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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과 남자에 관하여

수염과 남자에 관하여

: 남자 얼굴 위에서 펼쳐진 투쟁의 역사 (서양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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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962g | 154*225*33mm
ISBN13 9791189437107
ISBN10 1189437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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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턱수염의 역사에서는 패션에서와 같은 주기적인 변화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속도는 느리지만 매우 규모가 큰 변화가 나타나는데, 그것은 이상적인 남성미를 규정하고 그것을 수시로 바꾸는 보다 근본적인 사회적 힘에 의해 촉진된다. 이상적인 남성미의 기준이 바뀔 때마다 수염 스타일도 그것에 맞춰 변한다. 남성들의 인생사는 글자 그대로 얼굴에 그대로 그려진다.
--- p.2

알렉산더는 이집트와 페르시아를 정복함으로써 자신과 그리스어를 구사하는 스승들 모두를 세상에 널리 알렸다. 하지만 그는 고대 그리스 전통에서 남자답지 못한 이미지로 폄하된 외모를 선택했다. 초상화, 조각상, 동전들 모두 그를 젊고 매끈하게 면도한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 왜 그랬을까? 더 나아가 고매한 그리스 로마의 남자들마저도 그 후 400년 동안 왜 그렇게 그를 열심히 모방하고자 했을까? 정답은 그가 자신을 거의 신적인 존재로 인식했으며, 그 배역에 어울리는 얼굴 모습을 갖추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 p.5

이 책의 각 장에는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문명에서 고대 도시들이 출현한 시대, 매끈한 피부를 선호하는 이른바 “메트로섹슈얼족”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턱수염의 역사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시대들이 순차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 p.5

현재의 많은 문화권 사람들처럼, 고대인들도 털을 신체를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로 여겼다. 따라서 털을 자르는 행위는 자기 부정, 치욕, 또는 희생의 표시였다. 고대 세계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행해졌던 삭발 의식은 죽은 자를 애도하는 자리에서 이루어졌다. 이런 의식에서 머리나 턱수염을 자르는 행위는 옷을 찢고 자기 살을 칼로 베는 행위와 함께, 고통과 애도의 마음을 나타냈다. 고대 이집트의 고분 벽화에서는 시대를 막론하고, 남녀 모두 애도의 표시로 머리와 옷을 뜯거나 찢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 p.38

위대한 사람의 턱수염은 그 사람 개성의 상징이자 정수(精髓)이기 때문에, 바빌로니아인, 아시리아인, 페니키아인, 기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사람들에게 수염의 상실은 치욕, 패배, 혹은 죽음의 상징이 되었다. 다윗의 사절단이 강제로 수염 깎인 것을 중대한 모욕으로 여긴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고대 메소포타미아 세계를 알려주는 방대한 문서 자료라고 할 수 있는 구약 성서는 머리를 깎거나 수염을 망가뜨리는 끔찍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엄밀히 말해 턱수염에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삼손과 델릴라의 이야기도 유명한 예이다.
--- p.54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고대 이집트 문명에 대한 고찰을 통해 알 수 있었듯이, 턱수염을 길렀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남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턱수염, 그리고 다른 부위의 털은 그가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를 말해준다. 어떤 사회에서는 털의 제거가 성직, 또는 왕실, 그리고 거룩한 종교의식에 참여하는 귀족들에 적합한 정화 의식의 일부였다. 이와 반대로, 턱수염은 법전 제정자, 전사, 혹은 부족 원로들의 상징이었는데, 이들의 권위는 공통으로 종교의식보다는 세속적인 행위에 바탕을 두고 있다.
--- p.60

로마는 서구를 지배했다. 면도도 마찬가지였다. 매끈한 얼굴은 세련되고 존경스러운 남자의 특징으로서 신화 속이나 역사상의 실제 영웅을 묘사한 형상들에 어김없이 나타났다. 이것은 당대의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이상이었으며, 단순히 시간이 흐른다고 사라지는 특징이 아니었다. 실제로 남성적 명예를 드높이는 얼굴 스타일과 이상형을 개혁하는 데에는 그야말로 역사상 최초의 턱수염 운동이 필요했다. 이것은 직업적인 철학자들이 추진한 프로젝트였는데, 이들은 매끈한 얼굴이 득세했던 오랜 기간 동안 고집스럽게 털이 텁수룩한 얼굴을 고수했다.
--- p.85

