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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술

아무튼, OO-020이동
리뷰 총점8.8 리뷰 66건 | 판매지수 22,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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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와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 : 에세이 시리즈 -  아코디언 책꽂이/복조리백 증정
<책읽아웃> 팟캐스트 소개한 책!
작은 출판사 응원 프로젝트 <중쇄를 찍게 하자!>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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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5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190g | 110*178*20mm
ISBN13 9791188343225
ISBN10 118834322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상품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원본 이미지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김혼비의 신작
술술 넘기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술렁인다


아무튼 시리즈의 스무 번째 이야기는 ‘술’이다.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의 김혼비 작가가 쓴 두 번째 에세이로,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에 당당히 “술!”이라고 외칠 수 있는 세상 모든 술꾼들을 위한 책이다. “술을 말도 안 되게 좋아해서 이 책을 쓰게” 된 작가는 수능 백일주로 시작해 술과 함께 익어온 인생의 어떤 부분들, 그러니까 파란만장한 주사(酒史)를 술술 펼쳐놓는다.

소주, 맥주, 막걸리부터 와인, 위스키, 칡주까지 주종별 접근은 물론 혼술, 집술, 강술, 걷술 등 방법론적 탐색까지… 마치 그라운드를 누비듯 술을 둘러싼 다양한 세계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작가를 좇다 보면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주종과 방법을 시도해보고 싶은 애주가나 여태 술 마시는 재미도 모르고 살았다는 기분이 드는 비애주가 할 것 없이 모두가 술상 앞에 앉고 마는, 술이술이 마술에 빠지게 된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첫 술
소주 오르골
주사의 경계
술 마시고 힘을 낸다는 것
술배는 따로 있다
술이 인생을 바꾼 순간
지구인의 술 규칙
이상한 술 다짐
술과 욕의 상관관계
와인, 어쩌면 가장 무서운 술
혼술의 장면들
술피부와 꿀피부
술로만 열리는 말들
에필로그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에게는 어떤 대상을 말도 안 되게 좋아하면 그 마음이 감당이 잘 안 돼서 살짝 딴청을 피우는, 그리 좋다고는 하지 못할 습관이 있다. 말도 안 되게 좋아하다 보면 지나치게 진지해지고 끈적해지는 마음이 겸연쩍어 애써 별것 아닌 척한다. 정성을 다해 그리던 그림을 누가 관심 가지고 살펴보면 괜히 아무 색깔 크레파스나 들어 그림 위에 회오리 모양의 낙서를 마구 해서 별것 아닌 것처럼 만들던 여섯 살 적 마음이 아직도 남아 있다. 말도 안 되게 좋아하는 걸 말이 되게 해보려고 이런저런 갖다 붙일 이유들을 뒤적이기도 한다. 그래서 술을 좋아하는 것 같다. 술은 나를 좀 더 단순하고 정직하게 만든다. 딴청 피우지 않게, 별것 아닌 척하지 않게, 말이 안 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채로 받아들이고 들이밀 수 있게.
---「프롤로그」중에서

냉장고 문을 닫는 순간 몇 시간 후 시원한 술을 마실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듯이, 신나서 술잔에 술을 따르는 순간 다음 날 숙취로 머리가 지끈지끈할 가능성이 열리듯이, 문을 닫으면 저편 어딘가의 다른 문이 항상 열린다. 완전히 ‘닫는다’는 인생에 잘 없다. 그런 점에서 홍콩을 닫고 술친구를 열어젖힌 나의 선택은 내 생애 최고로 술꾼다운 선택이었다. 그 선택은 당장 눈앞의 즐거운 저녁을 위해 기꺼이 내일의 숙취를 선택하는 것과도 닮았다. 삶은 선택의 총합이기도 하지만 하지 않은 선택의 총합이기도 하니까. 가지 않은 미래가 모여 만들어진 현재가 나는 마음에 드니까.
---「술이 인생을 바꾼 순간」중에서

얼마 전에는 테드 창의 원작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를 다시 읽었다. 이번에 추가로 밑줄 친 부분은 루이스가 스스로에게 의문을 던지는 마지막 단락이다. “나는 처음부터 나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알고 있었고, 그것에 상응하는 경로를 골랐어. 하지만 지금 나는 환희의 극치를 향해 가고 있을까, 아니면 고통의 극치를 향해 가고 있을까?” 이건 바로 내가 술집에 들어갈 때마다 겪는 딜레마다. 특히 음주를 시작하기 애매하디애매한 함정 같은 시간에. 환희의 극치일까, 고통의 극치일까. 가는 기차는 천국행이고 돌아오는 기차는 지옥행일 이상한 왕복 기차권을 끊을지 말지, 그냥 얌전히(?) 걸을지 오늘도 목하 고민 중이다.
---「지구인의 술 규칙」중에서

