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신학대학을 졸업하였다. 1981년『한국문학』신인상에「에리직톤의 초상」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한 이래,『일식에 대하여』『세상 밖으로』『미궁에 대한 추측』등의 소설집과 장편소설『에리직톤의 초상』『가시나무 그들』『생의 이면』『식물들의 사생활』등을 상자했다. 1993년『생의 이면』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이 작품은 2000년 프랑스에서 번역, 출판되어 현지 문단으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현재 작가는 조선대 국문과에 재직 중이다.
카프카는 자기의 작품 한 곳에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다고 썼다. 옳은 말이다. 사람들은 자기 집에 대해,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이나 사람에 대해 모르는 것이 전혀 없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주 조금밖에 알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라.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아침마다 조깅을 하고 칼로리와 영양을 꼼꼼히 따져서 작성한 식단에 따라 세 끼 밥을 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 담배는 피우지 않았고 술도 아주 조금밖에 마시지 않았다. 그는 누가 보기에도 건강했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고 그 스스로도 그렇게 자부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그리고 한 달 후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설이 훌륭하고 서비스가 좋다는 한 종합 병원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의 나이 쉰셋이었다. 그의 갑작스런 죽음은 그를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자기 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몰랐다. 우리도 우리 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기는 마찬가지다.「보이지 않는 세계」라는 내셔널 지오그래픽판 비디오테이프로부터 나는 사람의 몸에는 지구의 인구 수만한 미생물들(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이 항상 붙어서 살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것들을 우리가 다 어떻게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