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1999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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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쪽 | 380g | 210*297*15mm |
ISBN13 | 9788987721187 |
ISBN10 | 8987721183 |
발행일 | 1999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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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쪽 | 380g | 210*297*15mm |
ISBN13 | 9788987721187 |
ISBN10 | 8987721183 |
초등1학년이 된 작은 아이의 추천도서 목록 중 독서퀴즈대회 다섯권에 선정된 작품 중에 하나인 <<황소와 도깨비>>는 천재 작가 이 상이 남긴 단 한 편의 동화책이다. 예전에도 읽어본 작품이었지만, 작은 아이가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독서퀴즈대회 탓도 있지만...) 이번에 구입하게 되었다.
이 책은 다림출판사 <우리 작가 그림책>시리즈 중의 첫번째 이야기인데, 예전에 <왕치와 소새와 개미>를 통해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한 뒤 관심을 갖게 되었던 시리즈이다.
배가 부른 소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참 재미있는 표지그림이다. 재미있는 그림 덕분에 아이가 금새 호감을 가지는 걸 보면 책을 선택할 때 내용도 중요하지만 삽화 역시 책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듯하다.
우리나라의 옛이야기에는 도깨비가 자주 등장하는데, 동화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는 친숙함과 귀여운 존재로 많이 표현되는 듯 싶다.
동네 사냥개한테 붙들려 아주 소중한 꼬리를 물려다고하니, 사냥개보다 무섭고 우월한 존재일것 같은 도깨비의 모습이 참으로 우습다.
보통 땐 빈둥빈둥 놀고 지내다가 먹을 것이 떨어지면 그때서야 나무를 해서 팔러 나가는, 부모도 친척도 없이 혼자 사는 돌쇠라는 나무 장수가 있었는데, 이 돌쇠에게는 황소가 한 마리 있었다.
재산을 몽딸 털어서 산 황소였는데, 아직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키가 크고 튼튼했다.
어느 겨울 날, 장게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진눈깨비가 내리자 돌쇠는 황소가 눈을 맞을까 봐 잠시 주막에 들어가 쉬었다.
다행이 눈은 금방 그쳤고, 황소를 끌고 급히 길을 떠난 돌쇠는 숲속에서 이상한 놈을 만나게 되었다.
사람인지 원숭인지 분간할 수 없는 얼굴에 기름한 팔다리를 가졌고, 까뭇까뭇한 살결과 우뚝 솟은 귀에 작은 꼬리까지 달려서 고양이 같기도 하고, 개 같기도 했는데, 바로 산도깨비였다.
자신을 '산오뚝이'라고 소개한 도깨비는 사냥개한테 꼬리를 물려 상처난 곳이 쑤시고 아픈데다 날씨까지 추우니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꼭 두달 동안만 이 황소 뱃속에 들어가 살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두 달이 지나면 날도 따뜻해지고 상처도 나을 거예요. 절대로 거짓말이 아닙니다. 대신 황소의 힘을 지금보다 열 배나 더 세게 해 드리겠습니다." (본문 中)
도깨비가 황소 뱃속에 들어가자, 정말로 황소의 힘이 열 배나 세졌고, 그 전에는 하루 종일 걸리던 장터를 나무를 가득 지고도 하루에 세 번씩이나 황래하게 되었다. 돌쇠는 전보다도 훨씬 더 소를 소중히 여기게 되었고, 힘센 황소를 데니고 다니는 재미에 열심히 나무를 팔러 다녀 돈도 많이 모았다.
약속한 날이 가까울수록, 소의 배가 자꾸 불러오자 어느 날 새벽에는 소가 괴로워 못 견뎌 날뛰고 있었다. 아저씨가 주시는 음식을 맛있게 먹은 탓에 살이 찐 탓에 소 모가지가 좁아서 빠져 나올 수 없게 된 도깨비는 소가 하품을 하게 해달라고 했다.
"좋은 수가 있습니다. 소가 하품을 하게 해 주세요. 입을 딱 벌리고 하품을 할 때, 제가 얼른 밖으로 나갈게요. 그렇지 않으면 평생 이 속에서 살거나, 뱃가죽을 뚤혹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이 소의 힘을 백 배 더 세게 해 드리겠습니다." (본문 中)
돌쇠가 여러가지 방법을 다 동원해 보았지만, 황소는 재채기만 할 뿐 하품을 하지 않았다. 황소 뱃속을 빌려 준 것에 후회를 하다가 피곤하고 졸린 돌쇠가 하품을 하자, 황소도 따라서 하품을 시작했고, 새끼 도깨비는 무사히 나올 수 있었다. 결국 황소의 힘은 백 배나 세지게 되었다.
