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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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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478g | 135*210*30mm
ISBN13 9788901149493
ISBN10 890114949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말하자면 이 책은 그런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축구 경기에서 골이 터지면 골을 넣고 환호하는 선수의 얼굴이 아니라, 어김없이 일그러지는 상대편 골키퍼의 얼굴이 먼저 보이는 삶에 대한 것들 말이다. 악전고투 끝에 내가 작가가 된 건, 그런 삶의 이면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이 책이 성공 아닌 실패의 연대기로부터 시작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 p.11

내가 보기 시작한 건 ‘변한다’와 ‘변하지 않는다’ 사이의 무수히 많은 간격과 행간 들이었다. 그 사이에 낀 나. 어떤 것으로도 규정되지 않는 나. 바람이 불면 대책 없이 흔들리는 나. 누군가를 좋아하면 터무니없이 약해져 울고야 마는 나. 어느 순간, 오답이란 결국 고쳐지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자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 p.12

사람들은 대개 회한에 찬 얼굴로 그것을 ‘청춘’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나는 그토록 혼란스럽고, 난폭하고, 무지했던 그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아마도 그런 건 아닐까.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고 노래한 김광석의 말처럼 너무 아픈 청춘 역시 청춘이 아닌 내가 모르는 다른 것이었을 가능성...... --- p.23

서른아홉, 나의 삼십대가 저물어간다. 서른 살 내내 누군가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던 내가 마흔이 넘으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에 더 귀 기울일 수 있을까.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는 나이에 대해 생각하면서, 그러다 문득 맞이하게 되는 사십이 좋았으면 좋겠다. 청춘이 들고양이처럼 빠르게 지나 간 것을 그리 슬퍼하지 않았으면. --- p.27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풍경들 속에서도 시간의 주름들을 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눈에 보일 리 없는 것들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릴 리 없는 것들이 들리기 시작하면, 곧 어른의 시간이 작동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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