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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

리뷰 총점8.6 리뷰 42건 | 판매지수 2,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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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2년 07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652g | 153*224*30mm
ISBN13 9788935209323
ISBN10 8935209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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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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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거짓말하면서 스스로 착하다고 착각하는가?
부정행위에 관한 정직한 진실!


우리는 일상에서 자잘한 부정행위를 얼마쯤은 저지르며 산다. 제 아무리 선량한 사람이라 해도 하얀 거짓말을 하고, 상사에게 보고하는 지출 내역을 조금씩 부풀린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자신이 그런 대로 착한 사람이라 믿으며 이 정도 속임수는 괜찮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이런 ‘착한 사람’ 개념에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의 도덕적인 이미지와 이기적인 욕망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려 애쓰며 살아가는 것이다.

행동경제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저자는 이런 현상을 입증할 다양한 실험 사례와 연구 자료들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시각장애인과 일반인 실험 진행자로 하여금 택시를 타게 해 운전사들의 대응방법을 살폈다. 실험 결과, 택시 운전사들은 일반인에게 일부러 길을 돌아가는 부정행위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저질렀다. 마음만 먹으면 시각장애인에게 훨씬 더 쉽게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택시 운전사들은 시각장애인을 속이는 것에 더 큰 죄의식과 저항감을 느꼈던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정직하지 못한 비윤리적인 행동이 인간관계에서, 비즈니스에서, 정치에서 어떻게 나타나며, 이것이 스스로는 높은 도덕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핀다. 저자는 혁신적인 실험과 놀라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부정행위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을 낱낱이 파헤친 뒤 우리 모두에게 스스로를 정직하게 돌아보자고 제안한다. 더불어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하는지 그 요인을 탐구하고 인간 본성의 한 측면인 부정행위를 통제할 방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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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추천사_ 모럴 다이어트
서문_ 우리는 왜 부정행위의 유혹에 빠지는가

1장 무엇이 선택을 조종하는가_ 비용편익분석
매트릭스 실험 | 돈을 더 주면 부정행위가 늘까 | 도둑잡기 | 택시 운전사와 장님 속이기 | 퍼지요인

2장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_ 퍼지요인 이론
화이트칼라 범죄자들 | 도덕적 각성 장치 | 서명 먼저 하기 | 이기적 욕망 합리화하기 | 골프와 부정행위 | 10센티미터의 거짓말 | 멀리건의 비밀 82 | 슈뢰딩거의 고양이

3장 경제적 동기가 우리를 눈멀게 할 때_ 이익충돌
문신 시술과 이익충돌 | 호의에 감춰진 비용 |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전략 | 금융권의 숫자 속이기 | 전문가 의견의 진실 | 심리학 실험실의 술 취한 남자 | 완전한 공개가 만병통치약일까 | 갈등 없는 보상

4장 힘들 때 자주 실수하는 진짜 이유_ 자아고갈
감정의 유혹에 저항하기 | 피곤에 지친 뇌 |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 도덕성 근육 테스트 | 빨강을 의미하는 초록 글씨 읽기 | 다이어트와 자아고갈

5장 짝퉁 상품이 부정행위를 조장한다?_ 자기신호화
옷이 보내는 신호 | 짝퉁 가진 사람을 조심하라 |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효과 | 짝퉁 선글라스의 부정적인 효과 | 가짜 학위와 이력서 조작 | 무단 전재를 금합니다

6장 자기 자신을 속이는 사람들_ 자기기만
장애인 행세하기 | 멘사퀴즈에서 높은 점수 얻기 | 과장과 허풍을 사랑하는 사람들 | 자기기만과 자립 | 하얀 거짓말이 필요한 순간

7장 우리는 모두 ‘타고난 이야기꾼’_ 창의성과 부정직함
왜 자기 자신을 속이는 걸까 | 동전 던지기 | 거짓말쟁이의 뇌 | 창의적일수록 거짓말을 더 잘한다? | 부정행위와 지능의 관계 | 복수심과 퍼지요인 | 승차권 위조의 심리 | 천재는 사기꾼? | 창의적 사고가 실패할 때

8장 부정행위도 전염된다_ 사회적 전염
강의실에서 생긴 일 | 썩은 사과 한 개 | 집단 역학 | 모호한 규칙 | 윤리적 건강을 회복하는 방법

9장 타인을 위한 부정행위_ 사회적 의존
이타적인 부정행위 | 누군가 나를 지켜본다 | 협력 작업의 모순 극복하기

10장 사람들은 작은 거짓말을 한다_ 낙관적 결론
‘진짜’ 무서운 범죄 | 미국인과 중국인 중 누가 더 잘 속이는가 | 우리가 속이고 훔치고 거짓말하는 진짜 이유 | 어떻게 도덕성을 회복할 것인가

감사의 말 | 역자 후기 | 나의 동료들 | 주 | 참고문헌

저자 소개 (2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썩은 사과보다 더 큰 위협, 선량한 다수의 사람들
도서1팀 김현주(olivia@yes24.com)
2012-08-01
소수의 썩은 사과와 대다수의 사소한 부정행위자 중 무엇이 더 큰 문제일까?

만약 누군가 내 지갑을 슬쩍 했다면, 아마 나는 무척 화가 나서 며칠간 분을 이기지 못하고 내가 잃어버린 돈과 지갑, 심지어 적립 쿠폰 등의 가치까지 몇 번이나 헤아려 볼 것이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이렇게 누군가의 직접적이고 고의적인 범죄행위로 손해를 보는 금액보다 더 큰 경제적 희생을 지속적으로 치르고 있지만 이를 가볍게 여기고 묵과하거나 생각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만 예로 들어보자. 우리가 매달 내고 있는 보험료는 입원 일수를 늘리고 증상을 부풀려 보험금을 과다 청구하는 환자와 이를 눈감아준 병원 관계자를 비롯해서 보험사 직원이 살짝 추가한 업무추진비 또는 야근 수당, 슬쩍 집으로 챙겨 간 사무비품 등 크고 작은 부정행위로 인한 비용의 합계가 고객에게 1/n로 고스란히 나누어진 결과물이다. 우리는 이런 형태의 경제적 손실을 다방면에서 꾸준히 정기적으로 갈취당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몇몇 썩은 사과들의 부정행위보다 소수의 사소한 부정행위자로 인한 사회적 손실의 규모가 훨씬 크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런 현상을 주목하고 연구해야 할 이유인 것이다.

‘나는 선량하다’고 믿는 사람들

자신은 과연 어느 정도 선량하고,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그래도 다른 사람 보다는 상대적으로 선량하고, 규범을 잘 준수하고 있다’라고 생각한다. 그럼 선량함의 기준은 무엇일까? 가끔 급할 때 무단횡단을 하거나, 회사에서 쓰던 볼펜 한 자루를 집에 가져가서 사용하거나, 개인적으로 필요한 문서를 회사에서 몇 장 출력하는 것 등 어쩌면 소소 하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하는 것도 나름대로 선량함의 범주에 포함되는 걸까?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의 저자 댄 애리얼리는 사람들은 아주 조금씩 부정행위를 저지름으로써 부정행위를 통한 이익을 보면서도 동시에 자기 자신을 합리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스스로를 꽤 착한 사람이라 여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사람을 속여서 이득을 얻고자 하는 욕구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정직하고 인물로 봐주길 바라며, 스스로 자신을 부끄럽게 바라보고 싶어하지 않는 욕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지만, 부정행위에 대한 유연적 판단을 통해 사소한 부정행위를 저지르며 이익을 얻으면서도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부정행위는 반복 될수록 대담해지며, 주위 사람에 대한 전염 효과도 강하기 때문에 작은 부분에서라도 가볍게 여기고 지나쳐서는 안 된다. 기업의 파산은 몇몇의 잘못된 의사 결정과 범죄적 의도를 지닌 썩은 사과에 의해서도 일어나지만 숱한 사소한 부정행위가 결합되어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스로에게 부정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인지적 유연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부정직함 및 부정행위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보다 효율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

