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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卍)·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097이동
리뷰 총점8.9 리뷰 8건 | 판매지수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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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2년 09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53쪽 | 478g | 145*210*30mm
ISBN13 9788954619134
ISBN10 8954619134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일본 탐미주의 문학의 거장,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걸작선 『만(卍)·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가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된다. 평생 '여성숭배'를 문학적 주제로 몰두하여 60년이 되는 활동 기간 동안 희곡과 수필을 포함해 300편이 넘는 작품을 발표한 그는 1958년 노벨문학상 후보가 된 후 매년 후보에 올랐다. 특히 「만(卍)」과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는 다니자키 문학의 다양성과 화려한 기교, 탄탄한 구성 등을 엿볼 수 있는 걸작이다.

「만(卍)」은 악마 같은 요부 미쓰코와 그녀의 아름다움에 빠진 세 사람을 통해 성(性)이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고 파멸시키는지 탐구하고 있다.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는 여든 살 노인이 젊고 아름다운 아내를 잃고 느끼는 인생의 무상함과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 시게모토가 평생 어머니를 마음에 품고 그리워하는 감정을 유려한 문장으로 그린다.

저자 소개 (2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김춘미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한국외대 일본어과에서 석사학위를, 고려대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일본학연구센터 일본번역원장으로 재직중이다. 옮긴 책으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해변의 카프카』, 『인간실격』, 『헤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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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코 씨가 관음상 포즈를 취하려면 관음보살의 백의(白衣)를 대신할 하얀 천이 필요하다고 해서 침대의 시트를 벗겨 주었어요. 미쓰코 씨는 옷장 뒤로 가서 허리를 여민 띠를 풀고 머리를 흩뜨린 다음 다시 예쁘게 손질하고, 벌거벗은 몸에 시트를 관음보살처럼 머리에서부터 느슨하게 걸쳤어요. “자, 봐. 이렇게 하니 가키우치 씨 그림하고는 많이 다르잖아?” 그렇게 말하며 미쓰코 씨는 옷장 문에 달린 거울 앞에 서서 자기의 아름다움에 취했어요. “아, 정말 아름다워.” 저는 이렇게 멋진 보물을 왜 지금까지 저한테 숨겼는지, 비난하는 마음이 되어 말했어요. --- p.32

약을 먹은 다음 날 오후, 오우메는 안채에 가 있고 남편은 자는 제 얼굴을 보면서 부채로 파리를 쫓고 있었는데, 미쓰코 씨가 잠에 취한 것처럼 “언니” 부르면서 저한테 다가오려 했대요. 저를 깨우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남편이 우리 둘 사이에 들어가서 미쓰코 씨의 몸을 끌어안듯 떼어내고 베개를 다시 베어준 다음, 이불을 덮어줬는데…… --- p.165

노인은 젊은 아내가 말없이 자기 말에 동의하는 것을 제 얼굴의 감촉으로 느끼면서 한층 얼굴을 찰싹 붙이듯, 아예 두 손바닥으로 턱을 안아 올리듯 하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오랫동안 애무했다. 2, 3년 전까지는 그렇지 않던 노인이 요즘에는 점점 집요해지고, 한겨울 동안에는 매일 밤 아내 곁을 잠시도 떠나려 하지 않고 밤마다 약간의 틈도 생기지 않게 온몸을 딱 붙이고 자려 들었다. 게다가 좌대신이 호의를 보이면서부터는 그 감격에 겨워 과음까지 일삼고 술기운이 얼근해서 잠자리에 들어오는 일이 많았는데, 더더욱 악착스럽게 손발을 온통 가만두지 않는다. --- p.216

