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5월 13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378g | 128*188*20mm |
ISBN13 | 9788954656160 |
ISBN10 | 8954656161 |
발행일 | 2019년 05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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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378g | 128*188*20mm |
ISBN13 | 9788954656160 |
ISBN10 | 8954656161 |
구멍 코요테 아술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강가의 개 외출 머킨 폭풍 피부 코네티컷 |
내가 선택한 말 선택한 사람 선택한 집
내게 주어진 조건 주어진 부모 주어진 사랑 주어진 환경
내가 흘려보낸 시간 흘려보낸 사랑 흘려보낸 눈물
나조차도 알 수 없는 나 누구에게도 설명 할 수 없는 나
그것도 내 한 부분임을 인정하고 살아가는 나 그리고 우리
이 모든 것이 책에 다 닮겨 있다. 나는 참 책이 좋다.
특히 단편중에서 대표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은
내가 중학교 때 한문선생님에 대한 마음을 떠오르게 한다.
그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그때 내가 성인이었더라면 어땧을까 장담할 수 없다.
p125
로버트가 채워준 나의 일부는 내 상각에 지금도 콜린은 그 존재를 모르는 부분이다.
그것은 무언가를 혹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만큼 쉽게 파괴도 시킬 수 있는 나의 일부다.
그것은 닫힌 문뒤에 있을때, 어두운 침실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고 제일 편안하다고 느끼고 유일한 진실은 우리가 서로 숨기는 비밀에 있다고 믿는 나의 일부다.
로버터는 내가 거의 십년동안 콜린에게 숨긴 비밀이다. 가끔은 그에게 말을 할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중략
그러나 내가 두려운 것은 그의 반응이 아니다. 나는 그를 잘 알고 있다. 그 사실을 내면화하여 속으로만 삭힐 것이다. 그것때문에 나를 미워할수도 읶겠지만 결코 내색은 하지 않을것이다.
지금껏 그는 아마도 내게 고통을 주지 않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을테고
내게서 로버트에 대한 감정을 듣는다고 해도 상처주지 않을 방법만 생각할 사람이다.
나는 그것을 안다.
죄의식은 우리가 우리의 연인들에게 이런 비밀들을 이런 진실들을 말하는 이유다.
이것은 결국 이기적인 행동이며 그 이면에는 우리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어떻게든 일말의 죄의식을 덜어줄 수 있으리라는 추정이 숨어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죄의식은 좌초하여 입는 모든 상처들이 그러하듯 언제까지나 영원하며 행동 그 자체만큼 생생해진다. 그것을 밝히는 행뒤로 인해 그서은 다만 모든 이들의 상처가 될 뿐이다. 하여 나는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한번도 말하지 않았다. 그 역시 내게 그러했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앤드루포터의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리뷰입니다.
단편집으로 읽으면 좋다고 워낙 추천을 많이 받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엮어진 단편들 작품마다 굉장히 몰입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단편 안에서도 기승전결이 딱딱 갖춰서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제일 첫 챕터의 에피였습니다.
마지막 문단을 읽고 잠시 멍했던 기억이 나네요.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읽고, (그리고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를 보고)
오랜만에 읽은 단편 소설이라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마치 논픽션과 같이 매우 구체적인 디테일이 살아 있어 읽는 내내 소설 속에 빠져 들었다. 전개 순서는 처음의 인상적인 에피소드로 시작해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등장 인물들의 행동이 묘사되고, 이야기가 진행되며 그 이유가 조금씩 설명되고 나서 마지막의 반전으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바로 얼마전에 읽었던 논픽션, 마이클 길모어 <내심장을 향해 쏴라>도 대략 비슷한 방식으로 기술되어 있었던 기억이 난다. 효과적인 이야기의 전개와 전달 방법에 대해 언젠가 제대로 한번 공부하고 싶어진다.
소설을 읽고 느낀 바를 나름대로 요약 정리해 보았다. 인간은 수많은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인간 관계, 특히 남녀 관계에 있어 가치관 , 외모, 성격, 금전적인 면, 정신적인 교감, 육체적인 교감, 관심사, 취미 등 수많은 측면들이 상호 모두 잘 들어맞는 경우는 드물 것이고, 결국 평생을 같이 살아갈 배우자를 정할 때는 여기서 적당히 몇가지 정도만 충족되는 선에서 타협하여 결정하게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기존의 관계에서 채워지지 않는 결핍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경우 그에 대한 호감이나 감정이 어느 정도 생기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 이성친구나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다른 쪽에 눈을 돌리는 이유에 대해 단순히 스릴 같은 요소보다는 결핍을 채우려는 노력으로 해석하는 것이 어쩌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
소설 전에 본 화양연화도 그렇다. 가정이 있으나 외로움이라는 결핍을 가진 두 남녀의 일상이 교차되어 보여지고 우연히 계속 조우가 이루어지다, 결국 같은 아픔을 공유하며 짧은 만남을 가지게 되나 이런 관계 또한 결핍을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성은 아니기에 다소 소극적인 방법으로 서로에게 다가가고, 엇갈리며 안타까운 결말을 맞는다.
이번 기회로 결핍이라는 요소가 얼마나 사람의 감정과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앞서 언급했던 <내 심장을 향해 쏴라>도 가정과 사회에서 만들어 낸 결핍이 어떻게 한 가문과 구성원들을 망가뜨리고 참혹한 결과를 낳게 되는지에 대해 정리한 것이라 같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