서로마 제국의 궁극적인 몰락, 그리고 로마의 전체 역사를 통해 드러난 기독교의 승리는 고대의 면도 관습, 그것과 상반되는 턱수염 부흥 운동을 모두 종식시켰다. 이후 남성성의 내용은 고전적인 예술이나 철학이 아니라, 기독교의 맥락에서 형성된다. 이어진 중세 시대에서는 기독교 사회 안에 턱수염 기르기를 찬성하는 주장과 반대하는 주장이 모두 형성되었다. 초기 신학자들은 스토아 철학에 입각하여 털의 자연미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훗날 종교 개혁을 일으킨 개혁 세력은 면도에서 풍기는 영웅의 이미지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에서 부활시키는 데 성공했다.
--- p.98

하지만 턱수염이 무성한 그리스도의 그림은 진짜 초상화가 아니다. 이것은 매우 긴 세월에 걸쳐 발전해온 문화적 관습일 뿐이다. 기독교 역사상 처음 몇 세기 동안, 신자들은 여러 다양한 예수의 상을 시험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 시기에 나온 그림들은 턱수염을 그린 예수보다 턱수염이 없는 예수가 더 많았다. 턱수염이 예수의 이미지에서 핵심적인 부분으로 발전한 경위와 이유를 알면 우리는 기독교 문명이 얼굴의 털에 부여한 의미에 대해 아주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 p.99

그리하여 그리스도는 여자들이 “세상 사람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하나”라고 생각하지 못하도록, 단호하게 비--- p.여성적 모습을 취하고 있다. 턱수염을 기른 그리스도는 턱수염이 그야말로 천상의 이미지를 풍긴다는 개념을 더욱 강화하며, 수염이 지혜나 권위와 관계가 있다는 매우 오래된 사상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여자보다 그리스도와 좀 더 닮은 남자들은 이런 식으로 하나님의 왕국에서 자신들이 특권적 지위를 누리게 되었으며, 교회에서 지도력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고 제 입으로 단언했다.
--- p.121

루이 7세와 루이 9세 모두 십자군 원정에 열정을 쏟았고, 이 때문에 왕실의 용모 스타일이 널리 보급되었다. 십자군 원정에 나선 기사들은 프랑크 왕국의 전통에 따라 턱수염 없는 얼굴을 선택했다. 그것이 자신들이 수행하고자 하는 종교적 임무와 어울리며, 턱수염 없는 것이 적군인 무슬림들과 아군을 구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 p.153

중세 말, 수염은 더 이상 남자들의 계급을 나누는 특징으로서 역할은 하지 못했다. 대신, 턱수염은 신분에 관계없이, 잘 교육받고 훌륭하게 자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특징이 되었다. 같은 논리로, 수염은 부정적인 것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이런 상징이 훌륭하게 묘사된 것이 1376년 프랑스 왕 샤를 5세에게 헌정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 삽입된 그림이다. [중략] 이 중세의 미술가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남성성을 나타내는 흔한 개념, 즉 머리와 수염을 잘 다듬은 남자는 당연히 현명하고 자비롭다는 개념에 의지했었음을 알 수 있다.
--- p.157

고대 이래로 유럽인들은 아득히 먼 곳에 사는 야만인들은 거칠고 이상하고 몸에 털이 많을 것이라고 상상했다. 그들이 아메리카 대륙과 아시아에서 신세계를 발견한 이후, 그런 곳에는 실제로 털을 기른 사람들이 돌아다녔다. 하지만 그곳의 털 많은 사람은 유럽인 자신들이었고 토착민들은 상대적으로 매끈한 얼굴로 다녔다. “야만인들”이 대체로 수염을 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접하고 유럽인들은 자신들의 수염을 더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다.
--- p.175

판 헬몬트의 생각에 따르면, 아담은 에덴동산에서 턱수염 없는 모습으로 창조되었다. 하지만 금단의 과일인 사과를 먹음으로써 내부에서 이브의 “처녀성을 빼앗을 정도로” 왕성한 성욕이 일어났다. 그때 수치심의 표시로 그의 턱에서 턱수염이 삐죽삐죽 나오기 시작했다. 판 헬몬트는 “그래서 겸손의 미덕을 가장 먼저 위반한 자, 그리고 숫처녀의 처녀성을 빼앗은 자가 누군지 아신 하나님은 아담의 턱, 뺨, 입술에 털이 나게 하면… 아마도 하찮은 네 발 짐승처럼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 플랑드르 과학자는 이런 추리를 통해 필연적인 이론을 끌어냈다. 턱수염이 이렇게 사악하다면 진정한 천사들에게 턱수염이 있을 리가 없다. 만약 어떤 정령이 턱수염을 기른 채 지구에 나타나면 우리는 그 자를 즉시 악마로 지목할 수 있을 것이다.
--- p.191~192