시게모토는 다시 한 번 불렀다. 그는 맨땅 위에 꿇어앉아, 아래에서 어머니를 올려다보며 그녀의 무릎에 온몸을 내맡기듯 기댔다. 하얀 모자 속에 파묻힌 어머니의 얼굴은, 꽃무더기를 뚫고 내리비치는 달빛을 받아 뿌옇게 보였지만 여전히 귀엽고 자그마했으며 마치 원광(圓光)을 뒤에 달고 있는 듯했다. 40년 전의 어느 봄날, 휘장 그늘 속에서 그 품에 안겼을 적의 기억이 금세 영롱하게 되살아나고, 한순간에 시게모토는 예닐곱 살의 어린아이가 된 느낌이 들었다.
--- p.23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만(卍)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 제멋대로인 성격에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소노코는 고지식한 남편을 답답하게 여긴다. 기분 전환이 될 만한 일을 찾다가 동양화를 배우려고 여자기예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소노코는 그곳에서 센바 지역 부자 상인의 딸인 미쓰코를 만난다. 그런데 서로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않는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그 소문을 계기로 오히려 둘은 친해지게 된다. 소노코는 아름다운 육체를 지닌 미쓰코를 모델 삼아 관음보살을 그리면서 점점 그녀의 얼굴과 육체에 빠지고, 남편을 속이면서 관계를 유지하던 중 미쓰코에게 와타누키라는 성불구자인 애인이 있는 것을 알게 되고 배신감을 느낀다. 하지만 미쓰코가 펼치는 교묘한 연출에 속아서 관계를 끝내지 못하고 만남을 지속하는데……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여든에 가까운 구니쓰네는 스물 한두 살밖에 안 되는 부인을 얻어 아들도 하나 얻고, 불면 날아갈세라 애지중지 여기며 행복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하루빨리 죽어 젊은 아내를 자유롭게 해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도 품고 있다. 이렇게 사람 좋고 장수한 것 말고는 이렇다 내세울 게 없는 구니쓰네는, 조카이지만 자신과 격이 다른 좌대신 후지와라노 시헤이가 자신의 집을 방문해준 영광에 감읍한 나머지 보답할 것을 찾다가 아내를 내주고 만다. 시헤이는 진작부터 그녀의 미모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계획적으로 구니쓰네에게 접근한 것이었기 때문에 백부가 아내를 바치자마자 그녀를 강탈해간다. 한편 그렇게 네 살 무렵에 어머니를 잃은 아들 시게모토는 늘 아름답고 성스러운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지낸다. 그러다 사십대가 된 어느 날, 깊은 산속 만개한 벚꽃 아래에서 달빛에 어스름하게 윤곽이 번지는 귀엽고 작은 여승을 만나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다니자키가 1968년까지 살아 있었다면 일본 최초의 노벨문학상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아니라 그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_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일본문학 번역가)


여체의 아름다움에 대한 악마적인 탐닉으로 독자적인 문학세계를 구축하고, 페티시즘, 마조히즘 등 변태성욕의 세계를 파고들며 일본 탐미주의 문학의 거장으로 우뚝 선 다니자키 준이치로. 그의 중후기 걸작 두 편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을 통해 국내 초역으로 소개된다. 제목의 글자 모양처럼 남녀 넷이 얽히고설키며 펼치는 애욕의 세계를 그린 "만(卍)"은 악마 같은 요부 미쓰코와 그녀의 아름다움에 빠진 세 사람을 통해 성(性)이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고 파멸시키는지 탐구한다. 젊은 미망인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작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 구어체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일본 근현대문학을 폭넓게 소개해온 고려대 김춘미 명예교수의 생생한 번역으로 선보인다."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는 고전문헌의 풍부한 인용과 고풍스러운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여든 살 노인이 젊은 아내에게 느끼는 집착과 애정, 아름답고 성스러운 어머니를 향한 아들의 그리움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한 소설가 이호철의 유려한 문장으로 재탄생되었다.

