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5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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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08쪽 | 602g | 155*225*20mm |
ISBN13 | 9791188990368 |
ISBN10 | 1188990365 |
발행일 | 2019년 05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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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08쪽 | 602g | 155*225*20mm |
ISBN13 | 9791188990368 |
ISBN10 | 1188990365 |
여는 말 1장 누구의 역사인가? 위로부터의 역사: ‘위대한 남성’과 소수의 여성 사회사와 계량화 E. P. 톰슨의 역사적 혁명 저항과 행위주체 권력과 사적 영역 2장 어디의 역사인가? 국가사는 어떻게 부자연스럽게 되었는가? 해양, 삼각무역, 국경 지구사의 성장 유럽-아메리카의 치환 3장 무엇의 역사인가? 이념에서 사물로 변화하는 관념사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 역사적 맥락에서의 과학 사물에 대한 새로운 역사 자연과 인간이 아닌 그 밖 주체들 4장 역사는 어떻게 생산되는가? 연대기 기록자에서부터 대학교수까지 대중적 역사와 공공의 역사 정통 학설과 수정주의: 논쟁은 역사를 어떻게 형성하는가 자료와 문서보관소는 역사를 만드는가? 5장 원인이 중요한가 의미가 중요한가? 인과관계와 역사 법칙과 유형을 찾아서: 사회과학적 역사와 비교 마르크스주의와 아날학파 다층적 인과관계의 역사와 사건의 귀환 의미를 찾아서: 미시사 클리퍼드 기어츠, 미셸 푸코, 그리고 ‘신문화사’ 6장 역사는 사실인가 허구인가? 객관성의 부상과 몰락 포스트모더니즘과 역사: 급진적 회의주의와 새로운 방법 모든 것은 구성되었다 입구의 이방인들 왜곡과 상상: 어디에 경계를 설정할 것인가? 닫는 말 감사의 말 주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역사는 인간을 다루기 때문에 역사의 '대상'은 '인물'이나 '장소'의 역사보다 더 자명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 “훌륭한 역사가는 동화의 거장과도 같다. 그는 인간 육체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어느 곳에서든지 자신의 이야기 기원이 있다는 것을 안다.” ('마르크 블로크' 저서 인용) 당시에는 그 의미가 덜 분명해 보일 수도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직유법은 놀랍다. (p.125)
생각해보면 역사서를 좋아하고, 부지런히 읽는 편인 것 같은데 그 시작을 모르겠다. 몇 살부터 역사서를 좋아했는지, 제일 먼저 읽은 것은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좋아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의미다. 한때 그것을 골똘히 고민해본 적 있으나 답을 찾지는 못했는데, 비로소 오늘 이 책을 통해 결론을 내린다.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역사는(...) 뚜렷하게 드러나는 구조 혹은 정의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p.9)”는 저자의 말처럼, 명확한 선도 없고, 수시로 변해야 할 역사를 무슨 수로 내가 단답화할 수 있단 말인가.
한때는 나도 역사를 '암기과목'의 선상에 두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랬기에 학생 신분에서 벗어난 지금도 왜 역사를 공부하냐는 물음에 지식의 확장, 서사적 재미 같은 고리타분한 말 말고는 대답할 길이 없었고.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삶이나 인구, 건강, 집단, 국가, 그리고 불평등이나 역할, 이념 같은 부분까지를 역사를 바탕으로 조금 더 생각할 수 있어서.” 정도는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나 역사를 쓸 수 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몇몇 기본 선행조건을 가지고 있는 누구나 과거의 특정 국면에 대한 사실을 기록할 수 있다. (p.173)
이 말을 틀어보자면 누구나 자신의 기준으로 역사를 기록하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동안 특정 성별에, 특정 사건에, 특정 인물로 인해 '빙산의 일각' 같은 역사를 알아 온 것일지도 모르고. 그런데 이것을 많은 이들이 알고도 몰랐다. “알려진 모든 사실이 수집되고 그것들이 객관적으로 재현된다면 논쟁할 필요가 있겠는가. (p.198)”라는 저자의 말이 요샛말로 “뼈 때리는 말”같다. “의미는 끊임없이 유동한다. (p.299)“는 저자의 말처럼 더는 갇힌 의미로 역사를 묶어두기보다는 과거의 기록에 의문을 가지고 “어떻게 변화해왔고, 변화하는지”로 시야를 옮겨야 할 것이다. 특정 사람이나 사건에 초점이 맞추어지어 온 역사가 아닌 타 학문과 긴밀한 관계를 주고받고, 끝없이 논쟁하게 하는 역사 말이다. 그래야만 역사는 죽지 않고 흐르고, 만들어지고, 유의미할 테다.