인간의 양면성 속에 존재하는 해결의 실마리

댄 애리얼리가 제시하는 해결 방법은 다음과 같다. 사적인 이익과 공적인 책임 사이의 이익충돌을 한층 높은 수준으로 규제하고 금지해야 한다. 또한 인지적 유연성에 영향을 주는 주변 환경을 제어하고 의지를 약화 시키는 정신적 및 육체적 고갈을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정행위의 사회적 전염을 차단하기 위해 부정행위를 초기에 근절하기 위한 노력 역시 필요할 것이다. 종교나 윤리적인 서약 등의 방법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가장 기본이 되며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본인 스스로 개개인이 갖고 있는 도덕성을 재는 저울의 영점을 조절하는 것, 다시 말해 부정행위의 기준선을 사회적인 규범을 기준으로 재정립하는 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인지적 유연성에 영향을 주는 조건을 모두 차단하는 것은 너무나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며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사람은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단순히 비용과 편익에 따라 행동하는 순수한 이성적 존재가 아니며, 타인과 자기 자신에게 떳떳하기를 원하는 도덕성을 추구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완벽한 존재는 아니지만, 그 속에 희망도 존재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존을 비롯해 엔론과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뼛속까지 부패했을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그것과 다른 종류의 어떤 부정행위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자신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저지르는 부정행위 그리고 존이나 당신이나 나 같은 사람들이 저지를 수 있는 부정행위 같은 것. 내 머릿속에는 여러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만약 부정행위가 몇몇 썩은 사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보다 넓은 차원으로 확대된다면, 자신이 원해 자발적으로 저지르는 부정행위는 다른 기업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 존과 나눈 이 대화를 계기로 나는 ‘속임수 및 부정행위cheating’라는 연구 주제에 사로잡혔다. 정직함honesty과 부정직함dishonesty에 대한 인간 능력과 그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부정행위가 몇몇 소수의 썩은 사과들에 한정된 것인지, 아니면 대다수 사람들에게까지 적용되는 보편적인 것인지 밝혀내고 싶었다.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알아내기만 한다면 부정행위에 대처하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소수의 썩은 사과들만이 부정행위의 책임이 있다면 의외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회사의 인사부서가 직원 채용 과정에서 이런 사람들을 걸러낼 수 있을 테고, 또 여기서 걸러지지 않는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이 사람들이 본색을 드러낼 터이므로 그때 얼마든지 조직에서 제거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부정행위가 소수의 악당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면, 회사가 채용한 사람은 누구든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부정행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내고, 인간 본성의 한 측면인 부정행위를 통제할 방법을 찾는 일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pp.13∼14

나는 MIT 기숙사에 몰래 들어가 학생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부엌 냉장고에 미끼를 던져놓았다. 기숙사 전체 냉장고들 중 절반에는 콜라 6개들이 팩을 넣어두었고, 나머지 절반에는 1달러짜리 지폐 6장을 접시에 담아놓았다. 그런 다음 나는 이따금씩 냉장고들을 둘러보며 콜라와 돈이 어떻게 되는지 살폈다. 자연과학 용어를 빌어 설명하자면 콜라와 돈의 ‘반감기’를 측정한 셈이다.
실험 결과는, 기숙사 생활을 경험한 사람들의 예측처럼 콜라는 72시간 안에 모두 없어졌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지폐에는 아무도 손대지 않았다.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냉장고 안의 지폐를 꺼내 복도에 있는 자동판매기에서 콜라를 사먹을 수 있었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물론 이것이 매우 과학적인 실험이 아니라는 점은 나도 인정한다. 냉장고에 콜라가 있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지폐가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은 실험은, 사람들은 현금 가치가 명시적으로 표시돼 있지 않은 물건은 기꺼이 훔치고 싶어 하고 또 그럴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람들은 ‘진짜’ 돈은 훔치기를 꺼린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사무실에 있는 인쇄용지를 집에 가져가 개인적인 용도로 쓰기는 해도, 사무실 금고에서 4달러를 꺼내 그 돈으로 집에서 사용할 인쇄용지를 사지는 않는다. ---pp.52∼53

어느 날, 피터는 열쇠를 챙기지 않은 채 현관문을 잠가버린 탓에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는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정식 허가를 받은 열쇠장이를 불러왔다. 이 사람은 피터가 그렇게 열려고 애써도 열지 못한 문을 불과 몇 초 만에 열어줬다.
“얼마나 빠르고 쉽게 문을 여는지,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고는 피터는 열쇠장이에게서 들은 도덕성과 관련된 교훈을 들려줬다. 문을 쉽게 여는 것을 보고 피터가 깜짝 놀라자 열쇠장이는, 자물쇠는 정직한 사람들을 정직한 상태로 계속 남아 있게 하려고 달아놓은 장치일 뿐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세상 사람들 중 1퍼센트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지요. 또 1퍼센트는 어떻게든 자물쇠를 열어 남의 것을 훔치려 합니다. 나머지 98퍼센트는 조건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 동안에만 정직한 사람으로 남습니다. 이 사람들은 강한 유혹을 느끼면 얼마든지 정직하지 않은 사람 쪽으로 옮겨갑니다. 당신이 아무리 자물쇠로 문을 꼭꼭 잠가도 도둑이 털려고 마음먹는다면 얼마든지 당신 집에 침입할 수 있습니다. 자물쇠는 문이 잠겨 있지 않았을 때 유혹을 느낄 수 있는, 대체로 정직한 사람들의 침입을 막아줄 뿐이지요.” ---pp.59∼60

여러 해 동안 강의를 하다 보니 학기가 끝날 무렵 학생들의 할머니들이 집중적으로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주로 기말고사 직전이나 리포트 마감 기한 직전이었다. 평균적으로 한 학기에 수강생의 10퍼센트가 가족 중 누군가가 세상을 떠났다면서(보통은 할머니다) 시험 일자나 리포트 마감 기한을 미뤄달라고 했다. 그것은 물론 슬픈 일이다. 나는 언제나 학생들과 가족을 잃은 슬픔을 함께 나눌 준비가 돼 있기에 대부분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해준다. 하지만 학생들의 가족에게 왜 하필 기말고사 직전의 한 주가 그토록 위험한 시기일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나뿐 아니라 대다수 교수들이 이런 수수께끼 같은 현상을 목격한다. 기말고사와 할머니의 갑작스런 죽음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만하다. …
가족 내의 역학이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도록 유도한다 할지라도 1년에 두 차례씩 기말고사 기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할머니들의 죽음을 설명해줄 또 다른 가설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할머니의 죽음이 학생들의 시험 및 리포트 준비 부족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이 경우 학생들은 부족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고자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이런 가정이 옳다면 우리는 무슨 이유로 학생들이 학기 말에 할머니를 잃을 위험에 그처럼 많이 노출될까 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어쩌면 학기 말이 되면 학생들은 몇 달 동안 날마다 새벽까지 공부하느라 너무 지쳐서 어느 정도 도덕성을 상실했을 수 있으며 또한 이 과정에서 자기 할머니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관찰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몇 달 동안 여러 과목의 수업을 듣느라 지친 학생들이 학기 말의 시험 및 과제 제출의 압박감을 완화하려고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거짓말을 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마치 일곱 자리 혹은 여덟 자리 숫자를 외우고 기억해야 했던 사람들이 그 일이 끝나고 난 뒤 달달한 초콜릿케이크를 먹으러 달려갔던 것처럼 말이다. ---pp.135∼136