주변 와인 마니아들에게서 수없이 들어왔던, 와인에 잘못 빠지면 집안 살림 거덜 난다는 말이 갑자기 생생한 현실로 다가왔다. 그랬다. 이건 단지 비싼 와인을 한 번 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혀의 감각이 쑥쑥 커지는 속도를 현실이 쫓아가지 못할 미래의 문제였다. 이미 웬만한 와인에는 예전처럼 만족하지 못하는 혀를, 만족의 허들이 높아져갈 혀를, 내가 앞으로 계속 감당할 수 있을까? 아니, 이런 식으로 나가다가는 올해 뿌린 포도씨가 와인이 되기도 전에 망할 거야.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말에 관한 경고인 줄만 알았지, 미각에 대한 경고가 될 수도 있다는 건 꿈에도 몰랐다.
---「와인, 어쩌면 가장 무서운 술」중에서

“혼자시라고요?”라고 되묻는 주인아저씨와 힐끗힐끗 쳐다보는 아르바이트생들 앞에서는 솔직히 좀 주눅이 들었다. 하지만 쫀득한 해파리와 아삭한 야채들과 함께 족발 한 점을 입에 넣자 새콤한 겨자소스가 입안 가득 번지면서 그 모든 걸 저 멀리로 밀어냈다. 칸막이 하나 없는 테이블이었지만, 마치 보이지 않는 문을 닫고 오직 냉채족발과 나만이 존재하는 방에 들어선 것 같았다. 다른 존재 하나만 더 들여놓으면 완벽할 것 같았다. 술. 이건 또 다른 용기를 필요로 했지만, 이미 족발도 혼자 먹고 있는 마당에 낮술 반주 못 마실 게 뭐람. 여기 시원 한 병 주세요!
---「혼술의 장면들」중에서

축구를 하다가 허벅지를 다쳤다. 수비수를 피해 공을 꺾어 방향을 틀고 달려 나가던 중 무릎부터 허벅지 뒤쪽 근육까지 저릿한 통증이 한 번 지나가는가 싶더니 그 후부터 허벅지 뒤쪽이 계속 뻐근해져서 제대로 달릴 수가 없었다. 나에게 제쳐진 6번 할아버지가 고거 쌤통이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와중에(아, 진짜 저 할아버지 얄미워!) 증상을 들은 팀원들은 햄스트링 근육이 다친 게 분명하다며 초기에 잡지 않으면 만성이 될 수 있으니 당장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진단이었다. 의사도 완전히 나을 때까지 무리한 운동은 절대 삼가야 한다며 정기적인 물리치료를 권했다. 물리치료실로 이동하기 직전, 진단을 받는 내내 최대 관심사였지만 마지막까지 미루고 미뤘던 질문을 조심스럽지만 다급하게 던졌다. “술을 마시는 것도 안 좋을까요?”
---「술피부와 꿀피부」중에서

회원리뷰 (66건) 리뷰 총점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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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술] 어제 마신 사람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민* | 2021.06.2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아무튼 시리즈는 생각만 해도 좋은 것들을 가지고 작가가 한 권씩 쓰는 에세이 시리즈이다. 나에게는 아무튼 시리즈를 읽는 나름의 법칙(?)이 있는데, 바로 내가 그때그때 흥미 가지는 것들로 한 권씩 골라 읽는 것이다.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땐 아무튼 서재를 읽었고 기타를 배웠던 봄에는 아무튼 기타를 읽었다. 운동을 시작했던 4월에는 아무튼 피트니스를 읽었다. 내 법칙에;
리뷰제목

아무튼 시리즈는 생각만 해도 좋은 것들을 가지고 작가가 한 권씩 쓰는 에세이 시리즈이다. 나에게는 아무튼 시리즈를 읽는 나름의 법칙(?)이 있는데, 바로 내가 그때그때 흥미 가지는 것들로 한 권씩 골라 읽는 것이다.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땐 아무튼 서재를 읽었고 기타를 배웠던 봄에는 아무튼 기타를 읽었다. 운동을 시작했던 4월에는 아무튼 피트니스를 읽었다. 내 법칙에 따라 생각해보면 난 이 책을 진작에 읽었어야하는데 (...) 아무튼! 이번에 북클럽 활동을 하면서 아무튼 술을 읽었다. 