이 책을 통해 역사를 수용하는 태도나 역사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역사 자체가 변화해온 과정을 새 시각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개념을 쌓아가는 것도 필요한 공부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누구의, 어디의, 무엇 등의 시각으로 키워온 시간을 바꾸기는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역사는 다른 학문보다 공공의 삶에 더 많이 관여하기 때문에 현세적 시각이 중요하다. 이 책의 또 다른 목적은 역사가 혼종의 영역임을 여러 방식으로 강조하는 것이었다.(...) 이 책은 요약하자면 역사학이 학문으로서 살아 있게 하는2개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하나는 학계와 공공의 세계 사이를 잇는 다리로서의 역할이고,다른 하나는 역사학과,학교,박물관,심지어 정부 기구 내에서 그것이 만들어내는 논쟁이다. (p.337)
늘 그렇지만, 역사를 담은 책들을 읽어내는 일은 갈수록 어려운 것 같다. 더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되고, 더 많이 고민하게 한다. 이런 고민과 흥미가 날카로워지는 것이 '목적 달성'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한걸음 깊이 다가갈수록 어려움과 즐거움이 동시에 생기니 말이다. 무작정 읽어왔던 역사서를 보다 명확하게 바라보게 하는 냉철한 책이었다.
감히 저자의 이름을 빌려 이야기하자면 “(이 책을)사라! 조금 더 깊어질 것이니.” “마자!(맞아)”
역사에 대해 생각하기
이 책은
이 책은 『역사에 대해 생각하기』, 부제는 <오늘날 역사학에 던지는 질문들>인데 원제는 <Thinking About History>, 우리말 번역과 같다.
저자는 사라 마자, 노스웨스턴대학 역사학 교수.
이 책 소개에서 밝히고 있는 저자의 경력 중 주요부분을 소개하자면 이런 것이다.
<주요 연구 주제는 ‘사회적 상상력Social Imaginary’으로, 과거 사람들이 사회적 정체성, 특히 계급적 정체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경험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연구 및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책은 전 세계에 소개되어 학계는 물론 역사를 가르치는 현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
이 책의 내용은
조금 무겁다. 역사라는 것이 원래 무거운 것이지만, 이 책 무거운 역사를 다루는 책이라 그런지 무겁다. 그 무게를 감당하며 읽으려니 책읽는 걸음조차 무거워진다.
그런데 그 무거운 발걸음이 3장 <무엇의 역사인가>에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언가 나에게 의미 있는 부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것.
<역사가 언제나 궁극적으로 인간에 관심을 가지는 한 역사가들은 과거의 사람들이 그들 주변의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수많은 방식을 자신들의 연구‘대상'으로 오랫동안 분류해왔다.
전통적으로 역사의 ‘대상’은 역사의 ‘인물’과 밀접하게 겹쳐있다. (……)
역사의 대상에 관한 이 장의 서술은 역사의 인물과 더불어 전개 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 (126쪽)
그렇게 해서 진행된 역사 ‘대상’은 ‘관념사’에 이르게 된다.
<역사가의 관심 중에서 가장 추상적이고 가장 파악하기 어려운 대상이 가장 유래가 깊은 역사 중의 하나인 ‘관념사’다.>(129쪽)
이렇게 해서 ‘사회 경제, 정치의 역사’에 한정되어 있던 나의 역사 개념에 ‘관념사’가 포함되게 되었다.
관념사란 ‘한 사상가로부터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관념의 전달과 변용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나타난 ‘패러다임’!
‘패러다임’이란 말을 역사책에서 만나다니, 의외의 일이다.(138쪽)
이는 나에게는 의외지만 ‘패러다임’을 역사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낡은 패러다임을 벗어나 ‘개념적 도약’을 통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들어설 때에 과학혁명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역사적 관점으로 설명이 되는 것이다.
이 책, 비단 그런 항목만 있는 게 아니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을 목차를 통해 살펴보자.
1장 누구의 역사인가
2장 어디의 역사인가
3장 무엇의 역사인가
4장 역사는 어떻게 생산되는가
5장 원인이 중요한가 의미가 중요한가
6장 역사는 사실인가 허구인가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여러모로 나를 깨우쳐 주었는데, 그 중의 하나.
‘역사의 대상’에 대하여 이 책으로 새롭게 정리를 하고 있던 차에 다른 책을 만나게 되었다.
한스 -에르하르트 레싱이 쓴 『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
그 책 서문에 이런 글이 보인다.
<2017년 자전거 탄생 200주년을 맞아 우리가 진작에 관심을 가졌어야 할 자전거의 역사를 한 권으로 정리했다. 자전거의 기술 발전과 맞물려 당시 사람들의 삶과 생각, 사회와 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함께 들여다 볼 것이다.>(『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 8쪽)
'사람들의 삶과 생각, 그리고 사회와 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는가를 들여다보는 것'이 바로 역사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책을 읽으면서, 또는 책을 선택하면서 역사를 보는 눈을 달리 하게 만들어준 책이 바로 이 책, 『역사에 대해 생각하기』이다.
지금까지 역사서 또 역사 자체를 다룬 책을 읽어오기는 했지만, 이 책처럼 역사에 대하여 넓게 생각해 보게 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따라서 역사를 보는 폭이 일단 넓어진 것,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역사를 종적으로, 시대 순으로, 또는 국가 사회에 한정된 역사 인식에서 벗어나 역사를 다양하게 인식하게 되고, 또한 역사를 횡적으로 바라보게 된 것, 이 책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