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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여행산문집

이병률 | | 2012년 07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7 리뷰 160건 | 판매지수 8,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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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536g | 130*210*20mm
ISBN13 9788993928488
ISBN10 8993928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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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만든이 코멘트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안녕하세요. 이책의 편집자 입니다.
2012-06-14
안녕하세요? 저는 이 책을 담당하고 있는 달 출판사 에디터 김지향입니다.
어제부터 예약판매가 시작되었고요, 독자님들과 약속한 시간을 맞추기 위해, 편집부를 비롯한 달 출판사는 지금 매우 분주하답니다. 많은 분들이 이병률 작가님이 <끌림> 이후 7년 만에 출간하는 신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을 기다리고 계시지요.
7년 전 <끌림>이 출간되었을 때의 그 놀라움을 잊지 못합니다. 장담하건대, 이번에도 그 신선한 기분좋은 충격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작가님 특유의 '사람'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참 좋아하는데요, 분명 혼자 떠난 여행에서도 늘 '사람' 속에 계시죠. 이번에도 따뜻하고 깊은 울림이 담긴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곧 출간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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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참으로 오래 기다렸다.

처음 『끌림』이 출간되었을 때의 신선한 충격에 우리는 늘 목이 말랐다. 당시만 해도 여행지의 단순 정보를 작은 글자로 빽빽하게 나열한 책들만 가득하던 여행서 시장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감성 충만 여행산문집 『끌림』. 7년 전 첫 출간과 2년 전 일부 내용을 보강한 개정판까지 세상에 나오는 동안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꾸준히, 게다가 굳건히,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몹시도 낭만에 목이 말랐던 청춘들은, 매 챕터마다 모서리를 접어두기도 하고 표지는 낡아 모서리가 닳아 너덜너덜해지고 낱장은 떨어져 흩어지도록,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수줍은 마음을 전하는 연서가 되기도 했고, 소중한 친구에게 희망을 실어주는 청춘열서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끌림』은 피 끓는 청춘이 있는 장소라면 어디든 책장에 한 권쯤은 무심하게 꽂혀 있는, 그런 존재감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 서점에 가보면 여행서 코너에는 여행지에서의 보고 듣고 먹은 것의 기록에 새로운 감성을 입힌 여행산문집이 늘 넘쳐나기 시작한다. 평생교육원과 사설 교육기관 등에서는 ‘여행작가가 되는 법’에 대한 강의마저 개설되어 스스로 여행지를 기획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취재, 스토리텔링, 사진 촬영에 대한 기술적 테크닉, 심지어 출판사와의 접촉 과정을 통해 출판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끌림』의 후폭풍이다. 과장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

길 위에서 쓰고 찍은 사람과 인연, 그리고 사랑

그렇게 7년 만에, 『끌림』의 두 번째 이야기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가 출간되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작가는 여전히 여러 번 짐을 쌌고, 여러 번 떠났으며, 어김없이 돌아왔다. 그의 여권에는 80여 개가 넘는 나라의 이미그레이션 확인도장이 찍혔다.

여행이라는 것이 그렇다. 또 다시 떠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 그렇게 ‘출발점’에 다시 서고, 지도 위에서 경계심을 푼다. 그러고는 ‘사람’ 속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간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풍경은 달라졌을지라도, 변하지 않는 건 역시 ‘사람’. 작가는 혼자 떠난 여행에서도 늘 ‘사람’ 속에 있었으며, ‘사람’에 대한 따뜻한 호기심과 ‘사람’을 기다리는 쓸쓸하거나 저릿한 마음을 거두지 않는다.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결국 사람의 마음뿐이라는 정호승 시인의 말은, 그래서 맞다.

낯선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배우게 되는 말은 물인 것 같다. 그 다음은 ‘고맙다’라는 말. ‘물’은 나를 위한 말이고 ‘고맙다’라는 말은 누군가를 위한 말. 목말라서 죽을 것 같은 상태도 싫고 누군가와 눈빛을 나누지 않는 여행자가 되기는 싫다.
_ 본문 [31# 그 나라 말을 못해서] 중에서

작가의 이 여행노트는 오래전부터 계획된 대단하고 거창한 여행기가 아니라, 소소하지만 낯선 여행지에서의 일상과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 이야기 날것 그대로임을 알게 해준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작정하고 책상에서 앉아 깔끔하게 정리하고 쓴 글이 아니라, 어느 나라 어느 길 위에 걸터 앉아서 혹은 어떤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며, 그것도 아니라면 낡은 침대에 몸을 누이고 그렇게 생각나는 대로 적은 것일 테다. 그 정제되지 않은 듯 생동감 넘치는 글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때 그곳의 공기를 함께 호흡하게 한다.

