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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9.5 리뷰 2건 | 판매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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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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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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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0.8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0.7만자, 약 7만 단어, A4 약 130쪽?
ISBN13 979115740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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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한국어판 서문 : 글쓰기의 반역
제1장 『하늘의 아이』
제2장 『옛길』, 『죄인록』
제3장 『하늘의 아이』, 『옛길』
제4장 『죄인록』
제5장 『옛길』, 『죄인록』, 『하늘의 아이』
제6장 『죄인록』
제7장 『옛길』, 『하늘의 아이』
제8장 『옛길』, 『하늘의 아이』, 『죄인록』
제9장 『하늘의 아이』, 『옛길』
제10장 『하늘의 아이』
제11장 『하늘의 아이』, 『옛길』
제12장 『옛길』
제13장 『하늘의 아이』
제14장 『옛길』
제15장 『하늘의 아이』
제16장 『시시포스의 신화』

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문현선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와 같은 대학 통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다. 2012년 현재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며 이화중국번역문화공간에서 중국어권 도서를 기획 및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생긴 대로 살게 내버려둬』, 『사랑을 담는 지갑』, 『인의 경영』, 『경화연』(전2권)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아이가 손에 닿는 대로 몇 권을 집어 들었다. 『외침』, 『파우스트』, 『파리의 노트르담』에 불을 붙였다. 이어서 『정신현상학』에 불을 붙였다. 『신곡』, 『요재지이』에도 불을 붙였다. 여러 권을 불태운 아이가 발자크의 소설에 불을 붙이려다가 다시 책 더미로 던져 넣었다. 톨스토이의 소설을 태우려다 책 더미로 다시 던졌다. 『죄와 벌』도 던져 넣은 뒤 두 청년에게 심드렁하게 말했다.
“나머지는 내 처소로 옮겨놔. 겨울에 불쏘시개로 쓰면 딱 좋겠어.”
책을 한 뭉치 옮길 때마다 아이가 중간에서 한 권씩 뽑으며 목청을 높여 물었다.
“이 책은 누구 거지? 자, 우리 99구에서 무당 600근을 달성하겠다는 게 많은 건가?”
또 한 권을 뽑아들고 물었다.
“600근이라고 책정한 게 높으냐고?”
이번에는 두꺼운 표지의 양장본을 꺼내 들었다.
“이 책은 반동 중에서도 반동이군. 무당 밀 600근을 생산할 수 있겠냐고?”
정오 무렵이 되자 아이는 책을 전부 들었다 놓았고 질문도 끝냈다. 사람들이 모두들 기계를 들고 밭으로 나가 씨를 뿌렸다. ---『하늘의 아이』 pp.36-37

위신구는 당시 감옥의 옥사와 분포도에 따라 일망무제의 황허 옛길에 본부와 지부를 설치했다. 그런데 각 지부와 토지는 1000무가 넘는 곳이 있는가 하면 1만 무가량 되는 곳도 있고, 죄인이 총 1만 8700여 명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2만 3300여 명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교화가 필요한 죄인이 총 몇 명이고 토지가 얼마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었다. 어쨌든 대략 2만 명이라고 추산되는 교화 대상자들은 90퍼센트가 교수, 학자, 교사, 작가 및 다양한 분야의 지식인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10퍼센트는 정부 지도층과 고위 관료였다. 우리 제99구의 경우 총 127명에 95퍼센트가 지식인이었다.
99구는 본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가장 변경의, 가장 황허에 인접한 곳이었다. 황허 바로 옆이다 보니 도망자를 걱정할 필요도 전혀 없었다. 거친 황무지를 밟으며 10리, 20리를 가봐야 다른 위신구의 죄수들을 만날 수 있을 뿐, 외부 사람은 거의 만날 수 없었다. 위신구에서는 도피 혐의가 있는 죄수를 신고하면 1개월, 도망자를 잡으면 3개월의 가족 방문 포상 휴가를 주었다. 도망자 세 명을 잡으면 석방돼 원래 도시와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래서 위신구의 모든 죄수들은 누군가를 고발할 기회를 기다렸다. ---『옛길』pp.45-46

