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6월 14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176쪽 | 274g | 128*188*20mm |
ISBN13 | 9788937473210 |
ISBN10 | 8937473216 |
발행일 | 2019년 06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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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176쪽 | 274g | 128*188*20mm |
ISBN13 | 9788937473210 |
ISBN10 | 8937473216 |
1장 7 2장 49 3장 109 작가의 말 169 |
어린 시절, 젊은 시절을 지나와서 보면 그때 어떻게 그런 상황을 넘어 왔나 싶을 때가 생긴다. 더 나이 많은 사람들이 봤을 때는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을 것들이, 마주한 어린 영혼들에게는 더없이 중요하고 절절하게 닿았을 갖가지의 경험들. 이 소설은 이런 생각을 하도록 옛 시간으로 이끌어가는 힘이 있다. 그래서 이게 좋은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건 개별 독자의 선택과 판단으로 남을 일이고.
작가가 이 소설을 출판했을 당시 가졌던 독자와의 만남의 자리에 간 적이 있다. 더듬어 보니 벌써 몇 년 전이다. 소설에 대해 말하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도 이제야 이 소설을 읽게 된 것을 보면, 읽어야겠다는 의무감과 읽고 싶다는 내 호기심의 값은 크게 차이가 있었나 보다. 그때 작가가 무어라고 했는지는 기억에 남아 있지 않고 글을 읽으면서 당시 받았던 어떤 메시지나 이미지가 떠올라 줄까 기다렸는데 소설이 끝나도록 그런 건 생기지 않았다. 일찍 읽지 못해 아쉬웠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뜻이 되겠다.
그런가, 1990년 대에서 2000년 대 여학교에서는 소설 속 현상들이 더러 있었더란 말인가. 당시 여학교에 근무하기도 했었는데 내가 통 몰랐던 걸 보면, 지독히 눈치가 없는 사람이었던가 내가 다니는 학교에만 그런 일이 드물었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건 꽤나 진지한 거리감이다. 내가 그다지 공감하지 못한다는 말이니까. 소설 속 인물들의 이야기나 대화에 빠지지 못할 수밖에.
소설가가 되는 사람들은 일반 독자가 될 사람들에 비해 훨씬 예민하고 섬세할 것이라는 생각이 또 든다. 같은 현상에 놓여도 이게 보이고 또 붙잡을 수 있어야만 이야기로 만들어 낼 수 있을 테니까. 작가가 써 놓은 소설을 읽으면서도 내가 못 본 시대의 흐름에 낯선 기분만 가지고 있어서야. 딱히 할 말이 더 없다.
한 번쯤은 꿈꾸는 발칙한 상상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상상 속에 학창 시절의 추억이 담기지 않을까 한다.
슬픈 일, 기쁜 일, 부끄러운 일, 그리고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일.
그런 일들이 우리 학창 시절에 존재하지 않을까? 그런 추억의 일들이 이 한 편의 작품에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마 학창 시절의 추억 중에는 금기와 관련된 상상도 많이 있지 않을까 한다. 금기가 현실이 되기도 하고, 금기가 상상으로 끝나기도 하고,
학생이기에 가능한 경험이고 도전이지 않을까 한다.
그런 추억이 현재의 아름다운 자신을 만들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추억이라도 추억 그 자체는 아름답다고 믿고 싶다.
김세희 작가의 '항구의 사랑'이라는 소설이다. 나는 이 소설을 <책끝을 읽다>라는 콘텐츠로 처음 접했다. 퀄리티 높은 일러스트 덕분에 소설 내용에 흥미가 생겨서 직접 사서 읽게 되었다.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학창시절의 여름 느낌인데, 그것만으로도 고등학생 때의 추억이 떠올라서 즐거웠다. 주인공이 동성 친구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나, 동성 선배에게 호감을 느꼈던 것 모두 공감이 되기도 했다. 결국 주인공과 선배는 그저 친한 선후배 사이였던 걸로 기억되는 것을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정에서 사랑으로 발전할 수 없는 현실이 참 슬프게 느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소설 속 내용과 비슷한 경험을 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책 두께도 두껍지 않다보니 앉은 자리에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