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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터

파우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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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4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640g | 130*200*35mm
ISBN13 9791189938642
ISBN10 1189938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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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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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에 돈을 지불하고 남의 청춘을 빨아들이는 흡혈귀들을 파우스트라고 불러요.”
“파우스트라면…… 유명한 소설가 이름 아닌가요?”
“머리는 잘 굴러가지만 상식은 떨어지는군요.”
“됐으니까 대답해요.”
“파우스트는 독일의 국민작가 괴테의 작품이에요. 요약하자면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하고 젊음을 되찾는 노인 파우스트에 대한 이야기죠.”
소설 내용을 들은 준석은 기가 찼지만 웃음 따윈 나오지 않았다. 굳은 준석의 표정을 살피곤 경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당신이나 지수 씨처럼 메피스토를 통해 파우스트에게 청춘을 해킹당한 젊은이들을, 파우스터라 불러요.”
“뭐라고 불린다고요?”
“파. 우. 스. 터. 당신은 그들의 파우스터로 지난 청춘을 살아온 거예요.” --- p.77

한때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녔던 은퇴 노인들이 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젊음을 다시 체험하기 위함만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힘이 아직 남아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남아 있는 자신들의 권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쓰며 얻는 쾌감이 이 시스템의 핵심 중 하나인데, 그걸 막는다면 누가 이 게임을 하겠는가. --- p.163

자식들은 절대 부모 마음대로 될 수 없다. 부모 마음대로 되는 자식이란 또 얼마나 바보 같은 존재인가. 하지만 파우스터는 다르다. 파우스터는 자식들이 해줄 수 없는 모든 것을 대체해준다. 파우스터는 새로 태어난 나다. 내가 되고 싶었던 청년이고 내게 없었으면 하는 것들을 제거한 젊음이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그를 부림에도 거기에 대한 저항이나 반감이 없다. 무엇보다 나 혼자의 것이다. 자식은 아내와 함께 만들고 간섭을 받아야 하지만, 파우스터는 온전히 나만의 것이고 그 누구도 끼어들 수 없다. --- p.244

“괴로웠습니다. 나 역시 경을 의심하기도 했고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유니폼을 벗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놈들을 쫓아가 주먹질이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괜찮습니다. 오히려 하루라도 빨리 진실을 알지 못한 게 억울하고 화가 났어요. 9년 7개월간을 아무것도 모른 채 놈의 노예로 살았습니다. 내 꿈이 놈의 꿈인지도 모르고, 내 인생을 놈이 조종한 것인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이제 알아요. 9년 7개월간은 몰랐지만 9년 8개월부터는 진실을 알았고, 내 방식으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지금 진짜로 살아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게 뭔지 아십니까? 자신이 노예란 사실을 아는 겁니다.” --- p.391

“그래. 이해해줄 줄 알았어. 인간은 살아 있는 한 가만있질 않으니까. 신이 그렇게 프로그래밍해놓았지. 제대로 된 인간이건 한심한 인간이건 살아 있는 한 자기 몸뚱이를 움직여 주변과 세상에 해악을 끼치지. 지구에 인간이 없었다면 이렇게 엉망이진 않았을 거야.”
“가장 위대한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간이야. 늙으면 기력이 쇠하는 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자연의 명령인 거야. 하지만 인간은 늘 저항하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간은 곧 죽고 말거든. 헤엄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어떤 물고기들처럼. 우리 인간은 죽는 그날까지 존재의 어리석음을 가동해 세상에 해를 입히지.”
--- p.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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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세대전쟁의 시대다. 이미 모든 것을 얻은 세대는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 다음 세대를 착취한다. 뺏기지 않으려면 뺏어야 하니까. 모든 것을 가진 기성세대에게 젊음은 유일한 실락원이다. 파우스터는 불가능한 열망을 가능하게 만드는 유일한 존재다. 그들의 영혼을 도둑질하고 은밀하게 조종하는 파우스트의 인형. 『파우스터』는 인간의 절대적인 욕망을 추구하는 기성세대의 탐욕을 고발한다. 인간의 자율의지와 개인의 의미를 깊숙하게 파고들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독자의 예상을 뒤집고, 흔들어댄다. 설정부터 반전까지 치밀하게 설계한 야심만만한 스릴러다.
- 김봉석 (영화평론가, 장르소설 전문가)
표지를 여는 순간부터 멈출 수가 없었다. 인간의 욕망에 대해 이토록 기발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쏟아내는 소설가가 우리에게도 있었다니! 허겁지겁 읽어나가는 육체와, 한 장 한 장 만끽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계속 방황했다. 파우스트의 말처럼 ‘순간이여, 멈추어라!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로, 나의 영혼이 악마의 것이 되더라도…. 책을 덮는 순간, 깊은 꿈에서 깨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파우스터』는 너무도 새롭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나를 몰입시켰다. 인간의 욕망은 괴물을 만들었고, 김호연 작가는 괴물 같은 스릴러를 만들었다.
- 이재규 (영화감독, [다모] [완벽한 타인]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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