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가나에 아줌마

가나에 아줌마

누벨솔레이-1이동
리뷰 총점7.0 리뷰 1건 | 판매지수 60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476g | 140*210*30mm
ISBN13 9791196373832
ISBN10 119637383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피로연이 절정에 달하자 한국 전통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한복을 입은 조총련 부인회 여성들이 대여섯 명 둥근 원을 만들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부인회 회장 손에 이끌려 후쿠도 그 원 안에 합류했다. 무릎 통증을 참으며 양쪽 옆에 있던 부인들과 손을 잡고 춤을 춘다. 데쓰오는 입꼬리만 올리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후쿠를 지켜보았다. 둥근 원 안에는 후쿠의 소개로 결혼한 여자들의 얼굴이 오간다.
후쿠는 춤을 추며 생각했다.
‘민단도 조총련도 상관없다. 한국이든 북한이든 아무렴 어떠랴.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동포들의 혼담을 하나라도 더 성사시키고 싶다. 그렇게라도 고이치와의 인연을 꼭 붙들어 두고 싶다’고 후쿠는 생각했다.
노래는 세 곡으로 끝이 났다.
“우리나라 만세!”
누군가가 큰 소리로 만세를 불렀다. 그러자 “만세!” 대합창이 시작되었다.
부인들도 모두 양손을 들고 만세를 했다.
부인들과 손을 마주잡고 있던 후쿠도 그 손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양손을 올리고 만세 자세가 되고 만다.
(……)
한복을 입은 여자들 사이에서 울컥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억눌렀다.
“만세! 만세! 만세!”
만세는 다시 반복되고, 부인들과 잡고 있던 손이 또 한 번 위로 끌려 올라갔지만 후쿠는 입을 꾹 다물었다.
양옆에 있는 여자들의 손에 이끌려 의미 없이 양팔을 위아래로 올렸다 내린 것에 지나지 않았다.
--- p.52~53

“한국 남자도 제각각이지요. 그리고 결혼은 신중하게 생각해서 해야죠.”
“아줌마 남편도 당연히 한국 사람이죠?” 그녀의 시선이 미숙의 왼손 약지에 멈춘다.
“네, 그런데요.” 미숙이 대답하며 18K 금반지를 감추듯 오른손을 포갰다.
“부러워요. 한국인 남편이라니.” 이런 경솔한 발언은 생각이 짧다고밖에 할 수 없다.
“아니요. 제 경우엔 재일교포와 결혼했어요.” 그러나 그녀는 미숙의 말을 도중에 끊고 “재일교포가 주변에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한국인은 한국인이잖아요” 하고 못을 박듯 말한다.
“그렇기는 한데 한국에서 온 우리 입장에서 보면, 재일교포도 3세가 되면 일본인과 다름없어요. 요즘은 4세, 5세도 있고요.”
“흠, 그럼, 아줌마는 일본 사람이랑 결혼한 거랑 별다를 바 없다는 말씀인가요?”
그렇다. 미숙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이 외로움과 서러움은 에이주와 그의 가족에게서 자신과 같은 민족성, 한국인다움을 찾아내지 못하는 데서 시작하는 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들이 미숙처럼 애초부터 한국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불 보듯 뻔했다.
그렇다고 그들이 일본을 좋아하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때그때 카멜레온처럼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거나, 일본에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는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것도 피곤해 보여요. 한국인인데 일본인? 너무 복잡하잖아요.”
스무 살도 더 어린 아가씨한테 동정을 받다니! 그러나 그녀가 하는 말은 모두 맞는 말이다.
일본인과도 다르고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인과도 전혀 다른, 재일교포라는 하나의 특수한 인종이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 p.85~86

