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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1

한자와 나오키 1

: 당한 만큼 갚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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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50g | 143*205*30mm
ISBN13 9791189995096
ISBN10 1189995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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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의 시작은 분식회계를 간파하지 못했기 때문이군.”
지점장인 아사노 다다스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말에 담긴 미묘한 뉘앙스가 마음에 걸렸지만 한자와 나오키는 대꾸하지 않았다.
오사카 시 니시 구. 요쓰바시스지와 주오오도리의 교차로에 있는 도쿄중앙은행 오사카 서부 지점.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그곳의 지점장실이다. 메가뱅크의 하나인 도쿄중앙은행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지점답게 넓은 실내에는 집무용 책상과 가죽 응접 세트가 놓여 있었다.
융자과장인 한자와는 부하직원인 나카니시 에이지와 함께 그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아사노는 맞은편 팔걸이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은 채, 고뇌에 잠긴 표정을 짓고 있었다.
--- p.19

“한 건에 5억은 좀 심하군.”
도마리는 그렇게 말하더니, 들어 올린 소주잔 너머로 한자와의 표정을 살피면서 덧붙였다.
“본부에도 이미 소문이 났어.”
도마리는 현재 융자부 기획팀 조사역이다.
“내 잘못이 아니야. 지점장이 받아와서 어쩔 수 없이 올린 안건이거든.”
“그런 말이 통하면 좋겠는데. 너희 지점장 말이야, 최근 간사이 본부에 자주 얼굴을 내민다고 하더군.” 서부오사카철강이 1차부도를 낸 지 일주일이 지났다.
지금 우메다의 술집에서 테이블을 에워싸고 있는 사람은 출장으로 오사카에 온 도마리와 한자와 이외에 가리타, 곤도 등 네 명이었다. 가리타는 작년에 도쿄에서 이동해서 지금은 간사이 법무실의 조사역으로 있고, 곤도는 오사카 사무소에 설치된 시스템부 분실의 조사역으로 있다.
“자세한 건 잘 모르지만 미리 손을 써두려고 간 거 아니야?”
“미리 손을 쓴다고?”
도마리의 말을 들을 때까지 아사노가 간사이 본부에 자주 간다는 사실도 몰랐다. 한자와의 입에서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뭐 때문에 손을 쓰는지는 알겠지?”
도마리가 물었다. (……)
“책임을 회피하려는 거겠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중얼거린 사람은 곤도다.
--- p.84~85

“갑작스럽긴 하지만 다음 주 수요일부터 현장감사가 있다는군. 그렇게 알고 급히 준비해주겠나?”
에지마에게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것은 도마리를 만난 다음 주의 일이었다. 표정이 심각한 것은 감사 결과가 관리직인 자신의 평가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잘 들어. 안 그래도 우리 지점은 서부오사카철강 건으로 본부에 찍혔어. 만약 현장감사 결과가 나쁘면 ‘그것 봐라’라고 할 거야. 자네도 곤란해질 거고. 반드시 좋은 평가를 끌어내야 돼. 앞으로 5일간 죽을힘을 다해 준비하게.”
감사의 표적은 어디까지나 한자와였다. 그들의 계략을 알고 있는 한자와의 눈에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에지마의 당황하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울 정도였다.
에지마는 눈을 삼각형으로 만들며 다그쳤다.
“융자과장인 자네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곤란해. 반드시 잘해야 해. 지점장님이나 내 얼굴에 먹칠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그때는 책임져야 할 거야.”
‘지금부터 책임 운운할 문제가 아니잖아!’
한자와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덩치만 크고 머리는 텅 비어 있는 에지마 따위를 상대해봤자 어쩔 수 없어서 그냥 입을 다물었다.
--- p.173~174

사장이란 자리는 고독하다.
주머니 사정이 좋을 때는 주변에서 떠받들어주지만 궁지에 몰리면 그때부터는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 더구나 연대보증이란 이름하에 모든 책임과 의무를 짊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돈이 떨어지면 인연도 떨어지는 법이다. 그것은 은행도 마찬가지다. 한자와만 해도 정말로 돈에 궁한 상대에게 신용으로?즉 담보 없이 돈을 빌려준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신용 상황이 극단적으로 나빠졌을 때, 대출을 해주는 것은 담보가 있을 때뿐이다.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고 비난을 하든, 대출을 중단하고 자금을 회수한다고 손가락질을 하든, 담보가 없으면 외면하는 곳이 은행이다.
“부탁합니다. 이번만, 이번 한 번만 도와주실 수 없겠습니까?”
사장이 무릎을 꿇고 이렇게 사정해도 인정으로 “그렇게 하지요”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은행이란 조직이 돈을 빌려주는 것은 돈을 갚을 수 있는 상대뿐이다.
--- p.217~218

“지금 자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나! 융자과장으로서 부끄럽지도 않아? 이제 그만 자네 잘못을 인정해!”
미친 듯이 화를 내는 아사노를 향해 한자와는 냉정하게 반론을 펼쳤다.
“제게 책임이 있다면 순순히 인정하겠습니다. 그건 융자과장으로서, 은행원으로서, 더 나아가서는 직장인으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제 책임이 아닌 것까지 사죄하는 건 오히려 부끄럽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자와, 자네는 융자과장 자격이 없어!”
옆에서 듣고 있던 에지마가 그렇게 말하며 끼어들었다. 이 녀석에게는 자기 의견이란 게 없다. 아사노가 하는 말은 뭐든지 옳고, 아사노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하는 추종자일 뿐이다. 한자와는 에지마를 무시하고 계속 아사노의 표정을 관찰했다.
아사노는 악의를 잔뜩 담아서 말했다.
“한자와, 이제 다음은 없어. 그렇게 생각해.”
--- p.289~290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일본의 경제 호황기에 은행에 입사해 인생도 일도 승승장구하기를 기대했던 은행원 한자와 나오키. 그러나 버블 경제가 꺼지면서 과거의 큰 포부는 꿈으로만 남고, 현재는 오사카 서부 지점의 기업금융을 담당하는 과장이다. 어느 날, 5억 엔을 대출해준 서부오사카철강이 도산해버리고 대출금 회수가 요원해지자 지점장 아사노 다다스는 이 문제를 한자와에게 덮어씌우려고 한다. 본부의 융자부에서 일하는 동기 도마리는 한자와에게 아사노의 사내 정치 행각을 귀띔하며, 관계사로 방출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5억 엔을 회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여기서 밀려나면 은행에서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아사노의 강요를 증명할 수 있다면…. 계획 부도를 증명할 수 있다면…. 한자와는 즉시 채권 회수를 위해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도산 때문에 큰 피해를 입은 하청기업의 사장 다케시타와 협력한다. 한자와는 은행에 인생을 건 자신과 가족의 명예를 걸고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고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달려든다. 살아남으려면 돈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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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와 문서를 단서 삼아 거짓의 흐름을 추적하는 열혈 은행원-탐정 한자와 나오키는 그렇게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화이트칼라 히어로가 된다.”
- 김용언 ([미스테리아] 편집장)
“한자와 나오키는 일하는 사람 모두의 마음에 묵직함을 던진다. 조직 안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최후의 양심, 버리지 못한 긍지를 따라가다 보면, 내일도 일할 수 있는 힘이 솟아난다.”
- 신노 다케시 (소설가)
우리 사회인은 누구나 꿈과 희망을 품고 각자의 일에 매진했다. 포켓볼처럼 이리 치이고 저리는 사이,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한자와는 그런 우리의 초심을 일깨워준다.
- 시부야 가즈히로 (작가·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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