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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자동차

그 남자의 자동차

: 자동차 저널리스트 신동헌의 낭만 자동차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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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626g | 150*213*30mm
ISBN13 9788983714411
ISBN10 898371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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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라는 게 고성능의 비싼 차만 존경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차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실용 차’를 만들면서도 뜬금없이 ‘럭셔리’, ‘하이클래스’, ‘프리미엄’ 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부가가치가 큰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야망으로 고급 후륜구동 세단을 만들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만족스럽지 못해 그 개발비를 메우느라 소형차의 가격을 올려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 빠져 버린 것이다.” ---「국산 차의 성능에 대한 단상」

“이 빌어먹을 자동차는 눈빛이 마주치는 것만으로 나를 욕정의 노예로 만들었던 20대 시절의 여자친구처럼 치명적이다.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처럼 손이 닿지 않을 저 먼 곳에 있지도 않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나를 내려다보면서 매혹적인 웃음을 짓고 있다. 포르쉐가 개구리처럼 생겼다는 사람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개구리는 나고 포르쉐는 뱀이다. 나는 그 둥그런 헤드라이트만 쳐다봐도 사지가 마비되고 침이 흐른다. 어떨 땐 오줌을 지릴 것 같아서 황급히 눈을 감고 만다.” ---「포르쉐 바이러스」

“내 발놀림에 따라 머리 바로 뒤에 위치한 V8 엔진이 포효하고, 빨간 차체는 내가 스티어링 휠을 돌린 만큼 명확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그 소리와 움직임의 교묘한 조화는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어떤 차와도 비교할 수가 없었다. 다른 차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 차와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그마한 카트 서킷을 세 바퀴 돌아보고 뭘 논할 수 있겠냐마는, 페라리와의 짧은 만남은 마치 속궁합이 잘 맞는 여자와의 섹스처럼 격렬하고도 감미로웠다. 남자의 섹스에 지속 시간이 중요한 건 아니듯, 좋은 차를 운전하고 만족감을 얻는 데에는 시간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높은 절벽 위의 난 같은 존재, 페라리 F430 스쿠데리아」

“신차를 가지고 고속도로에 올라 정속주행을 하는 건 첫 만남에서 영화를 보러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공장에서 나오자마자 똑같은 속도로 계속 달려야 하는 자동차는,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채 처음 보는 남자와 코미디 영화를 봐야 하는 여자와 같다. 다른 예를 들자면 때린 자리를 계속 때리는 군대 고참이나, 한 얘기 또 하고 또 하는 선생과 같은 행동이다. 그런 타입의 선생들은 수십 번 반복된 자신의 농담이 학생들에게 무척 재미있고 유익할 것으로 착각하곤 하는데, 고속도로에서 길들이기를 하는 운전자들도 그런 행동이 자신의 새 자동차가 앞으로 십 년 동안 도로를 달리는 데 있어서 무척 도움이 될 것이라고 착각하곤 한다.” ---「자동차 길들이기는 여자친구 대하듯」

“내 자동차가 다른 사람의 자동차보다 빠른 게 뭐가 그리 중요한지를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그런 호기 싸움에 동조할 리는 없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상황이 되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이 먼저 반응하고 마는 것이다. 적대감이 있어서가 아니라 본능적으로 자신이 더 우수함을 나타내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자는 역시 남자보다 똑똑하다. 여자들이 경쟁하는 몸매와 스타일은 실제로 그녀들의 경쟁력이지만, 자동차 성능은 내 성능과는 무관하니까 말이다.”
---「내 가슴속의 스피드 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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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를 넘길 때마다 마치 『20세기 소년』 다음 편을 기다리는 기분이 들게 할 정도로 재미있는 책이다. 신동헌의 글은 나라는 남자의 공상과학적 상상과 로맨스적인 정서를 한 방에 충족시켜 주면서 자동차의 의미를 찾아가게 한다. 진정 뼛속부터 멋진 남자로 태어나기 위해서 꼭 읽어야 할 필수 도서 1순위에 올리고 싶다.
김종진(봄여름가을겨울)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고리타분한 글로는 어필할 수 없는 시대, 신동헌의 글은 이미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거진에서 수많은 추종자가 있을 만큼 유쾌하고 명확하다. 이 책에는 대화할 때 드러나는 그의 넓은 식견과 경험, 유쾌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덕분에 책장이 술술 넘어가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내용은 되씹어 볼 만큼 알차고 값진 것이어서 조금은 아껴 가며 읽는 게 좋을 듯.

박지훈(《자동차생활》 편집장)
목소리 큰 사람이 싸움에서 이기는 거라면, 신동헌이 바로 그런 부류다. 오해 없으시길. 실제로 목소리가 큰 것도 사실이지만, 그는 자신의 단단한 생각을 목청껏 내지를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자동차 저널리스트다. 『그 남자의 자동차』는 자동차에 대한 그의 단단한 생각을 꾹꾹 눌러 꽉 채운 책이다. 어머니가 꾹꾹 눌러 담아 주신 쌀밥을 씹어 먹듯 단어 하나하나 꼭꼭 씹어 삼키길 권한다.
김형준(《모터 트렌드》 한국판 편집장)
「탑기어 코리아」 연출을 맡아 막막하기만 했던 그때 내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까남’이라 불리는 신동헌을 만나는 것이었다. 너무 설명적이어도 안 되고, 주관적이되 논리가 있어야 하며, 유머러스하게 자동차를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을 묻기 위해서였다. 한국의 제러미 클락슨을 떠올리게 하는 유일한 사람. 이 책은 신동헌에 대한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준다.

서승한(「탑기어 코리아」 담당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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