91구에서 돌아온 뒤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녁 식사 때도 이전과 달리 밥그릇을 든 채 이러쿵저러쿵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왜 그렇게 과묵해졌겠습니까? 바로 91구의 혁명 공연이 아직도 더 많은 개조가 필요한 그들의 마음과 영혼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며, 바로 여기에서 그들 모두에게 갱신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학자, 그는 강철 제련에 동의했다며 아이가 꽃을 줄 때 그 작은 꽃을 건네받은 뒤 기쁜 표정 대신 비꼬며 조롱 섞인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러고는 아이가 멀어지기도 전에 들고 있던 꽃을 구겨 바닥에 내던지고 발로 밟기까지 했습니다. 그는 누구 눈에도 띄지 않았다고 생각했겠지만 제가 그 모든 행동을 지켜보았습니다. 꽃을 던져버린 뒤부터 저녁 식사 때까지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런데 고개를 숙인 채 침묵했다고 그의 사상이 결백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와 늙은 죄수 언어학자와의 아래 대화를 살펴보십시오.
“정말 믿을 수 없군요.” 언어가 오늘 공연에 대해 길게 탄식했습니다.
“미쳤어요! 이 나라가 미쳐가고 있어요.” 학자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습니다.
“누군가 상부에 편지를 써서 이런 행위를 막아야 합니다.”
그러자 학자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물었습니다. “제가 쓸 테니 서명하시겠어요?”
늙은 죄수는 국가언어연구소의 옛 소장으로 전 국민이 사용하는 사전과 자전의 편찬을 주도했던 인물이었지만 그때만큼은 언어를 멀리했습니다. 의견을 묻는 학자의 눈길에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저녁 식사 때 학자와 언어학자는 더 이상 한 마디도 섞지 않았습니다. ---『죄인록』 pp.99-100

시시포스가 그렇게 불안에 휩싸인 채 매일 아침마다 정상에서 바위를 힘껏 밀어 내리면 거대한 바위는 황혼 무렵 다시 저절로 굴러 올라갔다. 하루하루 긴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더 이상 머리가 깨질 듯한 고민을 하지 않게 되었다. 다시 힘껏 밀어 내리는 끝없는 순환과 반복에 적응하고 반대의 징벌을 성실하고 불평 없이 행하게 되었다. 그러자 형벌이 그의 육체와 영혼에 녹아들고 어우러졌다. 상호 간의 적응은 죄와 벌이 가진 힘과 냉혹함, 황당함, 그리고 죽음까지, 또 기름 떨어진 등불 같은 적막과 절망까지 변화시켰다. 그러다 지난번 길에서 아이를 만났던 것처럼 시시포스는 바위를 산꼭대기에서 밀어 내리던 어느 날, 허리를 굽힌 채 힘을 주다가 시선을 바위 꼭대기 저편으로 옮겼고 산 밑의 초목과 집, 마을, 밥 짓는 연기와 어느 사원 입구에서 노는 아이들을 발견했다.
그는 신의 형벌 너머로 산 아래 사원과 속세의 밥 짓는 연기를 보았다.
그는 사원과 속세의 밥 짓는 연기가 담긴 풍광을 사랑하게 되었다.
---『시시포스의 신화』 pp.535-536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중국 내 모든 출판사로부터 거부당하고
전 세계 20개국에 판권이 팔린 비운의 걸작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딩씨 마을의 꿈』 『나와 아버지』
옌롄커의 최신 장편소설!
“잊혀버린 역사 그리고 죽었거나 살아 있는 수많은 지식인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옌롄커)

