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야심작 아이폰. 이를 대항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애니콜 갤럭시는 2010년 4월 27일 판매하자마자 CPU의 속도 문제로 허위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2010년 2월 제품발표회 때 알려진 수치와 실제 판매에 들어간 제품의 수치에 차이가 났는데, 이 사실을 고객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게 발단이었다. 급기야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공식 트위터를 통해 사과에 나섰다. 2010년 2월에 있었던 제품발표회를 전후로 한 삼성전자의 런칭 커뮤니케이션은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이번에는 애플을 살펴보자. 2010년 1월 2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아이패드 발표 행사를 앞두고 애플은 이전의 제품 런칭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광적인 흥분을 조성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른바‘예수 태블릿’을 들고 있는 잡스의 사진에 성직자 옷을 입히고 후광을 씌워 표지에 실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경우 모세의 십계명 석판과 애플의 아이패드를 비교하면서 이와 유사하게 과장된 기사를 발표했다. 행사장에서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를 발표하며‘과학기술’거리와‘인문학’거리의 교차로를 알리는 표지판으로 다시 한 번 애플의 핵심 브랜드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 석 달 후인 2010년 4월 애플은 본격적인 아이패드 판매에 들어갔고, 한 달도 안 되어 100만 대나 팔려나갔다. 아이폰보다 두 배 빠른 속도였다.
대기업을 비롯한 유수의 한국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선도업체를 발빠르게 따라잡는 모방전략으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냈다. 특히 제조업을 기준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다. 우리는 새로운 제품의 콘셉트를 기획, 디자인하고 만들어내는 일에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탁월하다. 최근에는 한국의 패스트 팔로우 전략을 진지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외국의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의 브랜드가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로 도약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다. 혹자는 그것이 창의성 부족이라 말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인문학에 대한 식견 부족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대한민국을 꼭집어 스티브 잡스는 2011년 아이패드2 행사장에서‘카피캣’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었다.--- 들어가는 글
사람이 태어나 성장하고 죽음을 맞는 수명주기를 가지듯이, 제품도 시장에 런칭되고 성장기를 거쳐 절정의 순간인 성숙기를 맞이하다 이후 시장에서 사라지는 수명주기를 거친다. 이런 수명주기를 거치는 동안 판매와 수익은 변화한다. 일반적인 제품의 수명주기는 각각 독특한 특징을 갖는 다섯 가지 단계로 구분된다.
** 제품 개발 단계: 기업이 신제품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개발하는 시기다. 제품개발 중에는 매출이 없고 기업의 투자 금액은 늘어난다.
** 도입 단계: 시장에 신제품이 런칭되고 서서히 매출이 늘어나는 시기다. 신제품의 시장도입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 때문에 이 시기에는 순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 성장 단계: 시장에서 제품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순이익 발생하는 시기다.
** 성숙 단계: 제품이 많은 잠재 고객에게 이미 받아들여진 상태여서 매출의 신장이 주춤해지는 시기다.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마케팅 비용은 늘고 이로 인해 순이익은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감소하기 시작한다.
** 쇠퇴 단계: 매출이 떨어져 순이익이 감소하는 시기다.
제품의 수명주기 콘셉트 중 첫 번째 ‘제품 개발 단계’는 기업이 신제품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개발하는 시기로 매출이 없고 기업의 투자 금액은 늘게 되어 있다. 이 같은 험난한 과정을 지나 ‘도입기'에 신제품은 시장에 런칭된다. 이 시기에는 일반적으로 낮은 판매율, 높은 유통 및 프로모션 비용 등으로 순이익이 적거나 심지어 적자가 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존의 런칭 방식은 신제품의 ‘제품 개발 단계’부터 ‘도입기’ 바로 직전 단계인 제품을 시장에 런칭하기 전까지 기업이 실행할 수 있는 다양한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또한 런칭 후 단시일 안에 제품 인지도를 제고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하기에 기업에 재정적 부담을 안길 수도 있다. 만약, 런칭이 실패한다면 기업에 치명적인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떤 방법으로 런칭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 실행해야 좋을까? 그 질문에 답을 찾아보도록 하자.---제품의 수명주기 콘셉트 이해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날로 급변한다. 