어쨌든 수염 난 여자들의 존재는 턱수염 부흥 운동의 열정을 꺾을 만큼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1500년대 초부터 1600년대 초까지 1세기 넘는 기간에 걸쳐, 전 유럽의 성직자, 시인, 과학자 사회에서 턱수염에 대하여 일치된 ‘찬양의 합창’이 울려 퍼졌다. 교양 있는 유럽 남자들은 확고한 인도주의에 자극을 받아 인간의 본성과 신체에 관심을 돌렸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만한 힘과 지혜를 자연으로부터 부여받았다고 여겼으며, 그런 존재로서의 정당성을 자신들의 몸과 턱수염에서 찾았다.
--- p.199

그 후 몇 년 동안 사람들은 이념 차이가 털의 여러종류에 투영되어 있다는 것에 주목하게 되었다. 보수 왕당파들은 당연히 매끈하게 면도를 했다. ‘털의 무성함’이라는 잣대에서 반대쪽 끝에 있는 공화주의자들은 무슈(mouche), 즉 입술 밑에 기르는 작은 턱수염과 함께 턱까지 뻗친 구레나룻을 뽐내고 다녔다. 온건한 공화주의자들은 무슈를 기르지 않았다. 만약 어떤 사람이 무슈와 콧수염은 길렀으나 긴 구레나룻, 즉 나중에 “황제 수염”이라고 불리게 되는 스타일의 수염을 기르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나폴레옹 지지자, 다시 말해 몰락한 나폴레옹 정권의 지지자라고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온건 공화주의자와 보수주의자의 중간쯤에 있는 자유파는 코밑수염을 선호했으며, 여기에 구레나룻을 곁들인 사람도 있었고 곁들이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물론 풍성한 턱수염은 예술가와 급진주의자들을 제외하고는,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치적 차별성이 뚜렷한 나라에서 수염이 동맹의 표시로써 사용되고, 이런 수염의 다양성이 프랑스를 19세기 남성성 패션 스타일의 선두에 서게 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 p.244~245

19세기에 나온 개념 중 독특한 것은 턱수염과 콧수염이 나쁜 공기를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 생각은 유명한 《에든버러 리뷰》를 포함한 여러 언론의 지지를 받았다. 이 잡지는 노동자들의 건강에 관한 기사를 통하여 질병의 원인이 되는 매연과 먼지를 주의하라고 일러주며, 아울러 예방법으로 턱수염과 콧수염 기르기를 추천했다.
--- p.286

턱수염이 난 여자들은 자연의 변종으로서 경악과 연민의 정을 불러일으켰으나, 자연이 정해놓은 만물의 체계를 재확인해주기도 했다. 난쟁이와 거인을 보며 정상인들이 안도감을 얻는 것처럼, 턱수염이 난 여자들도 턱수염에 담긴 본질적인 남성성을 확인해주는 역설적인 효과를 낳았다. 즉, 예외가 있어야 규칙이 있다는 것이 증명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들의 특이한 모습이 주는 충격은 모든 사람에게 행복과 선량한 질서를 위해 규범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남자들은 자신들에게 수염이 있다는 것을 더욱 돋보이게 할 테고, 반면에 여자들은 변종 취급을 받지 않기 위해 단호하게 털의 흔적을 없애버리려고 했을 것이다.
--- p.294

턱수염은 또 남성적 영웅주의를 보여주었다. 루이 나폴레옹은 자기 삼촌만큼 큰 성취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세 갈래로 뾰족하게 기른 황제 수염으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앨버트 스미스와 월트 휘트먼은 용감한 모험가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루크 필데스는 영웅적인 의사의 모습을 자신의 이미지처럼 그렸다. 나이 어린 소녀까지도 에이브러햄 링컨의 얼굴이 인상적인 모습으로 바뀌면 더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 예감하고 있었다.
--- p.299