중국 내 발행 및 판매, 게재, 비평, 홍보의 전면 금지. 21세기 중국판 금서(禁書)
옌롄커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독일, 베트남, 이스라엘, 싱가포르, 스페인, 일본, 스웨덴, 대만,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세계 20여 개국에 작품이 번역되었으며 사회와 불화하며 억압받는 인간의 고통과 절망을 적극적인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는 작가다. 마오쩌둥의 사상과 중국의 혁명 전통을 희화화했다는 이유로 문예지 게재 즉시 중앙 정부에 의해 전량 수거당하고 발행과 판매, 게재와 비평, 홍보의 전면 금지, 소위 5금(禁) 조치를 당한 화제작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통해 중국문학의 거장 옌롄커의 작품 세계가 국내 독자들에게 처음 소개된 이후 4년이 지났다. 2012년 봄, 옌롄커의 최신 장편소설 『사서(四書)』가 드디어 한국어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 역시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에 있었던 정부의 지식인 탄압을 다루는 체제 비판적 내용으로 인해 2011년 탈고 이후 자국 내 모든 출판사로부터 거부당하고 일본, 대문, 홍콩, 프랑스, 독일을 비롯해 해외 수십여 개국에 비평가와 에이전트들의 극찬을 받으며 판권이 수출된 비운의 작품으로 이번 자음과모음에서 출간하는 한국어판은 『사서』의 첫 외국어판이기도 하다.

작가 옌롄커조차도 ‘서랍 속 원고’가 될 것을 예감하면서도 결국 쓸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라고 표현하는 이 장편소설의 무엇이 왜 그를 금지된 작가로 만들었는가? “중국에는 인민을 해방시킨 진짜 혁명도 있었지만 문화대혁명처럼 미친 혁명도 있었다. 문학은 이런 잘못된 혁명에 대해선 질문하고 해체하고 비판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는 그의 이번 작품에는 ‘문화’를 개조한다는 명목하에 국가가 자행한 다양한 형태의 비극과 그로 인해 밑바닥까지 훼손당한 인간성의 절규로 가득 차 있다. 옌롄커의 문학 세계는 현실에 굳건히 뿌리내린 채 역사적으로 일어났던 인간의 고통과 절망을 사회비판적인 시선 속에 그대로 드러내되, 다채로운 상징과 비유 속에 그러한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는 서사를 펼쳐보인다. 이러한 그의 문학은 중국 당대문학이 결여하고 있는 현실적 비극에 대한 참회의식을 구현해내면서 오늘의 중국 문단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문화대혁명이 말살해버린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려는 어느 지식인의 처절한 글쓰기
문화대혁명 당시 황허 강변의 황량한 땅에 자리 잡은 강제노동수용소 99구가 배경이다. 이곳은 종교인, 교수, 예술가, 작가, 과학자 등 전국의 지식인들 중에서 ‘사상이 불충하다’는 중앙 정부의 판단하에 건전한 육체 노동을 통해 당에 충성을 배우고 사상을 개선하도록 보내져 있다. 그리고 그들을 관리하는 99구의 감독은 아직 사춘기 티를 채 벗지 못한 공산당원 ‘아이’다. ‘아이’는 99구 죄인들을 서로 감시하고 밀고하기 위해 ‘홍화오성제’라는 제도를 도입한다. 99구 죄인들끼리 서로 감시하여 당에 불충한 행동을 했거나 금서를 지니고 있거나 그러한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을 ‘아이’에게 밀고할 경우 붉은 종이꽃을 1송이씩 주는 제도다. 그 꽃을 125송이 모으면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난 증거”라며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준다. 그 이후 ‘작가’는 종이꽃을 받기 위해 자진해서 『죄인록』이라는 밀고서를 쓰는 한편 ‘아이’에게 『죄인록』을 쓰라고 받은 종이와 잉크를 일부 빼돌려 남몰래 자신의 최대 걸작 『옛길』을 쓰기 시작하는데……