병적인 거짓말쟁이들의 뇌 속에 회백질이 적게 들어 있다면 그만큼 남는 공간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양과 그녀의 동료들이 이 의문을 풀어줬다. 병적인 거짓말쟁이들은 전두엽에 정상인보다 백질을 22~26퍼센트나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백질을 더 많이 갖고 있음으로 해서 병적인 거짓말쟁이들은 서로 다른 기억들과 생각들 사이의 연관성을 더 많이 조작해낼 수 있다. 보다 많은 이 연결성 및 연상 능력(다시 말해 회백질에 저장된 연상 세계에 대한 접근 능력)이야말로 병적인 거짓말쟁이들이 스스로의 부정직함을 더 잘 합리화할 수 있도록 해주는 비밀 요인이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이 저지르는 부도덕한 행위가 실제로 나쁜 행위가 아닐 수 있다는 온갖 그럴듯한 이야기를 조작해 스스로를 설득한다.
이런 사실을 전체 개체군에 대입해보면 더 높은 뇌 연결성이 사람들로 하여금 더 쉽게 거짓말하게 만드는 동시에 스스로를 정직하고 존경받아 마땅한 인물로 여기게끔 만든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의심스러운 일들을 해석하거나 설명하는 문제와 관련해 연결성이 높은 뇌일수록 더 많은 탐구거리를 담고 있다. 그리고 연결성이 높은 뇌야말로 우리가 자신의 정직하지 못한 행동들을 합리화하는 데 필요한 결정적 요소일지도 모른다. ---pp.217∼218

피실험자들이 창의성과 관련해 자신의 성향을 수치로 매기는 작업을 모두 마친 뒤 우리는 다시 이들에게, 첫 번째 과제와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도트 과제를 풀게 했다. 자, 결과가 어땠을까? 피실험자들은 부정행위를 했을까, 하지 않았을까? 만약 부정행위를 했다면 스스로 매긴 창의성의 수치는 그들의 부정행위 경향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만약 어떤 피실험자가 창의성과 관련된 형용사들에 모두 높은 점수를 매기고, 창의적인 여러 활동에 자주 참여했다고 말하며, 자기 자신을 창의성이 높은 사람으로 평가했다면 이 사람은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과 비교할 때 부정행위를 더 많이 했을까, 더 적게 했을까, 아니면 비슷하게 했을까?
우리가 확인한 사실은 이랬다. 도트 과제에서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하는) 오른쪽 버튼을 더 많이 선택한 사람들이 세 가지 유형의 창의성 자가 측정치를 높게 매긴 사람들과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게다가 좀 더 창의적인 사람과 덜 창의적인 사람 사이의 차이는 두 삼각형에 있는 점의 개수 차이가 분명하지 않을 때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창의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주로 상황이 모호해 자기합리화의 가능성이 열려 있을 때 나타난다는 것을 뜻한다. 두 삼각형에 있는 점의 개수가 확연하게 다를 때는 거짓말을 할 것인지 혹은 하지 않을 것인지만 결정하면 됐다. 그러나 어느 삼각형에 점이 더 많은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 즉 모호할 때는 창의성이 개입했다. 그것도 더 많은 부정직함을 동반해 영향을 미쳤다. 좀 더 창의적으로 보이는 사람일수록 오른쪽 삼각형에 점이 더 많다고 스스로에게 설명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요컨대 창의성과 부정직함의 연관성은 옳지 않은 행위를 하면서 옳은 일을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는 능력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창의적인 사람일수록 자신의 이기적인 관심과 행동을 합리화하는 데 유용한 그럴듯한 이야기들을 더 잘 지어낸다. ---pp.219∼220

감기에 걸린 옆자리 승객이 코를 푼 휴지가 점점 쌓여가는 것을 보면서 나는 사람들이 ‘부도덕성 전염병’이라는 어떤 가상의 병에 감염될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만약 사회에서 벌어지는 부정행위의 수가 실제로 늘어난다면 이 부정행위가 직접적인 접촉이나 단순한 관찰만으로도 전염되지 않을까?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기업 부정행위는 이런 전염의 결과가 아닐까? 기업 부정행위가 정말 전염된다면 그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초기에 포착하면 이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
어쩌면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는 사람의 부정행위는 우리 삶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저지르는 부정행위에 비해 전염성이 더 강할 수 있다. 전염이라는 비유를 머릿속에 담아둔 채로 나는 부정행위의 노출 강도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리고 부정직한 행동을 얼마나 많이 저지르면 우리 자신의 행동이 그것의 영향을 받게 되는지도 생각했다. 만약 직장 동료 한 사람이 비품 보관실에서 연필 열댓 자루를 가방에 넣고 사무실을 나서는 모습을 본다면 그 즉시 우리는 ‘나’도 그 동료처럼 사무실의 문구류를 박스째 들고 나가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될까? 아무래도 그렇지는 않겠지만 박테리아의 경우처럼 아주 느리고도 미묘하게 진행될 것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모습을 본다고 치자. 그러면 그 행동에 대한 어떤 작은 인상이 우리에게 남고, 그로 인해 우리는 예전보다 아주 조금 더 부패한 상태로 변한다. 그리고 이후에 우리가 다시 어떤 비윤리적 행동을 목격한다면 우리의 도덕성은 조금 더 훼손되고, 비도덕적인 바이러스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우리는 점점 더 타락하게 된다.
---pp.244∼246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글로벌 베스트셀러《상식 밖의 경제학》의 저자 댄 애리얼리 신작!
가짜 학위, 짝퉁 명품, 논문 표절, 불법 다운로드, 분식회계…
부정행위에 관한 정직한 진실
우리의 선택은 ‘경제성’보다 ‘도덕성’에 더 좌우된다!

우리는 왜 거짓말하면서 스스로 착하다고 착각하는가?


우리는 일상에서 자잘한 부정행위를 얼마쯤은 저지르며 산다. 제 아무리 선량한 사람이라 해도 하얀 거짓말을 하고, 상사에게 보고하는 지출 내역을 조금씩 부풀린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자신이 그런 대로 착한 사람이라 믿으며 이 정도 속임수는 괜찮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원제: The Honest Truth About Dishonesty)에서 댄 애리얼리 듀크대 교수는, 사람들은 사소한 부정행위를 저지르며 이득을 얻는 동시에 자기 자신이 정직한 사람이라며 합리화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자신이 근본적으로 착하다고 믿는 성향이 강하다. 이런 ‘착한 사람’ 개념에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의 도덕적인 이미지와 이기적인 욕망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려 애쓴다는 것이다. 마치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을 조절하듯 말이다.

행동경제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애리얼리는 이런 현상을 입증할 다양한 실험 사례와 연구 자료들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시각장애인과 일반인 실험 진행자로 하여금 택시를 타게 해 운전사들의 대응방법을 살폈다. 실험 결과, 택시 운전사들은 일반인에게 일부러 길을 돌아가는 부정행위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저질렀다. 마음만 먹으면 시각장애인에게 훨씬 더 쉽게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택시 운전사들은 시각장애인을 속이는 것에 더 큰 죄의식과 저항감을 느꼈던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정직하지 못한 비윤리적인 행동이 인간관계에서, 비즈니스에서, 정치에서 어떻게 나타나며, 이것이 스스로는 높은 도덕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핀다. 저자는 혁신적인 실험과 놀라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부정행위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을 낱낱이 파헤친 뒤 우리 모두에게 스스로를 정직하게 돌아보자고 제안한다. 더불어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하는지 그 요인을 탐구하고 인간 본성의 한 측면인 부정행위를 통제할 방안을 제시한다.

