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2년 06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328쪽 | 496g | 153*224*30mm |
ISBN13 | 9788996575863 |
ISBN10 | 8996575860 |
출간일 | 2012년 06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328쪽 | 496g | 153*224*30mm |
ISBN13 | 9788996575863 |
ISBN10 | 8996575860 |
우표 곳곳에 크고 작은 족적을 새긴 역사의 편린들… 일상생활에서 낯익은 우표로 ‘미국의 세기’라 불리는 20세기 역사를 읽는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7월 10일, 북한은 서울 점령 기념우표를 발행한다. 전시라는 긴박한 상황에서, 보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안에 우표를 발행한 점으로 미루어 북한이 사전에 우표 발행을 준비했음을 말해준다. 북한 스스로 우표를 통해 한국전쟁이 남한과 미국의 도발에 의한 것이 아닌, 자신들의 소행이었음을 고백하는 셈이다. 1998년 8월, 케냐에서 미국 대사관 테러사건이 일어난다. 미국은 빈 라덴을 테러사건의 주모자로 지목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클린턴 정부의 빈 라덴 사냥은 탄핵 직전까지 이른 자신의 섹스 스캔들을 무마시키려는 꼼수처럼 보였기 때문에 이슬람 세계는커녕 국제사회도 미국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았다. 클린턴 대통령과 그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모니카 르윈스키를 우스꽝스럽게 조롱한 우표를 통해 당시 분위기를 알 수 있다. 근대 이후 전 세계에서 격렬한 변화나 분쟁이 일어날 때마다, 그 사건들과 의문을 고스란히 담은 ‘우표’. 이 책은 232개 ‘우표’에 선명하게 찍힌 역사의 흔적을 따라 낯선 세계사 속으로 초대한다. |
들어가는 글: 우표, 역사의 그림책 혹은 국가 미디어 Ⅰ냉전과 열전 사이, 독립국가를 향한 투쟁 1장 한반도와 두 개의 국가 _ 북한 북한과 미국의 악연 / 또 하나의 총독부, 미군정 / 분단 정치가, 이승만 / 한복 입은 대통령 / 정통성을 둘러싼 남북의 대립 / 남과 북, 혼란 속에 임박한 전쟁 / 우표, 남침을 기록하다 / 중국군의 참전과 핵무기 사용의 위기 / 확전과 휴전 사이, 요동치는 아시아 / 미제 반대 투쟁, 그리고 휴전 / ‘위대한 수령’의 시대 2장 베트남전쟁, 미국전쟁 혹은 10,000일의 투쟁 _ 베트남 전쟁을 부르는 서로 다른 말들 / 냉전의 제1전선, 베트남 / 남베트남이여, 스스로 해방하라 / 조국을 위해 희생하는 일은 모든 국민의 의무다 / 통킹만 자작극과 미국전쟁 / 테트 공세와 러셀법정, 전쟁에 대해 묻는다 / 미군기 ‘4,181’ 격추 vs 다음 세대를 위해서 3장 동과 서, 어느 쪽도 아닌 독립국가 _ 이란 90%의 이익, 석유 메이저 회사의 횡포 / 친미 정권과 백색혁명, 이슬람에 대한 공격 / 국왕의 얼굴을 지우다 / 이란?이라크전쟁, 예루살렘을 해방하자 / 원자폭탄보다 힘이 센 ‘외교’ / 물음표가 달린 안보리 결의 598호 4장 봉쇄를 뚫고 혁명을 수출하다 _ 쿠바 미국의 앞마당, 라틴아메리카 / 거짓말로 점철된 전쟁 캠페인, 메인호를 잊지 말자! / 청년 카스트로의 혁명 / 우리도 미국을 꾹 참고 있다! / 쿠바에서 손을 떼라 / 중소 대립과 반미의 분열 Ⅱ 파란만장, 반미의 세계사 5장 반미라는 시대정신의 기원 _ 소련 소련, 처음부터 반미는 아니었다 / 자본주의 비판: 악마에 영혼을 판 포드 / 소련의 위선, 파시즘의 학살을 방관하는 반파시즘 / 철의 장막, 냉전의 시작 6장 미국은 어떻게 제국주의 국가가 되었을까? _ 필리핀 스탬프에 남은 혁명의 추억 / 필리핀 접수를 위한 미국의 꼼수 / 6월 12일, 반스페인과 반미의 역사의식 7장 동맹과 적대, 다시 동맹으로, 애증의 미일사 _ 일본 흑선과 백선 / 만주를 삼키고 중국 대륙을 노리다 / 니가타산을 오르다, 태평양전쟁의 발발 / 일본의 ‘해방자’ 코스프레 / ‘푸른 눈의 쇼군’을 모신 일본 / 찻잔 속의 태풍, 일본을 뒤흔든 안보투쟁 8장 세계제국 미국의 아랍 희롱기 _ 이라크 영국, 문제의 씨앗을 심다 / 링키지: 이라크의 철수, 이스라엘의 철수 / 미국의 범죄: 경제봉쇄와 민간인 공격 / 아프가니스탄 귀환병과 성지 점령군 미군 / 한 번 사용하면 영원히 지속되는 살인무기 / 후세인의 최후, 반미의 최후 참고문헌 |
우표는 우편요금을 냈다는 증표이자 발행 국가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가장 작은 시각 매체이다. <우표, 역사를 부치다>는 우편학자가 북한, 베트남, 이란, 쿠바, 소련, 필리핀, 일본, 이라크 등 8개 국가의 우표를 미국과의 긴장관계 속에서 살펴본 것이다. '미국의 세기'라 할 수 있는 20세기를 그 맞은편에서는 '반미의 세기'로 볼 수 있다는 통찰이다.