 

나에게는 어떤 대상을 말도 안 되게 좋아하면 그 마음이 감당이 잘 안 돼서 살짝 딴청을 피우는, 그리 좋다고는 하지 못할 습관이 있다. 말도 안 되게 좋아하다 보면 지나치게 진지해지고 끈적해지는 마음이 겸연쩍어 애써 별것 아닌 척한다. 정성을 다해 그리던 그림을 누가 관심 가지고 살펴보면 괜히 아무 색깔 크레파스나 들어 그림 위에 회오리 모양의 낙서를 마구 해서 별것 아닌 것처럼 만들던 여섯 살 적 마음이 아직도 남아 있다. 말도 안 되게 좋아하는 걸 말이 되게 해 보려고 이런저런 갖다 붙일 이유들을 뒤적이기도 한다. 그래서 술을 좋아하는 것 같다. 술은 나를 좀 더 단순하고 정직하게 만든다. 딴청 피우지 않게, 별것 아닌 척하지 않게, 말이 안 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채로 받아들이고 들이밀 수 있게.

 

작가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술을 좋아하는 편이다. 사실 좋아한다기보다는 자주 마신다. (그게 그거인가?) 엊그제도 마셨고 어제도 마셨고 오늘도 마실 -쓰다보니 갑자기 건강이 걱정된다- 예정이다. 처음 술을 마셨을 땐 이 쓰고 맛 없는걸 뭐 좋다고 마시나 했지만 요즘은 술맛을 점점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적당히 마셨을 때의 그 알딸딸함과 급격하게 업 되는 기분이 좋고, 또 술만큼 자기 이야기를 하기 좋은게 없다. 좋은 일이 있을때 마시면 더 좋고 슬픈 일이 있을 때 마시면 위로되는.. 마치 음주 예찬론자가 된 듯하다. 이런 나이기에 이 책을 정말 재밌게 읽었다. 술에 대한 지식보다는 술과 관련된 작가의 일화들을 다룬 책이라 더 공감하기가 쉬웠고 잘 읽혔다. 작가의 필력과 유머코드도 한몫하는 듯 하다. 나처럼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맥주 한 캔 같은 책이다.

 

게다가 오바이트라는 행위에는 포스트모던한 구석마저 있었다. 단일 식품에 위액을 섞어 어느 정도 해체한 후 전혀 다른 질감을 가진 형태로 바꿔 불규칙적으로 다시 섞은 다음, 역순으로 쏟아져 내리게 함으로써 플롯의 순서도 뒤집어 놓는다. 매우 더럽고 전위적인 방식의 포스트모던이었다.

 

작가가 술을 처음 마셨을 때의 일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 같은 경우에는 술을 취할 때까지 마셔도 정신을 놓지 못한다. 몸은 취해도 정신은 온전하달까.. 그래서 술을 과하게 마시면 오히려 차분해진다. 덕분에 술과 관련된 흑역사는 없지만, 친구들을 떠올리면서 즐겁게 읽었다. 

 

최고의 술친구와 함께 산다는 건 세상 모든 술이 다 들어 있는 술 창고를 집에 두고 사는 것과 같다. 언제든 원하는 때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술을 마실 수 있으니까.

 

책의 내용처럼 나도 친구와 함꼐 살고 있는데, 최고의 술친구다. 성인이 되고 난 후부터 거의 매일 함께 술을 마셨고 어제도 같이 마셨고 오늘도 같이 마실 예정이다. 술을 즐긴다고 하고 싶진 않지만 .. 생각해보면 나는 술을 좋아할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최고의 술친구와 함께 살고, 숙취 없는 몸을 가졌는데 이쯤되면 술을 마다하는게 너무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술은 좋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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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독서모임] 아무튼, 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q******2 | 2021.06.2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술을 먹기 시작한 게 얼마 안됐는데도 왜 술 없이 살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걸까. 나는 술자리를 좋아한다며 우겼던 내가 술을 좋아한다고 인정할 때쯤 만나게 된 이 에세이는 미처 말하지 못했던 술덕후의 마음을 오롯이 기록해놓은 책 같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고등학생 시절 술을 처음 먹고 숙취에 시달린 이야기와, 소주를 처음 따랐을 때 꼴꼴꼴- 흐르는 소리를;
리뷰제목

술을 먹기 시작한 게 얼마 안됐는데도 왜 술 없이 살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걸까.