“여자!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나를 이끌어줄 유일한 빛.
여자 없이는 내 시도, 예술도 없다.” _다니자키 준이치로


‘낭만주의, 관능주의, 여성숭배, 변태성욕, 예술지상주의, 악마주의, 일본 탐미주의의 기수’ 등 여러 이름으로 대변되는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일본 현대 문학사에서 ‘대(大) 다니자키’로 불리는 거장이며,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름난 작가이다. 자기의 재능을 정확히 파악하고 일찍부터 문학 외에는 나아갈 길이 없다고 확신한 다니자키는, 여자의 ‘등’과 ‘발’을 이야기하며 자연주의 전성기였던 일본 문단에 정면으로 도전했고 화려하게 성공했다. 그는 1910년부터 1965년까지 55년이라는 긴 활동기간 동안 여체숭배라는 동일 주제만을 다루었으며, 사회와는 철저하게 동떨어진 개인적 공간 속에 사는 주인공을 항상 그렸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운 여체’에 탐닉하며 육체적, 관능적 환락만을 추구한다. 그는 일본의 에도시대부터 이어져온 ‘호색문학’의 전통을 근대문학에 자연스럽게 접목시키며 자신의 에로틱한 피학적, 가학적 취향을 탐미주의 문학으로 피워냈다. 초기에는 서양 여성의 육체미를 찬미하는 경향을 주로 보였으나 후기로 갈수록 일본의 고전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에로티시즘과 전통미를 탁월하게 결합시켰다.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1949년에 문화훈장을 받고 1958년 펄 벅의 추천을 받은 이후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며, 1964년 일본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문예 아카데미의 명예회원이 되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영어로 번역한 미국의 일본문학번역가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는 “다니자키가 1968년까지 살아 있었다면 일본 최초의 노벨문학상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아니라 그에게 돌아갔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965년 8월 6일자 "타임스"는 그가 사망하자 “다니자키 준이치로, 일본문학계의 원로. 도쿄의 미곡상 아들로 태어나 79세에 심장마비로 사망. 여성에게 예속당하는 성도착자인 남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길 즐겼으며, 성(性)과 결혼 문제를 다룬 소설을 118편이나 발표하여 동양의 D. H. 로런스로 불린다”라고 그의 부고를 전했다.

남녀 넷이 얽히고설키며 펼치는 애욕의 세계. 동성애와 마조히즘, 파국으로 치닫는 뒤틀린 사랑.
에로티시즘의 결정체 "만(卍)"


"만(卍)"은 에로티시즘의 극한을 표현해냈다는 평을 받은 수작으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전성기였던 1928년에 발표되었다. 관동대지진 이후 관서지방으로 이주한 다니자키가 오사카 여자들의 얼굴과 목소리에 매력을 느끼고 집필한 이 작품은 가키우치 소노코라는 젊은 미망인이 평소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따르던 작가에게 찾아가 자기에게 있었던 일을 털어놓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소설을 쓸 때 다니자키는 오사카 방언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젊은 여자 두 명을 고용할 정도였다. 남자, 남자와 여자, 여자와 여자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온갖 애증과 질투심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발표 당시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것이라는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다니자키는 창작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자기만족을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간의 애정사를 잘 보여준다. 1964년에 일본 영화계의 거장 마스무라 야스조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호평을 받았다.