먹고 버린 라면 봉지에 콩을 심어 싹을 틔운 인도 불가촉천민들, 비용이 너무 많이 나왔다며 오히려 절반만 받겠다는 루마니아 택시 기사, 비행기가 좋아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가 떠나거나 돌아오는 사람들을 만나는 할아버지, 아버지 혼자 다녀온 홍콩을 그대로 여행해보는 아들, 인터넷 랜선을 들고 숙소 꼭대기층까지 걸어 올라온 예멘의 청년 무함메드 등, 이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슬라이드 필름 돌아가듯 다분히 아날로그적인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당신이 좋은 건, 내겐 그냥 어쩔 수 없는 일

사실, 제목에 쓰인 ‘바람이 분다’는 ‘비가 온다’ ‘해가 떴다’ 등 그 어떤 말과도 같은 맥락이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해가 뜨는’ 그런 지극히 당연한 일상 속에서 ‘당신’만큼은 당연하지 않다. 그러니까 ‘당신이 좋은 일’은 어디까지나 ‘당신’이기에 가능하다.
표지만 봐도 쾌청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 청량감이 느껴지는 이번 산문집에서는 『끌림』보다 한층 더 울림 있고 따스해진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위트 있으면서도 깊이 있는 문장들과, 감성이 듬뿍 담긴 사진들은 가슴팍 한가운데로 명중해 와 아프게 꽂힌다.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알싸해지지만 슬픔 속에 함몰되지는 않는다. 마음속 어딘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우리는 사정없이 휘청이다 이내 곧 마음이 붉어진다. 그리고 슬프지 않은 울음을 운다.

당신이 좋다, 라는 말은 당신의 색깔이 좋다는 말이며, 당신의 색깔로 옮아가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당신 색깔이 맘에 들지 않는다, 라는 말을 무의식적으로 했을 경우, 당신과 나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지켜야 하는 사이라는 사실과 내 전부를 보이지 않겠다는 결정을 동시에 통보하는 것이다. 색깔이 먼저인 적은 없다. 누군가가 싫어하는 색깔의 옷을 입고 있다고 해서 그를 무조건 싫어할 수 없듯이 서로가 서로의 마음에 어떤 색으로 비치느냐에 따라 내가 아무리 싫어하는 색깔의 옷을 입었더라도 그 기준은 희생될 수 있으며 보정될 수 있다.
_ 본문 [29# 조금만 더 내 옆에 있어달라고] 중에서

이번 산문집에는 유독 ‘색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눈에 띈다. 작가는 스스로 “많은 색깔에 물들었으며 많은 색깔을 버리기도 했다”고 말하고 있다. 가지고 사는 색깔이 많은 만큼, 세상에 뿌려진 물감들에 대해 작가는 어떤 이야기들이 하고 싶었을까. 집으로 배달되어 온다는 부끄러움 많은 ‘분홍’…… 사랑이 시작됨과 동시에 방망이처럼 닥치는 몸살의 ‘주황’…… 누구를 강렬하게 좋아하는 마음과 같은 색을 공유하는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의 심장의 통증, ‘빨강’까지도…….
또한,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에는 낯선 곳에서의 낯선 사람들과의 이야기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이병률 작가 주변 인물들과의 에피소드를 얼마쯤 꺼내놓고 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읽으면, 누구나 알 법한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우리도 그렇게 조금은 작가의 삶에 발을 담구어본다.

