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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미스터 최

친애하는 미스터 최

: 사노 요코가 한국의 벗에게 보낸 40년간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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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242g | 128*188*20mm
ISBN13 9791185823430
ISBN10 118582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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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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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노 씨의 편지들이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나오기 훨씬 전인 40여 년 전, 서울의 한 잡지에 편지를 번역해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사노 씨가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인 시절이었습니다. 그 무렵 이미 나는 사노 씨의 모든 편지 가운데서 가장 긴, 그리고 가장 재미있는 편지를 10여 편이나 가지고 있었습니다. 혼자 읽고 그냥 사장해 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운 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오랜 유럽생활 뒤 귀국한 다음 여러 친구들에게 사노 씨의 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반응은 하나같이 예상했던 대로였습니다. 혼자만 보기엔 너무 아까운 글이라는 것입니다.
--- 「회상의 사노 요코: 최정호」 중에서

학교에서 인쇄한 첫 석판화의 왼쪽 상단 6분의 1을 보내 드립니다.
봉투에 안 들어가면 자르는 게 합리적이지요.
--- 「1967년 6월 13일 」 중에서

그러나 통틀어 보면 저는 그렇게 불행한 사람이 아니라서 죽을 때도 더 살고 싶어할 거예요. 훗날 할머니가 되는 것도 즐겁게 기다리고 있어요. 노망든 체해서 사람들에게 심술부리고 미움을 받는 것도 재미있지요. 저는 할머니가 된 뒤에도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별로 불행하지 않아요. 지금부터 몸을 단련해 두어야겠어요.
--- 「1971년 8월 21일」 중에서

미스터 최는 헌팅캡을 쓰고 점퍼를 입고 단 하나뿐인 머플러를 목에 감고, 해질녘의 그 멋진 베를린의 붐비는 쿠담 거리를 뒷모습을 보이면서 막 달리기 시작하는 기차처럼 천천히 걷고 계셨어요. 그때 미스터 최는 무척 불행해 보였습니다. 저는 약간의 불행을 좋아해서, 그 모습을 제가 미스터 최를 생각하는 이미지의 원점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불행이 헌팅캡을 쓰고 있는 것 같았어요.
--- 「1977년 11월 19일」 중에서

미스터 최를 알게 되어 진심으로 기쁩니다.
미스터 최가 일찍부터 제 서투른 글을 칭찬해 주셨는데
저는 지금 일본에서 서투른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니라 서투른 글도 쓰고 있어요.
이러다가 제 에세이집이 나오면 어떡하지요?
사람은 수치를 모르는 동물이에요.
--- 「1978년 11월 5일」 중에서

출판사들이 혈안이 되어 제 에세이를 찾고 있어요. 이 편지도 언젠가 가치 있는 것이 될 수도 있어요. 재미없어도, 읽지 않아도 보관하세요. 다음부터는 웃음을 선사하는, 즐거운 편지를 쓰고 싶어요. 철학박사인 닥터 최가 조금이라도 웃어 주시면 저도 기쁘답니다.
--- 「1981년 11월 30일」 중에서

미스터 최, 당신은 저에게 끝없는 기쁨과 슬픔을 줍니다.
죽은 오빠 다음으로, 저는 멀리 있는 미스터 최를 사랑했습니다. 설령 제가 미스터 최와 같은 나라 사람이었다 하더라도 미스터 최는 역시 제게 먼 존재였을 거예요.
그래도 괜찮아요.
저는 죽을 때 미스터 최를 사랑했기 때문에 제 인생이 아름다웠다고 생각할 겁니다.
--- 「1981년 12월~1982년 1월 즈음」 중에서

최정호 선생님
오래오래 전에 강연 비디오를 보냈는데 받으셨나요?
살아 있나요? 죽었나요? 살아 있다면 다음 둘 중 하나에 동그라미를 쳐서 보내 주세요.
살아 있다
죽었다
(죽었다면 성묘하러 가겠습니다.)
--- 「1997년 10월 7일」 중에서

저는 무척 행복합니다. 저는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 없이 살아 왔는데 행복하니 기분이 좀 묘합니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행복을 얻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행복을 얻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가르쳐 주세요.
--- 「1989년 1월 9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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