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미국은 너무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재정문제는 아주 심각하고, 경제제도는 구조가 너무 엉성하고, 금융시스템은 매우 허약하고, 정치인들은 극심한 분열상을 보이고, 외국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고, 국민들은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라도 세대충돌이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 중 많은 것은 ‘파멸적인 성공’의 예로 묘사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런 뜻이다. 어떤 문제를 찾아내어 그걸 바로잡긴 했지만, 그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그 해결에 따르게 될 더 심각한 문제들을 무시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속임수를 동원한 해결사들이 해결은커녕 오히려 문제를 더욱 키운 셈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것이 단순히 금융공학의 혼란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세대 시한폭탄이다. 여차하면 가공할 만한 위력의 세대충돌로 폭발할 것이다.”
“가장 불길한 성공은 은퇴를 ‘보수가 높은 장기적 직업’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고령층이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지켜주겠다는 훌륭한 취지에서 해마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하다보니, 은퇴가 어느새 안정된 직업이 되어버렸다. 거기 들어가는 돈은 현재 어마어마하다. 은퇴자 1명에 매년 3만 달러 이상 투입된다. 일인당 국민소득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돈이다. 그 과정에 우리는 우리의 자식과 손자와 증손자에게 몹쓸 짓을 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비공식적인 IOU도 공식적인 IOU만큼 파워를 지니며 피할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이 비공식적 의무가 바로 정부에 대한 노인들의 청구를 뜻한다. 그리고 미국의 노인들은 자신들이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반드시 누리기 위해 정치적 영향력을 엄청나게 행사한다. 그들이 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들 중에는 자신들의 복지혜택을 인플레이션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들어 있다.”
“인간의 최대 수명을 100세로 잡고 10만 명의 출생으로 시작한다면, 이들이 살 수 있는 잠재적 삶의 햇수는 모두 1,000만 년이다. 1900년의 경우 10만 명의 인구가 살 수 있는 햇수는 470만 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10만 명이 750만 년이나 살고 있다. 만일 우리가 가능한 생명의 햇수를 100% 누리는 날이 온다면, 사망률표의 위쪽 곡선은 수평선을 그릴 것이다.”
“돈이냐 목숨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둘 다를 원한다. 우리는 점점 길어지고 있는 수명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에 대한 대가는 지급하길 원하지 않는다.”
“미국의 양당이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를 둘러싼 논쟁을 벌이는 사이에 미국인들은 현 세대들이 후 세대들에게 하고 있는 짓에 눈을 감고 있다. 미국이 복지국가가 아니라고 누가 말했나? 미국은 복지국가다. 그러나 그 복지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고 노인들을 위한 것일 뿐이다.”
“피터에게서 받아 폴에게 지급하고 피터에게는 나중에 자기도 존에게 받으면 된다고 약속하는 행태가 계속 이어지다가 결국엔 막다른 상황에 이르렀다. 돈을 빼앗을 사람이 더 이상 없거나 뒤에 남은 사람이 더 이상 내놓을 돈이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미국의 세대정책은 꼭 이런 식으로 폰지사기가 되어버렸다. 이 폰지사기가 지금 붕괴 직전 단계에 이른 것이다.”
“미국 정치인들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꿈의 세계에서는 그들이 선호하는 것이 언제나 효력을 발휘한다. 공화당 정치인들은 세금을 감면하면 저절로 효과가 나타나게 되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표를 산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돈을 지출하고 그것을 투자라고 부름으로써 표를 산다. 이런 얼간이들 한 부류만을 풀어놓아도 미국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데, 지난 몇 년 사이에는 아예 정신병동의 문을 활짝 열어놓은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두 부류의 얼간이들이 서로 힘을 합해 지출도 늘리고 세금도 삭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른 청구서는 그 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자식들에게 고스란히 넘어간다.”
“2011년의 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20대의 평균 소비는 1960년대 초부터 1980년대 말 사이에 38% 증가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80대 이상 연령층이 누린 소비증가 164%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1960년대 초에 20대들은 80대들보다 평균 36% 정도를 더 소비했다. 1980년대 말에는 이 관계가 완전히 역전되었다. 80대들이 20대들보다 평균 39% 정도를 더 소비했다. 20년 사이에 80대의 상대적 소비가 20대에 비해 거의 배로 커졌다.”
