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둘 있어요.”
언제나 힘이 되고 응원이 되는 사랑하는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들
아이가 태어난 날, 할아버지는 아이를 품에 안고 한참을 사랑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어요. 그리고 아이를 처음 만난 날 강아지였던 순돌이는 반갑게 꼬리를 흔들었지요. 그렇게 처음부터 할아버지와 순돌이는 언제나 아이의 곁에 있었어요. 아이와 함께일 땐 할아버지도 힘이 불끈 솟아났고, 순돌이도 기운이 펄펄 넘쳤어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둘은 점점 약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아이는 결심해요. 할아버지와 순돌이가 해 준 것처럼 앞으로는 자기가 해 주기로요! 이제 아이는 할아버지 곁에서 그림책을 읽어 주고, 순돌이의 엉킨 털을 빗겨 주고, 배도 긁어 주며 사랑을 표현하지요.
태어나자마자, 우리에게 어떠한 조건도 제한도 없는 무조건적이고 무한한 사랑을 주는 유일한 대상이 있다면 바로 가족일 것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과 할아버지, 반려견 순돌이처럼 우리는 특별하지 않아도,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사랑과 행복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항상 곁에 있다는 이유로 가족의 존재는 우리에게 너무 당연해지고 우리는 이따금씩 그 소중함을 잊고 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말이에요. 할아버지와 순돌이의 껌딱지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또래 친구들과 노느라 바쁘다며 자주 보지 못하고, 솔직히 말해 가끔 까먹기도 했다니까요. 하지만 가족은 우리가 잠시 멀어져 있는 그 순간에도 변함없이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아이가 가족들을 잠시 잊었던 순간에도 가만히 기다리며 곁을 지켜준 할아버지와 순돌이처럼요.
가족과 함께 한 추억은 소박하고 평범해 보여도 언제까지나 가슴 속에 따뜻하게 남아 우리에게 힘을 주고 응원해 줍니다. 아이와 같이 『할아버지와 순돌이는 닮았어요』를 읽으며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할아버지와 순돌이, 둘은 내 기억 속에 여전히 닮아 있어요.”
가족과의 사랑 그리고 이별을 통해 훌쩍 자라는 아이의 성장 이야기
이 책은 작가 어릴 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작가는 실제로 책의 주인공처럼 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순돌이라는 이름의 노란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둘과 함께했던 따뜻하고 행복한 추억이 바탕이 되어 이별의 슬픔을 극복하고, 한 뼘 더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으로 표현된 것이지요.
사랑하는 대상, 언제나 함께일 거라고 생각했던 대상과의 이별은 언제나 갑작스럽고, 누구에게나 받아들이기 힘든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두 할아버지를 동시에 잃은 아이의 슬픔은 얼마나 클까요? 슬픔에 빠진 주인공에게 엄마는 “할아버지와 순돌이는 더 이상 곁에 없지만,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을 거란다”라고 위로합니다. 그리고 아이는 볼 수 없지만 변치 않는 사랑을 깨닫게 되지요.
『할아버지와 순돌이는 닮았어요』는 사랑하는 가족이 더 이상 곁에 없어도 함께했던 행복한 기억들이 살아가는 데 커다란 힘이 된다는 사실을 사랑스런 그림과 다정한 이야기로 보여 줍니다.
웃음 가득, 코끝이 찡!
간결하면서 유쾌한 그림 속에 담긴 따뜻한 이야기
책장을 넘겨보면 간결한 그림들 속에서 어딘지 모르게 사랑스럽고 포근한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책 전체에 흐르는 가슴 따뜻한 느낌은 어떻게 표현된 걸까요? 작가는 할아버지의 품과 같은 따스함, 순돌이의 털처럼 보들보들한 감성을 책 속에 담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포근한 느낌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재료로 연필과 크레용을 고른 것입니다. 크레용을 칠한 다음 솜이나 면봉에 기름을 묻혀 살살 문지르면서 크레용 특유의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더욱 극대화했지요. 또한 할아버지의 스웨터, 순돌이의 담요 등 세밀한 묘사가 필요한 부분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연필로 꼼꼼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이처럼 과장되거나 화려한 꾸밈없이 완성된 그림은 하얀 여백과 어우러지며 간결하면서도 편안한 일상의 모습을 잘 담아냈습니다. 주인공이 태어나 자라는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 주고, 할아버지와 순돌이가 나이 드는 모습을 대구의 형식으로 반복적으로 구성함으로써 독자들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할아버지와 순돌이가 점점 더 쇠약해져 이별이 다가오는 순간은 할아버지의 옷과 순돌이 몸의 색이 점점 연하게 빠져나가도록 표현해 아련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할아버지와 순돌이는 닮았어요』는 아이의 행복한 일상과 슬픈 이별의 순간을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가슴 아리게 그려 내며 독자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