여든 살 노인이 젊은 아내에게 느끼는 집착과 애정, 아름답고 성스러운 어머니를 향한 아들의 그리움.
다니자키 문학의 절정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는 세상에 보기 드문 미녀와 그녀를 목숨처럼 사모하는 남자를 그려냈다는 점에서는 이전의 다니자키의 주제를 충실히 따르고 있지만, 해박한 고전지식을 종횡으로 사용해 헤이안 시대의 문학을 연상시킨다는 것이 또 하나의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이 작품은 고전문헌에 나오는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 개성과 역사적 사실을 치밀하게 짜 맞추는 동시에 남성의 내밀한 성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한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동시에 아들의 어머니가 되는 ‘여성의 두 측면’을 그린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를 두고 평론가 가메이 가쓰이치로는 ‘다니자키 문학의 종합이며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했다. 집필할 당시 예순네 살이었던 다니자키 역시 작품 속 주인공 구니쓰네처럼 자신의 육체적 쇠약을 자각하고 부인에게 “너무 젊은데 불쌍하다. 당신 바람 피워도 돼”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 다니자키가 만년에 몰입했던 고전적인 전통미가 완성된 대표작으로 꼽힌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갈고 닦은 아름다운 문장을 구사한다. 금빛 과녁을 쏘는 명사수 같은 그는 아나톨 프랑스에 비견할 만한 보기 드문 작가이다.
나가이 가후
이런 작가가 죽으면 국가가 조기를 달거나 국민 모두가 묵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일생의 성과를 국민적 애도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유감스럽다.
미시마 유키오
다니자키의 작품은 에로티시즘을 바탕으로 한 탐미와 예술화된 악의 세계로 장식되어 있다.
마쓰모토 쓰루오(문학평론가)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는 다니자키 문학의 종합이며 최고의 작품이다.
가메이 가쓰이치로
몇 세기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재능을 타고난 작가
마사무네 하쿠초(문학평론가)

회원리뷰 (8건) 리뷰 총점8.9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만(卍)·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h****n | 2021.04.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소설은 일단 재미있다! 이해가 되든 안되든 마음에 들든 안들든 스토리 자체가 재미있고 이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궁금해서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는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에로티시즘이니 탐미주의이니 거창하게 말을 하지만 때로는 너무나 기괴하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들에 의해 충격을 받으면서도 계속 빠져들수 밖에 없는 것은, 사;
리뷰제목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소설은 일단 재미있다! 이해가 되든 안되든 마음에 들든 안들든 스토리 자체가 재미있고 이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궁금해서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는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에로티시즘이니 탐미주의이니 거창하게 말을 하지만 때로는 너무나 기괴하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들에 의해 충격을 받으면서도 계속 빠져들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 인간본성의 근원에 이러한 탐미적 에로티시즘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어쩌면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을 접하면서 확실히 우리나라 정서와 문화에서는 감히 상상조차 해보지 못하고 가당치도 않은 일들이 이토록 자유분방하게 유려한 글솜씨를 통해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을 통해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결국 인간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 나 자신에 대한 새로운 충격이 아닐까? 가까운듯 하지만 너무나 이질적이기도 한 일본의 정서와 미의식을 반영한 작품은 바로 그런 측면에서 우리의 틀을 뛰어넘는 지점으로까지 의식을 확장시켜 탐험할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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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주관적이고, 지극히 탐미적인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낭**녀 | 2020.06.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만,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다니자키 준이치로/ 김춘미 이호철/ 문학동네/2012예전부터 익히 들어는 왔으나 어찌어찌 손이 안 가서 안 읽고 두던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중편들입니다. 작가 자신의 연애사도 유명하고(아, 난봉꾼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고... 무척 흠모했던 사람과 꽤 우여곡적 끝에 맺어진 것을 이야기 합니다), 그의 여성에 대한 기사도적인 존경부터, 가학적인 마;
리뷰제목

만,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다니자키 준이치로/ 김춘미 이호철/ 문학동네/2012