호스티스였던 레이나와 재회하는 어색한 경험을 했다. 레이나는 같은 재일교포 중에서도 자기 같은 놈보다 생긴 것도 훨씬 낫고, 엘리트인 남성과 선을 보고 결혼했다. 자신은 레이나의 적수가 안 되는 평범한 여자밖에 소개받지 못했다.
돌잔치를 하며 비교해보니 모든 것이 레이나에 비해 못한 것만 같았다. 마지막 희망은 히데아키의 미래였다. 아들의 미래가 확 트이길 바랐다.
그런데 당사자인 히데아키는 물건을 잡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눈앞의 물건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주변의 어른들은 히데아키만 쳐다본다. 시간이 쉴 새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마나도 다다키도 마른 침을 삼키며 아들이 움직이기만을 조용히 기다렸다. 5분, 10분…….
점점 무거운 침묵이 흐른다. 히데아키는 두려움에 떨며 가만히 앉아만 있다.
기다리다 치진 가나에 아줌마가 엄마가 어떻게 좀 해보라며 마나를 추궁한다.
“히데아키, 뭐가 좋아? 연필? 공책? 돈?”
마나가 히데아키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팔을 끌어 물건을 잡도록 재촉했다.
그때 히데아키가 물건은 다 제쳐두고 마나의 가슴을 꽉 쥐었다.
마나의 얼굴이 빨개진다. 히데아키의 손을 가슴에서 떼어내려고 하자, 이번에는 마나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누가 네 아들 아니랄까 봐, 짜식 가슴을 좋아하네. 분명히 어른이 되면 너처럼 야한 사람이 될 거야.”
사토가 웃음을 참으며 귓속말을 했다.
레이나를 보니 입술에 엷은 웃음을 띠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다다키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아이고, 가슴을 좋아하다니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네.”
다다키의 어머니가 한탄하듯 토로하자 웃음이 터져 나온다. 긴장된 공기도 한층 풀렸다.
--- p.149~150

에리카는 애당초 제사를 준비하며 남편 가족들과 조금이나마 친해져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래서 남편이 머리까지 숙이며 부탁하는 것이 조금 과장된 퍼포먼스가 아닌가 싶었다.
“괜찮아. 나도 빨리 집안 행사에 익숙해져야지.”
에리카는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한국에서는 제사를 음력으로 지낸다고 한다. 이미 달력은 9월도 종반 인데 오늘이 한국에선 음력으로 8월 15일 추석이라고 한다. 남편이 말하길 정월, 추석, 그리고 4대 위까지 각각 돌아가신 날에 친척 일동이 모여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남편네 집은 추석 차례를 밤에 지내고 제사는 원래 오밤중에 지내는 건데 집집마다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도 한다.
고집스러움과 유연함.
짬뽕이구나.
에리카가 시댁을 볼 때 느끼는 순수한 감정이다.
예를 들어 설날 차례는 양력을 고집하며, 그날은 또 오전 중에 지낸다고 한다.
이름에도 일관성이 없다.
에리카의 남편은 김오덕이다. 아주버니는 김형기, 형님은 박순오, 아가씨는 김영인. 그런데 시아버지는 일본 이름을 쓴다. 가네무라 도쿠지라는 이름이다. 시어머니는 가네무라 도미코라는 이름을 쓴다. 조카는 한자로 김수인이라고 쓰는데, 일본식으로 김슈토라고 부른다.
가족 사이에도 아버지네 어머니네 하다가 갑자기 마마, 파파라는 둥 여러 호칭이 오갔다.
어디 그뿐인가. 현관 명패에는 김(가네무라)이라고 적혀 있다.
--- p.157~158