최근에 우리는 전 세계에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 금융위기를 겪었다. 이 사건은 우리의 삶 및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비이성(부조리)이 수행하는 역할과 인간성 상실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리는 이성과 비이성(합리성과 비합리성)의 문제에 직면했으며, 시장에 대해 갖고 있던 기존의 접근방법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우리는 미래에 닥칠 수 있는 위기를 피하기 위해 어떤 새로운 구조를 마련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사람의 정직함과 부정직함에 관해 전혀 새로운 통찰을 깨닫게 해주는 이 책은 우리가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줄 것이다.

경제적인 이익 vs. 도덕적인 이익, 무엇이 우선할까?

사람들은 대개 다른 결정을 내릴 때와 마찬가지로 이성적인 비용편익분석을 바탕으로 스스로가 부정행위를 저지른다고 생각한다. 애리얼리는 이런 생각에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부정행위를 둘러싼 인간 본성에 관해 통찰력 있는 주장을 내놓는다. 저자는 인간의 윤리적인 행동과 비윤리적인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비이성적인 요인이라 주장한다. 그리고 정직함과 부정직함에 대한 인간 능력의 본질이 무엇인지 인지심리학, 행동경제학, 신경경제학을 넘나들며 흥미로운 사유와 논리를 펼쳐 보인다.
애리얼리는 노벨상 수상자이자 시카고대 경제학자인 개리 베커(Gary Becker)의 견해를 소개한다. 베커는,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합리적인 분석을 거친 뒤 부정행위를 저지른다고 주장한다. 의사결정을 할 때, 사람들은 오직 비용편익분석을 바탕으로 판단하며 도덕적인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베커의 이론처럼 우리의 행동이 늘 비용과 편익에 대한 합리적인 분석이나 계산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부정행위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하나는 어떤 사람이 이것저것 따져보고 계획적으로 덮치는 강도 타입, 다른 하나는 스스로를 정직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사소하게 저지르는 범죄 타입이다. 현실에서는 소극적인 부정행위자들의 범죄 피해 규모가 적극적인 부정행위자들의 강도 피해 규모보다 훨씬 크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부정행위는 합리적인 비용편익분석이 아니라 한 개인이 가진 퍼지요인(fudge factor)으로 인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퍼지요인에 따라 사람들은 부정행위를 저지르고자 할 때, 이런 자기 행동을 합리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는 얘기다. 스스로가 나쁜 사람으로 보이는 것에 저항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넘치는 것과 모자라는 것을 적당히 조절해가면서 자기 자신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인물로 유지하려 노력한다. 애리얼리는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우리의 행위는 ‘경제적인 동기’보다 ‘도덕성’에 더 크게 좌우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표준적인 경제이론이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더 착하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런 퍼지요인을 줄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다른 사람은 물론 자기 자신을 덜 속이게 할 수 있을까? 도덕적인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합리화와 자기기만이 선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이다. 애리얼리는 이따금씩 도덕성을 재는 저울의 영점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자기합리화에 익숙해질수록 사람들은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럴 때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현재의 행동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권한다. 천주교의 고해성사와 유대교의 욤 키푸르(속죄일)가 바로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장치다. 어떤 것에 유혹을 느끼고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십계명’을 암송할 수도 있다. 유혹의 순간에 아주 작은 각성 장치 하나가 장황하고 거창한 설교보다 효과적이라고 애리얼리는 주장한다.

짝퉁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거짓말쟁이?

애리얼리는 도덕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은 다이어트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다이어트를 할 때 사람들은 점심과 저녁으로 샐러드만 먹었으므로 쿠키 몇 조각은 먹어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진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전반적인 삶을 돌아볼 때 스스로가 꽤 훌륭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 사람들은 사소한 부정행위는 너그럽게 허용하고 만다. 사람들은 자신이 정한 기준을 한 번 깨고 나면 더 이상 자기 행동을 통제하려 들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부정행위의 유혹에 이전보다 훨씬 쉽게 넘어간다고 조언한다.
이런 현상을 입증하기 위해 애리얼리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명품과 짝퉁’ 실험을 제시한다. 명품은 20개의 ‘클로에’ 선글라스, 개당 가격은 40만 원 안팎이었다. 애리얼리 1연구팀은 ‘진품’ ‘짝퉁’ ‘진품 여부 설명 없음’의 세 가지 조건을 설정하고 모두에게 진품을 나눠주었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선글라스를 쓰고 복도에 나가 벽에 붙은 포스터와 창밖 풍경을 보면서 착용감과 품질을 느껴보라고 지시했다. 이어 수학 문제 20개를 5분간 푸는 과제를 냈다. 정답을 맞힌 수에 따라 돈이 지급되는 과제였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속임수를 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답안지를 파쇄기에 넣은 뒤 자신의 정답 개수를 스스로 보고하게 한 것이다(이때 파쇄기는 작동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진품 집단에서 실제보다 많이 풀었다고 보고한 학생은 30퍼센트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짝퉁 집단에선 거짓 보고 비율이 74퍼센트에 이르렀다. ‘설명 없음’ 집단에선 42퍼센트였다. 이는 진품 집단에 가까운 수치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진품의 정직성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반면 짝퉁을 사용하면 자아의 도덕적 제약이 느슨해져 부정행위의 길로 들어서기 쉽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짝퉁이 타인의 정직성을 의심하게 만드는지도 알아봤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진품이나 짝퉁(실제로는 진품) 선글라스를 착용한 뒤 설문에 응답하게 했다. 설문은 “내가 아는 사람이 마트에서 새치기 같은 행동을 할 가능성을 평가하라” “사람들이 ‘미안해, 차가 너무 밀려서’라는 변명을 할 때 이것이 거짓말일 가능성을 평가하라” 등이었다. 그 결과는 예상과 같다. 짝퉁 착용자는 지인이 새치기를 할 가능성이나 사람들이 흔히 하는 변명이 거짓말일 가능성을 진품 착용자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
이 실험을 통해 우리는 짝퉁 명품을 지닌 사람은 스스로 부정직해지며 남을 불신하는 경향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짝퉁 명품은 우리의 행동은 물론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갖는 이미지와 주변 사람들을 보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짝퉁에 대한 대가를 도덕성이라는 화폐로 치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주변 사람까지 챙기는 착한 사람이기에 부정행위를 저지른다”

우리는 어떤 집단에 속해 있을 때 부정행위의 유혹을 더 많이 받을까, 아니면 더 적게 받을까? 집단이라는 사회적인 연결 상태에서 이타주의와 부정직함은 어떤 경향을 보일까? 정직성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집단이라는 환경은 긍정적일까, 부정적일까?
애리얼리는 “협력하는 환경에서 부정행위는 어떻게 나타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의 답은 이렇다. 자신의 부정행위로 다른 사람이 이득을 볼 때 사람들은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더 많이 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순수하게 이타적인 차원에서 하는 부정행위는 온전히 자기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부정행위보다 합리화하기가 쉽기 때문에 도덕적인 금기의 벽이 더 쉽게 무너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이타적인 부정행위의 경향성을 살펴보기 위해 부정행위로 얻는 이득을 실험 참가자의 짝이 챙기는 조건으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순수하게 다른 사람을 위해 부정직한 행동을 할 때, 즉 부정행위를 하는 사람이 자기 행위에 따른 이득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정행위의 규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사람들은 어느 정도까지는 온전히 이기적인 동기에 따라 행동하지만 때로 주변 사람이나 자신이 돌보는 누군가의 이익을 좇아 행동하기도 한다. 이런 감정 때문에 사람들은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타이어가 펑크 나 난감해하는 사람을 돕고, 길거리에서 주운 지갑을 주인을 찾아 돌려주며, 노숙자 쉼터에 돈을 기부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을 돌보려는 이런 이타적인 성향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부정직한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상황에서 좀 더 부정직해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주변 사람까지 챙기는 착한 사람이기 때문에 부정행위를 저지른다는 역설이 성립되는 순간이다.