요리하고 글 쓰는 선배와 문자를 주고받다가 문자 한 줄에 괜히 또 심줄이 끊어질 듯 아프다. (중략) 몸이 안 좋다는 말은 안 했지만, 선배는 또 먼 곳에 있다는 내게 ‘혼자서라도 씩씩하게 잘 다녀라’ 보낸 문자일 수도 있는데 내 몸은 계속 풀썩 꺼진다.
_ 본문 [49# 마음이 아니라서 다행이야] 중에서

당신이 황망히 떠나고 당신의 빈집을 찾았을 때 당신은 없었다. 당신의 집에 당신의 표정이 없는 것은 처음이었다. 당신이 없으니 당신의 집이 벼랑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았다. (중략) 그런데 당신은 거짓말 같다.
_ 본문 [43# 높고 쓸쓸한 당신] 중에서

선배 작가와 함께 취재를 마친 어느 저녁이었고 (중략) 우리가 들어설 때는 평일의 일곱시쯤이었는데 손톱을 막 깎은 뒤의 정돈미랄까. 그런 것이 실내에 가득했다.
_ 본문 [51# 그날의 분위기] 중에서

이 책을 거창하게 ‘여행기’라고 정의하기보다는, 떠나고 돌아오는 여정이자 그 자체가 곧 삶이기도 한 인생 속에서 작가의 생활의 일부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손에 잡은 책을 매개로 작가의 반대편에 마주 선 우리도 우리의 주변을 돌아보고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떠나온 곳에서는 원래 지내던 곳에서 함께 살을 부비던 이웃 사람들이 더 애틋하게 떠오르기도 하는 법 아니던가. 우리에게도 많은 ‘사람들’이 스친다. 슬며시, ‘당신’이 남는다.

그렇게 네가 돌아온 후에 우리 만나자

이번에도 역시나, 『끌림』 때와 마찬가지로 목차도 페이지도 없다. 그러니, 정해진 순서도 없다. 얼마만큼 읽었나 얼마만큼 남았나 헤아려볼 계산적인 마음 따위, 여기에서는 필요하지 않는 것이다.
언제든 마음이 갈 때마다 책의 어느 곳이나 자유롭게 펼치고, 전 세계 어딘가 쯤에서 작가의 카메라의 셔터가 잠시 쉬었다 간 곳, 그리고 펜이 머물다 간 곳을 따라 함께 느끼면 된다. 그곳이 바로 시작점이기도 되어주기도 하고, 종착점이 되어주기도 한다.

우리의 모든 여행이 그러하듯이.
우리의 모든 삶이 그러하듯이.

회원리뷰 (160건) 리뷰 총점8.7

혜택 및 유의사항?
이병률 시인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기쁨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밀* | 2021.10.29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이병률작가는 시인으로도 유명하지만이 책을 통해서 많은 독자들을 갖게 되었죠.이병률작가의 눈을 통해서세상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혼자가 느끼는 즐거움과 외로움함께 있을 때 느끼는 행복감과 불안감 등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게 되는 색다름.이병률 작가의 눈을 통해세상의 다양한 색채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리뷰제목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이병률작가는 시인으로도 유명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많은 독자들을 갖게 되었죠.

이병률작가의 눈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혼자가 느끼는 즐거움과 외로움
함께 있을 때 느끼는 행복감과 불안감 등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게 되는 색다름.

이병률 작가의 눈을 통해
세상의 다양한 색채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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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72]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소**기 | 2021.06.25 | 추천19 | 댓글0 리뷰제목
[ 심장이 시켰다 ]   우리는 그 무엇도 상상할 수 없다. 적어도 사람에 관해서는 더 그렇다. 한 사람을 두고 상상만으로 그 사람이 이럴 것이다. 저럴것이다 아무리 예상을 해봐도 그 사람의 첫장을 넘기지 않는다면 비밀의 문은 열리지 않는다. ... "넌 뭐든 잘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널 좋아하게 될 거야. 왜냐하면 경험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
리뷰제목

[ 심장이 시켰다 ]


 

우리는 그 무엇도 상상할 수 없다.

적어도 사람에 관해서는 더 그렇다.

한 사람을 두고 상상만으로 그 사람이 이럴 것이다.

저럴것이다 아무리 예상을 해봐도

그 사람의 첫장을 넘기지 않는다면

비밀의 문은 열리지 않는다.

...

"넌 뭐든 잘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널 좋아하게 될 거야.

왜냐하면 경험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충분히 네 옆에 있고 싶어 할테니까."

 

***

이제 첫장을 넘기며.. 병률님을 따라 여행을 시작합니다.