예전부터 익히 들어는 왔으나 어찌어찌 손이 안 가서 안 읽고 두던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중편들입니다. 작가 자신의 연애사도 유명하고(아, 난봉꾼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고... 무척 흠모했던 사람과 꽤 우여곡적 끝에 맺어진 것을 이야기 합니다), 그의 여성에 대한 기사도적인 존경부터, 가학적인 마조히즘 까지 매우 다채롭기에 여자가 읽기에는 다소 불편한 감이 있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는 작가이고, 글을 잘 쓴다면이야 그런 개인적인 생각이야 그런갑다 치부하면 그만이지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재밌습니다. 번역된 것임에도 저자의 글빨이 확 느껴지더군요. 만은 이성애, 동성애, 다소의 가학적 성애, 성불구자의 삐뜰어진 성애 등등 20세기 초에 서구에서도 나왔을까 싶을 만한 주제들에 대해서 종횡무진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거기에 치정에 따른 죽음이라니! 하긴 오래전부터 있는 일이긴 했지만요.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는 먼 옛날, 헤이안 시대 쯤이려나... 바람둥이 남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나이가 많은 노인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후처를 술김에 더 지체가 높고 젊은 남자에게 얼결에 빼앗기는 이야기로 이거 무슨 겐지 이야기인가 싶습니다만... 그만큼 아니... 짧다보니 그보다 더 유려하고아름다운 문체로 글을 써내려가 이런 허랑방탕한 것들이 있나 싶으면서도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 당시의 일은 그 당시의 이야기로 들어두어야 하겠지요.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많은 작품을 남긴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중의 한명입니다. 메이지말기에서 쇼와 중기까지 주로 작품활동을 했는데 역사적으로 매우 격동의 시대로 개개인의 인생 쯤이야 그 역사에 휘릭 말려 들어가기 십상이었지요. 그렇기에 반대급부로 더욱더 은밀한 개인적인 삶에 대한 희구는 더욱 강했을 것이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역시 어쩌면 그러한 자신의 욕망을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그러한 욕망을 잘 헤아려 작품에 잘 투사한 작가가 아닌가 합니다.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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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만(卍),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 다니자키 준이치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키*만 | 2017.12.17 | 추천1 | 댓글2 리뷰제목
이 책의 첫 이야기인 <만(卍)>을 읽은 후 작가가 궁금해졌다. 이야기의 내용만 본다면 사랑과 전쟁에 나올법한 막장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벨상 후보에도 여러번 올랐고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의 작품이기에 일단 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봐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낭만주의, 관능주의, 여성숭배, 변태성욕, 예술지상주의, 악마주의, 일본 탐미주;
리뷰제목

이 책의 첫 이야기인 <만(卍)>을 읽은 후 작가가 궁금해졌다. 이야기의 내용만 본다면 사랑과 전쟁에 나올법한 막장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벨상 후보에도 여러번 올랐고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의 작품이기에 일단 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봐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낭만주의, 관능주의, 여성숭배, 변태성욕, 예술지상주의, 악마주의, 일본 탐미주의의 기수’ 등 여러 이름으로 대변되는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일본 현대 문학사에서 ‘대(大) 다니자키’로 불리는 거장..다니자키가 활동했던 그 시대이 일본의 문단은 자연주의가 전성기였는데 거기에 맞서며 여체를 숭배하며 탐미주의를 표현했다고 한다.

특히 <만(卍)>은 그의 에로티시즘의 결정체라고 하는데 우리가 흔히 에로티시즘.. 하면 생각하게 되는 그런 표현(?)은 거의 없다. 다만 인물의 구도와 관계가 일반적이지 않게 얽켜 있다는 생각이다. 마치 이 이야기의 제목처럼.

이 이야기가 발표된 것이 1928년이라고 한다. 관동 대지진 이후 관서 지방으로 이주한 다니자키가 오사카 여성들의 얼굴과 목소리에 매력을 느끼고 집필을 했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소노코가 바로 그 전형적인 여인인 듯 하다.

소노코가 자신이 존경하는 '선생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 것 같은 형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부족함이 없이 자란 듯 한 철없는 부잣집 딸인 것 같은 소노코와 어찌보면 처가의 덕으로 살아가는 듯한 답답한 남편..취미 삼아 다니기 시작한 학교에서 만난 미쓰코와 그의 남자 와타누키..이들간의 애증..생각치도 않았던 관계, 일반적이지 않은 이야기의 흐름은 재미를 느끼기에는 더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였을까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래서 이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 소노코의 말투로 보면 마지막은 뭔가 불길한 무엇이 있을 것 같은데...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계속 읽어나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미쓰코라고 하는 아름다운 여인을 향한 이 세 사람의 탐미였던 것 같다.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소문이 결국은 사실이 되고 나와 다르게 아름다운 육체를 가지고 있는 미쓰코에게 끌리는 소노코. 미쓰코를 잃지 않기 위해 온갖 거짓말과 심지어는 협박도 불사하는 성불구자인 와타누키. 그리고 아내인 소노코로 인해 그들의 관계를 발을 들여 놓게 된 남편의 심리 변화까지..

