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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타일 히어로

프리스타일 히어로

: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아름다운 승부사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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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570g | 153*224*30mm
ISBN13 9788927803621
ISBN10 892780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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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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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항상 배가 고팠던 나를 만났을 때는 눈물도 났다.
어릴 때는 훈련을 마치면 정말 배가 고팠다.
대회에 나가서 이기지 못하면 늘 새 기록에 목말랐다.
태극마크를 단 뒤부터는 더욱 그랬다.

훈련을 열심히 했는데 0.01초도 못 줄였을 때는 화가 났다.
목표를 잃고 방황했을 때는 울었다.
눈물을 닦고 미친 듯이 훈련해 완전히 녹초가 됐을 때
배고픔도 잊고 웃을 수 있었다.
이 책을 로마의 나처럼 좌절했던 친구들이 읽어주면 좋겠다.
호주의 나처럼 열심히 사는 친구들이 봐주었으면 좋겠다.
지금의 나처럼 새롭게 시작하려는 친구들이 들어주면 좋겠다.

한 가지는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이 세상에 가치 없는 승부는 없다.
진지하게 최선을 다하면 런던의 나처럼
어떤 위기에도 당당할 수 있다.--- ‘프롤로그’ 중에서

‘침착해야 돼, 침착해야 돼, 잘 될 거야.’
속으로 만 번쯤 되새겼다.
침대에 눕지도 못하고 앉아 있는데 시간은 마치 정지돼 있는 것 같았다.
DSQ(실격, Disqualified).
생각만 해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답답하고 화가 났다. 허무하고 억울함에 치가 떨렸다. 소리라도 질러야 화가 풀릴 것 같은데 소리를 지를 수도 없었다.
30분 쯤 지났을까, 머리가 멍해지기 시작했다. 자포자기 상태.
갑자기 호주 전지훈련이 떠올랐다. 2년 동안 정말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준비했는데. 깊게 심호흡을 했다. 눈을 감고 차분히 400m 예선을 되짚어봤다. 수경을 내려 쓰고, 출발대에 올랐다. 그때도 깊게 심호흡을 했다. 바로 출발신호가 들렸고 나는 반사적으로 뛰어들었다. 쓸데없이 몸을 움직일 시간이 없었다. 3분46초68의 과정을 머릿속으로 쪼개고 쪼갰다. 몇 번을 반복해서 분석했지만, 문제될 것이 없었다. 화장실에 갔다 오고 물도 마시고 수영복도 다시 챙겼는데 고작 2분이 지났다. 침대에 누웠는데. 눈조차 감을 수 없었다.
어느새 4시간이 지났고 나는 거의 탈진상태였다. 여전히 감감 무소식.

자유형 400m의 전설을 꿈꾸어왔던 나는 런던 올림픽에서 내 인생 최고의 레이스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겠다는 다짐을 해왔다. 하지만 그 순간 나의 꿈은 멈춰 버렸다. 내 몸은 탄성을 잃어버린 고무줄처럼 흐느적거렸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마지막 3주 동안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루틴(Routine)화 한다. 평소 같으면 지금 이 시간은 결승에 대비해 잠깐 낮잠을 자는 시간이었다. 예선 때의 피로를 푸는 시간. 그러나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서 낮잠은커녕 안정을 찾기도 어려웠다. 아무 것도 안 하고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

2시 30분이 됐다. 그런데 감감 무소식이다. 분명 잘못된 게 없는데.
지루한 30분이 더 지나갔다.
‘아. 이제 포기해야 하나’
다시 아테네 올림픽 때 생각이 났다. 그때는 경험이 부족했다. 로마도 다시 떠올랐다. 그때는 준비가 부족했다. 그 뒤로는 큰 위기가 없었는데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그래 다 잊자! 마음 굳게 먹고 200m에 집중하자!’
3시 반쯤 마음을 정리하고 일어나는데 박 선생님이 들어왔다.
“태환아,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졌어.”
“그래요? 알겠습니다. 박 샘!”
조금 더 일찍 결정됐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나보다 더 긴장하고 있는 박 샘에게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박 샘. 이제 금메달 따러 가야지.”
“태환아 괜찮아?”
“박 샘, 아시안게임 금메달 같은 건 싫다며. 내가 올림픽 금메달 걸어줄게!”
“그래 좋아. 가서 금메달 따오자!”