옌롄커는 이 작품 안에서 말 그대로 사서, 즉 네 권의 책(『죄인록』 『옛길』 『하늘의 아이』 『시시포스의 신화』)을 액자 소설처럼 배치하여 각기 다른 등장인물과 각기 다른 글쓰기 장르를 넘나들며 서사를 진행시키고 있다. 미완의 장편소설, 일부 삭제된 정부 보고서, 미완의 철학 연구서 그리고 신화적 상징을 내포한 한 편의 장편소설을 겹쳐가며 문화대혁명 시기에 부정되었던 지식인의 존재 가치가 어떠했는지, 살아남기 위해 인간이 겪어야 했던 고통의 근원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반문하고 파헤쳤다. 이 작품은 ‘문화’를 혁명한다는 이름으로 국가 차원에서 금지당하고 부정당했던 인민들의 기억과 기록을 문학적 언어로 복원하고 그들을 대신해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려는 작가의 노력과 믿음, 야심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걸작이다.

| 『사서』 한국어판 저자 서문 중에서
저는 늘 제가 처한 ‘환경’에 맞는 출판이 아니라 제 ‘현실’을 반영하는 자유로운 글쓰기를 소망해왔습니다. 그리고 『사서』는 출판을 염두에 두지 않음으로써 모든 구애에서 벗어나려 했던 제 도전의 산물입니다. 출판을 염두에 두지 않아 자유롭다는 말은 잡다한 내용을 적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글을 쓸 때 정말로, 철저하게 어휘와 서술에서 자유로워져 새로운 서술 질서를 만들어낸다는 뜻입니다. ‘새로운 서술 질서’ 속에서 저는 필묵과 출판의 노예가 아닌 글쓰기의 황제가 됩니다. 저는 그렇게 ‘중국식 글쓰기’의 황제이자 반역자가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글을 마치자 예상했던 대로 이전 저작과는 완전히 다른 찬사를 받는 동시에 이전 저작보다 더 강하고 빈번하게 거부를 당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결과는 『사서』 원고를 스무 곳도 넘는 중국 출판사의 동료들, 책임자들에게 보여주었을 때 나왔습니다. 모두들 약속이나 한 듯이 단호하게 거부했지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을 버렸습니다. 글을 쓰기 전부터 또 다른 ‘서랍 문학’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기 때문에 오히려 홀가분해졌습니다. 아무런 원망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입장을 바꾸어 제가 편집자자라도 이 변절적 성향의 소설을 거절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중국 현실의 한 단면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중국식 현실일 것입니다. (옌롄커)

eBook 회원리뷰 (2건) 리뷰 총점9.5

혜택 및 유의사항?
문화대혁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R*****^ | 2022.09.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읽어도 읽어도 옌롄커는 새롭다.제목만 보고는 무슨 내용일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우리가 아는 사서四書는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인데이 책에서는 <하늘의 아이>, <죄인록>, <옛길>, <시시포스의 신화>로 구성된 사서四書다.황허강 주변 황량한 땅에 강제수용소 99구가 있다. 전국의 지식인들 중 '사상이 불충한' 자들을 99구에 모아놓고 건전한 육체노동을 통해 당에 충성을;
리뷰제목
읽어도 읽어도 옌롄커는 새롭다.
제목만 보고는 무슨 내용일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우리가 아는 사서四書는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인데
이 책에서는 <하늘의 아이>, <죄인록>, <옛길>, <시시포스의 신화>로 구성된 사서四書다.

황허강 주변 황량한 땅에 강제수용소 99구가 있다. 전국의 지식인들 중 '사상이 불충한' 자들을 99구에 모아놓고 건전한 육체노동을 통해 당에 충성을 배우고 사상을 개선하도록 힘겨운 목표량의 노동을 시킨다.

이들을 관리하는 감독은 사춘기 소년 공산당원 '아이'다. '아이'는 죄인들이 서로 감시하며 밀고를 하면 붉은 종이꽃을 주는 '홍화오성제'를 시행한다. 종이꽃 125송이를 모으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실험'은 머리를 써서 어떻게든 수용소를 벗어나려 하고, '학자'와 '음악'은 서로 사랑하지만 매우 조심하고, '작가'는 <죄인록>에 이들의 수상한 점을 쓰면서 밀애 현장을 잡고 싶어한다. '작가'는 <죄인록>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종이꽃을 모으면서 몰래 종이와 잉크를 남겨 본인의 역작 <옛길>을 쓴다.

