때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친구와 거리를 두는 그런 아이들을 볼 때면, 나의 결핍의 상처가 떠오른다. 만약 나도 파우스트가 될 수 있다면 나의 불우한 시절의 결핍을 채우려 하지 않았을까.
사랑, 슬픔, 기쁨 그 모든 것을 감시당하는 느낌, 내 선택이 정말 ‘내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는 혼란, ‘나’가 정말 ‘나’일 수 있을까라는 자아정체성의 혼란 등 파우스터가 겪어야하는 혼란도, 자신의 결핍을 채우고자 파우스터가 된 이들의 마음도 이해가 가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 속 파우스트도 파우스터도 방황한다. 자신을 찾고자.
만약 내가 파우스트가 되어서라도 살아보고 싶은 30대의 인생은 어떠할까? 그것을 상상하며 오늘을 한 번 살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책장을 덮고 난 후 계속 들었다. 나 스스로가 나의 파우스트이자 파우스터가 되어보는 것이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