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5월 22일 |
---|---|
쪽수, 무게, 크기 | 416쪽 | 534g | 140*205*30mm |
ISBN13 | 9788965746898 |
ISBN10 | 8965746892 |
발행일 | 2019년 05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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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6쪽 | 534g | 140*205*30mm |
ISBN13 | 9788965746898 |
ISBN10 | 8965746892 |
<사일런트 페이션트>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저
서평
10월 북클러버 도서로 선정된 추리소설 <사일런트 페이션트>. 추리소설을 정말 백만년만에 읽는 듯 했다. 추리소설은 누가 범인인지 밝혀지는 과정에서의 그 반전이 중요한데, 이 책의 반전은 꽤나 괜찮았다. 반전을 알아챈 순간 입을 틀어막았으니 그정도면 선빵 아닐까?
서술자는 테오, 정신상담사로 남편을 잔인하게 죽인 혐의로 세간의 중심이 된 엘리샤에게 관심을 보여 그녀가 수감된 정신병원으로 이직을 한다. 엘리샤의 입을 열게하겠다고, 진실을 듣겠다는 집념 하나로 그녀에게 포기하지 않고 다가가는데 엘리샤는 좀 처럼 입을 열지를 않는다.
테오는 엘리샤의 주변 사람들을 통해 엘리샤에 관해 알아가기 시작하는데, 그들과 이야기를 할 수록 각자 엘리샤에 대한 무언가를 숨기는 것 같다. 게다가 엘리샤의 과거를 알면 알수록 자신의 과거와 무척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둘 다 아버지에게서 폭력과 무시를 당한 어린 시절을 갖고 있다는 것.
엘리샤가 남편을 쏜 그 몇 분 동안 벌어진 일들의 씨앗은 아주 오래전에 뿌려진 것일 수도 있다. 그런 감정은 기억보다 이전에 속하는 곳, 아주 어린 유년기 세상에서 학대와 혹사를 당하는 가운데 오랜 세월에 걸쳐 생겨나고 결국에는 폭발한다. 가끔은 엉뚱한 상대를 향해 폭발하기도 한다.
p.84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엘리샤가 입을 열기 시작하고, 그녀는 자기가 기록한 일기장을 테오에게 보여주게 되면서 진실이 점차 드러나는데...
반전을 알아챈 순간은 테오가 그의 아내의 내연남을 미행하다가 그의 집에 다다르고, 그 집 안에서 그가 아내를 마주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엘리샤의 일기와 겹쳐지면서 우앗! 입을 틀어막았다. 현재와 과거가 마구 뒤섞이면서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정말 독자를 감쪽같이 속였구나, 작가의 빌드업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 읽으면서 테오가 의심하는 족족 그 사람들을 의심했는데 완전 속았다... 서술자를 테오로 세우면서 그가 자신은 쏙 빼놓은 채 다른 사람들에게로 의심이 쏠리게 한 장치들이 좋았다.
정말 오랜만에 추리소설을 읽고 나니 다른 추리소설들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Verity 를 시작했는데 이게 추리+로맨스 소설이라 그런지 적당히 설레면서 적당히 으스스 하면서도 꽤나 괜찮다.
반전이 있는 소설인 만큼, 읽을 예정이라면 다른 서평이나 감상평을 보지 않고 읽는 것을 추천한다. 꽤 강렬한 한 방을 느낄 수 있음.
남편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천재 화가인 아내 앨리샤가 수감되는 걸로 책은 시작된다.
그 이후 그녀는 침묵을 지키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이 돼 정신병원에 수감 됨.
이 사건을 알게 된 주인공 심리상담가 테오는 그녀의 사건에 관심을 가지며, 그녀의 정신 병원으로 지원 해 그녀를 담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담당하면서 알게 되는 그녀의 과거와 이야기들,
또 그러면서 같이 진행되는 본인의 과거와 아내의 이야기가 교차 진행된다.
초반 배경을 쌓아갈때는 약간 지겨운 감이 없잖아 있지만, 중후반부 부터는 본격적으로 의심스러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고,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부터는 머리 위에 물음표를 계속 띄우면서 아니 이게 뭐람..? 하면서 읽을 수 있다.
이 소설의 핵심은 주인공인 테오도 그렇고, 앨리샤 또한 정신적으로 온전하지 못한 상태라는 거다. 그들이 겪은 것들은 앨리샤의 일기와 테오의 시점에서 서술되나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망상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또 쉽게 이 사건의 진실이 어떤 것인지 추측할 수 없게끔 이중 삼중 가려져있는 것도 그렇다. 작가가 중간 중간 삽입한 여러 장치들, 주변의 의심스러운 사람들과 정황, 모든 사건을 일차적 시간으로 배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독자들은 계속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게 된다.
모든 캐릭터들을 꼼꼼하게 잘 설정했고 개연성이 있었으며, 억지스럽지 않았다. 많은 추리소설들이 반전을 더 충격적으로 만들기 위해 되도 않는 인물, 생각지도 못한 등장인물을 범인에게 가져다 붙이는데, 이런 것들이 소설을 억지스럽고 개연성이 떨어지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앞에서부터 차곡 차곡 쌓아갔던 배경들과 디테일한 개개인의 성질 부여로 상황 자체가 어색하지는 않았다. 물론 약간의 물음표 모먼트는 있었지만.
반전 시점부터는 두꺼운 두께가 무색하리만큼 책장이 술술술 잘 넘어갔다. 물론 대화체, 일기를 배열해놓은거라 실제 페이지수보다 철자 수가 적은 것 같아 보이는 것도ㅋㅋㅋㅋ 영향이 있겠지만. 다만 모든 범죄 스릴러들이 그렇듯이 책장을 덮었을 때의 씁쓸함은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책을 재미로도 소비하는 편이라 좋았지만, 같이 읽은 독서 모임 친구는 조금 허무했다고 한다.
그래도 유명세만큼이나 뒷통수를 잘 친, 재밌게 읽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