부정행위도 전염된다

부정행위는 일상적인 현상일 뿐만 아니라 전염성이 있으며 주변 사람들의 나쁜 행동에 의해 촉진될 수 있다. 애리얼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구성원이 사회 규범의 범위를 넘어서는 행동을 할 때 자신의 도덕성 범주를 수정하며 그의 행동을 자신의 모델로 삼는다고 말한다. 그 사람이 부모, 직장 상사, 교사 혹은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일 경우에는 그의 행동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이런 사실은 부정행위를 포함해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행동이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는지 그 범위를 결정할 때 주변 사람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애리얼리는 부정직함이 사회적인 전염을 통해 개인에서 개인으로 전파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부정직함을 제어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통 사람들은 사소한 잘못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고 넘어간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잘못들이 쌓이고 모이면 잘못된 행동을 대대적으로 해도 괜찮다는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 바이러스가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옮겨가듯 새롭게 탄생한 보다 덜 윤리적인 행동 양식도 사람들 사이에 전파해나간다는 것이다. 이 과정은 미묘하고 느리게 진행되지만 종국에는 어마어마한 재앙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소한 부정행위에 대해 우리가 치러야 하는 비용이며, 또한 아무리 사소한 잘못이라 해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저자는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을 들어 개개인의 사소한 부정행위를 개선하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이론은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상점 주인이 건물을 포기했거나 관심이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돼 불량배들이 그 건물에 모여들기 시작하고 결국 그 지역 전체가 슬럼화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소한 범죄라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쉽게 용서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애리얼리는 이와 마찬가지로 부정행위의 사회적인 전염을 고려한다면 단 한 차례의 사소한 부정행위도 그냥 넘겨서는 안 되며, 비록 사회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더라도 도덕적인 행동을 고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떻게 도덕성을 회복할 것인가?

욕망이 없는 인간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모든 인간은 욕망을 추구하며 따라서 부정행위는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인간 사회에서는 기본적으로 부정행위가 만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부정행위에 대한 저자의 결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부정행위의 수준을 낮출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도덕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탐구하고 그에 대한 희망적인 대안을 찾아낸다. 저자의 연구 목적도 바로 여기에 있다.
희망을 찾기 위해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부정행위의 추악함과 이것이 빚어내는 엄청난 결과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우리 안에 그리고 사회 도처에 자리를 잡고 있는 부정직함의 마술을 벗겨내고 그 실체를 정확하게 바라볼 때 비로소 현실적인 해법이 나오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와 관련해 이렇게 말한다.

사람의 행동을 실제로 이끄는 요인들을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하고 나면 부정직함을 비롯해 인간의 어리석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개선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21쪽)

저자는 인간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과거의 잘못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사회적 차원에서 좀 더 폭넓게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간과 사회가 아무리 추악하다 하더라도 인간과 사회에 대한 믿음 혹은 연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과 연민이 있기에 부정행위에 대한 저자의 혐오가 섬뜩하지만은 않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사소한 부정행위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그리고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해도 이런 행위가 쌓이고 모이면 노골적이고 뻔뻔한 사기 행위보다 훨씬 더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충격적이었다. 댄 애리얼리의 저서 중 가장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다.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블랙 스완》 저자

사람들이 현실의 실체를 왜곡하고 자신이 바라는 가상의 실체를 만들기 위해 정직함과 부정행위 사이에서 얼마나 교활하게 줄타기를 잘하는지 천재적이고 유쾌하게 꼬집는다.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도덕적인지 깊이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 - 메멧 오즈, 컬럼비아대학교 교수, 닥터오즈쇼 진행자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누구든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람 역시 거짓말쟁이이므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매혹적이고 저절로 지식이 쌓이며 재밌기까지 한 책!
- A. J. 제이콥스, 에스콰이어 편집위원

끊임없이 매력을 발산하는 책! 부정행위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음을 그리고 우리는 모두가 다 썩은 사과임을 증명한다. 그리 유쾌한 메시지는 아니지만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 조너 레러, 《탁월한 결정의 비밀》 저자

자기 인식에 관한 애리얼리의 조사 결과에 기반한 통찰에 웃고, 놀라고, 교훈을 얻을 것이다. 지식의 본질은 자기 인식에 있다는 플라톤의 가르침이 맞는다면 이 책은 지식의 본질이다.
- 스콧 쿡, 인튜이트 창립자

지금 하고 있는 어떤 행동을 우리는 도대체 왜 하는 걸까? 이 신비로움을 애리얼리만큼 탁월하고도 유쾌하게 설명해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온갖 파격적인 실험과 일화를 동원해 우리 안에 있는 어두운 일면을 탐구한다. 그런데 무지 재밌다.
크리스 앤더슨, 와이어드 편집자이자 《롱테일 경제학》 저자

회원리뷰 (42건) 리뷰 총점8.6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 댄 애리얼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짱* | 2019.03.30 | 추천4 | 댓글2 리뷰제목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고 해서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넘치는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창의적으로 생각해 봐라.’라고 주문하거나, 또는 오랜 시간을 이리저리 생각하다 보면 어느 정도 독창성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는 있게 된다. 일종의 몰입의 효과라고나 할까. 이렇듯 피카소와 아인슈타인, 스티브 잡스에 이르기까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체 인류 중 일정 비율;
리뷰제목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고 해서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넘치는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창의적으로 생각해 봐라.’라고 주문하거나, 또는 오랜 시간을 이리저리 생각하다 보면 어느 정도 독창성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는 있게 된다. 일종의 몰입의 효과라고나 할까. 이렇듯 피카소와 아인슈타인, 스티브 잡스에 이르기까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체 인류 중 일정 비율로 늘 존재해 왔다. 예술도 그들의 영역이다.

 

창의성이 좀 떨어진다고 스스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위로를 주면서 창의성의 다른 면을 보여주는 아주 재미있는 이론을 이 책에서 소개한다. 길지 않게 요약하면, 창의적인 사람들은 부정행위를 저지를 확률이 일반 사람들보다 크다고 한다. 다르게 얘기하면 스스로에게 허용하는 도덕적 유연성의 폭이 넓어서 자신이 저지르는 부정행위를 용서하는데 꽤 능수능란하단다.

 

누구나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부정행위의 유혹에 빠진다. 한 편으로는 스스로 자신이 도덕적이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고 싶어 한다. 두 가지 욕망이 혼선을 빚을 때, 인간은 자신의 부정행위를 합리화하기 위해 이야기를 꾸며내고 설득할 논리를 개발한다. 이렇게 스스로 합리화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에서도 창의적인 사람들의 재능이 큰 몫을 한다는 거다. 재미있는 연구다.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의 책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은 우리가 부정행위를 하는 것은 그 행위를 통해 얻게 되는 이익이 비용, 즉 부정행위가 발각돼서 받게 되는 처벌보다 클 때 발생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을 수많은 예를 들어 반박한다. 비용편익을 통해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판단이나 비합리적인 이유로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더 많다는 거다.

 

예를 들어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기숙사 냉장고에 현금과 콜라를 넣어두면, 효용을 생각하면 돈을 집어가야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콜라만 집어가고 현금은 그대로 둔다. 다른 예로 택시 기사가 장님을 승객으로 태웠을 경우 일반 승객에 비해 미터기를 덜 속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냉장고에서 돈을 가져가는 것과, 택시 운전기사가 장님을 속이는 것은 훨씬 비도덕적으로 여기는 것이다.