말은 그렇게 했지만 4시간 동안 진을 뺀 컨디션은 엉망이었다. 다리에 힘이 빠졌다. 400m 결승에 맞춰 놓은 내 몸의 시간은 타이머 기능을 상실했다.
분명 위기였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 것은 확인됐다.
이제 이 위기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나의 몫이다.
속으로 ‘침착하자! 침착하자!’라고 다짐하며 내 목표를 다시 확인했다. --- ‘운명의 실격코드, 정면승부가 답이다’ 중에서

“석배 형, 물 챙겼어?”
“네가 좋아하는 제주도 생수로 3박스!”
“3주도 안 되니까 3박스면 되겠지, 런던으로도 가져올 거지?”
“보낼 거야. 야, 부족하면 사 마셔. 좋은 물 많아.”
“난 이상하게 유럽 물은 안 맞아! 형도 알잖아, 맛이 없어.”
“어우 촌놈, 에비앙도 못 먹어.”

나는 내가 뭐든지 잘 먹는지 알았다. 태릉선수촌에서도 이것저것 안 가리고 잘 먹었고, 호주에서도 스테이크부터 라볶이까지 골고루 잘 먹었다. 훈련 강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먹는 양도 정비례했다. 이런 날은 우리 테이블이 음식으로 가득 찼다. 일단 반찬으로 된장찌개, 보쌈 큰 것, 팔보채 하나. 해물파전, 샐러드 큰 것, 그리고 면발이 살아 있는 라볶이를 시킨다. 전담팀 권태현 선생님은 우리가 식당에서 주문할 때마다 “수영선수가 아니라 소를 키우네”라고 놀리곤 했다.

이런 내가 유럽에만 가면 물 때문에 고민이다. 이상하게 유럽 생수는 맛이 없다. 처음에는 식당이나 호텔에서 주는 물만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남들이 맛있다고 하는 에비앙이나 볼빅, 비텔 같은 생수도 나는 맛이 없다. 물은 개운해야 하는데, 유럽 생수는 아무리 차게 마셔도 별로 시원한 맛이 없다. 그래서 런던 올림픽 때는 과감하게 물에 투자했다. 가장 중요한 대회인데, 물 같은 사소한 것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7월 초, 프랑스 몽펠리에로 조절훈련 나갈 때 제수도 생수 3박스를 싣고 갔다. 공항에서 대한항공 카운터에 계신 분이 물 때문에 오버차지 나오겠다는 농담을 하셨다. 라면과 햇반, 팩소주 같은 걸 챙겨가는 사람은 많이 봤는데, 물을 이렇게 많이 챙겨가는 경우는 처음이란다. 우리 몸에는 우리 농산물이 최고인 것처럼, 우리 몸에는 우리 물이 최고라고 말해 주었다. 신토불이 말고 신수불이! 역시 우리 물이 최고다. --- ‘내 물맛은 신토불이’ 중에서

새로운 도전에 두려움은 거의 없다. 하지만 솔직히 자신 없는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여자친구다. 대학 1학년 때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했다. 대회를 마치니까 8월. 이후 빽빽한 스케줄 때문에 연애할 시간이 없었다. 대학 2학년 때는 생각하기도 싫은 로마 세계선수권대회. 그때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그 친구는 지옥의 문턱까지 갔을 것이다. 내 약점을 아는 부모님도 여자친구 이야기가 나오면 ‘너 잘 할 수 있나 보자’ 뭐 이런 분위기다.
한때 가깝게 지낸 여자친구가 있긴 있었다. 여기저기서 말 만들려고 갖다 붙이는 연예인 말고, 정말 재미없는 훈련이야기를 편하게 들어주고 맛있는 것도 잘 만들어주던 친구였다. 하지만 1년에 거의 반 이상을 해외 전지훈련과 국제대회 때문에 나가 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잊혀졌다. 그래서 자신 있게 ‘여친이 있었다’거나 ‘연애를 했다’는 얘기를 할 수 없다. 남들처럼 애틋한 스토리도 없다.