구체적인 성적인 행위라던가 노골적인 묘사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그들의 생각과 결단과 행동들이 과감하고 치명적이다.

 

또 다른 이야기인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는 무척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제목에 나오는 시게모토 소장과 그의 어머니가 등장하기 전 많은 이야기들이 먼저 서술된다. 헤이주라는 고전에 나오는 인물을 묘사하기 시작하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색광인 헤이주와 좌대신인 시헤이 그리고 어리고 아름다운 아내가 있었던 팔순의 노인 구니쓰네,, 시게모토는 언제쯤 등장하는 것인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마치 문헌속이 이야기를 우리에게 해주고 있는 듯한 이야기의 전개에 빠져들어 조급하지는 않았다. 세상에서 보기 드문 미녀가 등장하고 그녀를 탐하는 남자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이 또한 다니자키가 추구했던 미에 대한 숭배인 듯 하다.

결국 시게모토는 시헤이에게 아내를 뺴앗긴 구니쓰네의 아들이었고 어린 시절 떠나가버린 어머니를 그리워했던 시게모토의 이야기였다. 결국 세월이 지나 비구니가 된 어머니를 만나게 되는 시게모토.. 이 이야기에서 시게모토의 어머니는 '그분'이라고 표현이 될 만큼 헤이주와 시헤이에게 소중한 그 무엇이었다. 그녀는 주로 타인에게 묘사되는 존재이지 주체적인 존재이지 않다. 하지만 간간히 아들을 대하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의 장면은 젊은 시절 아름다웠던 여인도 결국은 한 어머니인 것이라는 맥락까지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니타키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적어도 이 두 작품안에서는 에로티시즘을 표방하지만 구체적인 성에 대한 묘사는 없었다. 다만 인물들의 심리적인 묘사나 그들의 미에 대한 추구가 자세히 묘사되고 어떤 부분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평범하지 않은 노골성이 보이는 듯 했다. 헤이주가 한 여인을 잊기 위해 그 여인의 가장 치부라고 할 수 있는 대변을 접하는 장면은 해학적이기까지했다.

 

해설을 통해 알게 된 다니자키는 그 삶 자체가 한 편의 소설 같았다. 마치 다니자키라는 작가가 쓸 법한 그런 소설..그렇기에 작가의 생이 그 작가의 작품속에 녹아있게 마련이란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여자 없이는 내 시도 예술도 없다. 하얀 것. 여자. 그것은 내 육신의 어머니일 뿐 아니라 내 생활, 내 사상, 내 이념. 내 모든 것의 모체다."

내가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은 막연한 '미지의 여성'에 대한 동경- 소년기의 사랑의 싹틈과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나에게 있어 과거에 어머니였던 사람과 장래 아내가 될 사람은 똑같이 '미지의 여성'이며, 나와 눈에 안 보이는 실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같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는 누구나 잠재적으로 지니는 것이 아닐까?    (P339 해설 중에서..)

그 세계가 뚜렸한 한 작가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문학에서 중요한 것은 재미라고 말했다는 다니자키 준이치로.. 그의 문학 셰게는 재미와 더불어 인간이 추구하는 미에 대한 작가의 확실한 기준을 보여주는 듯 했다.

또 다른 그의 대표작을 한 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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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8건) 한줄평 총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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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잼나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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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 | 2020.10.06
구매 평점5점
기대가 높은 책이네요..잘 도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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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 2020.07.08
구매 평점5점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를 보니 작가가 아름다운 이야기도 쓴다는 걸 알았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t*****k | 201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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