 

사람들은 부정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돈의 규모나 부정행위를 할 경우 발각될 확률과 특정한 요인들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도덕적 규범의 상기자, 돈이라는 실체의 구체성과 추상성 정도, 이익충돌, 정신적 고갈, 짝퉁 상품 소지, 허위 실적(학력) 상기자(예를 들면 가짜 졸업장), 창의성, 다른 사람의 부정행위 목격, 팀원들에 대한 배려 등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 책에서는 부정행위가 집단 차원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는 사례도 들고 있는데, 예전에 읽었던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개인 차원에서의 선의지와 이타적 행위는 비교적 그 실현 가능성이 높지만, 커다란 집단이나 국가에서는 도덕적 행위를 기대할 수 없으며 오로지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라는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부정행위를 예방하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부정행위는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아주 사소한 부정행위라도 강하게 처벌해서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다는 신호를 주어야 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거나 소위 고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부정행위는 엄격하게 다루어야 한다. 권위가 있거나 존경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행위는 훨씬 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도 항상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때로는 나의 이득을 위해서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도덕 기준의 허용치를 훨씬 덜 엄격하게 적용할 때가 있는 것이다. 누구나 인간은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가끔은 도덕적 판단을 재는 저울의 영점 눈금을 조정해서 한걸음 뒤에서 내 생각과 행동을 돌아봐야 하겠다.

 

-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떠오른 부정행위를 통해 이득을 얻으면서도 나 자신의 도덕성과 협상하여 나 자신이 꽤 괜찮은 사람임을 합리화하는 사례들… -

 

대학시절 시험을 앞두고 학생들이 커닝 페이퍼를 열심히 만든다. 처음에는 분명히 나쁜 짓이라는 판단에 일부만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되지만, 몇 과목의 시험을 치른 후에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자신만의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부정행위를 개발한다. 내가 커닝을 해야 할지를 선택할 기로에 서있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을 거다. 하나는 커닝한 아이들을 감독관에게 고발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나도 그들의 커닝 대열에 동참하는 거다.

 

인간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고, 그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데는 선수라서 이런 경우에는 고민할 것도 없이 커닝 대열에 동참하는 선택이 대부분일 거다. 나만 커닝을 하지 않으면 공정한 평가가 되지 않으니, 공정한 실력 경쟁을 위해서라도 부정행위에 동참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두면, 커닝은 더 이상 해서는 안 되는 부정행위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게 된다.

 

회사에서의 경우를 보자. 업무를 늘 집중해서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때로는 인터넷을 본다든지 업무와 상관없는 일을 할 때가 있다. (나만 그럴지도 모르지만.) 주어진 근무시간에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부정행위다. 그러나 회사의 상사가 나에게 부당하게 대우했던 경험이나, 쉬는 날 나와서 근무했던 일, 작년에 바빠서 쓰지 못한 휴가를 떠올리며, ‘이 정도는 나에게 허용된 업무의 느슨함 또는 휴식일 뿐’이라고 합리화한다. 동료의 업무태만을 보면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엄격함은 훨씬 느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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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 나는 내가 왜 '진상'이란 걸 모를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b******r | 2016.12.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나는 사람이 자신이 생각한 것 만큼 선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가 그러한 태도를 갖게 만든 책이 바로 오늘 리뷰할 댄 애리얼리의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이다.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한 이미지를 '선량한 사람'으로 잡고 있다. 아마도 자기 자신을 매우 극악한 악마로 가정하는 사람은 없을게다. 설사 매우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라도 말이다. 당장 지금 국가적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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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이 자신이 생각한 것 만큼 선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가 그러한 태도를 갖게 만든 책이 바로 오늘 리뷰할 댄 애리얼리의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이다.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한 이미지를 '선량한 사람'으로 잡고 있다. 아마도 자기 자신을 매우 극악한 악마로 가정하는 사람은 없을게다. 설사 매우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라도 말이다. 당장 지금 국가적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그런 큰 범죄까지 가지 않더라도 우리는 생활을 하면서 사소한 부정행위 정도는 가볍게 저지르고 산다. 자신은 그런 적이 없다고 생각하면 일단 스스로를 되돌아보기부터 해보자. 회사에서 남는 비품 몇개를 가방에 넣어서 집에서 쓴다든지, 차량 통행량이 적은 작은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횡단보도까지 가기 귀찮아서 무단횡단을 한다든지, 주차하기 어렵고 귀찮고 주차비도 비싸니 그냥 옆에 '잠시' 세워둔다든지, 철 지난 오래된 영화를 토렌트를 통해 다운받아 보는 것 등등 아마 일일이 따져보면 수없이 많을거다.

그런데 이런 부정행위들을 저지르고 살면서도 우리는 '나는 착하고 바른 사람이다'라는 이미지를 놓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신기한 일이다. 그렇게 사소한 부정행위를 많이 저지르고 살면서도 '나는 올바르지 않은 사람이다'라고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다니. 그것은 우리의 머리 속에서 이러한 생활 속의 부정행위가 '올바른 나'라는 이미지를 거스르지 않도록 합리화를 하기 때문이다.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은 바로 이런 '선한 나'란 존재가 저지르는 부정행위와 도덕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1)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부정행위를 용인하게 하는가?

사람들은 어떤 때는 부정행위를 가볍게 저지르지만 또 어땐 때에는 부정행위를 멀리하며 참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부정행위를 저지를까? 이에 대한 해석은 199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개리 베커로부터 비롯되었다. 베커는 사람들은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결정의 이익과 비용을 저울질하여 합리적 판단 하에 선택을 한다고 했다. 그래서 범죄의 경우에도 범죄가 주는 이익과 비용을 따져보고 범죄를 저지를지 말지를 결정한다. 이것을 '합리적 범죄의 단순 모델(SMORC)'라고 한다.

들어보면 꽤 그럴 듯 하다. 위에서 든 횡단보도 무단횡단(사람들이 크게 인지하지 않고 있지만 무단횡단은 범칙금 2만원의 경범죄다)의 사례나 주차 비용과 주차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대충 어딘가에 불법 주차를 하는 것도 사실 이런 편익과 비용을 따져서 내리는 결정이 아니었던가?

댄 애리얼리는 이를 검증하기 위해 참가자에게 시험지를 주고 풀게 한 후에 맞춘 문제 수에 따라 돈을 주는 실험을 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 그룹을 둘로 나누어서 한 그룹은 진행자가 참가자의 성적을 직접 확인하고 나서 돈을 지급했고 다른 그룹은 참가자가 채점 후에 시험지는 파쇄하고 진행자에게 자신의 점수를 얘기하면 그 점수에 따라 돈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즉, 한 그룹은 정상적인 테스트고 다른 그룹은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게 유도하는 식이었다. 결과는 당연히 정상 그룹에 비해 다른 그룹의 맞췄다고 주장하는 문제 수가 더 많았다. 이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과다.

만약 금액을 달리하면 어떨까? 참가자 그룹을 세분화 하여 이번에는 맞춘 문제당 지급하는 금액을 0.25, 0.5, 1, 2, 5, 10달러로 차등화 시켰다. 베커의 SMORC 대로라면 금액이 더 높을 수록 더 많은 문제를 맞췄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전혀 딴판이다. 금액에 상관없이 평균적으로 2문제를 더 많이 맞췄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금액이 10달러일때의 부정행위는 평균보다 낮게 나온 것이다.

실험을 좀 바꿔서 부정행위가 발각될 확률을 만들었을 때도, 참가자에게 이전 참가자는 더 많이 맞췄다는 정보를 줬음에도 일관되게 참가자들의 평균적인 부정행위의 규모는 '평균보다 2문제 더 많이'였다.

이것은 부정행위의 규모와 수준은 도덕성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정직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범위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다는 이야기다.