"도깨니 아니라 귀신이라도 불쌍하거든 살려 주어야 해." (본문 中)
누군가를 돕는 일에 점점 인색해져가는 우리 사회에서 이 책은 큰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타인을 위한 희생은 몇 배가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한다. 비록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불쌍한 도깨비를 도왔던 일이 돌쇠에게 백 배나 되는 즐거움으로 되돌아왔다. 도깨비를 도와주고 행복해진 돌쇠를 보며, 우리 어린이들도 이웃, 친구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도깨비를 소재로 재미와 교훈을 주는 이야기와 익살스러운 삽화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 <<황소와 도깨비>>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정서와 조상들의 지혜와 멋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사진출처: '황소와 도깨비' 본문에서 발췌)
제목 : 황소와 도깨비, 1999
저자 : 이상
그림 : 한병호
출판 : 다림
작성 : 2011.01.22.
“우리네 도깨비는 참 착하구나?”
-즉흥 감상-
열심히 일하고 있던 어느 날. 독서지도사 수업을 통해 알게 되었던 책을 한 권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원작도 한번 찾아 읽어봐도 하나?’라는 진지한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았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배가 불룩이 부풀어 올라 누워있는 소와 그런 소의 배를 감싸 안고 있는 남자의 표지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남자의 이름이 돌쇠라며 홀로 살고 있는 게으른 나무꾼이라는 소개가 이어지는군요.
그렇게 여느 날과 같이 장에 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진눈깨비를 만나 귀가시간이 늦어지게 되고, 그래도 서둘러 집으로 걸음을 재촉하던 둘은 ‘산오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도깨비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처지를 구구절절 말하는 도깨비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는데요. 그렇게 두 달의 계약기간동안 황소의 뱃속에 들어가 있게 된 도깨비와 그 조건으로 황소의 힘이 열배나 강해지게 되지만, 약속된 두 달째. 도깨비는 그동안 너무나도 잘 먹고 잘 지내 살이 쪘기 때문에 도무지 황소의 뱃속에서 나갈 수가 없다고 말하는데…….
와우! 어느 정도는 알고 만난 작품 이었다보니 별다른 감흥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살짝 맛보기보다는 일단 전체를 즐기고 싶다고 생각한 것 치고는 몇 번을 읽어도 마음에 드는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번 작품을 어떤 기분으로 만나셨을까나요? ‘천재 작가 이상’이라는 꼬리표는 이제 뺄 때도 되지 않았느냐구요? 그림이 마음에 드는 것 까지는 동감하겠는데 글은 읽으면 읽을수록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구요? 네?! 좋은 게 다 좋은 거다라구요? 으흠. 아무튼, 이상.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처음 그의 존재를 마주했을 때는 그저 짜증났었습니다. 비록 영화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The Mystery Of The Cube, 1998’을 만난 후부터는 관심을 가졌었지만, 선생님들도 과연 이해했을까 의문인 난해하기만 한 시와 소설을 가지고 저를 괴롭혔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인데요. ‘천재’보다는 ‘미쳐버린’으로 친숙한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애도를 표합니다.
햇수로만 12년. 원본에 해당하는 동화는 1937년 3월의 매일신보에 발표되었다고 하는데요. 음~ 그거야 어찌되었건 ‘도깨비는 불행한 현실에서 벗어나 새롭게 태어나고자 했던 이상 선생님 자신이라고 하지요.’라는 언급을 발견할 수 있었음에 동감을 표합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은 또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 궁금해지는데요. 저도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기존의 동화공식으로 바라본다면 이건 아니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권선징악적 대립구도는 물론 주인공이 최소한 사람이 되었어야 할 것인데, 거기에 어떻게 게으른 인물이 끝까지 잘되고 보는 이야기란 말인가?와 같은 계속되는 의문이 저의 감상회로에 과부하를 걸기 시작했는데요. 조금 전에 언급한 주인공의 실체에 대한 언급을 발견하면서는 그런 고민이 해결되어버리고 말았으니, 으흠. 이렇게라도 다시 이상 선생을 만나봤다는 점에서 감동에 빠져볼까 합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원작가 뿐만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신 한병호 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이번 책뿐만이 아니라 다른 작품에도 그림을 그리신 걸로 되어있으니, 기회가 되는대로 즐겨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럼, 동화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The True Story of the 3 Little Pigs,1989’의 감상문에서 언급한 ‘다른 동물친구들이 개입’된다는 책을 소개해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