바람이 좋고.. 당신도 좋습니다..

 

- 작은 방을 올려다보았다..


당신이 나에게 신발을 사주었었다.

당신 혼자 며칠 더 머물러야 했다.

내가 며칠 먼저 돌아와야 했기 때문이었다.

당신이 나에게, 신던 신발을 버리고 갈 거냐고 물었다.

가방을 싸면서 낡은 신발을 휴지통에 버리려 하는데

당신이 말했다.

"거기 한쪽에 두고 가, 그냥 내가 바라보게 ···."

보고 싶을 때.. 눈을 감으면 더 잘 보일 때가 있다..

그래서 너무 보고 싶을 때..

일부러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고 있었다..


 

- 언젠가 처음엔..

음악실 열쇠를 맡는 아이가 되었다.

그방으로 들어가 악기들을 하나씩 닦기도 했다.

아무도 시키지도 않는 일을 한다는 게

제법 나다운 일이란 걸 그때 알았다.

행복은 문지르고 문지르면 광채가 났다.

 

구석에 베낭 하나가 보였다.

베냥 맨 밑에 인조가죽으로 감싸인

딱딱한 뭔가가 만져졌다. 카메라였다.

그 오래된 카메라를 만지고 있자니

한참을 달리고 난 사람처럼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가져가기로 했다. 필름을 사서 며칠동안 학교와 우리집 사잇길 풍경들을 찍었다.

셔터소리를 들을 때마다 뭔가 알 수 없는 감정으로 두근거렸다.

다 찍은 필름 한 통을 사진관에 맡긴 뒤 다시 카메라를 그 배낭안에 넣았다.

 

다음 날, 사진관 아저씨는 아무것도 찍히지 않는

필름을 현상해놓고 나에게 건넸다.

나중에 작동이 안 되는 고장 난 카메라였던게 아니라

한번도 카메라에 필름을 넣어보지 않을

미숙함때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일본에 다녀온 아빠가 사온 문구와 카메라.. 

그 카메라에 처음으로 필름을 넣었을 때

살짝 긴장하며 집중해서 필름을 넣는 어린 내가 생각난다.

 

6# 내가 그린 그림..

 

교토에 술집 하나가 있습니다.

이 집의 감동적인 주인공은 정성을 드여 차려준 술과 안주만이 아닙니다.

할아버지가 사시미를 준비할 때, 할아버지의 손놀림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다소 걱정하는 듯이 또 행복하게 바라보는

할머니의 다소곳하면서도 정중한 모습.

 

아, 어떻게 저렇게 고요하고도 벅차게 한 사람을 바라볼 수 있을까요.

이 집에서 평생 가슴에 지닐 그림 한장을 완성하고 말았습니다.

아주 귀한 그림을 얻고 말았습니다.

 

사랑 그거 참 우아하고도 먼길이데요, 라는 생각으로

술을 조금은 많이 마시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7# 뜨겁고 매운 한 그릇..

 

세 달을 예정한 인도 여행이었으므로 짐은 적지 않았다.

그곳은 내가 상상해왔으니 동시에 상상할 수 없는 곳이고 했으므로

과감히 다섯 개의 라면을 여행가방에 담았다.

 

라면 다섯 봉지, 그걸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이었다.

부수어 먹을까도 생각했지만 평소에도 그리하는 것은

라면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때 떠오른 것이 근처 움막집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불가촉천민이었다.

몇번 그집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하고 사진은 찍은 적도 있었는데

그들이 움막 앞에서 불을 피워 밥을 지어먹던것을 생각해낸 것이다.

 

싸구려 냄비를 산 다음 라면을 들고 그들을 찾았다.

라면을 끓이는 동안 네명의 어린아이가 그 과정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들은 감정의 모든 것을 눈동자에 담는다. 그들의 표정은 더 강렬하고 리얼하다.

내가 떠나자 아이들이 라면봉지와 스프 봉지를 차지해 핥으면서 다투기 시작했다.

 

이번엔 라면 두봉지가 필요했다.

그 지역을 여행하던 한국인을 만났는데 라면 끓여 먹은 이야기를 하자

빛을 내기 시작하는 그의 눈빛을 뿌리칠 수 없었다.

 

이제 두개의 라면이 남았다.