당연히 고객의 구매결정 방식 또한 변하고 있다. 이는 기업으로 하여금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도입하도록 부추긴다. 성공적인 런칭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수립과 실행은 기업 내부의 프로세스에서부터 시장에서 구매가 일어날 때까지 모든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출발점은 기업의 내부 프로세스 재점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신제품 런칭을 준비할 때 여러 가지 기업 내부의 혼선에 직면한다. 신제품 런칭은 기업의 많은 부서들이 서로 협업해서 수립, 실행해야 한다. 예컨대 프로젝트 매니저, 시장 조사, 디자인, R&D뿐만 아니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유통 채널 그리고 고객 센터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고객과 직접 만나는 모든 부서가 서로 협업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는 기업의 축제와도 같은 행사다. 하지만 우선, 예산 할당과 집행은 대다수 기업의 중역이 직간접적으로 런칭에 관여하게 되면서 혼선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기업 고유의 ‘프레임워크’가 부재한 경우 런칭 준비 초기부터 부서 간의 ‘역할과 책임’을 조정하는 부분에서부터 삐걱거리기 십상이다.---외부에이전시가 아닌 기업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
기업의 브랜드 플랫폼이란 기업이 스스로에게 묻는 기업의 정체성, 또는 ‘기업이 목표로 하는 고객과 그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또는 브랜드 에센스 등 다양하게 불려지는 브랜드 플랫폼은 각 기업이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다양한 프레임워크를 가질 수 있다. 기업의 브랜드 플랫폼이란 기업이 스스로에게 묻는 기업의 정체성, 또는‘기업이 목표로 하는 고객과 그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답변이다. 런칭 프로젝트 관점에서 보면, 기업의 브랜드 플랫폼은 이미 신제품이 기획, 연구 및 개발되는 단계에서 나침반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모든 런칭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개발하고 확정하는 시작점은 브랜드 플랫폼을 이해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브랜드 플랫폼은 특정의 정형화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막 시작한 작은 기업이라면 브랜드 플랫폼은 그 기업을 창업한 대표이사의 마음속에만 존재할 수도 있다. 대기업의 경우라면 기업의 모든 비즈니스 활동을 총괄하는 상당히 복잡한 형태로 존재할 수도 있다.---기업의 존재 이유, 브랜드 플랫폼
애플의 브랜드 플랫폼은 스티브 잡스 그 자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애플의 영광은 결국 스티브 잡스에 의해 완성되었다. 스티브 잡스의 인생 자체가 하나의 영웅 스토리를 보여준다. 혼자 힘으로 자수성가했고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영웅 이미지가 더욱 극대화될 수 있었다. 애플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와 같은 애플의 원형인 스티브 잡스의 영웅적 삶과 이미지가 애플의 제품과 결합되면서 최고의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바로 애플의 브랜드 플랫폼, 즉 애플의 철학이 고스란히 애플의 신제품으로 성공적으로 전이되어 오늘날의 애플을 만들어냈다. 최고의 런칭 커뮤니케이션은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 연설이 되어버렸고, 이 연설은 곧이어 전 세계 뉴스 미디어를 통해서 공짜로 대서특필되기 때문에 훨씬 효과적으로 신제품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고객에게 알릴 수 있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 모든 현상은 철저히 기업이 의도한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스티브 잡스 사후에 출간된 ‘스티브 잡스’에 따르면, 현재 애플의 디자인 부문 수석 부사장 조나단 아이브는 때때로 잡스가 모든 성과의 공훈을 너무 많이 차지하는 것에 기분이 상했었다고 밝혔다. 즉,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형성한 영웅적 이미지를 기업의 핵심 메시지로 승화시켜서 이를 전략적으로 기업 차원에서 활용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애플은 이런 단순한 영웅화에 매몰되지 않았다. 이러한 애플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해마다 새로운 기업 브랜드의 메시지 또는 제품의 메시지로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애플은 1년마다 반복되는 로드맵을 가지고 주제를 바꿔가면서 정보를 통제, 관리해서 기업의 메시지를 계속 생산해냈다. 특히 아이패드, 아이폰, 아이팟처럼 혁신적인 제품을 런칭하면서 언제나 전 세계 IT의 중심에 위치했다. 원래 애플의 스토리텔링은 고객에게 무엇을 사야 하는지를 말하는 대신,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전이 된 ‘라이프 스타일’ 광고로서 제품 자체보다 브랜드에 연관된 이미지를 판매하는 것이다. 1997년, 오늘날 애플의 상징이 된‘다르게 생각하라!’캠페인에서는 간디와 아인슈타인, 그리고 밥 딜런의 이미지가 등장했다. 애플은 애플이라는 브랜드 플랫폼에서 라이프 스타일을 잡아냈고 이를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성공하는 기업은 런칭이 다르다(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