마사루가 메달을 딴 선수보다 더 월등했던 적도 있다. 그러나 마사루는 한국 국적이어서 일본 국가대표가 될 수 없었다.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기 1년 전에 귀화 신청을 했지만 서류 부족으로 통과하지 못했다. 어머니 세쓰코의 한국 호적 관련 서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사루가 한국 대표가 된 것도 아니었다. 왜냐하면 한국은 펜싱 강국으로 국내에 유망주가 많았다. 따라서 재일교포가 국가대표가 되는 일은 여간해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애당초 국적이 한국이라고 해봤자 마사루도 다케루도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 교육을 받고 자랐다.
다케루에게 조국에 대한 애국심 같은 것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한일 경기가 열리면 꼭 일본을 응원했다. 한국어는 전혀 하지 못했고, 한국 성인 ‘조’가 아니라 ‘도요카와’라는 일본 성을 썼다. 부모는 마사루가 태어난 후 아이가 일본에서 무사히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 이름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주변에도 한국인이란 사실을 감춘 채 살고 있었다.
마사루는 귀화가 거부된 후 부모를 원망하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해서 회사 펜싱부에 들어가 펜싱을 계속하고 있다.
마사루는 베이징 올림픽 펜싱 시합, 그러니까 라이벌이 메달을 딴 시합을 녹화해두고 몇 번이곤 묵묵히 돌려 보았다. 그때 마사루의 표정은 감정을 꾹 누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후로도 마사루와 다케루 형제는 계속 귀화 신청을 하고 있는데 허가는 아직 떨어지지 않고 있다. 신청서를 처음 제출한 해로부터 벌써 4년이 지나 있었다.
--- p.205

“아버지, 옛날 노래 좀 그만 부르세요.”
엄마는 강한 어조였다. 이번에는 화살이 할배를 향한다. 엄마가 할배를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전에는 이런 식으로 명령하는 투로 할배를 대한 적이 없었다. 더 존경하는 말투를 썼다.
할배는 안 들리는 척 하는 건지, 아니면 자기에게 하는 말인지도 모르는 건지 엄마에게 등을 돌리고 소파에 앉아 그냥 텔레비전만 보고 있다.
발밑에는 역시나 그 보스턴 가방이 놓여 있다.
텔레비전에서는 한국 드라마를 방영 중이었다. 할배가 좋아하는 사극으로 등장인물 전원이 조선왕조 시대의 옷을 입고 있었다. 현대가 배경인 드라마와는 달리 한국적 분위기가 물씬 나는 드라마였다.
할배와 함께 살게 되면서, 원래는 자신들의 조국이지만 전혀 조국이라는 실감이 나지 않던 한국이란 나라가 조금 가깝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매일 식탁에 김치와 한국 요리가 올라왔지만 미오가 그것을 먹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렇지만 할배가 말하는 한국어를 듣게 되었고 오늘처럼 한국 사극 드라마를 보는 기회도 꽤 잦아졌다.
어쩔 수 없이 자신이 한국인임을 재인식하게 되었다. 미오에게는 별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할배와도 엮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에휴, 아버지, 모른 척 좀 하지 마세요. 텔레비전도 그만 좀 보시고요. 제발 부탁이에요. 앞으로 당분간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는 이 집에서 절대로 부르지 마세요.”
할배는 엄마를 힐끔 보고는 바로 텔레비전으로 시선을 돌렸다. 할배가 엄마의 말을 이해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 p.292~29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후카자와 우시오 작가가 재일교포 사회의 애환을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전개하는 이야기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을 일으킨다.
또, 우리 인생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맺어주는 직업에 주목하게 한다. 맞선을 주선하는 가나에 아줌마와 사주팔자를 봐주는 역술가 미숙은 자연스럽게 연결된 지역의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교포 사회의 한인들을 중심으로 더러는 일본인들과의 인연을 맺어주는 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스스로 의미를 찾고 있다.
후카자와가 그린 재일교포 사회는 “불합리한 일을 겪으며 살아가게 되고” “자신이 태어난 환경과 잘 타협해서 살아가야 하며” 힘겹게 사는 교포들을 위해 한·일 관계가 개선되어 이역의 삶이 더는 불편하지 않도록 해주어야 할 과제가 우리에게 있음을 알게 해준다.
나아가서 북·일 관계가 개선되어 북으로 간 아들의 행방을 모르는 가나에 데쓰오 가족의 비극이 더는 없도록 해야 하는 과제 또한 미래에 남겨진 문제임을 말해준다. 아들의 생사도 모르는 가나에가 ‘도대체 왜 타인의 인연을 맺어주는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독백의 의문은 우리의 귀청을 울린다.
- 박재규 (전前 통일부장관, 경남대학교 총장)

회원리뷰 (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