“고령층의 헬스케어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권리로 통한다. 이런 혜택을 받는 사람들 중에서 그것이 나쁜 아이디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세대정책은 크게 봐서 제로섬 게임이다. 노인층의 몫이 올라가면 당연히 젊은이들이 피해를 입게 되어 있다. 정말로, 미국에선 그런 세대정책이 젊은이들의 삶의 방식에, 그리고 그들의 결정에 무서울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그런 것을 모르거나 생각하지 않는 가운데, 노인들은 너무 많은 것을 받았다.”
“지금으로부터 30년 후면 지금의 정치인들과 그들의 거만한 약속은 사라진 후일 것이다. 지금 있는 은행과 보험회사들 중 많은 것들이 사라진 후일 것이다. 현재의 투자자문가들 중 많은 사람들이 사라진 후일 것이다. 현재의 고용주들 중 많은 사람들이 사라진 후일 것이다. 현재의 연금펀드들 중 많은 것들이 사라진 후일 것이다. 현재의 세제혜택과 베너핏들 중 많은 것들이 사라진 후일 것이다. 미국의 양당 시스템도 아마 사라진 후일 것이다. 그러니 사회에서 진정으로 오래 이어지는 제도는 사람, 즉 우리들이다. 이제 개인들은 어쩔 수 없이 모든 면에 더욱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
“1935년 이래로 미국 정부의 예산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겨우 8년에 지나지 않는다. 1999년과 2000년을 제외한다면, 미국이 흑자예산을 기록한 해를 찾으려면 반세기 전인 19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 해의 흑자규모도 무시해도 좋을 만큼 작았다. 현재의 달러로 겨우 30억 달러에 지나지 않았다. 75년이란 긴 세월을 내려오면서 명백해진 것이 한 가지 있다. 균형예산은 미국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소셜 시큐리티를 초창기부터 현재의 세수로 베너핏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장기적 차원에서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이 미국인들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만일 현재의 시스템을 그대로 고수한다면, 결과는 명백하다. 젊은이들을 해치든가 노인들을 해치든가, 아니면 노인들과 젊은이들을 다 해칠 수 있다. 그러나 둘 다 해치게 될 경우에는 양측이 입는 피해의 강도는 그만큼 약해질 것이다. 그래도 확실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보면 학자금 대출이 주택담보대출보다 훨씬 더 나쁘다. 둘 사이에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당신이 도저히 상환할 수 없을 상황이 되면 집을 포기하면 된다. 그러나 학자금 대출은 당신이 죽을 때까지 당신을 따라 다닐 것이다.”
“노인들은 주택가격 버블의 혜택을 누렸다. 그 결과 금융자산의 대부분이 노인들의 차지가 되었다. 노인들은 자신들의 홈 에쿼티를 높여준 법을 즐기면서 자신들의 헬스케어를 위해 젊은이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것이 세대충돌이 아니고 무엇인가.”
“지금까지는 세대간 갈등이 유야무야되고 있다. 한 가지 이유는 매우 많은 젊은이들이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래 자신을 먹여주고 재워주는 사람의 손을 물어뜯기란 어려운 법이다. 경제불황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사람들이 젊은이들만이 아니라는 사실도 그 갈증을 누르고 있는 한 이유일 것이다. 은퇴시기를 맞은 베이비부머들도 주택가격 하락으로 은퇴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우리의 주장은 전후에 젊은이들로부터 늙은이들에게로 이뤄진 부의 재분배 대부분이 부유한 젊은이들로부터 가난한 늙은이들에게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부분이 높은 근로소득세를 내는 중산층 젊은이들로부터 각종 혜택을 받는 중산층 노인들로 이전되었다. 이 재분재가 미국의 저축률을 15%에서 0%로 떨어뜨렸다. 이로써 아메리칸 드림에도 조종이 울리게 되었다.”
“토머스 제퍼슨의 생각을 들어보자. 이 땅은 각 세대들이 사는 동안에 그들의 땅이다. 모든 것이 그들의 책임 하에 이뤄진다. 두 번째 세대는 그 땅을 앞 세대가 남긴 빚이나 부담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물려받는다. 세 번째 세대도 마찬가지로 두 번째 세대가 남긴 빚이나 부담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그 땅을 물려받는다. 그런 식으로 이 땅이 대물림되어야 한다. 만일 첫 번째 세대가 빚이 있는 땅을 물려준다면, 그 땅은 죽은 자의 것이지 살아 있는 세대의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 어떤 세대도 자신이 존재하는 동안에 상환할 수 없는 규모의 빚을 져서는 안 된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