18세기에 면도는 신사들이 지녀야 할 훌륭한 매너의 일부로 여겨졌다. 20세기 남자들 역시 직장과 고용시장에 적응해야 했다. 젊음의 에너지와 규율 잡힌 신뢰성 표출이 중요해진 시대였다. 남자가 매끈하게 면도하면 더 젊고 더 건강해 보인다. 매끈한 얼굴은 또 정직과 친화력을 나타냈다. 흔히 쓰는 “매끈하게 면도한”이라는 말은 이런 연관성을 깔끔하게 요약한 말이다. 면도한 남자는 깔끔하고, 힘이 넘치고, 신뢰할 수 있었다. 사회가 이런 덕목들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에 남자들은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면도칼을 들었다.
--- p.322

1904년 킹 C. 질레트가 안전면도기 특허를 취득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이것이 면도 기술의 향상이 당시 면도가 유행했던 현상을 설명한다는 항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질레트의 발명품은 턱수염의 종말을 초래한 원인이라기보다는 그것에서 이익을 본 물건이었다. 질레트가 무대에 입장할 무렵 ‘얼굴의 털’은 무대에서 물러나고 있었다. 질레트를 비롯한 많은 회사의 면도용품 광고는 면도기가 매끈한 얼굴에 대한 욕구를 창출했다기보다는 그런 욕구 충족을 단지 도와주었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남자들에게 얼굴에 난 털을 제거해야 한다고 설득하느라 노력할 필요가 없었다. 대신 자사 제품이 면도를 참으로 쉽고 편안하게 만들었다는 점만 끈질기게 집중 광고했다.
--- p.329

19세기 말에 미생물이 여러 전염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병에 대한 인류의 이해는 혁명적으로 발전하였다. 건강과 수염의 측면에서도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19세기에 의사들은 턱수염과 콧수염이 먼지와 나쁜 공기를 걸러줄 뿐 아니라 피부와 신경을 태양과 날씨로부터 보호해준다고 주장했었다. 루이 파스퇴르의 발견은 이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20세기가 시작할 무렵에는 얼굴의 털을 미생물의 온상으로 지목하는 의사들이 더욱 증가했다. 20세기에 들어와 신문, 잡지, 의학 저널은 놀라운 보고서로 가득 찼다. 예컨대 콧수염을 기른 남자와 키스한 여자의 입술이 폐결핵과 디프테리아균은 물론, 음식물 입자와 거미 다리에서 묻은 털 등으로 오염되었음을 보여주는 1907년도 실험 보고서 같은 것들이었다. 1909년 영국 의학 저널인 《랜셋》에는 깨끗하게 면도한 남자들이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더 낮다는 연구 보고서가 실렸다. 그 주장은 얼굴에서 털을 밀어버리면 위험한 미생물의 온상을 없애는 것이고, 따라서 비누 사용 효과가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미생물에 대한 공포는 매우 컸고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 p.330

서유럽 국가들은 파시스트 독재국가인 독일과 공산국가인 소련 사이에 역사적·이념적으로 상호 적대감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너무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영국과 프랑스가 히틀러와 스탈린의 비슷한 행동방식을 더 철저히 연구했더라면 히틀러의 외교적 움직임을 더 열심히 관찰하고 예측하고자 노력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두 사람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이런 공통성에서 비롯하였기 때문이었다. 히틀러와 스탈린 모두, 권력을 추구하는 데 있어 도덕적 또는 정치적 속박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군국주의적 세계관을 지니고 있었고, 세계에 인상적인 모습을 과시하기 위해 군대식 복장과 그런 상징물들을 좋아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콧수염이 포함되어 있었다.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권력과 콧수염을 사랑한 것도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둘 다 선동과 공포를 통해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자에게는 비범하고 강해 보이는 얼굴이 필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 p.343

1968년 《뉴스위크》지는 “오늘날 수염의 힘은 미국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으로써 블랙파워에 버금간다.”라고 선언했다. 이즈음 장발과 긴 턱수염은 나팔 청바지, 염색한 셔츠와 함께 새로운 자유주의적 낭만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이것은 1830년대와 1840년대에 유럽을 휩쓴 낭만주의와는 달랐다. 또 한 번 신세대는 세계에 ‘버릇없는’ 얼굴을 보여줌으로써 현재의 사회 질서에 대한 반감을 표시했다. 19세기 낭만주의자들에게 털은 전후 유럽 사회에서 민주주의 이념이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던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1960년대에도 마찬가지로 털은 전후 서구 사회에서 개인의 자유가 억제되는 현상에 대한 좌절감의 표시였다.
--- p.368