런던올림픽도 끝났고 내 나이 23살. 이젠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각별히 신경을 쓸 준비는 됐다. 내 이상형은 우선 이야기가 잘 통하는 재미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외모는 몸매가 좋고 건강미 넘치면 된다. 물론 예쁘면 더 좋고!
균형 잡힌 몸매는 전지훈련과 국제대회를 다니면서 생긴 로망이다. 미국과 호주, 유럽의 여자 수영 선수들이 공항이나 경기장 밖에서 청바지나 사복을 입은 모습을 보면 매력을 느꼈다. 머리를 아무렇게나 동여매고, 청바지에 면 티셔츠 하나만 입고 있어도 건강미라고 해야 하나, 다이내믹한 모습이 좋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것은 데이트다. 다른 친구들처럼 여친과 다정하게 거리를 활보해 보고 싶다. 아직 한 번도 못 가본 홍대 주변을 시작으로, 인미 누나와 처음 나갔던 명동, 그리고 서울의 데이트 명소들을 쫙 둘러본 다음, 놀이공원과 수목원을 찾아다닐 것이다.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노천 카페에 앉아서 기다려도 보고, 남대문이나 동대문으로 옷도 사러 다니고 싶다. 미술관도 재미있을 것 같다. 호주에 왔던 CF 감독님한테 판화 작품집을 선물로 받았는데 느낌이 좋았다.
“태환 씨, 이건 태환 씨가 그림에 관심이 많다고 해서 하나 골랐어요. 에셔라는 네덜란드 작가 작품이에요.”
“우와, 그림이... 아니 판화라고 해야 되나? 굉장히 신기하네요.”
“에셔는 원래 불가능한 형태나 절묘한 형태를 잘 표현하는데, 태환 씨도 불가능한 상황을 가능하게 만들라는 의미의 선물이예요.”
“고맙습니다.”
이런 대화를 여자친구와 같이 나누면 근사할 것 같다.
여자친구가 생기면, 선물하고 싶은 것도 있다. 워싱 잘 된 청바지에 잘 매치되는 티셔츠,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액세서리다. 나는 남들이 다 입는 트렌디한 것보다 나에게 편한 옷을 선호하는 데, 같이 잘 어울리는 것을 골라 선물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패션과 인테리어, 차에 관심이 많아서 훈련이 없을 때는 직접 그려보기도 하고 패션 잡지와 카탈로그 등을 세심하게 살펴보는 편이다. 그러니까 너무 촌스러울까 걱정은 안 해도 된다.
--- ‘여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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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냉정한 승부의 세계를 준비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일은 스포츠나 인생이나 똑같다. 박태환 선수는 결과 이상의 값진 선물을 우리에게 주었다. 혹독한 훈련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그의 인생이 값지다. 프로근성을 키우고 싶은 모든 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 박근희(삼성생명 사장)

시련을 당할 때 사람의 진가는 드러난다. 박태환 선수는 런던올림픽에서 빛났다. 이 책은 꿈과 희망, 땀과 눈물로 가득하다. 인간 박태환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프리스타일 히어로로 인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청춘들이 가득한 세상을 그려본다.
- 하성민(SK텔레콤 사장)

0.01초의 시간을 다퉈온 박태환 선수의 포기하지 않는 열정! 이 책을 통해 꿈을 갖고 도전을 받길 바랍니다.
장미란(국가대표 역도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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