나는 술자리를 좋아한다며 우겼던 내가 술을 좋아한다고 인정할 때쯤 만나게 된

이 에세이는 미처 말하지 못했던 술덕후의 마음을 오롯이 기록해놓은 책 같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고등학생 시절 술을 처음 먹고 숙취에 시달린 이야기와,

소주를 처음 따랐을 때 꼴꼴꼴- 흐르는 소리를 작가가 좋아해 한 병을 더 시켰다는 점.

위의 대목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작가의 모습이 내 모습 같았기 때문이다 ^_^

 

나 역시 고등학교 시절, 6월 모의고사를 망치고 친구들과 술을 먹었었는데

그때 초죽음으로 취해 엄마가 데리러 왔어야 했고, 담임 선생님이 출동했으며

우리 모두 다음날 무릎꿇고 반성문을 써야 했고 소주를 처음 따를 때의

그 경쾌한 소리가 좋아 취한 후 무한정 소주를 시켜대서 사장님께 꾸중을 듣고

가방안에 남은 소주를 담아가다 넘어져서 가방안에서 술병이 깨지는 등,,

말하자면 끝없이 흑역사를 나열하게 되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술얘기를 함께 나눌 책이

있다는 게 너무너무 좋았다.

 

깔깔대며 웃을 수 있던 대목도 있었지만, 씁쓸했던 대목도 있었다.

여성의 혼술에 대한 파트인데, 나는 혼술 자체를 집을 제외하곤 할 깜냥이 못되어

해본 적이 없는데 여자라는 이유로 혼술을 먹는다는 이유로 욕을 먹고 위험하다고

하는 세상이라는 게 참 억울했고, 혼술하는 여자를 멋있다고 하는 건 그 이면에

동경과 비난이 함께 있다는 말도 공감했다. 그냥 남들 먹는 술 먹는건데 멋질 게 뭐 있담.

 

그리고 작가님 곁에 있는 T도 부러웠다.

함께하고 싶은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렵지만 술에 대한 태도까지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건 너무 너무 어렵다. (한때 술 안먹는 남자가 이상형이었지만 그런 남자를

만나 보고 난 이후로 술 궁합?도 잘 맞아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남들이 볼 땐 술 좋아하는 사람이 다 거기서 거기겠지 라고 하겠지만 엄연히 다르고

그 다름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은 만나기가 매우, 정말, 굉장히 어렵다.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소주 한 병을 눈 앞에 두고 있고

첫 잔을 따를 때 나는 경쾌한 소리에 심장이 뛰고 있다.

혹자는 술을 먹는 게 뭐 그리 좋은 일이냐고 하지만 술을 즐기며

사람들과 내일이면 까먹을 삶을 논하는 것도, 오늘의 나를 위로해주는 것도,

내일의 내가 살 힘을 준다는 게 참 좋다.

 

건강하게 오래, 좋은 사람들과 술을 먹을 수 있기를 바라며!

 

 

세상은 우리에게 세계를 확장하라고, 기꺼이 모험에 몸을 던지라고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내지만 감당의 몫을 책임져주지는 않으니까. 감당의 깜냥은 각자 다르니까. 빚내서 하는 여행이 모두에게 다 좋으란 법은 없으니까. 그러니 작은 통 속에서 살아가는 동료들이여, 지금 당장 감당할 수 없다면 때로는 나의 세계를 좀 줄이는 것도 괜찮다.

 

뾰족하게 깎아놓은 연필을 백지에 쓱쓱쓱쓱 계속 문지르다 보면 연필심이 점점 동글동글하고 뭉툭해지는 것처럼, 어른으로서, 사회인으로서, 그 밖의 대외적 자아로서 바짝 벼려져 있던 사람들이 술을 한 잔 두 잔 세 잔 마시면서 조금씩 동글동글하고 뭉툭해져가는 것을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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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h******3 | 2021.06.2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아무튼 시리즈 중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술이 너무 마시고 싶어졌는데 뚜렷하게 진토닉과 화이트 와인이 마시고 싶어서 토닉워터에 레몬까지 사들고 잔 2개를 준비해서 하나는 진토닉, 하나는 와인을 따라 놓고 번갈아 가며 행복하게 혼자 마셨다. 그래서 이 책 제목만 보면 재밌었던 책 내용에 좋았던 나의 추억까지 버무려져 늘 행복한 기분이 든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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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시리즈 중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술이 너무 마시고 싶어졌는데 뚜렷하게 진토닉과 화이트 와인이 마시고 싶어서 토닉워터에 레몬까지 사들고 잔 2개를 준비해서 하나는 진토닉, 하나는 와인을 따라 놓고 번갈아 가며 행복하게 혼자 마셨다. 그래서 이 책 제목만 보면 재밌었던 책 내용에 좋았던 나의 추억까지 버무려져 늘 행복한 기분이 든다.


