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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백 대신 배낭을 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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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백 대신 배낭을 메고

: 소설가의 활력 갱생 에세이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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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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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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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42.95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9.3만자, 약 2.9만 단어, A4 약 59쪽?
ISBN13 97889012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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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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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한다는 마음에 한숨 돌렸다고 생각했는데 내리막도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체감했다. 작은 돌부리에도 걸리고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몇 번이나 찧으며 비틀비틀 간신히 등산로 입구까지 왔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씻자마자 곧바로 곯아떨어졌다.
다음 날, 영광의 근육통에 시달리며 굳게 결심했다.
‘두 번 다시 산에는 안 가!’ --- p.24

생활의 중심이었던 루이가 죽고 난 후 하루하루를 맥없이 멍하니 보냈다. 산책은 물론이고 더는 손수 사료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됐다. 산더미 같던 수건 세탁도 이제는 안녕이었다.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숱하게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에 부닥치자 뭐가 좋은 건지 모르겠다 싶었다. 일에도 집중이 안 되고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갔다. 각오는 했지만 상실감은 생각보다 깊었다. --- p.26

글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부끄럽지만 ‘아름답다’, ‘대단하다’, ‘크다’라는 단순한 단어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달리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른 표현을 궁리할 동안 차라리 온 신경을 눈앞의 풍경에 두고 싶었다. 누구나 이런 광경을 본다면 일차원적인 표현밖에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 p.66

대게 이런 순간에는 내려갈 일을 까맣게 잊고 만다. 하지만 돌투성이로 이루어진 너덜겅 급경사에서는 내려갈 때야말로 신중해야 한다. 오르막에서는 힘들어도 시선을 발끝에 집중할 수 있어서 무섭지 않지만, 내리막에서는 아래의 풍경이 발밑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힘듦은 물론이고 두려움까지 극복해야 한다. 롤러코스터의 가장 높은 지점에서 아래를 내려다본다고 상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 p.78

산에서 날씨를 예상할 때는 구름의 양상을 파악하고 바람의 방향과 온도의 변화를 감지해야 한다. 귀를 기울여 야생동물의 움직임도 알아차려야 한다. 사슴이나 여우라면 다행이지만 곰이라도 나타나면 어떻게 할 텐가! 대장의 말이 옳았다. 실제로 혼자 산에서 야영할 생각을 하니 좀처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내 무모한 야망은 곧바로 휴지통에 구겨 넣었다. --- p.99

산의 매력은 위험도에 비례한다. 산악인으로 불리는 사람은 그 매력에 빠져 오르지 않고서는 못 배긴다. 죽음을 감지할 때 비로소 살아 있음을 실감하는 것이다. 일반인은 이런 삶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동시에 부정할 수도 없다. 분명 죽어도 좋다는 산악인은 없을 테다. 마지막 순간까지 죽을 리 없다고 자신을 믿을 것이다. 하지만 죽음은 가차 없이 찾아온다. 바로 그 순간이 되면 어떤 생각이 들까? --- p.111

“기술보다는 체력이 중요해요. 체력이 쌓이면 오를 수 있어요.”
주위에서 격려해주지만, 멤버들이 목표로 삼은 산을 따라 갈 수 있을까?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공연히 무리할 필요 없이 지금까지와 같은 산행에 만족해도 괜찮지 않을까?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망설이고 있다. --- p.120

출발지인 루클라는 높이 2,840미터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소형 비행기로 이동하면서 내려다보니 창밖으로 거대한 히말라야산맥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지구상에서 높이 7,000미터가 넘는 산이 있는 지역은 여기뿐이다. 그야말로 신의 작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저게 에베레스트예요.”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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