2) 자기합리화가 용인하는 '선량하고 정직한 나'

그리고 이런 부정행위에 대한 합리화가 쉬울 수록 부정행위의 규모가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위와 동일한 실험에서 상금을 현금이 아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칩을 주는 것으로 바꾸자 부정행위의 규모가 상승했다고 한다. 이는 직접적인 현금이 아닌 칩이므로 부정행위에 대한 부담감을 덜 느껴 현금일 때보다 더 저지르기 쉬웠다는 해석이 된다.


골퍼들을 대상으로 골프장에서 부정행위에 따른 발생 가능성을 예상하란 설문에서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부정행위와 합리화에 따른 죄책감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공 옮기기의 경우 손으로 옮기는 것보다 클럽으로 옮길 확률을 더 높게 추측한 것을 보면 결과적으로는 공을 옮긴 명확한 부정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직접 한 부정행위(손)보다 간접적으로 한 부정행위(클럽)가 합리화가 쉬우므로 죄책감을 덜 느낀다는 것을 확인 가능하다.

멀리건은 처음 날린 샷이 별로 안좋아서 지금 친 건 연습샷으로 치고 이번에 친 것을 제대로 된 샷으로 인정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이 멀리건의 경우 1번 홀에서 저지를 확률이 마지막인 9번 홀보다 크게 높았다. 즉, 1번 홀에서 친 것은 9번 홀에 비해 경기 결과를 크게 좌우하지 않으니 죄책감을 덜 느끼고 더 쉽게 저지른다는 것이다.

점수 기록은 아예 처음부터 잘못 기입하는 것이 나중에 계산을 잘못 하는 것보다 합리화가 쉽다. 그 때문인지 다르게 기입하는 것의 발생확률이 계산을 잘못하는 것보다 높게 나타난다. 이처럼 이러한 부정행위는 자기합리화를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여기서 또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설문에서 골퍼들은 다른 골퍼들이 부정행위를 저지를 확률을 자신이 저지를 확률보다 훨씬 높게 매겼다는 점이다.

이는 곧 자기 자신은 선량하고 정직하기에 그런 부정을 잘 안저지르지만 다른 사람은 내가 아니므로 그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즉, 이 또한 '선량하고 정직한 나'로 스스로를 자기합리화 시켜 자신의 부정행위 발생률을 과소평가하고 타인을 과대평가한 것이라 해석이 가능하다.

3) 합리화된 부정행위를 용인할 경우 더 큰 부정행위를 저지르기 쉽다

책에서는 또 다른 실험이 나온다. 이번에는 참가자들에게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명품 선글라스를 쓰게 하고 문제를 풀게 하는데 3 그룹으로 나누어서 1번 그룹에는 '이 선글라스는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명품이다'라고 알려주고, 2번 그룹에는 '이 선글라스는 짝퉁이다'라고 알려주었으며, 마지막 3번 그룹에는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았다.

재미있게도 이 실험에서 부정행위는 짝퉁이라고 알려준 2번 그룹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명품이라고 알려준 1번 그룹에서 가장 적게 발생했지만 3번 그룹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것은 카피품을 사용했다는 '부정행위'를 한 경우 그 다음의 부정행위를 하는데에 거리낌이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저자는 학력 위조나 성적 조작, 이력 조작 등의 행동은 처음에는 그저 작은 부정행위로 한 것일지 모르나 이렇게 부정행위를 처음부터 저지른 경우 이후에 더 많은 부정행위를 용납하고 수행하게 된다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책에서는 '어차피 이렇게 된거' 효과라고 이야기 하는데 마치 다이어트를 하기로 한 사람이 낮까지 잘 참고 있다가 밤에 유혹을 이기지 못해 치킨을 한 조각 먹게 되면 '기왕 이렇게 된거 다이어트는 다음 주부터 한다'라는 마음으로 치킨 판을 제대로 벌리고 맥주까지 마시는 것과 같은 효과다.

4) 창의적인 사람들은 부정행위를 잘 저지른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창의력을 굉장히 좋은 기질이며 사회 모두가 추구해야할 것으로 여긴다. 당장 창의적인 사람 vs 융통성 없는 사람이라 했을 때에 사람들은 전자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반면 후자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지 않는가?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인가 사회 전체에서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과 '창의력 발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서점만 가봐도 창의력에 관한 육아와 교육방법에 관한 책은 넘쳐난다. 그런데 창의력이 그렇게 만능으로 좋은 기질이 아닐 수도 있다.

댄 에리얼리는 이에 관해서 한가지 실험을 했는데 먼저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1) 창의성에 관련된 형용사들을 제시하고 그 단어가 자신을 얼마나 잘 표현하는지 점수를 매기게 하고, 2) 다양한 액티비티를 제시한 후 그 활동에 얼마나 참여하는지를 기재하게 하고, 3) '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다'와 같은 명제를 제시하고 거기에 자신이 얼마나 부합하는지 평가하게 했다.

이런 식으로 참가자로 하여금 스스로 창의성과 관련한 자신의 성향을 수치로 매기게 한 후에 본격적인 테스트에 들어갔다. 이 테스트란 좌우로 나눈 사각형에서 사각형 안에 생긴 점의 숫자를 잠깐 동안 보고 어느 쪽이 더 많은지 선택하게 하는 테스트였다. 그런데 이 테스트에서 한가지 요소를 더했는데 그것은 바로 왼쪽이 점이 많다고 선택할 때보다 오른쪽을 선택할 때 더 많은 보수를 준다는 점이었다.

이 실험 결과가 사뭇 흥미로운데 이 테스트에서 더 많은 보수를 주는 오른쪽을 더 많이 선택한 사람들이 테스트 전에 있었던 창의성 자가 측정치를 높게 매긴 사람들과 일치하는 경향이 있었다. 더군다나 그 수치에서 좀 더 창의적인 사람과 덜 창의적인 사람의 차이는 양쪽의 점의 개수차가 분명하지 않을 때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나왔다.

이것은 창의적인 사람과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주로 상황이 모호해서 자기합리화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을 때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정리하자면 창의성은 부정직함과 연관되어 있는데 이는 옳지 않은 행동을 하면서 옳은 일을 한다고 합리화 할 수 있는 능력과 관련이 있으며 창의적인 사람일 수록 자신의 이기심과 행동을 합리화하는데 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외에 다른 실험에서도 창의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사람들이 부정행위를 좀 더 하는 것으로 나왔으며 지능은 여기에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굉장히 재미있는 결과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왜 부정행위에 관대한 것일까? 우리가 창의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머리속 정의를 생각해보자. 창의성이란 기존에 있는 것을 가지고 기존에 없는 것을 생각해내거나 만들어내는 능력을 이야기 한다. 즉, 사람들이 찾지 못하던 상관관계를 발견하고 그것을 엮어 구성하는 것에 좀 더 능하다는 얘기다.

이것은 부정행위에 그대로 응용될 수 있다. 서로 다른 것을 엮어서 구성해내는 능력이 어떠한 정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해석하고 엮어서 구성하여 기존의 원칙과 규칙을 왜곡하는 방식으로 이용될 수 있다.

이를 감안한다면 창의성은 물론 필요한 기질이긴 하지만 사회 전체, 어디에서나 필요한 것은 아님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판사에게는 창의성이 크게 필요치 않을 것이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렇지만 특히 법률로 인한 대립에서는 그것이 칼같이 쪼개지기 보단 모호한 경우가 많다. 이때에 창의성은 상관없는 이야기를 엮어 판사로 하여금 자기합리화된 결정을 내리게 할 가능성이 높다.