 코로나로 인해서 재택근무가 장기화되면서 심각한 일태기(일+권태기)에 빠진 적이 있다. 먹고 자고 생활하는 목적의 작은 원룸 공간에 업무하는 공간으로서의 목적까지 더해지니 늘 회사에 있는 기분이 들고, 업무의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고 계속해서 누적이 됐다.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기 이전에는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 왜 이러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코로나가 도래하기 전 매일 회사로 출퇴근하던 시절에도 출근 시점에는 파이팅 넘쳤지만 퇴근 시점에는 잔뜩 스트레스를 받아서 늘 녹초 상태로 퇴근하던 기억만 떠올랐다. 근데 신기하게도 그날의 스트레스가 다음날로 이어지지 않았는데 대부분 퇴근 시간만 되면 회사 동기들에게 "엘리베이터 같이 타고 내려가자."라고 제안하면서 같이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으면 너나할 것 없이 하루의 고단함을 내비치고 1층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그중 한 명이 "그럼 우리 맥주 한 잔만 하고 갈까?"라고 묻는 순간 정신을 차리면 옆 건물 지하 1층의 치킨집에 착석해서 주문하고 있었다. 치킨을 뜯고 생맥주잔을 부딪히면서 나의 하루를 얘기하고, 동기의 하루도 듣고, 다 함께 얘기하다 보면 비워진 맥주잔만큼이나 내 마음도 언제 무거웠냐는 듯이 깃털처럼 가벼워져 있었고 다음 날 해가 뜨면 상쾌한 마음으로 다시 다음날의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나라는 사람은 술에 취해 흥이 올라가는 기분도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나의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고 술잔을 부딪히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럴 때 큰 행복과 소속감을 느낀다는 걸 다시 한번 제대로 느꼈다. 재택근무 때문에 퇴근하면서 동기들과 같이 술집으로 들어가는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없지만 가까운 미래에 그런 날들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세상은 우리에게 세계를 확장하라고, 기꺼이 모험에 몸을 던지라고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내지만 감당의 몫을 책임져주지는 않으니까. 감당의 깜당은 각자 다르니까. 빚내서 하는 여행이 모두에게 다 좋으란 법은 없으니까. 그러니 작은 통 속에서 살아가는 동료들이여, 지금 당장 감당할 수 없다면 때로는 나의 세계를 좀 줄이는 것도 괜찮다. 

 

-뾰족하게 깎아놓은 연필을 백지에 쓱쓱쓱쓱 계속 문지르다 보면 연필심이 점점 동글동글하고 뭉툭해지는 것처럼, 어른으로서, 사회인으로서, 그 밖의 대외적 자아로서 바짝 벼려져 있던 사람들이 술을 한 잔 두 잔 세 잔 마시면서 조금씩 동글동글하고 뭉툭해져 가는 것을 보는 것이 좋다. 

 

-냉장고 문을 닫는 순간 몇 시간 후 시원한 술을 마실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듯이, 신나서 술잔에 술을 따르는 순간 다음 날 숙취로 머리가 지끈지끈할 가능성이 열리듯이, 문을 닫으면 저편 어딘가의 다른 문이 항상 열린다. 완전히 ‘닫는다’는 인생에 잘 없다. 그런 점에서 홍콩을 닫고 술친구를 열어젖힌 나의 선택은 내 생에 최고로 술꾼다운 선택이었다. 그 선택은 당장 눈잎의 즐거운 저녁을 위해 기꺼이 내일의 숙취를 선택하는 것과도 닮았다. 삶은 선택의 총합이기도 하지만 하지 않은 선택의 총합이기도 하니까. 가지 않은 미래가 모여 만들어진 현재가 나는 마음에 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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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72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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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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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톨 | 202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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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 작가를 알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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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 2021.05.03
구매 평점5점
술을 못 마시는 사람, 금주를 선언한 사람, 당분간 술을 마셔서는 안 되는 사람...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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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왕 |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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