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다가 귀가 아주 길어져버린 귀 큰 토끼의 이야기에요.
창작동화책인데 글밥이 제법 있습니다.
영어책으로 이야기하자면 리더스북 보다는 챕터북에 가까운 구성이에요.
이제 9살이 된 아이의 독서글밥을 늘여줄까 해서 선택한 책인데, 상당히 재미가 있었답니다.
제법 긴 책인데도 6살 남자아이도 이틀에 걸쳐서 처음부터 끝까지 청독하였어요.
친구들의 고민만 들어주고, 정작 친구하자는 말 한 마디를 못 해서
귀가 점점 길어지는 토끼는 어느 날 귀가 지붕을 뚫고 나갈 지경이 되자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며 엉엉 울어버립니다.
이걸 읽어주는데, 왜 제가 울컥하는지 모르겠어요.
다른 이의 말을 들어주는 경청도 중요하고,
내 감정을 솔직히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이야기인데요..
사실 경청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많이 있지만
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그에 비하여 찾기 쉽지 않아 그런가봅니다.
단순히 밝은 색감의 흥미로운 이야기일줄로만 알았는데 실제로 작가님께서 여러 지역의 학교와 도서관에서 아이들의 진솔한 마음 속 이야기를 들어 본 경험을 녹여 내렸다고 하니 아이들도 읽다보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고민들과 마주칠 수 있을 것 같고, 부모님께 자연스레 자신으 경험을 얘기하거나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이 참 좋네요.
『귀 큰 토끼의 고민 상담소』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나름의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위로하고 토닥여 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귀 큰 토끼는 친구를 사귀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건 ‘고민 상담소’를 연다. 그 뒤 숲속 동물들의 고민을 하나하나 귀담아들어 주고, 그에 맞는 ‘마음 처방전’을 내민다. 어른의 목소리가 개입하지 않고 또래 친구와의 상담과 소통을 통해 함께 고민을 해결해 나간다는 점은 이 작품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