책이 다루고 있는 각국과 미국의 20세기 역사는 낯선 내용이 아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우표라는 매체의 상징성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표는 국가(정부) 또는 그 위임을 받은 기관이 발행하므로 우표는 발행 국가의 정책과 입장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우표라는 창을 통해 격동했던 현대 세계의 일부를 들여다 보는 일은 흥미롭다. 취미로 우표 수집을 하는 개념인 '우취'를 넘어, 학적 요건을 갖춘 '우편학'을 정착시키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도 책을 읽으면서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책 소개를 읽고 꽤 이색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표라는 수집욕의 대상을 통하여 살펴본 역사라니. 꽤나 흥미로운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읽어보니, 이색적이긴 했다. 우표의 발행을 통해 살펴본 역사라는 주제로 된 책은 처음 읽었다. 저자 나이토 요스케는 일본의 권위있는 대학 중 하나인 도쿄대학교를 졸업하고 우편학이라는 학문을 처음 시도한 사람이다. 이 책은 그의 그러한 우편학적 결과물들을 대중적으로 풀어쓴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우표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표는 우편요금의 선납을 나타내는 증표로써 원칙적으로 국가의 이름으로 발행됐으며, 그런 만큼 거기에는 국가의 정치적 견해나 정책, 이데올로기 등이 자연스레 담겨 있게 마련이다. ... 역사상 주요 사건이나 인물이 우표에 다루어질 때도 해당 국가의 역사관이 그대로 투영된다. ... 다시 말해 우리는 우표를 통해 정치 경제나 생활상 등 그 나라의 문화 전반을 살펴볼 수 있다.
10~11p
아울러 저자는 미국중심에서 벗어나 균형적 시각을 가지는데 우표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좋든 싫든 기본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의 정보를 얻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대의'를 보고 듣는 기회보다 '반미 국가'의 주의주장을 정보로서 받아들이는 기회가 드물다. 그러므로 우리 일상생활과 친밀한 우표나 우편물을 통해 그들의 역사와 그들이 옆에서 본 미국 제국주의의 역사를 구체적인 이미지의 감촉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독자의 시야를 풍부하게 넓히는 데 유용한 결과를 가져오리라 믿는다.
13p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역사들의 대상은 분쟁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국가들이다. 가장 첫 챕터에서 다루어지는 나라는 북한이다. 우표를 통해서 본 북한의 역사는 왠지 구체적으로 느껴진다. 저자는 말한대로 균형적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충실하게 당시의 풍경을 전달하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읽어보기 바란다. 글솜씨는 꽤 좋은편이다. 우표를 통해서 보는 역사는 꽤나 구체적이고 생생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른 이들은 어떨 지 모르겠다.
우표를 가지고 어떤 학문적 연구들을 진행할 수 있을까? 우편학과 우편학자, 난생 처음 들었다. ‘우편학’이란 편지나 엽서에 붙은 우표와 찍힌 소인 등을 분석해 우표가 만들어지고 통용된 시대와 사회의 모습을 밝히는 작업이다. 여기서 우표는 한 나라의 역사, 문화, 정치, 경제를 반영하는 상징적인 ‘그림책'이 된다. 일본의 우편학자 나이토 요스케의 [우표, 역사를 부치다](정은문고, 2012)는 생소하지만 무척 의미심장한 테마를 다루고 있다.
책읽기를 즐기는 친구들이라면 누구나 우표수집을 취미로 한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그때 읽는 위인전이나 선생님 이야기 중에 유독 우표 수집하는 취미가 빈번하게 등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쉽게도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은 ‘전통’이 각종 기념우표와 기념주화를 찍어대던 시기였다. 그래서 지금 꺼내 보아도 그리 값어치 있어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스타일이 무척 후지다. 그러나 당시 어린 나는 그 사실을 잘 몰랐다. 우선 현대사에 무지했고 상징의 정치적 이용과 의례의 정치적 기능에 무지했으니깐 말이다.
나이토 요스케는 우표가 근대 국민국가의 형성기에 국가의 정치적 견해와 이데올로기를 홍보하고 재현하는 일종의 증표였다고 강조한다. 86 아시안 게임 기념우표나 88 올림픽 기념 우표처럼 정부는 특정한 사건이나 인물을 우표에 담아 기념하고 홍보하는 선전 수단으로 활용한다. 즉 우표는 국가의 정치적 견해나 정책, 이데올로기 등을 재현하는 '국가 미디어'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 책은 제3세계의 ‘독립국가를 향한 투쟁’과 ‘반미의 세계사’ 두 파트로 구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