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행복할 권리, 누가 가지고 있나요? 어린이들과 함께 나들이 다닐 때 손꼽이는 장소 중 하나는 아마도 동물원이겠지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을 생활 속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우니 우리는 동물원을 찾게 됩니다. 우리가 동물들을 보러 가는 곳, 동물원이 마냥 즐겁지 않은 장소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사람들에게 볼거리가 되기 위해 많은 동물들이 동물원에 있습니다. 동물들의 보호와 동물 복지를 위해 동물들에게 필요한 환경들을 좀 더 마련해주고 있지만, 동물들의 입장에서 동물원은 어떤 곳일지 생각해보면 우리의 생각과 조금 다를지 모릅니다. 동물원은 동물들의 집일까요, 아니면 동물들을 가둬놓은 곳일까요? 아니면 보호하는 곳일까요? 자연 속에서 살아야 할 맹수들이 우리 안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누구의 입장에서 보느냐,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우리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도 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머릿속을 맴돌기도 하지요. 무심코 지나치며 보았던 동물들을 우리가 아닌 동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쩌면 동물들에게 동물원은 편안한 쉼터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세계 곳곳에서, 우리나라에서, 크고 작은 동물들이 학대 받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어쩌면 우리가 많은 것을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여기 있어요, 동물원』은 우리와 함께 살고, 우리가 나눠 쓰고 있는 모든 자연을 함께 소유하고 있는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무슨 동물들의 권리까지 생각해?”가 아닌, 동물 권리와 동물복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같이 가져보면 어떨까요? |
‘나는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살고 있지만,
내가 원했던 삶은 아니었지요.
달아날 수조차 없는 이곳에서 언제나 탈출을 꿈꾸었죠.‘
동물원 좋아하시나요?
저희 지역에는 대규모의 동물원이 없어서
아이들이 가장 가고 싶은 장소 중에 하나가
바로 동물원이에요.
대신에 작은 동물원에 가서 다양한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만져보는 것을 무척 좋아해요.
아마 우리 아이들처럼 크든 작든 동물원에 가서
동물들을 구경하고 만져보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과연 이런 게 동물들이 원하는 삶일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니라는 대답을 할 거예요.
이번에 만나 본 ‘우리 여기 있어요 동물원’은
동물원에 살고 있는 수많은 동물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이랍니다.
짧은 내용이었지만 아주 큰 울림을 주었던 이야기에요.
제가 동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 닿으면서 공감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동물들에게 굉장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특히 마지막 문장인
‘언제나 두 손 모아 기도하세요.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 수도 있으니까요.‘를
읽는데 눈물이 핑 돌만큼 슬펐답니다.
동물 그림책을 좋아하는 아이도
이번 그림책 속 동물들은 표정도 없고,
많이 지처보인다면서 안타까워하더라고요.
이 그림책을 읽고 나서 우리 인간이
동물들의 자유와 그들의 행복을 빼앗을 권리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늦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동물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번쯤은 동물에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동물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아이들과 함께
만나보시길 추천드려요.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평화와 군대는 양립할 수 없다는 생각에 군대를 없앴다. 군대를 없애고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교육과 복지로 돌렸다. 이들의 평화는 사람들에게만 한정하지 않는다. 동물들에게도 해당한다. 사람과 동물이 어울려 살아갈 환경도 포함한다. 북미에서 남미로 가는 길목, 아메리카 대륙의 중심인 코스타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다. 지구 전체 육지의 0.25%에 불과한 이 땅에 세계 생물종의 5-6%가 산다. 동식물의 보물창고 같은 이 나라가 우리에 갇힌 동물을 꺼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세계 최초로 동물원이 없는 나라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평화로운 나라가 아닐 수 없다.
아직 동물원이 있는 나라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동물원에 몇 차례 갔지만 그들이 무기력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다. 지금 동물원에 간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허정윤 작가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고정순 화가가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보면 생생하다. 동물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한다.
첫 화면을 열면 동물의 왕 사자다. 밀림에서 금방이라도 포효해야만 할 것 같은 사자가 처연한 얼굴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처연한 얼굴일 수밖에 없을 듯하다. 사냥 본능에 따라 살아가야 할 그에게 사람이 붙여준 이름이 있다. 사람이 붙여준 이름이 있다는 것은 사람에게 길들여져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아울러 그것은 곧 창살 있는 감옥, 동물원의 일원이라는 것을 말한다. 슬프고 처연할 수밖에. 사자는 레오가 아니라 야생의 그대로 이름 없는 삶을 살아야 제 얼굴 제 표정을 지을 것이다. 다음 화면 홍학은 대놓고 슬픈 소리를 한다. “꿈은 단지 꿈일 뿐, 현실을 인정하세요. 차츰 삶의 지혜가 생겨납니다.” 말하는 홍학에게서는 어떠한 희망도 엿볼 수 없다.
희망이 없어도 밥은 챙겨 먹어요.
내가 없으면 또 다른 친구가 동물원에 오게 됩니다.
사육사가 시키는 대로 하세요.
한번 미움을 받으면, 지내기 힘들어집니다.
"사육사가 시키는 대로 하세요. 한번 미움을 받으면, 지내기 힘들어집니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세요. 시멘트 감옥에 갇히면 성격이 난폭해진답니다.” “아주 작은 기대도 하지 마세요. 동물원의 열쇠를 가져다주는 이는 지금껏 만나지 못했으니까요.” 동물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동물에게 얼마나 몹쓸 짓을 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 지금 당장이라도 동물원의 철창을 열어야 할 것 같다. 이들의 희망이라면 오직 하나. “언제나 두 손 모아 기도하세요.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자유로운 환경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바람뿐이다. 우리 언제 이들의 바람을 다음 생이 아닌 현실에서 이루어지게 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