끝없이 올라만 가는 생산량과 불가능한 미션에 모든 게 바닥나고 대기근이 찾아온다. 상상할 수 없는 대기근은 참혹하다는 말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었던 자존심과 인격은 모두 뭉개진다. 처참한 환경 속에 사람들은 사람이길 포기하게 되고 '아이'는 뜻밖의 놀라운 결정을 내리는데...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이 어땠는지 많은 작품과 기록에서 봤지만 언제봐도 답답하고 가슴 아프다.
이렇게 대놓고 문화대혁명을 표현하니 이 책도 당연히 금서가 된다. 2011년 작품이니 옌롄커는 정말 용감한 건지 무모한 건지...

소설은 이제 한 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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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또 다른 표현의 극단에 도달한 가슴아픈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e****s | 2022.01.2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중국판 '수용소군도',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뭔가 좀 다르긴 한데 싶었는데... 다른 사람의 평을 보니 '마술적 사실주의'의 영향/풍이 있다고 한 부분에 동감을 하게 된다. 사실 그 보다 먼저 느낀 건, 무라카미 류나 미셀 우엘벡의 책 등에서 나오던 극단적으로 잔인한 상황에 대한 견디기 힘든 섬세한 묘사 부;
리뷰제목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중국판 '수용소군도',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뭔가 좀 다르긴 한데 싶었는데... 다른 사람의 평을 보니 '마술적 사실주의'의 영향/풍이 있다고 한 부분에 동감을 하게 된다. 사실 그 보다 먼저 느낀 건, 무라카미 류나 미셀 우엘벡의 책 등에서 나오던 극단적으로 잔인한 상황에 대한 견디기 힘든 섬세한 묘사 부분에서 독서 자체가 매우 힘들어지는 상황이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속이 불편해질 지경이었으니까. 

 

옌롄커라는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본 적은 없지만, 그러다보니 그 극한까지 몰고다는 상황과 표현에 대해 먼저 인상이 남는다. 일단은 표현이었지만, 동의하듯이 거기에 마술적인 포장이 있는 것이라 감안하면, 오히려 견딜만 한데... 문혁의 처참한 상황을 정말 냉정하게? 무지막지하게? 한단계씩 밀어부치면서 만들어가는 이야기 자체에서 참 견디기 쉽지 않은 압박감을 느꼈다. 그 당시를 문헌으로밖에 못본 입장에서, 그것도 소설이나 영화 정도로 보고, 일부 통계가 언급되는 역사에서 봤던 것과는 달리, 이 이야기는 사람이 이렇게 망가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나름 쉽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존재한다는 것에 중국 문화계에 대한 경이감이 들기도 한다. 상부의 지시와 그에 반응하는 전달자, 그리고 수용소에 갇혀버린 지식인들, 개개인들의 고민/갈등 그리고 전락의 양태들이 참으로 다양한데, 중국 이야기들의 특징이랄까? 때로는 너무 격한 감정이 그려지다가 때로는 너무 냉랭한 반응과 움직임이 그려지는데... 그게 우리나라의 이야기들이나 서구의 그것과는 좀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모옌의 개구리에서도 슬쩍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번역의 문제일지, 한자소설의 특성의 문제일지 모르겠지만, 정말 얼핏 읽어본 서평자가 쓴 것처럼 중남미의 마르케스의 분위기가 더 나는 듯 하더라. 

 

하여간, 저러한 상황을 경험한 국가이니, 뭔가 아직은 정상적인 정서를 기대하기 어렵겠단 생각도 들었다. 가슴아픈 장면들이 참 많았으나, 다시 생각해보니 지구를 빠져나오는 과정에 마주친, 그 지역으로 돌아가던 일반인들의 행렬이 참으로 당혹스러웠다. 저자가 마지막에 왜 시지프스를 언급하는지 이해가 될 것도 같고. 

 

이 작가의 다른 책은 이런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지 않을까 기대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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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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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 | 2020.09.30
평점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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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1 | 20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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