그곳을 떠나야겠다다는 마음을 먹고 한개의 라면을 끓이기 위해 움막집을 찾았다.

나에게 뭐라 말을 걸어왔다. 몸짓을 살피니 라면 한 개를 줄 수 있냐는 말이었다.

나에게 라면이 하나 남았다는 사실을 어찌 알았을까.

 

내가 떠난 후, 남은 한국인 여행자는 불이 필요할 때마다 움막을 찾아 신세를 졌다고 했다.

그가 자신의 여행이야기를 올려 놓은 사이트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

 

- 비상식량을 가져간 검을 콩을 들고 움막을 찾아갔다.

며칠 뒤에 그곳앞을 지나는데 세상에나,

형이 버리고 간 다섯개의 라면 봉지에 각각 흙을 담아 식물을 기르고 있었다.

그 식물이란 내가 나눠준 콩이었다. -

 

이야기가 아름다워서  마음 한쪽 구석이 자꾸 간질간질 것이다.

 

10 #

 

허기를 달래기엔 편의점이 좋다.

시간이 주는, 묘한 느낌을 알기엔 쉬는 날이 좋다.

몰래, 사람들 사는 향내를 맡고 싶으면 시장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의 옆모습을 보기엔 극장이 좋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은 생각할 필요없이 내가 태어난 곳이 좋다.

여행의 폭을 위해서라면

한 장보다는 각각 다르게 그려진 두장의 지도를 갖는 게 좋다.

 

세상이 아름답다는 걸 알기 위해선, 높은 곳일수록 좋다.
세상 그 어떤 시간보다도,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시간이 좋다.

희망이라는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두근거릴수록 좋다.

고꾸라지는 기분을 이기고 싶을 때는 폭죽이 좋다.

 

사랑하기에는 조금 가난한 것이 낫고

사랑하기에는 오늘이 다 가기 전이 좋다.

 

 

12 #

 

끌리는 것 말고

반대의 것을 보라는 말.

 

시를 버리고 갔다가

시처럼 돌아오라는 말.

 

선배의 그 말을 듣다가

눈이 또 벌게져서 혼났던 밤.

 

 

...  소/라/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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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여행이고, 사랑도 여행이고, 언젠가 끝나니까.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J**e | 2021.03.0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눈, 강원도의 산골 눈도 생각나지만 이국적으로 삿포르의 눈을 보고 싶다. 홋카이도 그 러브레터에 나오는 마을, 윤희에게도 나온다. 오타루 작은 도시에서 겨울을 한번 나 봐야 하는 것 아닌가 기대를 가져본다.   만약에 살고 싶은 곳을 고르라면 따뜻한 곳을 고르고 싶다. 한국에서는 제주도 좋고, 남쪽 해안가의 마을도 괜찮은 것 같다. 눈을 돌리면 중국의 항주도 꽤 괜찮은;
리뷰제목

눈, 강원도의 산골 눈도 생각나지만 이국적으로 삿포르의 눈을 보고 싶다.
홋카이도 그 러브레터에 나오는 마을, 윤희에게도 나온다.
오타루 작은 도시에서 겨울을 한번 나 봐야 하는 것 아닌가 기대를 가져본다.

 

만약에 살고 싶은 곳을 고르라면 따뜻한 곳을 고르고 싶다.
한국에서는 제주도 좋고, 남쪽 해안가의 마을도 괜찮은 것 같다.
눈을 돌리면 중국의 항주도 꽤 괜찮은 곳이다. 상해도 가깝고.
놀러간다면 지중에 그리스에 가겠지만, 정작 산다면 캘리포니아도 좋을 것 같다.

 

절대 놀러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곳이 치안이 부족한 곳이다. 남아메카리와 인도 싫어한다.
작가는 예멘도 가고, 남아메리카도 가고, 중동인 조지아도 가고, 구소련 국가들도 여행한다.
특히 아르메니아와 조지아 지역이 그렇게 좋다고 하는데, 나는 이렇게 남들이 쓴 글, 남들이 찎은 영상으로 즐긴다.

 

이병률 시인의 산문집 "끌림"으로 끌렸었고, 이 책도 비슷한 작품이구나 생각한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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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 202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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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 202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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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 2022.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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