융통성 없는 직종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은행원의 경우에도 지나치게 뛰어난 창의성은 해당 은행원과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창의적인 방법으로 편법을 허락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하겠다. 이렇게 보자면 우리가 늘 비판하는 공무원 세계의 융통성 없음도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거리는 아닌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과하게 칭찬 받아오던 창의성과 그에 반해 과하게 욕을 먹어오던 융통성 없음의 오명을 조금은 덜어줄 필요도 있겠다. 아울러 사회 전체적으로 불던 창의력에 대한 열풍을 진정시킬 필요도 있어 보인다.

이제는 그런 의미에서 부정행위에 비교적 관대한 사람을 '창의적인 놈', 원리원칙을 따르며 부정행위에 덜 관대한 사람을 '융통성 없는 사람'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5) 왜 진상들은 많은데 정작 진상들은 그걸 모를까?

이상 책의 내용 중 몇 군데를 뽑아서 요약을 해보았다. 이 책은 이렇게 일련의 심리 검사와 그 결과 그리고 그에 따른 분석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쓰자면 정말 끝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얼핏 든다. 그러니 내용에 흥미가 간다면 직접 나머지 부분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책의 다른 부분도 재미난 내용으로 가득하다. 우리가 어떠한 방식으로 스스로 저지르는 부정행위를 자기합리화하며 자기기만을 통해 '선량한 나'라는 정체성을 거스르지 않고 부정행위를 행하는지가 나온다.

SNS를 하다보면 사회에서 정말 수 많은 사람들의 진상 사례들이 나오는데 그것은 아마 이 책으로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그런 행동들을 자기합리화하고 스스로를 기만했기 때문에 대부분 그것이 부정행위라든가 진상이라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자신은 철저하게 올바르게 행동한 것이라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보면 항상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으며 가해자는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잘 모르는 것이다.

서두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내가 '사람은 자기 생각만큼 선하지 않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사람은 어떻게든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합리화 하여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되지 않도록 만든다. 그러한 자기기만과 합리화가 내가 무엇을 저지르는지도 모르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보자면 자신의 '선한 의도'나 '나는 정직하고 선한 사람'이라고 굳게 믿고 행동하는 사람이 반대로 얼마나 타인과 사회에 위험한 것인지 가늠이 갈 것이다. 자신의 선함과 정직함에 대한 신념이 굳건할 수록 그런 믿음에 대한 합리화 또한 엄청날 것이다. 그래서 부정행위를 뭉갤 가능성 또한 크다.

저자인 댄 애리얼리는 역사적으로 종교가 사람들이 부정행위를 하는 것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능해왔다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종교의 역기능이 발생한다는 생각도 한다. 특히나 합리와 의심보다는 맹종을 강요한다면 거기에 기대어 많은 부분에서 자기합리화를 통해 부정행위를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것이 참 어렵다. 어려워.

이 책은 이러한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도 굉장히 재미있는 책이다. 솔직히 댄 애리얼리의 글쓰기 실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중간중간 나오는 자신의 사례를 드는 부분의 경우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써낸다. 그래서 아마 내용에 비해 책은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중간중간 책을 읽으면서 내 사례도 많이 떠올라서 계속 수긍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걸 읽는 다른 분들도 아마 그랬으리라 생각된다. 내용도 갖췄으면서 재미도 갖춘 책이다.

덧붙임.

책 중간 즈음에 보면 자기가 마음 속에 둔 선택을 합리화 하기 위해서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러번 시행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선택의 가짓수가 2가지일 때는 동전을 던지면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데 개인적으로 내가 오래 전부터 해오던 방법이어서 더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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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착한 사람이 부정을 저지르는 이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e*a | 2015.11.1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부정직함 혹은 거짓말이 과연 경제학의 대상이 될까?경제학이란 경제 현상과 인간의 경제적 활동에 대한 학문일 테고, 부정직함이라면 법학(어떤 것을단죄해야 하는가 하는 차원에서)이나 심리학(왜 그런 부정직함이 나타나는지에 대해) 정도에서 다루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경제학을 이윤에 대한 학문, 혹은 인센티브에 대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인간 세계에서 이윤을 얻는데 있어;
리뷰제목

부정직함 혹은 거짓말이 과연 경제학의 대상이 될까?

경제학이란 경제 현상과 인간의 경제적 활동에 대한 학문일 테고, 부정직함이라면 법학(어떤 것을단죄해야 하는가 하는 차원에서)이나 심리학(왜 그런 부정직함이 나타나는지에 대해) 정도에서 다루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경제학을 이윤에 대한 학문, 혹은 인센티브에 대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인간 세계에서 이윤을 얻는데 있어서 수많은 부정직함이 끼어들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경제학의 대상이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른바 ‘주류경제학’에서도 ‘비용편익분석’을 통해서 부정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 분석을 하기도 한다. 이 ‘비용편익분석’은 한 사람이 내린 결정이 냉철한 이성의 결과, 즉 부정을 저질렀을 때의 이득과 처벌의 가능성 등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부정의 긍정적인 효과라는 계산이 나왔을 때 부정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댄 애리얼리는 ‘주류경제학’과는 달리(당연하다. 그는 ‘행동경제학자’이므로!) 부정이라는 게 꼭 이성의 냉철한 계산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즉, 부정은 인간 내면에 내재되어 있는 비이성적인 행동의 결과이며, 그것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이성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행동경제학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댄 애리얼리는 그의 주특기인 많은 실험을 통해서 (작은) 부정이 실제로 생긴다는 것과, 그 부정이 생기는 조건, 원인, (나름대로의) 해결 방안 등을 탐구해간다. 그리고, 역시 그의 주특기의 뛰어난 글솜씨로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책은 비록 경제학의 옷을 입고 있지만 재미있고 쉽게 읽을 수가 있다. 그리고 많은 얘깃거리를 선사해준다.


나의 멘토격인 분과 오래 전에 이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사람들에 대해서 평을 해보면 대체로 좋고, 나쁜 사람은 별로 없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왜 우리 주위에는 이렇게 부정이 끊이질 않는 걸까? 생각해보면 그렇다. 나 자신만 해도 모든 것에 완벽할 수 없고, 작은 부정들을 수도 없이 저지르고 있다 (그건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새삼 깨닫게 된 사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는 그렇게 심성이나 행동이 나쁘다는 평을 받는 것 같지는 않다(자뻑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평균적인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는 범주에 들어간다면 사람들은 착하지만, 아주 자주 (처벌할 수도 없는) 작은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는 얘기다. 사람들은 누구나 부정을 저지르지만, 소심해서, 혹은 또 다른 이유로 착한 사람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날 만큼의 부정은 저지르지 않는다는 것. 이 주제를 댄 애리얼리는 사회학적 실험을 통해 파고든 셈이다. 그러고 보면 이는 인간에 대한 통찰과 같은 면이 있다는 얘기다.


다른 재미있고 교훈적인 내용들은 다 제껴두고 한 가지만 마지막으로 언급한다.

바로 부정이 이타적인 이유에서 더 많이 저질러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자기가 부정행위를 했을 때 자기 짝이 이득을 보게 되면 그 짝이 설령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고 할 지라도 혼자 이득을 보는 상황보다 더 많은 부정 행위를 하는 경향을 보였던 것이다. 이 내용을 댄 애리얼리는 조금 확장했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볼 때 개인적인 이득을 추구하지 않고 이념적인 차원에서 정치 단체와 같은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도덕적인 원칙을 파기하는 데 심리적으로 저항감을 더 적게 느낀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 행위가 대의를 위한 것이고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89쪽)




(20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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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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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을 알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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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 | 2021.09.02
구매 평점3점
실험들이 재밌긴 한데 일반화하긴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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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2 | 2019.03.01
평점4점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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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k***u | 2019.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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