대부분의 경우 수염에 관한 싸움은 비공식적이고 쉬쉬하는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간혹 공개적이고 명시적으로 벌어지는 싸움도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소송이 많이 일어나는 나라인 미국에서 특히 그랬다. 미국 법정에서 개성을 내세운 주장은 종종 단호한 반격에 부딪히곤 했는데, 그 반격은 물론 면도 위주의 사회 질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었다. 1980년대에 일어난 수염의 퇴조는 단순한 패션의 변화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진행된 수염 탄압 운동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수염을 제거하려는 기업 차원의 압력이 가장 잘 드러난 사례는 전형적인 미국 회사인 맥도날드와 월트 디즈니였다.
--- p.380~381

베컴은 달랐다. 그는 사람들이 자기 몸과 외모를 좋아해 주기를 바랐다. 그래서 그는 남자의 외모를 놓고 장단점을 논의하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환영했다. 이런 행동방식은 예전에는 여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베컴의 하체에서 의심스러울 만큼 불쑥 튀어나온 부분을 (진짜일까?) 놓고 선정적 언론을 중심으로 많은 논란이 일었는데, 이것은 예전에 여자의 피부와 가슴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던 논란들과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당연히 바지 속에 패딩(속)을 넣었거나 사진을 포토샵 처리했겠지? 저 매끈하고 털 하나 없는 다리는 뭐지? 어떤 남자가 짧은 팬티 안에 들어있는 ‘물건’을 깨끗하게 정리한답시고 그렇게 고통스럽고 오래 걸리는 왁싱 작업을 마다하지 않을까? 정답은 ‘그렇게 할 수 있다’이다. 마음을 열고 자기 안에 숨어있는 여성성의 요소를 받아들이는 남자라면 말이다.
--- p.396

유진 샌도우 이후 체모의 제거는 순전히 근육 때문에 이루어졌다. 마이클 플로커는 《메트로섹슈얼 스타일 가이드》라는 책에서 이런 원칙을 명확히 하면서 독자들에게 가슴, 배, 그리고 겨드랑이털을 제거하여 “몸의 윤곽을 더욱 돋보이게 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가정용 헬스 기구 광고들을 보면, 항상 “사용 전” 모습은 뚱뚱하고 털 많은 모습으로 묘사하고, “사용 후” 모습은 근육질 몸매에 ‘기적처럼’ 털 하나 없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 p.404

유대 운동이든 다른 운동이든, 모든 민족주의 운동은 군중을 모으기 위해 상징, 아이콘, 그리고 이미지가 필요하다. 헤르츨은 자신이 직접 운동의 상징은 물론,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고, 자신의 용모에 대해 심사숙고했다. 그의 구레나룻은 멋있었지만 여러 유럽 박물관의 고대 아시리아 및 바빌로니아 기념물에서 볼 수 있는 풍성하고 각진 턱수염을 기르기 위해 부득이 그것을 포기했다. 시온주의를 지지하는 예술가들과 홍보 전문가들은 헤르츨의 인물상을 과장되게 창조하여 시온주의 사상을 대중화하기 위해 널리 배포되었다. 세속적인 유대인들은 고대 유대 문명의 계승자라는 정체성을 재차 주창함으로 자신들의 비(非)유럽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한편, 중동 지역 옛 영토에 대한 소유권도 주장하는 두 가지 효과를 노렸다.
--- p.424~425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수염과 남자에 관하여』는 시대에 따라 이상적인 남성미가 변해 온 과정과 그 변화에 맞춰 남자 얼굴이 바뀌어 온 역사를 조명한다. 크리스토퍼 올드스톤-모어는 턱수염에 관한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아주며, 남자들의 몸단장, 정체성, 문화와 남성성의 연관 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해준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남성의 역사가 남자들의 얼굴에 고스란히 쓰여있다는 걸 알게 된다.

독보적인 역사서다.
- [뉴욕타임스]
매혹적이고… 위대한 책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얼굴의 털에 대한 인류의 애증사를 분석한 놀랍도록 흥미로운 연구서이다.
- [월스트리트 저널]
서구 문명을 이끈 남자들의 역사, 그리고 그들의 얼굴에 드러난 서구 문명사의 걸작
-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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